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Alien: Covenant, 2017

  감독 - 리들리 스콧

  출연 - 마이클 패스벤더, 누미 라파스, 캐서린 워터스톤, 카르멘 에조고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앞선 이야기들을 복습하고 봐야하는 영화들이 있다. 예를 들면 ‘쏘우 Saw, 2004’라든지 ‘인시디어스 Insidious, 2010’, ‘레지던트 이블 Resident Evil, 2002’ 그리고 이번에 얘기할 ‘에이리언 Alien, 1979’ 시리즈가 그렇다. 왜냐고?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주인공만 똑같고 사건별로 나뉘는 영화라면 별로 상관이 없는데, 위에 적은 시리즈들은 사건의 큰 줄기가 이어지고, 앞에서 벌어졌던 사건이 뒤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편수가 너무 많은 영화는 보기가 망설여지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보게 되는 작품들이 있다. 지금 얘기할 에이리언 시리즈가 그런 류의 영화이다.



  이 작품은 ‘에이리언 Alien, 1979’ 시리즈보다 앞선 시기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몇 년 전에 개봉했던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2012’보다는 10년 후가 배경이다.



  식민지 개척을 위해 수천 명의 사람들을 싣고 우주를 항해하던 커버넌트 호. 뜻하지 않은 사고로 승무원들만 깨어나게 된다. 그런데 미지의 행성에서 지구인이 보낸 게 분명한 신호를 받는데, 그 행성은 지구와 너무도 흡사한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비가 내리고 숲이 우거졌으며, 심지어 누군가 심은 밀까지 자라고 있는 사실에 승무원들은 흥분한다. 하지만 우연히 밟은 씨앗에서 나온 검은 포자가 한 승무원의 몸속으로 들어가면서 문제가 생긴다. 그 포자가 몸속에서 변이를 일으키면서 번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몸을 뚫고 괴생명체가 튀어나와 남은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우왕좌왕하던 승무원들 앞에 정체불명의 한 남자가 나타나 도움을 주는데, 바로 ‘프로메테우스’호에서 ‘쇼’ 박사와 살아남은 안드로이드 ‘데이빗’이었다. 10년 동안 그는 혼자서 그 행성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프로이트의 영향 때문인지, 아들과 아버지의 반목 그리고 딸과 어머니의 대립이 아주 자연스러운 심리 상태처럼 인식이 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아버지와 맞서 싸우는 아들이 등장하는 작품이 꽤 많은 편이다. ‘스타워즈 Star Wars : Episode IV - A New Hope, 1977’도 그렇고 얼마 전에 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 Guardians of the Galaxy Vol. 2, 2017’도 그런 설정이 들어있다. 갑자기 왜 그런 이야기를 꺼냈냐면, 이 영화도 비슷한 설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안드로이드 ‘데이빗’과 그의 제작자이자 프로메테우스 호의 출항에 자본을 댄 기업가 ‘피터 웨이랜드’의 관계가 그러하다. 이번 이야기의 초반에 보여준 둘의 대화 장면에서, 자신을 만든 인간에 대해 실망하는 데이빗이 등장한다. 사실 전편인 프로메테우스에서도 인간에 대해 의문을 품고 실망하는 장면이 있기는 하다.



  이번 편에 새로 등장한 ‘월터’를 보는 데이빗의 시선은 마치 ‘인간들이란…….’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월터는 데이빗의 능력에 두려움을 느낀 제작사에서 기능면에서는 업그레이드시켰지만 지적인 능력은 떨어뜨린 버전이다. 아, 영화에서 두 안드로이드는 한 배우가 연기했다. 처음에는 구별하기 어려워서 손 없는 애와 옷이 다른 애로 인식했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인간의 외모를 가졌으며, 인간보다 뛰어난 창작 능력과 학습 능력 그리고 무한한 생명을 가진 데이빗이 자신보다 떨어지는 창조주 인간을 멸시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가끔 인터넷에 보면, 자기 부모를 부끄러워하고 외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올라오곤 한다. 개천에서 나온 용인데 그 개천을 싫어하고 부끄러워하는 유형이다. 데이빗을 그런 종류의 인간으로 보면 될 것이다. 물론 그는 부끄러워하는 것을 뛰어넘어서 개천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고, 자기가 새로운 개천을 만들어내려고 했지만 말이다. 인간은 심심하면 뭔가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 원시인들도 동굴 속에서 뭔가 만들어내고 그리고 그랬잖은가? 데이빗도 그렇다.10년 동안 혼자 지내면서, 그냥 무료하게 있지만은 않았다. 어쩌면 그게 모든 비극의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작품에서도 이 시리즈의 특징이기도 한 여전사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녀의 이름은 ‘다니엘스’. 의도적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녀 외에 다른 인물들은 상당히 감정적이고 상황 판단이 늦은 편이었다. 뻔히 보이는 함정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고, 충분히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는 걸 알면서도 속아 넘어간다. 그나마 다니엘스가 눈치 빠르게 함정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솔직히 다니엘스는 리플리만큼의 충격을 주지도 못했고, 영화 전반을 장악하는 힘도 보이지 못했다. 그 부분이 좀 많이 아쉬웠다. 사실 그 부분은 데이빗이 그녀를 능가했다. 그래서 1편부터 4편까지를 ‘리플리의 에이리언 시리즈’라고 한다면, 프로메테우스와 이번 이야기는 ‘데이빗의 에이리언 시리즈’라고 하고 싶다.



  전에 프로메테우스를 보고는 실망했는데, 이번 커버넌트를 보면서 그 작품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갔다. 그렇다면 다음 편이 나와야 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아, 영화의 CG는 무척이나 훌륭했다. 엔딩크레딧 화면 가득 빽빽하게 적혀 올라가는 CG 담당 스태프들의 명단을 보면서, 그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아주 잠깐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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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 2017-05-21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속작은 배경이 어찌 될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리들리 스콧 본인은 자신이 감독했던 1편을 제외한 다른 시리즈를 부정하는 뉘앙스를 보였으니.. 1편 이후의 이야기일지 아니면 1편 바로 전의 이야기일지..

바다별 2017-05-22 11:17   좋아요 0 | URL
이 시리즈는 3부작으로 만들겠다고 했으니까, 저 행성 개척단 사람들의 다음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