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Southbound , 2015
감독 - 라디오 사일런스, 록산 벤자민, 데이비드 브룩크너, 패트릭 호바스
출연 - 채드 빌렐라, 맷 베티넬리-올핀, 케이트 비핸, 한나 막스
5편의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영화이다. 각각의 독립된 이야기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선 첫 번째 에피소드를 보자. 피칠갑을 하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두 남자가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아무리 차를 몰아도, 똑같은 휴게소에 도달한다. 거기다 그들을 쫓는 것은 인간이 아닌 기괴한 생명체였다. 겨우 어느 모텔로 도망친 한 명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두 번째 이야기는 앞의 남자가 도망쳤던 모텔의 그 방에 투숙했던 3인조 밴드에게 벌어진 일이다.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그들은 어쩔 줄 몰라 한다. 마침 지나가던 노부부가 그들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는데, 어쩐지 이상하다.
세 번째 이야기는 3인조 밴드 멤버 중의 한 명이 도망치다 차에 치이면서 시작한다. 그녀를 친 남자 ‘루카스’는 911에 신고하고, 구급요원이 지시대로 인근 병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이상하게 병원에는 아무도 없고, 그는 결국 전화에서 시키는 대로 응급처치를 시작하는데…….
네 번째 이야기는 앞에서 루카스에게 전화를 걸던 여자가 어느 술집으로 들어가면서 시작한다. 갑자기 그곳에 한 남자가 들어와 총을 겨눈다. 그는 손에 어떤 문신을 한 남자에게 자신의 동생 ‘제시’를 내놓으라 말한다. 그런데 문신남과 그 일당들, 어딘지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마지막 이야기는 제시가 식당에서 마주친 한 가족의 이야기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집으로 돌아온 그들에게 가면을 쓴 세 사람이 찾아온다. 아빠가 과거에 안 좋은 일을 했고, 그 보복으로 습격당한 것 같다. 세 침입자는 가족을 처참히 죽이지만, 그들이 몰랐던 것은…….
처음에는 각각 색다른 맛이 있는 이야기들의 모음이라는 생각이었다. 각 이야기들마다 교묘하게 연결시켜서 나름 연결 고리를 만든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 같았다. 그런데 마지막 이야기의 후반부를 보면서 ‘어?’하면서 놀라고 말았다. 아니 이게 어떻게 그런 식으로 연결되지? 마치 ‘형이 왜 거기서 나와?’하는 놀라움과 반가움 그리고 신선함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포스터가 이해되었다. 이 영화의 여러 포스터 중에는 손을 떼지 않고 한 번에 그릴 수 있는, 다섯 개의 꼭짓점을 가진 별모양의 도로가 그려진 포스터가 있다. 아마 영화의 결말과 전반적인 분위기를 그것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각 에피소드들이 ‘왜?’라는 질문을 남긴 채 마무리를 지었기에, 이게 뭔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포스터를 잘 생각해보면, 결국 인간의 삶이란 끝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인상을 준다. 아니면 결국 그들이 헤매는 그곳이 바로 지옥일 수도 있고 말이다.
마지막 이야기의 결말이 영화를 살린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