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레드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 모건 프리먼 외 출연 / UEK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원제 - Red , 2010

  감독 - 로베르트 슈벤트케

  출연 - 브루스 윌리스, 메리-루이스 파커, 헬렌 미렌, 칼 어번, 모건 프리먼, 존 말코비치

 

 

 

  나오는 배우들이 쟁쟁하다. 어디선가 들어봤고, 그들이 출연했던 영화를 최소한 한두 편씩은 봤던 그런 배우들이다. 아직 현역에서 뛰고 있는, 한때 영화계를 주름잡았던, 하지만 이제는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음, 그러고 보니 영화에서의 배역과 그들의 상황이 비슷하게 맞물린다.

 

  은퇴한 CIA 특수요원 프랭크. 왕년에는 전 세계를 다니며 온갖 임무를 맡았지만 지금은 오직 연금조사원과 전화 통화하는 것만이 낙인 사람이다. 그런데 누군가 그를 죽이기 위해 사람들을 보낸다. 물론 현역이 아니라지만, 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죽이려고 한 자들에게 보복을 하기 위해 프랭크는 은퇴한 친구들을 찾아 팀을 꾸린다. 한편 프랭크와 친구들을 죽이기 위해 현역 CIA 최고의 요원이 투입되는데, 왜 정부는 그들을 죽이려는 것일까?

 

  영화는 시시껄렁한 농담과 황당한 액션 장면, 그리고 노병은 죽지 않았다는 말을 입증하는 화면들로 가득했다. 자신을 쫓는 요원을 경찰 총격 용의자로 신고해서 시간을 버는 장면이나, 폐차의 트렁크를 여니 튀어나온 지하 요새의 통로는 그야말로 그 기발함에 감탄만 나왔다.

 

  그런데 좀 말이 안 되는 장면도 있었다. 작은 인형의 배에서 나온 커다란 총은 보면서는 좀 황당했다. 그 총이 어떻게 저 인형 속에 있었을까? 크기가 도저히 맞지 않는데……. 그리고 작은 총알이 커다란 바추카 포의 중심부를 정확히 파고들어가 폭파시키는 장면은, 음 예전 올림픽 양궁 경기를 보는 것 같았다. 화살이 다른 화살을 뚫고 들어갈 수 있으니, 총알도 그럴 수가 있겠지? 아마도?

 

  진상은 좀 씁쓸했다. 자신의 권력을 위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가차 없이 빼앗으려는 인간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타인의 목숨은 여름에 수시로 죽이는 모기의 목숨만도 못했고, 그들에게 권력은 무슨 일이 있어도 유지하고 쟁취해야하는 성배였다. 영문도 모르는 사람들만 죽어나가고 말이다.

 

  그래서 영화가 통쾌했는지 모르겠다. 그런 권력자들에게 당한만큼 철저하게 되갚아주니 말이다.

 

  그 연세에도 여전히 뛰고 구르는 브루스 윌리스는 이제 탈모의 완성을 이룬 것 같아서 안타까웠고, 편집증 환자로 나오는 존 말코비치는 진짜 미친 사람 같았다. 암살 분야의 대모라는 헬렌 미렌은 고상하고 우아했으며, 엉겁결에 사건에 휘말린 메리 루이즈 파커는 여전히 아름다웠는데 어딘지 나사가 빠진 사람처럼 보였다. 이들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은 현역 최고 요원은 ‘반지의 제왕’에서 에오메르 역을 맡았던 사람이라는데, 처음에는 미국 드라마 ‘슈퍼내추럴’의 천사 카스티엘인 줄 알았다.

 

  감독은 최근에 봤던 영화 R.I.P.D.(2013)을 만든 사람이다. 음, 그런데 그것보다 이 영화가 더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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