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에게 - 김선미 장편소설
김선미 지음 / 연담L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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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나를 봤어. 눈이 나를 봤어, 눈이 나를 봤어, 눈이.......".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부모의 선택에 동의를 표하지도 못하고

죽음을 강요당한 아이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생을 마감했을지 모른척 해왔던 사회에 대한 일갈의 심정으로

집필을 했다는 <살인자에게>.

 

 

 

 

 

동반자살에서 간신히 살아 남은 아이들을 겪을 트라우마와

살아가면서 닥칠 아픔과 어려움을 적어내면서 한편으로 독자들에게

아이들을 생각해보라는 강한 외침을 하고 있다.

충분히 먹혔다.

더불어 <살인자에게>의 결말이 너무나도 충격적이라 작가의 의도가

가슴에 남는다. 그런것을 떠나서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혼랍스럽기도 한 너무나도 재밌는 <스릴러>이다.

가족을 죽이고 자신마저 죽으려고 했지만 결국 엄마 만을 살해한

아버지의 출소. 마을의 유등 축제 기간에 여행온 여자 아이의 살인 누명을 쓰고

도망치듯 마을을 떠났던 형 진웅의 귀가, 그리고 진혁과 할머니.

 

자기 자식을 맡아줄 담임선생님보다 내얼굴을 더 보고 싶어했던 구경꾼들

"쟤가 걔잖아."

-P89

 

모든것의 발단으로 부터 10여년이 지난, 유등 축제 기간에 발생한 사건부터

5일 간을 동생 진웅, 형 진혁, 그리고 아버지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든 사건의 진실을 풀어낸다.

각자의 시점이 바뀌면서 사건들의 퍼즐이 하나 둘씩 맞춰진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는 변명을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건에 대해서는

새로운 의혹을 던지기도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하나로 집결된다.

그러면서 재미는 더욱 고조된다.

책을 잠시 쉬었다가 읽을 수 밖에 없을 때 조차도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쓰여 있을지 계속 생각나게 할 정도로 몰입감이 엄청났다.

아버지를 무조건 감싸는 할머니, 아버지 에게 복수를 하려는 형 진혁,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왕따를 당하는 동생 진웅과 그를 감싸는 친구 민기.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은 누구든 죽일 수 있어."

-P140

 

반복되는 이야기속에 모든 진실이 밝혀지면서, 동정과 혼란과 경악을 느끼게 된다.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속에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계속 힌트를

던져 주고 있지만 마지막에서야 그것이 힌트임을 알게 한다.

아... 더 이상 줄거리를 얘기할 수 없다.

어떤 내용도 스토일러가 되어 이 책의 재미를 반감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입이 간지럽다.

정말 너무나도 재밌는 스릴러 한편을 읽었다.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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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나무꾼
쿠라이 마유스케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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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거리낌 없이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변호사 '니노미야 아키라'는 자신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괴물 마스크를 한 괴한에게 습격을 당한다.

도끼를 휘두르는 괴한에게 머리에 공격을 당해 의식을 잃지만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괴한에게 복수를 하려고 계획 한다.

 

 

 

 

경찰 '토시로 란코'는 뇌가 없어진 채 살해 당한 스물 아홉 살의 전업 주부

'이시카와 마스미'의 사건을 시작으로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살인 사건을

수사하며, 범인이 뇌를 수집하는 이유를 조사한다.

'니노미야'와 '이시카와'는 모두 26년전, 의사 '토우마 미도리'의 집에서

네명의 유아가 구조됐고, 후원에서 열 다섯구의 유아 사체가 발견된

시즈오카 연쇄 아동 유괴 살인 사건, 통칭 토우마 사건의 피해자 들이다.

 

그러니까 아키라가 복지 시설에 들어가기 전에 뇌칩이 심겼다는 건

사실 엄청나게 이상한 이야기야. 그게 사실이라면 넌 불법 수술을

받았다는 말이 돼. 허가 되지 않은 수술 정도가 아니라,

실험 목적의 인체 실험에 이용된 것 같아.

-P113

 

<괴물 사냥꾼>은 사이코패스'니노미야 아키라'의 시점과 경찰 '토시로 란코'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니노미야 아키라'의 시점은 괴한에게 습격을 당한 날을 1일로 하고,

'토시로 란코'는 '이시카와' 사체를 발견한 날을 1일로 하고 있다.

이야기는 '니노미야 아키라'의 1일이 먼저 쓰여 있지만

시간상으로는 '토시코 란코'의 1일이 약 28일 정도 앞서 있다.

괴한의 습격을 당한 '니노미야'는 의사로 부터 뇌칩을 고장 여부를 점검 받으라는

권유를 받는다. 하지만 뇌칩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있던 '니노미야'는 자신과 같은

사이코 패스이자 유일한 친구인 '스키타니'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기억 못하는

과거를 조사하지만, 갑자기 자신의 셩격이 변했음을 인지하고 정체성에 혼란을 갖게 된다.

경찰인 '토시로 란코'는 '이시카와'를 시작으로 연쇄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뇌도둑'을 수사하며, '뇌'를 수집하는 이유에 대해서 접근해 나간다.

 

즉, 내인격은 토우마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말이군.

그렇다면 나라는 존재는 도대체 무엇인가?

-P145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한 이야기 일 수도 있다.

사이코패스, 뇌를 수집하는, 연쇄 살인범, 그리고 경찰........

하지만 여기에 뇌칩의 비밀과, 유아들을 유괴해 뇌칩을 심은 '토우마'의 진실,

그리고 '뇌도둑'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등이 얽히면서 복잡함을 넘어 선악의 정체성의

혼란 마저도 남겨 놓고 있다.

주 이야기 외에 막간으로 쓰여 있는 동화 <괴물 나무꾼>의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에게는 이야기의 흐름을 풀어나가는 힌트일 수도 있지만,

독자에게는 오히려 어려움을 가중 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단순하게만 보이던 선과 악에 대해 혼란을 주며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이마저도 기준의 잣대를 더욱 단순하게 만들려는 의도 인지도 모르겠다.

책에 온전히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사건으로 부터 일차의 흐름이 헷갈리게 만든다.

더군다나 니노미야와 토리로의 만남 이후는 더욱 그렇다.

역자나 작가의 글이 없는 것도 이 책은 도움이 될 듯하다.

독자들이 좀 더 상상할 수 있는 그리고 결말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아니 처음부터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여운을 남겨 놓은 듯 하게 느껴진다.

막간의 <괴물 나무꾼>의 이야기. 계속 머리속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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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스티븐 리콕 지음, 허윤정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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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면 촌극이라는 단어의 뜻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책의 내용이 유머를 담고 있지만 그속에 해학적인 비꼼이 강하여 뜻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출판사는 감사하게도 책의 뒷 표지에 촌극의 사전적 의미를 싣고 있다.)

 

 

 

 

캐나다의 '미시나바 주'의 '위사노티 호수'가에 있는 '마리포사 시'가 배경이다.

이 도시의 모든 사람들은 도시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관여 되어 있다고

할 정도로 작은 도시이다.

그래서 이 책의 에피소드는 어쩌면 그들 만의 이야기 일지도 모르지만

은근히 사회적인 풍자를 담고 있다.

가장 재미있었던 내용은 3장의 우애공제회의 유람선 나들이 편이다.

읽는 내내 한참을 웃었다. 충분히 그럼직한 내용 속에 유머가 엄청나다.

펍킨은 잠이 들어 훌륭한 논쟁을 펼치는 꿈을 꾸기도 했는데

꿈속에서는 논쟁을 완전히 끝장냈건만, 아침에 일어나면

아타깝게도 그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다.

-P173

<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속에 담겨진 해학은

캐나다와 영국을 좀 더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듯 보인다.

분명 우리가 완전히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지 않아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다. 충분히 작가의 의도를 알고

공감 할 수는 있다. 다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을 뿐.

마지막 장, '에필로그 : 마리포사행 기차'는 마치 꿈속에서 찾아가는

고향 길을 연상시킨다. 고향을 찾아 가기 위해 대도시를 벗어 나기 시작하면서

변화되어 가는 부분들은 옛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 감을 보여주는 듯 하기도 하고,

어쩌면 마법과도 같은 꿈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앞 선 내용들의 마무리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왠지 '마리포사'로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그날 오후 마리포사 법원에서는 공판이 열렸다. 죽은 강도의 사인

규명을 위한 심문을 진행하는 법적 절차로써 사건 관련자들이

소환되었다. 아직 강도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말이다.

-P217

편안하게 한 편의 책을 읽었다.

때로는 가벼운 미소를, 때로는 커다란 웃음 소리를 내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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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쇼핑몰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5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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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면 안 돼. 검은 개는 그걸 원하니까.

대신 조용히 준비해야지. 놈이 가장 아끼는 걸 빼앗을 준비."

여성작가가 쓴 남성소설이다.

(성차별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킬러, 살인이 주제라면

남성적인 소설이라는 느낌이 드는것은 어쩔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거친 스토리에 섬세함이 담겨 있다.

페이지수가 적어 내용을 걱정했는데, 스토리에 꽉참이 있다.

군더더기 없는 알찬 스토리.

 

 

 

 

<살인자의 쇼핑몰>

자살한 삼촌이 남겨 놓은 인터넷 쇼핑몰을 정리하면서 알게된 쇼핑몰과 삼촌의 진실.

모든것이 삼촌에게서 부터 시작되고, 삼촌에게서 종결되었다.

진짜 같은 가짜 손을 파는 삼촌, 전설의 타짜였던 삼촌,

뜨거운 추탕을 훌훌 불어 삼키는 삼촌, 주먹처럼 커다란

유부초밥을 만드는 삼촌, 영안실에 누워 있는 삼촌, 그 모든 삼촌이

각자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P32

킬러와 살인자를 분류하고 이들에게 등급과 코드를 부여하고 규칙을 정해

관리하는 것은 상당히 흥미롭고 솔깃한 내용이지만,

살짝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 시리즈가 생각난다.

작가는 <살인자의 쇼핑몰>을 10여년 전에 처음 생각했다고 하던데

그떄 발표했더라면 이 책의 내용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존 윅'의 입김이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렇다고 아류작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다.

"지옥이 도망칠 수 있는 곳이라면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P59

삼촌 진만은 킬러들과 이 일에 필요한 사람들을 상대로 규칙을 만들어 내었다.

자기 가족의 희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말 모든 것을 이루었다.

그리고 '지안'은 삼촌이 남겨놓은 쇼핑몰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살인자의 쇼핑몰>은 이 한권으로 끝내기에 너무 아쉽다.

구몬 선생님이 살렸다고 해도 좋을 어린 '지안;.

그런 '지안'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 모든 것을 쏟는 삼촌,

그리고 삼촌의 조력자들.

스토리를 좀 더 얘기하면 왠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너무도 조심스러워 진다.

분명 이 한권으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운 프레임이다.

다음 편을 정말 정말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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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 김희재 장편소설
김희재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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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시절부터 연인이였던 '한승우' 와 '강서원'.

'승우'는 어느 날, 아무 말도 없이 모든 것을 정리한채 감쪽 같이 사라진다.

곧 돌아올리라 생각하며, 기다리던 '서원'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그가 사라졌음을 인식했고, 자신이 임신한 사실도 알게 된다.

 

 

 

 

 

 

......

'정진'은 사라진 '승우'가 설계한 집을 사게 되고,'서원'은 그 집을 갖은

'정진'과 결혼 한다. 그리고 그 집에서 '승우'의 기억을 쫓으며 그리움을 키워 나간다.

'정진'은 그런 '서원'을 사랑하면서도, 전 남자와의 사이에서의 '원우'를

인정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꿈처럼 거짓말 처럼, 사라졌던 승우가 그 집에 찾아오고,

'서원'은 자신의 남편에서 모든 것을 숨긴 채 '승우'를 집 안에 숨긴다.

'서원'은 남편 '정진'과도 전 남자 '승우'와도 사랑을 나눈다.

숨어서 '서원'과 '정진'의 사랑을 느끼던 '승우'는 이제 자신과 '서원'그리고

'원우'를 위하여 '정진'을 없애려고 한다.

승우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을 확신했던 서원은 이 집을 만나고

벽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계단에 엎드려 울면서 승우의 이름을 불었다.

그런 서원의 목소리를, 바람에 얹혀 실려온 그 목소리를 승우가 들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 집은 승우 자신이었으니까. 정진은 이 집에

서원을 데리고 온 중개업자 같은 존재 였다. 집을 알게해줬고,

진짜 주인이 연결되었으니 중개업자는 퇴장해야할 시간이 된것이다.

-P160

<하우스>

시작은 애정 스릴러 같지만,

꼭 끝까지 읽어야만 하는 진정한 맛을 알 수 있는 소설이다.

읽지 않고 어찌어찌 결말을 안다고 해도 <하우스>를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 속에 놀랄만한 결말을 보여준다.

읽으면서 중간 중간에 느꼈던 이질감이, 작가의 실수 인줄 알았던 그 느낌이,

너무 '서원'의 입장에서 흘려간다는 그런 상황들이 결말이 되어서야

모든것이 연결되면서, 큰 재미를 선사한다.

이 소설에서 이질감은 장르의 변화의 시작이였고, 빠질 수 밖에 없는 함정이다.

보고 있는 모든 것이 진실이 아니다.

느끼는 것 조차도 진실이 아니다.

그저...... 작가의 의도대로 흘러가 보자. 그러면 분명 놀랄 것이다.

이야기의 서술도 좋고, 읽는데 어려움도 없다.

작가의 생각을 마구 쏟아 내듯이 적혀 있는 느낌이 너무 좋다.

그리고 결말 후에 짧은 듯, 여운을 남긴 듯한 에필로그 같은 종결부, 역시.

정말 재밌는 스릴러 한편을 읽었다.

다만 한가지... 불만이 있다면

공대 오빠들이 다 그렇게 무뚝뚝 하고 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름 낭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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