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면을 먹는 남자에 대한 단상 :
요즘 유일하게 즐겨 보는 드라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다. (주인공 이름을 몰라서 탤런트 이름으로 쓴다.) 아내 박정수 님은 시를 배우러 외출하고 (퇴직한) 남편 주현 님은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이것을 본 시청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내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시를 배우러 다닐 시간에 남편이 먹을 밥이나 챙겨 주지, 하고 생각한 시청자가 있을 것이다. 이것을 느끼게 하는 게 작가의 의도일지 모르겠다.

 

 

반면에 여태껏 아내가 출근하는 남편에게 밥을 챙겨 주었고 이젠 퇴직했으니 남편이 아내가 먹을 밥까지 해 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 시청자가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기자 출신의 주현 님이 컴퓨터 사용을 못할 리 없겠고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 음식을 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보았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 오히려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자식을 다 키워 놓았고 결혼까지 시켜 놨으면 박정수 님도 자유를 누릴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 않는가. 주현 님은 집에서 노는데 박정수 님은 여자라는 이유로 매 끼니마다 챙겨야 한다면 이건 불공평하다. 한 주는 주현 님이 식사 당번을 하고, 한 주는 박정수 님이 식사 당번을 한다면 좋을 것 같다.   

 

 

 

 

 

 

2.
무의식적인 성차별주의자 :
대체로 남편들은 ‘지금 청소해 줄게.’라고 말한다. 마치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인심을 써서 해 주는 것처럼. 아내들은 ‘지금 청소할게.’라고 말한다. 누구를 위해 해 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마땅히 할 일이라서 하는 것처럼.  

 

 

 

 

 

 

3.
인간이란 :
이기적이고 비합리적이고 어리석고 자기 자랑하기를 좋아하고 기억력은 엉터리이고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그것이 인간이다. 

 

 

 

 

 

 

4.
산책 :
‘빨리빨리’를 외치는 세상이다. 음식점에 가면 자신이 주문한 음식이 빨리 나와야 하고, 나온 음식을 빨리 먹어야 하고, 먹었으면 다음 일정을 위해 빨리 이동해야 하고... 이런 세상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 같아서 산책이 좋다. 천천히 걸으면서 내가 놓친 것은 없는지 점검하는 시간이 좋다. 세상의 파도에 휩쓸려 가지 않고 나만의 길을 택한 것 같아 좋다.

 

 

 

 

 

 

5.
오디오북 :
무료 팟캐스트를 몇 년 들었더니 듣고 싶은 건 거의 다 들어서 폰으로 요금을 결제하는 오디오북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구매한 오디오북을 폰에 저장해 놓으니 아무 때나 들을 수 있어서 편리하다. 요약본보다 전문이 담긴 것을 선호하는데 이것 의외로 재밌다. 책 전체를 듣고 나서 인상적인 부분은 반복해 듣길 좋아한다. 재독인 셈이다. 눈으로 읽는 것보다 귀로 듣는 오디오북이 덜 피로하다는 건 장점이다. 그런데 오디오북으로 듣고 좋았던 것은 결국 종이책으로 사게 되어 이중으로 돈이 드는 건 단점이다. 그래도 앞으로 오디오북을 애용하게 될 것 같다.

 

 

 

 

 

 

 

미세먼지에 시달린 날들이 많았기 때문에

요즘 공기가 맑아 봄날을 기분 좋게 누릴 수 있음이 기쁘다.
활짝 만개한 꽃도 예쁘지만 봉오리가 핀 꽃도 예쁘다.
자연은 이렇게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며칠 전에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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