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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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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 지음 / 청미래


“한 번 만난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건 사랑일까 착각일까”


열정과 사랑을 구분할 수 있을까. 나의 사랑이 변하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대방이 변하기 때문일까. 사람에 따라 사랑의 개념도 각기 다른가.


우리는 사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쩌면 사랑을 모르는 채 잘 안다고 착각하고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사랑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도(道)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다’라는 노자의 말의 형식을 빌려 말하면 ‘안다고 말하는 것은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반대로 ‘무엇에 대해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잘 모르겠다’라고 말한다면, 이제 제대로 알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어떤 것에 대해 알기 시작하면 헷갈리는 법이니까.


누구나 그렇듯이 나도 젊은 시절에 연애 경험이 있고 그동안 연애소설도 많이 읽었는데도, 이 책 속엔 내가 새로 알아야 할 ‘사랑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가득 차 있었다.


토머스 프리드먼(퓰리처상 수상 작가)에 의하면 ‘좋은 글이란 좋은 글과 좋은 분석이 결합된 것’이라고 한다. 나 역시 좋은 글은 좋은 분석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 소설은 저자가 특유의 통찰력을 가지고 사랑에 대하여 분석하는 기법으로 썼는데, 그 분석은 탁월하다. 여기에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칸트, 몽테뉴, 스탕달 등의 이론까지 끌어들인 점은 매우 흥미롭다. 그래서 장르는 연애소설이지만 사랑 이론서 같이 읽혀진다. 두 남녀의 연애과정을 보여 주며 그 사이 사이에 사랑과 연애에 관한 이론적인 글들을 끼워 넣고 있다.


화자(남자 주인공)는 처음 만난 클로이라는 여자를 그날로 사랑하게 된다. 이렇듯 사랑은 상대방의 실체를 정확히 알기도 전에 분별없이 시작될 때가 많다. 이런 걸 진정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적어도 상대방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한 뒤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 상대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당신이 지금 나를 사랑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내 전체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p85>

 

화자가 클로이를 처음 만난 장소는 비행기 안이다. 둘은 서로의 옆자리에 앉게 된다. 화자는 클로이와 자신이 옆자리에 앉을 이론적 확률을 계산한다. 이 수치는 둘이 만나기 무척 힘든 확률을 말하므로 그만큼 둘의 인연이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사랑이 시작되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사랑에 빠지는 일이 이렇게 빨리 일어나는 것은 아마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에 선행하기 때문일 것이다.<p27>


인간은 연애하고 싶어 하고 그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누군가를 사랑하길 재촉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을 사랑한다기보다 연애(또는 사랑)를 사랑하는 경우도 생기리라.


(중요한 것은)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그녀에게 누구인가?였다.<p49>


이와 같이 사랑하게 되면 상대방의 눈을 통해 나 자신을 보게 된다. 그래서 옷을 입을 때조차도 내가 그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하며 거울 보며 점검을 한다.


몽테뉴는 말했다. “사랑에는 우리를 피해서 달아나는 것을 미친 듯이 쫓아가는 욕망밖에 없다.” 아나톨 프랑스 역시 “우리가 이미 가진 것을 사랑하는 것은 관례적이지 않다”는 말로 같은 입장을 보여 주었다. 스탕달은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기초로 해서만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p92>


그래서 상대방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사랑에 더 빠지게 만든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허락할 듯하면서도 허락하지 않을 때 애가 더 타는 법이다.



소설 후반부에 이르면 뜻밖의 반전이 일어난다. 클로이에게 새 연인이 생겨서 두 사람이 이별하게 되는 것. 그런데 클로이가 새로 사랑하게 된 사람은 화자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바로, 함께 만난 적이 있는 자신의 친구였던 것. 클로이에게서처럼 사랑의 유효기간은 그리 길지 않은 게 사랑의 비극이라면 비극이다. 하지만 그래서 사랑은 더 달콤한 게 아닐까. 꽃이 아름다운 건 꽃 피운 시간이 짧기 때문이듯이.


여기서 재밌는 건 화자의 유머러스한 해석이다. 그녀가 (완벽하지 못한) 나 같은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녀의 취향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람이 정말로 그렇게 멋진 사람이라면, 어떻게 나 같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p76>’하고 의문을 갖는다. 그런데 그녀와 이별하게 된 뒤엔 이렇게 생각한다. ‘그녀가 나를 찬 것은 나에게 결함이 많다는 증거라기보다는 그녀가 근시안적이라는 표시였다.<p289>’


사랑에 대해 이만큼 파헤친 저자의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 소설이 저자의 처녀작이며 그때 나이가 스물다섯 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이 책이 사랑에 관한 총체적인 것을 보여 준다고 할 수는 없다. 어차피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안다고 할 때 우리는 부분을 통해서 전체를 해석할 수밖에<p181>’ 없기 때문에, 저자 역시 사랑에 관한 몇 가지의 분석으로 사랑 전체를 이해한 것일 따름이니까. 하지만 사랑 전체를 숲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적어도 그 숲의 나무 몇 그루에 대해선 확실히 파악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독자에 따라서는 이 책의 어떤 내용에 반론을 제기하며 읽을 수도 있을 텐데, 그것도 유익한 독법일 것이다. 예를 들면 ‘상대가 우리더러 마음대로 살라고 허락한다면 그것은 보통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p108>’라는 글에 독자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사랑의 반대말을 무관심이라고 생각한다면 위의 말이 맞다. 하지만 상대가 자유로워져야 행복할 수 있다고 믿으며 그런 자유를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면 위의 말은 틀린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사랑은 ‘상대가 행복에 겨워 웃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것을 실천하는 일은 어렵다. 만약 그렇다면 상대에게 새 연인이 생겨 행복해 하는 모습에도 축하를 해줘야 한다는 결론인데, 이건 인간으로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난 이 책을 사랑에 대해 잘 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안다고 말하는 것은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닐 수 있으니까. 무엇을 완전히 안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삶을 살면서 나 자신에 대해서조차도 모를 때가 많지 않던가.


문학작품에서부터 대중가요 가사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이 ‘사랑’에 관한 것이다. 그만큼 사랑은 우리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뜻이겠다. 그러므로 사랑을 아는 것은 마치 우리 삶의 비밀 중 절반 이상을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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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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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모르는 척하는 것은 폭력이 아닐까”


우선, 가족 이기주의와 지역 이기주의의 범위를 넘어서서 국가 이기주의에서도 벗어난 저자의 활동에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은 나와 다른 처지에 있는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나와 다른 민족이라고, 이곳과 다른 먼 지역의 삶이라고 무관심할 수 있는 얘기들을 우리에게 들려줘서 왜 그들을 도우며 살아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미덕이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존재는 그래서 소중하다. 베스트셀러는 시시할 거라는 나의 편견을 확 깨주었을 만큼.


‘예술의 가치는 아름다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을 하게 하는 데 있는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서머싯 몸(소설가)이었다. ‘우리는 문학서적을 읽으면서 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인격에 변화를 일으킨다.’라고 설파한 사람은 르 클레지오(노벨문학상 수상자)였다. 예술작품이 아무리 아름답고 훌륭하다고 할지라도 사람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문학과 그것을 포함한 모든 예술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휴머니즘일 거라고 믿는다. 이 책 역시 이것을 추구하며 여론을 환기시킨다.


지구 저 편에서 굶주림과 식수 부족과 전염병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돕기 위해 저자가 5년간 다녔던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의 말라위와 잠비아, 시에라리온, 이라크 등 긴급구호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 준다. 저자는 긴급구호 요원(2001년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이 됨)으로서 그곳에서 식량을 나눠 주기도 하고 식수 사업을 벌이기도 한다.


혹자는 우리나라 안에도 불우한 사람이 많은데 굳이 알지도 못하는 아프리카의 사람들까지 도울 필요가 있느냐고 의문을 가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삶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알게 된다면 그런 의문은 금세 사그라질 것이다. 그들 중엔 독이 있는 야생 콩을 여섯 번 삶아야 간에 치명적인 독이 빠진다는데 땔감이 없어서 세 번만 삶아 먹는 사람들이 있다. 또 에이즈에 걸릴 걸 뻔히 알면서도 돈벌이를 계속해야 하는 열여섯 살의 매춘부가 있다. 독보다도, 에이즈보다도 더 무서운 게 당장 굶어 죽는 일이기 때문이다.


전쟁의 피해가 심각한 지역도 있다. 전 인구의 5분의 1인 1백만 명이 죽거나 다쳤다는 곳, 코노 지역이다. 반군들이 이곳을 노리는 것은 다이아몬드 광산이 있기 때문. 이곳에서 일어난 끔직한 사건은 우리를 경악케 한다. 당시 열네 살이었던 자마엘에 의하면, 어느 날 새벽 한 무리의 군인들이 마을에 쳐들어와선, 마을 남자들을 한 줄로 세워서 한 사람씩 손목을 나무 등걸에 올려놓고는 코코넛 따는 칼로 내리쳤다고 한다. 손목이 완전히 잘린 사람들과 반만 잘린 사람들이 땅바닥에 쓰러져서 몸부림치며 울부짖는 걸 본 그는 자기 차례가 왔을 때 속으로 기도했단다. 내 손목이 단칼에 잘려나가게 해달라고.


‘정의’와 ‘불의’가 싸운다면 어느 쪽이 이길 것인가? 우리는 정의가 마땅히 이겨야 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힘 있는 자가 이길 뿐이다. 그리하여 힘 있는 자와 힘없는 자가 싸운 것뿐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들은 아무 잘못한 것도 없이 단지 가진 게 없고 힘이 없다는 이유로 고통스런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어떤 곳에선 혁명연합전선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다이아몬드가 있는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전쟁이 일어났고, 어떤 곳에선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이 일어났다.



한정된 구호 자금 때문에 한 마을은 씨를 배분하고 그 옆 마을은 주지 못했단다. 안타깝게 비가 오지 않아서 파종한 씨앗은 틔우지 못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씨를 나누어 준 마을 사람들은 씨를 심어놓았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수확기까지 한 명도 굶어 죽지 않았는데, 옆 마을은 아사자가 속출했다고 한다. 똑같이 비가 오지 않는 조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씨앗을 뿌렸다는 그 사실 하나가 사람들을 살려놓은 것이다.<본문 중에서>


여기서 씨앗이란 곧 희망이다. 즉 희망이 있고 없고의 그 차이 때문에 한 쪽에선 죽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다른 한 쪽에선 한 명도 죽지 않았던 것.



만약 그들을 돕는 일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위의 글이 그것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일이다. 자기네들이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는 것을, 누군가가 알아주고 걱정하고 뭔가 도우려고 애쓰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그들에겐 삶의 희망이 될 테니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 하나, 월드비전(저자가 소속해 있는 민간단체)이라는 단체의 발생지가 다름 아닌 한국이라는 것. 월드비전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전쟁 고아와 미망인을 돕는 일로 시작했다는 것. 우리나라도 타국의 도움을 받았던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래서 우리를 돕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가까이에도 어려운 이웃이 있는데, 어째서 먼 나라인 한국을 도우려고 하는가’라는 말로 누군가가 제동을 건다면…. 또 한국을 돕는 일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제동을 건다면…. 이런 가정을 해 본다면 먼 나라 사람들을 돕는 일을 부정적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저)’이란 소설에 이런 글이 있다. “폭력이란 무엇인가? 총탄이나 경찰 곤봉이나 주먹만이 폭력이 아니다. 우리의 도시 한 귀퉁이에서 젖먹이 아이들이 굶주리는 것을 내버려두는 것도 폭력이다.”


이 소설을 떠올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먼 곳이라 할지라도 배가 고파 울고 있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은 폭력이 아닐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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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혁 2009-04-05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논술선생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쓰시구요.. 선생님이 이런 글을 쓰셨다니 선생님이 정말 자랑스럽 습니다..앞으로 저희 많이 가르쳐 주세요^^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
강인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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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

강인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성공하고 싶으면 생각과 습관을 바꿔라”  

 

사람마다 ‘좋은 책’이 되는 기준의 우선순위가 다를 것이다. 정보나 지식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사람도 있겠고, 깊은 사고력을 보여 주는 책을, 또는 교훈이나 감동을 주는 책을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의 일순위는 무엇보다도 흡인력이다. 흡인력이 있는 책은 한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만든다. 꼭 깔깔 웃으며 보게 만드는 책이 아니더라도 그 다음 얘기가 궁금해져서 놓지 않게 만드는 책이다.


서점에서 이 책이 눈에 띄었을 때 제목에 끌려 무심코 펼쳐 보았는데 몇 쪽 읽자마자 망설임 없이 사기로 결정하였다. 그만큼 흡인력이 강했던 것. 그리고 책을 구입하자마자 단숨에 읽어내려 갔다. 우선 행간이 넓고 글씨가 큰 편이라 시원시원하게 보여 좋았고, 핵심이 되는 중요한 문장은 빨간색으로 써 놓아 읽기가 편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았던 건 유익한 내용을 재밌게 풀어 쓴 점이다.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인 저자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그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배운 성공법칙을 잘 정리해 놓았다. 한 마디로 최고들에게 배운 것을 말해 주는, 자기계발서 같은 책이다.


책의 제목만 보면 힐러리와 콘디에 대한 책으로만 생각하기 쉬우나 그 두 사람 이외에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러 사람들을 다룬다. 다만 그들 중에서 힐러리와 콘디를 대표적 인물로 정해 제목을 지었다고 보면 된다. 저자가 우리나라 여성들이 힐러리나 콘디 같은 여자가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보면 무방할 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여성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남자독자들이 배울 점도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성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들을 말하기 위해 특출난 여러 인물들의 강점을 나열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대통령 후보로까지 나섰고 가장 영향력 있는 상원의원이었던 힐러리에게선 당당하고 자신만만하며 권력에 대한 야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 배울 점이고, 흑인여성으로서 최초로 국무장관이 되었던 콘디(콘돌리자 라이스의 애칭)에게선 남성 지배문화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공하기 위해 자신을 잘 단련하는 모습이 배울 점이다.


또 피터 드러커에게선 과거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점을, 스티븐 코비에게선 습관이 중요하다는 점을, 매들린 올브라이트에게선 사람을 커 보이게 하는 것은 자신감이라는 점을, 조지 W. 부시에게선 촌놈인 것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배울 수 있게 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저자가 읽은 책 중에서 좋은 책을 소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책 속의 좋은 구절을 그대로 옮겨 놓기도 하는데, 읽다보면 나도 그 책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어떤 책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이롭다.


저자가 인생을 ‘점 잇기’ 놀이라고 비유한 글은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지금 하는 일이 무의미한지 중요한지는 지금 이 순간에 알 수 없으나 나중에 더 큰 그림 속에서 그 순간을 뒤돌아볼 때 점과 점을 이어봄으로써 비로소 이해가 간다는 것. 그래서 뭐든 열심히 하지 않은 게 후회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 <천년 동안에>에 나오는 구절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이 세상은 어떻게든 살아보고 싶다고 강하게 강하게 바라는 자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수많은 어려움이 끼어드는 까닭은, 실은 그들을 위함이다.’ 그러니까 겁내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특히 강조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여자들에겐 자신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대목이다. 남자들은 조금만 알고도 많이 아는 척하는 반면, 여자들은 많이 알고도 조금만 아는 것처럼 보이게 하여 손해를 많이 본다는 것이다. 그러니 여자들은 하나를 알면 열을 아는 척 할 필요가 있다는 것. 세상은 ‘아는 척하는 열 개’에 가뿐하게 속아준다는 것. 실제로 저자가 대학 다닐 때 남자 동기들은 시험 때가 되면 항상 준비를 대단히 많이 한 것처럼 굴어서 ‘나는 큰일 났구나’ 하고 기가 팍 죽었는데, 정작 시험을 보면 그들의 성적은 별로였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이런 식으로 실제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아는 척하고, 실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처럼 굴고, 원래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한 체하는데, 이것은 무슨 나쁜 의도가 있어서라기보다 아예 습관이나 본능인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직장생활을 하면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더 유능하게 보여 유리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사랑에 대해 언급한 것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결혼하는 순간을 사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로 가정한다면, 2년 후 그 사랑의 강도는 반으로 줄고, 그로부터 다시 2년이 지나면 남은 사랑의 열기는 또 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그래서 세계 공통으로 결혼 4년째가 가장 이혼율이 높다고 한다. 이렇게 이해해 버리면 인간이란 어차피 그렇게 생겨 먹은 거니까 변심한 애인 때문에 마음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저자는 덧붙인다. 열정적인 사랑에만 모든 것을 걸지 말아야 한다고. 공통의 가치라든지 다른 종류의 요소들을 포함시켜 사랑의 기반을 넓혀 갈 때, 비로소 동반자적인 사랑으로의 전환이 가능해진다고.


직장을 새로 구할 때 가장 크게 도움이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 가족? 절친한 친구? 아니다. 사실은 그렇게 친한 사람이 아닐 경우가 더 많단다. 마크 그래노베터의 논문 <직장 구하기>에 따르면, 개인적인 연고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은 사람들의 경우, 그들에게 도움을 준 사람은 ‘친구’라기보다는 ‘친하지 않고 그저 아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저 개구리를 먹어라>라는 책을 소개하기도 한다. 여기서 ‘개구리’란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또는 가장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을 말한다. 개구리는 아침 일찍 먹어야 효과가 좋단다. 즉 꼭 해야 할 일은 하기 싫어도 절대 미루지 말고 빨리 해치워야 한다는 뜻이다. 또 뭐든 3년만 매달려 보라고 강조하면서 피터 드러커의 글을 인용해 놓았다.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 중의 하나는 지속적 학습을 삶의 한 부분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스티븐 코비를 소개하며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데, 한 번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매일 반복하는 습관이 중요하니 결국 습관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성공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


이처럼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필요할 정보를 듬뿍 준다. 특히 사회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을 모델로 제시함으로써 그들을 본받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책이므로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니 누구에게나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고나면 목표 없이 살고 있는 사람도 갑자기 목표를 세워서 치열하게 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할 테니까.


내용상으론 이렇다 할 흠집이 없는 좋은 책인데, 편집에 관련해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 뛰어난 인물과 양서에 관한 정보가 꽤 가득한데 한 번 읽고 나서 그것을 다시 찾으려니 몇 쪽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목차에 그런 것들을 잘 정리해 놓았으면 편리했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은 기억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메모를 하면서 읽으면 좋을 듯하다.


우리는 어느 분야에서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생각과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기란 말처럼 그리 쉬운 게 아니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는 걸 경험하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는 첫 번째 이유일 것 같다. 그리하여 내게는 힐러리보다 강인선이라는 저자가 더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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