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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2disc)
김석윤 감독, 김명민 외 출연 / SM LDG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제 - Detective K: Secret of the Living Dead, 2017
부제 – 흡혈괴마의 비밀
감독 - 김석윤
출연 - 김명민, 오달수, 김지원
흡혈하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괴력을 가진 ‘괴마’가 사람을 공격한다는 말에, ‘김민’과 ‘서필’이 수사에 나섰다. 거기에 세력가의 자제들이 하나둘씩 기이한 방법으로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김민은 이 일이 괴마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그런 두 사람의 앞에, 기억을 잃은 한 여인이 등장한다. 괴력을 가진 그녀가 자신과 같은 사건을 다룬다는 사실을 알자, 김민은 동맹을 제안한다. 사건을 수사하던 그들은, 이 일이 30년 전 일어났던 세자 시해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번 편 역시 전작들과 영화의 흐름이 비슷했다. 평소에는 백수로 서필과 농담 따먹기를 하던 김민이 왕의 비밀 지령을 받는다. 그리고 처음에는 사건에 대한 파악도 제대로 못 하는 가운데, 우연히 만난 미모의 여인에게 눈길을 준다. 알고 보니 그 여인은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요 인물이었고, 알게 모르게 김민과 애틋한 눈길을 주고받는다. 여인의 도움으로 사건을 어찌어찌 해결하지만, 둘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1편도 그렇고 2편도 그랬다. 그리고 이번 3편 역시 거의 똑같은 패턴으로 흘러갔다. 반전이랄 것도 없었고, 전작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흘러갈지 상상이 갔다.
또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극을 이루는 대부분은 김민과 서필의 농담 따먹기와 몸개그, 김민이 만든 신기한 발명품을 이용한 액션 장면과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이었다. 아쉽게도 제목에는 ‘명탐정’이 들어가지만 사건 추리는 갈수록 비중이 줄어들어, 이번 편은 그냥 머리 굴릴 필요 없이 지켜보면 알아서 다 떠먹여 주었다.
작년에 본 영화 ‘창궐 Rampant, 2018’에서도 서양에서 온 난파선 때문에 조선에 좀비들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도 30년 전 조선에 좌초된 서양의 난파선 때문에 흡혈귀들이 전파된다. 음, 얼마 전에 읽은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 Abraham Lincoln Vampire Hunter, 2010’에서도 유럽에서 뱀파이어들이 넘어왔다고 하는데, 하여간 유럽 것들이란…….
이 영화는 뭐랄까, 재미는 있는데 유쾌하지는 않았다.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농담도 어쩐지 너무 전형적이며 진부했고, 몸개그도 예전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했다. 1편과 2편이 그럭저럭 인기를 끌었으니, 3편도 이 정도로 하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한 건 아닐까?
거기에 주연을 맡은 ‘김지원’의 연기는 음……. 말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신비롭고 예쁜데, 대사를 내뱉으면 매우 아쉬웠다. 전반적으로 아쉬웠지만, 특히 김민의 등에 업혔을 때와 기억을 되찾고 분노와 슬픔에 찬 장면을 볼 때는 분위기 깨는 이 연기 뭐지 싶었다. 초반에 사건 의뢰자로 잠깐 나왔던 ‘김정화’가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 생각해보면 1편에 나왔던 ‘한지민’의 연기가 제일 나았던 것 같다.
제일 웃겼던 부분은, ‘흑도포’의 태도 변화였다. 의문의 여인이 기억을 되찾기 전과 후에 대하는 태도가 달라서 좀 웃겼다. 그 전까지는 반말에 명령조로 말하다가, 기억을 찾으니 갑자기 존대…….
만약 4편이 나온다면, 좀 더 추리적인 면을 늘리고 너무 진부한 몸개그나 말장난을 줄이면 좋겠다. 아니, 넣으려면 좀 신박하게 만들거나. 1편을 보고 2편을 보니 좀 실망스럽고, 2편을 보고 3편을 보니 더 많이 실망스러운, 그런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