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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렌더 맨
실베인 화이드 감독, 조이 킹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9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Slender Man, 2018
감독 - 실베인 화이트
출연 - 조이 킹, 줄리아 골다니 텔스, 애너리즈 바쏘, 재즈 싱클레어
동네 친구인 네 소녀 ‘렌’, ‘할리’, ‘클로에’ 그리고 ‘케이티’는 어느 날, 남자아이들이 한다는 ‘슬렌더 맨’을 불러내는 의식을 따라 한다. 물론 처음에는 그냥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도시 괴담쯤으로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케이티가 실종되면서, 남은 아이들은 그게 단순 괴담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들에게 닥쳐오는 위험에서 구하고, 사라진 친구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슬렌더 맨은 미국의 한 사이트에서 개최한 콘테스트에 출품되었던 캐릭터라고 한다. 한 유저가 그럴듯한 사진과 목격담을 적어서 인기를 끌었고, 여기에 여러 사람이 창작한 괴담들이 덧붙여졌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슬렌더 맨을 검색하면, 이름 그대로 팔다리가 길쭉하고 호리호리한 몸매에 눈코입이 없는 하얀 얼굴에 양복을 입고 있는 사진이 대부분이다.
이 영화에서는 그 괴담에 착안하여 만들어졌다. 그 때문에 영화를 보다 보면 여러 괴담을 조금씩 갖다 붙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우선 아이들이 인터넷에 본 슬렌더 맨을 부르는 의식 중에 본 영상은 마치 영화 ‘링 リング The Ring, 1998 ’의 비디오테이프를 떠올리게 한다. 의미 없는 영상의 나열에 보는 도중엔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주는 효과가 그러했다. 그리고 누군가 부르면 온다는 건, 흔한 괴담의 설정이다. 또한, 나타나서 자기를 부른 아이를 죽이거나 데리고 가는 것도 다른 괴담에서도 볼 수 있다. 자신이 아끼는 뭔가를 대가로 바쳐야 한다는 설정도 어디선가 본 거 같은데,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뷔페를 가면, 메뉴는 많은데 정작 가보면 먹고 싶은 게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메뉴판이나 광고를 보면 맛있어 보이지만, 그리 맛이 있지 않을 때도 있다. 이 영화가 그러했다. 많은 괴담의 재미있거나 무서운 부분만 골라 담았을 텐데, 영화는 어쩐지 그냥 그랬다. 슬렌더 맨에게 홀린 아이들이 이상한 일을 겪는데, ‘오오!’ 하면서 집중하거나 무섭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어디선가 본 구도와 화면의 연속이었다. 하아, 뭐랄까 제작진이 좀 게을렀다고 해야 할까? 어차피 새로운 것이 없는 세상이기에 비슷비슷한 장면을 연출할 수밖에 없다지만, 이건 너무 뻔했다. 똑같은 햄버거라도 브랜드마다 맛이 다른데! 패티를 그릴에 구웠는지 팬에서 구웠는지, 빵과 치즈를 어떤 종류로 쓰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이 작품은 햄버거로 따지면, 브랜드가 다른데도 맛이 비슷했다. 아니, 그리 맛이 좋지 않았다. 어째서? 각 브랜드의 장점만 골라 만든 햄버거인데? 어쩌면 요리사가 배합을 잘못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무척 아쉬운 영화였다.
네 소녀 중에서, 두 명이 익숙하다. 우선 ‘화이트 하우스 다운 White House Down, 2013’와 ‘위시 어폰 Wish Upon, 2017’에 출연했던 ‘조이 킹’이 있다. 잘 크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그리고 ‘오큘러스 Oculus, 2013’와 ‘위자 저주의 시작 Ouija: Origin of Evil, 2016’에서 보았던 ‘애너리즈 바쏘’도 있다. 다음에는 주연을 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얘들아, 다음에는 좀 더 비중 있는 역할로 대박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