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이요, 떡! 내 동생 돌떡이요! 달라질 수 있어요 2
이향안 지음, 이영림 그림 / 현암주니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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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이향안

  그림 - 이영림

 

 




 


 

 

  떡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해솔이’. 동생 ‘달이’의 돌을 맞아 맛있는 떡을 잔뜩 먹을 생각에 행복해한다. 그런데 엄마아빠가 돌떡을 이웃에게 나눠준다는 게 아닌가? 처음에는 심통이 났지만, 뜻하지 않은 칭찬에 신이 나서 떡을 돌렸다. 그런데 이럴 수가! 집에 왔더니 정작 해솔이가 먹을 떡이 하나도 안 남은 것이다. 울상을 짓는 해솔이 앞에 누군가 나타나는데…….

 

 

  그림이 너무도 귀여운 책이었다. 첫 장면에서 돌을 앞두고 아이들 옷을 입히는 엄마아빠 얼굴에는 땀이 흐르지만, 두 꼬마는 신이 나서 으쌰으쌰하고 있다. 상의 실종 패션으로 있는 해솔이를 보면서 ‘얘야, 아무리 어린아이라지만 아가씨가 그러고 다니면 어떡하니’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장난감으로 어질러진 집안과 힘들어하는 표정이 역력한 엄마아빠 그리고 해맑게 웃고 있는 두 꼬마의 표정 대비가 무척 재미있었다. 그리고 떡을 돌리는 장면에서 단 한 사람만 제외하고 모두가 다 웃고 있다. 떡을 주는 아빠와 떡을 받은 이웃들 다 행복해하지만, 해솔이는 인상을 쓰고 팔짱을 끼고 있다. 얼마나 화가 났으면 미간에 주름이 잡힐 정도였다. 그림만 봐도 다들 어떤 상황인지 잘 알 수 있었다. 특히 해솔이가 신나서 떡을 돌릴 때, 장기 두는 할아버지들, 옥상에 빨래 너는 아줌마, 운동하는 오빠, 옥상 텃밭에 물주는 아저씨 등등 동네 골목골목 집집마다 어떤 상황인지 세세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 그림을 보고 있으니, 어쩐지 어릴 때 살던 동네가 떠올랐다. 그 당시만 해도 이웃과 왕래가 잦아서, 김장을 같이 한다거나 무슨 때만 되면 각자 만든 음식을 나눠먹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일이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인사하고 지내던 노인 분들이 돌아가시거나 병원에 입원하시면서, 뭔가 나눠먹는 일은 추석이나 설날 정도로 일 년에 한두 번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요즘 워낙에 사건사고가 많으니, 그러려니 생각한다. 이웃의 정도 좋지만, 내 안전도 중요하니까.

 

 

  물론 이 책은 동화라, 이웃 간의 소통과 나눔에 더 중점을 뒀다. 가까운 이웃분만 아니라 동네 골목골목에 돌떡을 돌리는 해솔이 아빠엄마의 오지랖에는 좀 고개를 저었지만, 아이들 교육에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베풀고 나누는 즐거움을 해솔이가 직접 깨우치게 했으니까 말이다. 처음에 해솔이는 떡 돌리기가 싫었지만, 나누면서 듣는 덕담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더 나아가, 준 것 이상으로 받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건 평소에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건 책이나 영상으로도 느낄 수 없고, 학교에서도 배울 수 없는 느낌이었다.

 

 

  예전에는 이웃 간의 교류가 그래도 어느 정도 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책으로만 그런 걸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문득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이런 유의 책을 많이 읽어서, 지금부터라도 이웃 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떡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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