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번째 카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6 링컨 라임 시리즈 6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Twelfth Card

  작가 - 제프리 디버

  링컨 라임 여섯 번째 이야기.





  할렘에서 사는 열여섯 살 된 ‘제네바’에게는 목표가 있다.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명문대로 진학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그녀는 과제에 쓰기 위해 흑인 박물관에서 해방 노예 ‘찰스 싱글턴’에 대한 자료를 찾고 있다. 그런데 문득 자신을 노리는 듯한 수상한 사람을 발견한다.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하지만,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 한편, 사건을 의뢰받은 ‘링컨 라임’은 어색함을 느낀다. 제네바를 공격했던 남자는 명백히 강간범 특유의 흔적을 남겼지만, 그의 직감은 뭔가 다른 게 있다고 속삭였던 것이다. 그의 짐작대로 현장은 조작되어 있었고, 그 남자는 일반인이 아닌 살인청부업자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도대체 살인청부업자가 할렘에 사는 고등학생을 노릴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심지어 그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아무 상관없는 지나가는 사람마저 총으로 쏴죽일 정도로 냉혈한이었다. ‘링컨 라임’와 ‘아멜리아 색스’를 비롯한 팀원들은 소녀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살인자와 공범을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청부업자는 언제나 반발자국 앞서 나가며 그들을 위험에 빠트리는데…….


  이번 이야기는 동기를 알 수 없는 사건의 연속이었다. ‘아하, 이거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스윽 다른 게 튀어나오고, 그래서 ‘그럼 저거냐?’라고 추측하니 옆에서 불쑥 엉뚱한 게 튀어나와 ‘메롱, 속았지!’를 외친다. 지난 이야기도 그랬지만, 이 작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말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반전에 반전을 넣어서 마지막 부분이 될 때까지 제네바를 죽이라고 청부한 사람이 누구인지, 왜 그녀를 죽이려고 했는지 확실해지지 않았다. 물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거라는 건 알고 있지만, 끝까지 사람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중간에 헷갈리게 만드는 함정들까지 집어넣어서, 읽는 사람이 ‘나는 바보인가!’라는 자괴감마저 들게 했다. 아니 왜 그게 그렇게 연결이 될 수……있구나. 헐, 그걸 놓쳤네. 읽으면서 이런 감탄사가 계속해서 나왔다.


  도주로를 확보하기 위해서 보행자들을 무작위로 골라 총을 쏘는 청부업자의 행동에는 ‘헐!’하는 놀라움이 들었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지? 지금까지 본 악당은 적어도 자기가 해야 할 일과 관련된 사람들만 죽였는데, 이번 이야기의 악당은 그런 게 없었다. 자신의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면, 차에 독가스를 집어넣기도 하고 경찰을 공격하기도 하고 심지어 특공대마저 함정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래서 혹시 저번 이야기에서처럼 링컨 라임을 공격하는 건 아닌지, 제네바가 위험해지지는 않는지, 아멜리아가 사고를 당하지는 않을지 책장을 넘길때마다 조마조마했다.


  물론 모든 페이지가 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건 아니었다. 읽다가 웃기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한 문장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흑인 남자 둘이 할렘 길거리에서 돈을 주고받는다면, 설령 침례교 오순절 교회 목사에게 십일조를 내는 장면이라 해도 일단 경찰의 의심을 받을 것이다.-p.115' 같은 문장은 흑인이 하는 행동이라면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회의 분위기를 적절하고 재치 있게 표현했다. 아, 난 이런 문장이 참 좋다. 진지하지 않으면서 묵직하고, 직설적이지 않고 약간 돌아가면서 말하는 표현이 참 마음에 든다.


  저번에도 얘기했지만, 어쩐지 책의 패턴이 비슷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반전은 적어도 두 번 정도 주고, 중간에 의심스러운 사람이 두세 명 나오지만 거기에 현혹되면 안 되고, 절대로 범인이라 생각을 0.0001%도 안 했던 사람이 공범이고. 흐음, 이정도면 다음 이야기에서는 범인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