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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청소는 내 별난 습관이다.
다른 부분에서는 특별히 결벽증이라고 할 정도가 아니지만,
화장실이 더러운 것만큼은 도저히 참지 못해서 우리 집이든 남의 가게든 청소를 해버린다.
이 역시 어머니의 교육 탓이다.
“지저분한 곳은 언제나 깨끗해야 한다. 부정不淨한 것을 제일 신경 써야 하는 법이지. 깨끗한 것은 조금 더럽혀져도 괜찮다. 하지만 더러운 것은 더 더럽혀서는 안 된다.”
입이 아프도록 말씀하시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귀에 눌어붙었다.
그 말씀은 내 일과도 연결되어서, 권위를 끌어내리는 일은 있어도 불쌍한 사람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135~136쪽)
-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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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통의 항변
“제발 음식물 쓰레기는 국물 같은 액체를 짜서 없애고 나서 저에게 버려 주세요. 왜 저한테 흘리는 겁니까? 제 몸이 더러워지잖아요. 제 몸속은 더럽지만 외모는 깨끗하고 싶어요. 인간들도 그렇잖아요. 그 몸속은 똥도 있고 세균도 있지만 외모를 가꾸는 일엔 무척이나 신경을 쓰잖아요. 저도 똑같다고 생각해 주시면 안 되나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가서 더럽혀져 있는 쓰레기통을 보면 그의 항변이 들리는 듯하다. 
다른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쓰레기통의 청결에 신경을 쓰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이런 작은 일도 타인에 대한 배려가 될 것이다.
- <페크의 생각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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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2017-08-03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 뵙습니다. 음식물 쓰레기의 항변 기억해 두겠습니다.
한국에 와서 느낀게 화장실 문화가 획기적으로 변했다는 겁니다. 그 청결함에
감동했어요.
저의 책이 출간되었어요.
제목은 <무엇이 되어 만나리> 조순자 단편소설집입니다.
아마 다음 주 부터 인터넷 검색에도 뜨리라 셍각됩니다.

첫 번 째 댓글을 달게 되어 영광입니다.^^

페크pek0501 2017-08-04 11:44   좋아요 1 | URL
하하~~ 안녕하셨어요?
무플로 끝날 줄 알았는데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이 출간되셨다고요?
놀라워라...ㅋ 언제 한 권의 책을 쓰셨습니까?
이곳 알라딘은 책 낼 사람들만 모여 드는 곳인가 봐요. 책 낸 사람들이 어찌 그리 많은지... 어쨌든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그 노고에 대해 생각합니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해서요.

책 검색되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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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문화... 작년에 가족이 여름에 피서를 갔는데 숙박비가 무척 비쌌어요. 펜션이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제가 이런 데에 예약했다고 투덜댔는데... 화장실에 반해 버려서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더군요. 가족이 함께 온천욕을 할 수 있는 시설이었어요.
요즘은 숙박을 고를 때 화장실이 중요한 변수 중 하나예요. 아무리 저렴한 숙박도 화장실이 더러우면 인기가 없을 듯해요.

좋은 여름이 되시기를...
소식 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성에 2017-08-05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절하신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한국의 여름, 기가 막히도록 덥습니다. 담에 올 기회가 생기면 다른 계절에 오리라고
맘 먹었어요. 8월 7 일에는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조그만?꿈을 이루고 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팩님의 글이 내게 많은 시사성을 줍니다. 자주 못 뵈어도 님의 글은 빠짐없이 읽겠습니다.
좋은 친구! 건강하고 건필하십시요.

페크pek0501 2017-08-05 15:35   좋아요 0 | URL
제 글을 빠짐없이 읽겠다는 님의 말씀에 감사를 표합니다.
가을에 오신다면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건강과 건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