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vol.1 : 4번째 층 + 2월 29일 - 할인행사
김정민 외 감독, 김서형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영제 - February 29, 2006

  감독 - 정종훈

  출연 - 박은혜, 임호, 이대우, 이명진

 

 

 

 

  영화는 정신병원에 있는 '지연'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근무하는 지연은 어느 날 밤, 피 묻은 표를 받는다. 공교롭게도 그녀가 일하는 톨게이트에는 2월 29일에 얽힌 저주가 전해 내려온다. 교도소 수송차량이 사고가 나 탑승객이 다 죽었지만, 한 여자 사형수의 시신만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4년마다 돌아오는 2월 29일이 되면, 근처에서 이상한 사건이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표를 받은 날 이후부터, 지연의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자신과 똑같은 옷을 입은 여자가 여기저기 나타나기도 하고, 근처 톨게이트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누군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급기야 그녀는 습격을 받고, 친하게 지내던 동료가 살해당하는 일까지 일어난다. 경찰은 일련의 사건과 그녀가 겪는 일이 연관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경호 겸 감시를 시작하는데…….

 

  거의 십 년 전에 텔레비전에서 이 작품을 방영해줬었다. 극장 개봉과 텔레비전 방영을 동시에 한다고 광고를 했었는데, 그 당시 무서워하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다시 보았는데, 여전히 무서웠다.

 

  최근 몇 년 동안 개봉한 한국 호러 영화 중에는 실망스러운 것들이 많았다. 공포를 느끼게 해주는 것도 아니고, 잔혹한 고어를 부각시킨 것도 아니고, 퇴마라든지 최면 같은 특이성을 부여하려고 했지만 이도저도 아니게 흘러가는 작품이 많았다.

 

  도리어 십 년 전에 만들어진 이 작품이 훨씬 좋았다. 확실히 공포 하나만 꽉 잡고 간다는 느낌이 강했다. 톨게이트라는 장소가 낮에는 몰라도, 밤에는 어두컴컴하고 한산하니 무서운 느낌을 준다. 또한 다른 부스가 옆에 있어도 거리가 떨어져있으니, 어떻게 보면 직원 혼자 부스 안에 외떨어져있다는 기분을 준다. 게다가 지연이 혼자 사는 아파트와 지하 주차장마저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렇듯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뭔가 나오겠다는 경고를 풀풀 날리면서 조금씩 사람들을 조여 오는 맛이 있었다. 특히 엘리베이터 창으로 보이는 여자의 변해가는 모습은……. 또한 지연이 있는 부스만 정전이 되고, 그녀 혼자 나오는 장면은 다른 사람과 있을 때와 달리 더 어둡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그래서 그녀가 조명을 환하게 켜놓을 수밖에 없고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갈수록 초췌해지는 지연의 얼굴이 마치 혼란스럽고 황폐해지는 그녀의 정신 상태를 드러내는 것 같았다.

 

  영화는 지연의 이야기와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 두 가지 버전을 보여준다. 지연의 이야기에서 중간에 '뭐지'?하는 이상한 장면이 있는데, 나중에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에서 설명이 나온다. 그렇게 보니, 어쩐지 의사의 이야기가 더 신빙성이 가는 듯 했다. 물론 공포 영화의 정석답게 미심쩍음과 의문을 남기고 마무리 지어진다. 누구의 이야기를 선택하느냐는 보는 사람의 몫인 것이다.

 

  영화를 다 보고 괜히 불안해서 문단속을 여러 번하고 잤다.

 

  극 중에서 살인마가 나타날 때마다 차에 틀어놓은 노래는 바로크 후기의 작곡가 '알비노니 Albinon'의 '아다지오 G단조 Adagio in G minor'이다. 전에는 좋아했는데, 어쩐지 이제는 무서운 느낌이 먼저 들 것 같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5-12-11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이걸 본 기억있어요!
세편인가 시리즈처럼 ..나온걸로 기억하는데..
저는 산에서 나가지 못하고 죽은 이들 이야기..
그게 가장 인상적 이었어요

바다별 2015-12-11 12:03   좋아요 1 | URL
네 편이 있고요 그 이야기가 아마 마지막 이야기일거예요!

[그장소] 2015-12-11 12:22   좋아요 0 | URL
으..그 이후 전 산에서 죽는것에 일종의 로망같은게
생겼어요..반 쯤..반은 싫고..반은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