스노우 퀸 - [초특가판]
데이비드 우 감독, 브리짓 폰다 외 출연 / 기타 (DVD)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Snow Queen, 2002

  감독 - 호대위

  출연 - 브리짓 폰다, 첼시 홉스, 제레미 가이볼트






  ‘젤다’는 시골에서 작은 호텔을 경영하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겨울을 싫어하는 그녀였지만, 호텔 벨보이로 일하는 ‘카이’를 알게 되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반대하지만, 몰래 스케이트를 타러 나가면서 젤다는 카이와 함께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런데 어느 겨울밤, 호텔에 차가운 표정을 가진 미모의 여인이 투숙한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카이가 사라진다. 슬픔에 잠긴 젤다는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일에 대해 듣게 된다. 겨울만 되면, 스노우 퀸이 청년들을 데리고 간다는 것이다. 젤다는 카이도 그렇게 된 것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목숨대신 그를 돌려달라고 비는데…….



  처음에 영화가 무척이나 진행이 느리다고 생각했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보았는데 왜 아직도 초반을 벗어나지 못한 걸까? 그리고 상영시간을 확인해보니, 헐! 무려 세 시간짜리 영화였다. 처음 한 시간은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고, 나머지 두 시간 동안은 카이를 찾아 헤매는 젤다의 여정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군가를 구하러 가는 여정을 다룬 영화라면 막 액션 활극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영화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솔직히 영화의 전반적은 분위기는 많이 심심했다. 예전에 읽은 얼음 여왕이 나오는 동화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걸로 세 시간에 달하는 내용으로 만들 건덕지가 있었나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다. 음, 이건 감독과 각본가 두 사람의 의지가 이루어낸 결과인가?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도 많이 나오고,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네 왕국의 분위기나 배경도 화려하고 독특했다. 그런데 어쩐지 지루했다.



  우선 봄, 여름 그리고 가을의 왕국에서 젤다가 겪는 일이 그리 흥미를 끌지 못했다. 가는 곳마다 환영을 받고 그곳의 사람들은 젤다가 머물러주길 원했다. 그녀가 싸워야했던 것은, 모든 것을 잊고 놀던 자신이었다. 그래서 실컷 놀고 즐기다가 ‘아, 맞아! 나 카이 찾아야 해!’라고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도망치다시피 하는 것이 반복되었다. 이게 유흥에 빠져 허우적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봐도 괜찮겠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또 너무 건전했다. 이건 마치 엄마 심부름으로 시장에 가다가 중간에 장난감 가게나 분식집 앞에서 발을 멈춘 아이와 비슷했다. 형들이 게임기하는 걸 옆에 서서 한참 구경하거나 어묵 하나 입에 넣다가, ‘맞다, 나 심부름!’하고 다시 발길을 재촉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카이가 여왕을 따라가는 과정도 좀 이상했다. 우연히 스노우 퀸의 거울 조각이 눈에 들어가면서, 그의 성격이 바뀌는 장면이 나온다. 원래의 카이와 거울 조각의 영향을 받는 카이, 이렇게 약간은 혼란스러운 장면이 연출되는 것이다. 책에서는 확실히 변하는데, 영화에서는 서서히 변하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너무 길어서, 마치 카이가 스노우 퀸을 따라가게 된 계기가 불확실해보였다. 음, 이런 얘기를 써도 될까? 아직 어린 꼬꼬마 남자애가 성숙한 여인의 유혹에 넘어가 어떻게 한 번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따라가는 그런 거? 스노우 퀸을 따라 그녀의 성까지 갔는데, 그녀는 잠을 자야겠다며 카이를 방치하는 장면이 나온다, 거기서 그는 자신을 내버려둔다며 화를 내는데, 그 부분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나랑 어른의 놀이를 하자고 데리고 와놓고는 방치해서 화난 거니, 카이야?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탈출을 계획한다. 마을에 있을 때는 거울 조각의 영향을 받는 것 같더니만, 스노우 퀸의 성에서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 아, 나중에 겔다가 찾아오니까 변하긴 했다. 음, 그러면 여친 앞에서만 변하는 거야? 그런 거야, 카이야?



  두 주인공의 역할이 뭔가 어정쩡하게 잡히는 바람에, 영화는 환상적인 배경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랬다. 특별한 사건도 없고, 사건이 일어나도 그리 극적이지 않고. 다소 많이 심심한 영화였다. 그리고 세 시간은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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