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촌의 삼층 벽돌 건물의 꼭대기에 존시와 수는 그들의 아틀리에를 갖고 있다. 어느 날 존시는 심한 폐렴에 걸려 환자가 되고 만다. 창밖으로 보이는, 담쟁이덩굴에 붙어 있는 나뭇잎을 세고 있었던 그녀는 담쟁이 잎이 모두 다 떨어지면 자신도 죽을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힌다. 존시는 수에게, 담쟁이 나뭇잎이 사흘 전에는 거의 백 장이나 되었는데 이제 남은 것은 다섯 장뿐이라고 하면서 “마지막 잎새마저 떨어지면 나도 가게 될 거야.”라며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채찍질하듯 매서운 빗발과 격렬하게 몰아치는 바람이 밤새도록 계속되었는데도 여전히 벽돌담 위에 담쟁이 잎새 하나가 또렷이 남아 있는 것”이었다. 사실 이 잎새는 일층에 살고 있는 화가인 버만 노인이 벽에 그린 그림이었다. 이 노인은 수로부터 존시가 삶을 포기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녀를 가여운 아가씨라 여기며, 어떠한 바람에도 떨어지지 않을 ‘마지막 잎새’를 벽에 그린 것이다. 이 그림 덕분에 존시는 “내가 얼마나 나쁜 애였나를 보여 주려고 무언가가 저 마지막 잎새를 저기에 남아 있게 한 것 같아.” 하고는 살기로 마음먹고 병을 이겨 낸다. 하지만 휘몰아치는 비바람을 맞으며 밤새도록 벽에 잎새를 그리느라 힘들었던 노인은 급성 폐렴에 걸려 죽는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버만 노인의 아름다운 이웃 사랑에 주목해 읽을 수도 있고, 한 사람의 정성이 한 생명을 구할 수 있음에 주목해 읽을 수도 있지만, 난 ‘마음의 신비로움’에 주목하여 읽었다.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을 좌우할 만큼 신비로운 힘을 가진 ‘마음의 기적’을 본 것 같다. 만약 노인의 그림이 없었다면 그래서 그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고 말았다면 존시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그녀는 자신의 마음가짐대로 죽었을 것이다. 마음의 힘은 이렇게 신비롭다. 의사도 존시가 살아날 가망성이 거의 없다고 말하고 나서 이렇게 덧붙여 말했었다. “그 실낱같은 희망도 본인이 살고 싶다는 의지를 보일 때만 기대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그렇듯이 장의사 쪽에 줄을 설 생각만 해선 어떤 약을 처방해도 소용없지.”라고.

 

 

소설에서가 아닌 현실에서도 의사들은 암에 걸린 환자의 보호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의지입니다. 병을 이겨 내겠다는 의지가 병을 낫게 합니다.”라고.

 

 

생각해 보니 내가 마음의 영역에 신비로운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학창 시절이었다. 중학교 체육시간에 ‘철봉 오래 매달리기’라는 것을 하였다. 철봉에 턱걸이한 자세로 오랫동안 매달려야 좋은 점수를 받게 된다. 그런데 내가 아무리 철봉에 오래 매달려 있으려고 노력해도 되지 않았다. 삼십 초 동안 매달려 있어야 만점을 받는 것이었는데 겨우 몇 초 동안 매달리고는 몸이 곧 땅으로 떨어지곤 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이것으로 시험을 보는 날엔 삼십 초 동안 매달려 있어서 만점을 받았다. 그 당시 내가 삼십 초 동안이나 철봉에 매달려 있었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었다. 점수를 잘 받아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게 작용했던 결과다. 그야말로 ‘마음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아마 철봉 밑에 사람을 해치려고 으르렁거리는 짐승들이 있다면 인간은 초인의 힘을 발휘해서 매달려 있으리라.

 

 

마음가짐에 따라 죽음과 삶을 오갔던 존시의 모습에서 우리 또한 마음가짐에 따라 천국에서 살 수도 있고, 지옥에서 살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한 생명의 얻고 잃음의 큰 문제도 마음에 달려 있다고 할 때, 마음의 영향을 받지 않을 일이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위안이 되지 않을까. 인생의 행복과 불행이 우리의 재산에 따라 혹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 좌우되기보다 마음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더 낫지 않는가.

 

 

“바다보다 더 장대한 것은 하늘, 하늘보다 더 장대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빅토르 위고가 한 말을 음미하며 이 글을 끝낸다.

 

 

 

 

 

 

 

 

.............................<후기>
1) 1문단과 2문단은 소설 ‘마지막 잎새’의 줄거리를 씀.


2) 3문단은 소설 ‘마지막 잎새’의 해석 또는 메시지를 씀.


3) 4문단은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의 이야기로 마음이 중요함을 씀.


4) 5문단은 필자가 ‘철봉 오래 매달리기’를 통해 마음의 기적을 경험한 것을 씀.


5) 6문단은 소설과 현실을 연결시켜서 무엇이든 마음에 달려 있는 것임을 씀.


6) 7문단은 인생의 행복과 불행이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하는 뜻의 글로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을 씀.

 

7) 8문단은 빅토르 위고의 명언을 넣어 ‘기적을 일으키는 요인은 마음에 있다.’라는 것을 또 한 번 강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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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9-01-07 0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철봉의 기적~~~ 초인간적인 힘을 발휘하셨군요^^
잘 지내시지요. 그리운 페크님!

저는 요즘 마음먹기 수련이 잘 되지 않아 갈팡질팡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귀는 왜 이리도 얇을까요.
심지어.....제 버킷 리스트였고, 하겠다고 약속한 일을 못하겠다고 번복하였지요.
책을 읽으면 혜안이 생긴다고 하는데...언제쯤...

페크pek0501 2019-01-07 11:29   좋아요 0 | URL
저 또한 그리운 세실 님!
잘 지내셨나요? 님의 서재에 몇 번 들렀는데 새 글이 없어서 무지 바쁜가 보다 했어요. 매일 출근하는 일이 보통일입니까? 세실 님은 좀 휴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갈팔질팡~~ 저랑 똑같습니다. 다짐과 실천이 일치가 안 됩니다. 점점 게으름을 사랑하게 되고...
버킷 리스트를 천천히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3개월 잡으셨다면 6개월 잡으시고 4권 책 읽기로 하신 걸 2권 읽기로 하시며 휴식 시간을 충분히 가지세요.
제가 그렇게 살려고 하고 있거든요. ㅋ
긍정적인 마인드로 굿 데이~~~~

서니데이 2019-01-07 2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의 기적‘은 매일 찾아올 수는 없겠지만, 마음으로는 매일 매일, 매순간 있었으면 좋겠어요.
페크님, 좀 어떠신가요. 빨리 좋아지셨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9-01-08 21:5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덕분에 몸은 회복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적은 믿는 자에게만 일어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기적을 적극적으로? 믿기로 했습니다. ㅋㅋ

날씨는 추울지라도 마음은 따뜻한 겨울 지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