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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역사 박물관에 간 명화 - 명화가 된 역사의 명장면 이야기
박수현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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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명화를 많이 노출시켜라!"



'어, 이거 내가 본(아는) 그림이네!'
아무리 훌륭한 명화도 낯선 그림보다 친숙한 그림이 먼저 눈에 띄는 법이다.
그래서 명화의 배경지식을 배우기 전에 눈에 익도록 보고 또 보는 과정이 먼저다.
글자를 읽지 말고 먼저 어떤 그림이 담겼는지 훑어보며, 내가 아는 그림이 들어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일단 그림과 친해졌다면 이 책은 일석이조, 삼조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
명화로 역사를 배우고, 역사를 배우며 명화를 감상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림에 숨겨진 깨알같은 재미와 진실까지 알 수 있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명제를 충족시키는 책이다.

먼저 연관성이 있는 두 편의 그림에 대한 개요와 명화 속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다음 꼼꼼하게 살펴보고 꼭꼭 씹어 내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감상포인트를 짚어준다.

전체 그림에서 어느 부분을 클로즈업하여 설명하는지 도드라지게 색깔로 구별하고
한 부분씩 떼어서 세밀한 묘사와 그림기법이나 의미까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피터르 브뤼헐의 <바벨탑>에 그가 살던 도시 '안트베르펜'이 반영되었다는 것을
이런 친절한 설명이 아니라면 일반 독자가 어찌 알겠는가!^^

이 책은 같은 소재의 다른 명화로 그 차이를 확실히 보여준다.
파리스와 헬레네 때문에 시작된 트로이 전쟁에서 헥토르의 죽음은 정말 애통 자체였다.
헥토로와 안드로마케를 주인공으로 했지만 완전히 다른 명화 두 점을 감상하자.

자크 루이 다비드의 <헥토르의 죽음을 애도하는 안드로마케> 1783년, 캔버스에 유채

조르조 데 기리코의 <헥토르와 안드로마케> 1917년, 캔버스에 유채
설명을 보지 않아도 100년 이상 간극이 있는 두 그림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사실적인 묘사와 추상적인 그림은 미술사조의 변화와 시대의 흐름으로 읽힌다.

이 책은 명화의 배경과 역사 뿐 아니라 화가 개인의 삶에도 관심을 보여준다.
나폴레옹 황제의 궁정화가였던 다비드의 출세와 몰락, 그리고 죽음까지도...

헥토르와 안드로마케는 영화 <트로이>의 장면을 재생시켰다.
안드로마케의 안타까움은 물론이고,
아킬레스 앞에 무릎 꿇고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간청하던 아버지 프리아모스 왕이 떠올라 울컥!
잠시 삼천포로 빠져 영화 <트로이>를 감상해도 나쁘지 않겠다.^^
이렇게 명화는 다양한 예술과도 연결되어 폭넓은 지식과 감수성을 자극하며, 전쟁의 폐해와 평화를 꿈꾸는데까지 이르게 한다.

로마 바티칸 궁 교황의 도서관 벽에 그려진 <아테네 학당>은 이 책의 백미가 아닐까?
나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플라톤과 아이스토텔레스가 헷갈렸는데...

왼쪽이 플라톤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얼굴이고, 오른쪽이 아리스토텔레스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는 여전히 대화를 즐기고,
수학의 아버지 피타고라스와 철학가 클레이토스도 찾아보자.
'햇빛을 가리니 비켜주시오!'라고 알렉산더에게 주문했던 디오게네스와
자신의 얼굴도 슬쩍 그려넣어 화가의 얼굴이 궁금한 사람들을 배려한 센스쟁이 라파엘로 짱!^^

흥미롭게 본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악처의 대명사로 불린 소크라테스 부인도 만날 수 있다.
넓은 그림을 보여주려니 가운데가 접힐 수밖에 없다.

독배를 마시기 전에 부인을 밖으로 나가게 했다는데,
좀 더 큰 명화집에서 찍었더니 가운데 접히는 것도 없고 계단을 오르는 소크라테스 부인도 선명하게 보인다.
누군가의 아내로서 소크라테스 부인에 대한 진실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황제와 왕실 명화를 중심으로 살려 보는 역사공부도 재밌다.
어떤 황제가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는지, 백성은 어떤 왕을 사랑했는지...
명화로 덧씌운 나폴레옹의 영웅 이미지를 걷어낸 충격적인 그림도 만날 수 있다.
그림을 주문하는 사람의 요구에 따라 뚜렷하게 달라진 명화를 보는 일도 흥미롭다.

명화를 그린 화가에게 초점을 맞춰 '아르침볼드'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알려준다.
같은 그림을 거꾸로 봤을 때의 또 다른 모습~~~~~ 신기하다!

평화를 위해 붓을 든 화가들
전쟁과 학살이란 역사적 사건에서 평화를 얘기하는 화가들의 그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50년 한국 전쟁의 참혹함을 세계에 알린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은
우리 역사이고 우리의 아픔이라서 더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명화는 한 마디도 말하지 않지만 그 어떤 웅변보다 강한 메세지를 내포하고 있다.

서양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신화와 성서를 알야야 한다.
서양 역사의 흐름에 따라 36편의 명화로 배우는 역사도 즐거웠지만
지적, 정서적 감수성이 풍요로워지는 느낌도 좋았다.

<미술관에 간 역사 박물관에 간 명화>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명화의 바다에서 뛰어노는데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씀처럼
명화로 역사를 배우고 명화 감상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고학년과 청소년들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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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1-23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10기 서평도서인데 늦었지만 나름 심혈을 기울였어요.^^
요즘 독서회 문집 편집하랴, 지원금 정산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느라 바뻐요.ㅜㅜ

무스탕 2011-11-23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아요. 이런건 청소년뿐만 아니라 저처럼 무지한 어른들에게도 쉽게 볼수있는 좋은 책이고 서평이에요 ^^

순오기 2011-11-24 09:56   좋아요 0 | URL
저도 명화 감상 좋아해서 단계벌로 꽤 소장했어요.^^

마녀고양이 2011-11-23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시군요? ^^
책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탐나는 책이예요.

순오기 2011-11-24 09:57   좋아요 0 | URL
바쁘고 머리 아파요~ 엊그제는 두통약을 하루 세번이나 먹었어요.
어제는 두통약 안 먹고 그냥 버틸만했고요~~~ 여튼 30일까지 끝내야 될 일이 많아요.ㅜㅜ

희망찬샘 2011-12-12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한 저를 한 번 더 느끼고 갑니다. 순오기님 말씀처럼 <<생각 연필>>이 포토 리뷰로 뽑혔어요. 자리 펴고 앉으셔야 할 듯~ 발표 페이지 들어가보니 순오기님 계셔서 반가운 맘에 달려왔다가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순오기 2011-12-13 06:08   좋아요 0 | URL
하하~ 제가 된다면 된다니까요, 심사위원의 눈으로 보면 좀 보이거든요~~~~ ㅋㅋ
저는 특별한 일 없으면 매달 포토리뷰는 당선됩니다. 쓰면서 이건 되겠다~ 필이 오는 게 있거든요.
물론, 반짝이는 독창성도 필요하고 심혈을 기울여 쓰는 건 당근이고요.^^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 I LOVE 그림책
릭 윌튼 글, 신형건 옮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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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시리즈 세 권을 모두 가진 독자는 행복하다.
이제 막 첫돌이 지난 조카의 아들을 위한 이모할머니의 선물로 구입했다.
시리즈 1권부터 성장에 맞춰 캐릭터 인형과 같이 선물했고,
이번엔 화이트 보드와 같이 선물하면 아이 엄마가 더 좋아할까?^^

'첫돌을 맞이한 세상에서 가장 예쁜 우리 아가 -----------에게'
선물을 받을 아이 이름을 쓸 수 있게 한 센스가 돋보인다.
'강*구'라고 이름을 꼭꼭 눌러 써서 보내야지.^^

사랑스런 그림책!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의 매력에 빠져든 매니아를 위한 3탄은
아기의 탄생부터 첫돌을 맞기까지 성장 단계의 감동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아기가 처음 하는 그 모든 것들이 신기하고 경이로웠던 기억을 되살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출생 첫 날의 감동이 떠오르는 장면~~ 우리 아기로 대체해도 다르지 않다.

갓난 아기는 안아주는 것도 조심조심~
나도 안아보겠다고 손내미는 어린 형에게 아기를 맡기기는 불안하지만
형제 자매의 교감을 위해선 꼭 치뤄야 할 일이다.

아기에게 첫 뽀뽀도 해야지~~~~ 쪼옥!
그냥 바라만 봐도 행복해지는 그림이다.
사랑해 시리즈 첫번째 주인공은 이제 형이다.^^

아기가 혼자 앉아 있는 걸 보니 제법 자랐다.
형에 이어 누나의 등장~~ 두번째 책에서 만난 주인공이라 더욱 반갑다!^^

아가야~ 까꿍!
형과 누나와 함께하는 아기는 행복하다.
쪼옥~ 방긋~ 까꿍~
아기와 놀아주는데 많은 말이 필요한 건 아니다.

드디어 아가가 기어간다.
앞에 있는 공을 잡으러 앙금앙금~~~~~ 기어가는 아가도 사랑스럽다.
배경색으로 거사를 치루는 아가의 진중함이 표현되었다.

잇몸이 간지러운지 자꾸 손가락을 빨던 아가에게 반짝 새 이가 돋았다.
첫번째 책에 이어 세번째 책도 윗니가 먼저 나는 것으로 그려졌다.
하하하~ 1963년 런던에서 출생한 캐롤라인 제인 처지도
나처럼 갓난 아기를 키운지가 오래돼서 윗니가 먼저 나는 것으로 착각했나 보다.

내가 셋을 키워서 아는데, 아가들은 아랫니부터 나온다.
우리 막내 아랫니 두 개가 쑥 올라온 사진으로 확인하시라.
한참 이쁜짓 할 때라 윙크하는 모습이다.ㅋㅋㅋ

맨 처음 '엄마'라고 말했을 때~~~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그 기분을 엄마들은 안다~~ ^^

아장아장 걸음마~
첫발을 떼고 조심조심 한 발 한 발 딛을 때의 무한감동도, 아는 사람만 안다.^^
뒤뚱뒤뚱~ 흔들흔들~ 배틀배틀~
꽈당~~~~~ 넘어지는 수순도 거역할 수 없다.

한 해 동안 쑥쑥 자란 아가의 첫돌이다.
성장의 통과의례를 마치고 돌을 맞는 우리 아가 장하다.
케익 앞에 셋이 앉으니 꽉 차는 느낌~ 역시 기본은 셋이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한 일 중에 제일 잘 한 일은 삼남매를 낳은 일이라고 말한다.
6년에 셋을 낳아 10년 육아기간을 바쳤지만, 그 후엔 저희들끼리 알아서 다한다.
하나는 외롭고 둘은 찬반 결론을 못내고, 역시 셋이라야 판정을 낼 수 있다!ㅋㅋ

세상 누구라도 듣고 싶은 말이고,
언제나 아가에게 들려줄 말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아가야, 너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음을 기억하렴!

사랑해 시리즈 3권 뒤표지에는 똑같은 말이 쓰여 있다.
'귀엽고 예쁜 우리 아가를 무릎에 앉혀 놓고 얼마나 사랑하는지 표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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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11-01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셋이어서 좋은 기쁨을 요새는 누리는 집안이 많지가 않아요. 우리집도 딸 셋!! 아들 딸 균형이 안 맞는 게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자매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순오기 2011-11-01 16:25   좋아요 0 | URL
셋이어서 누리는 기쁨이 많다는 걸 외동이나 둘 뿐이면 모르겠죠.^^
한비야씨는 언니 없는 사람이 제일 불쌍하다는데요~ㅋㅋ

희망찬샘 2011-11-02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저도 윗니 그림 보고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봤지요. 우리 아이가 이가 처음 날 때, 마치 새싹이 돋아나는 느낌이 들었었거든요.

순오기 2011-11-02 14:16   좋아요 0 | URL
무심히 지나면 윗니 아랫니 어떤게 먼저 나는지 잊기 쉽지요.^^

잘잘라 2011-11-02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머 어머!!! 어떻게 해요. 막내 어릴때 사진 완전 귀여움!!!
그리구 완전 그림책 아가랑 붕어빵!!! 흐흐흣
첫째는 일찍부터 안경을 썼네요^^ 순오기님 어릴때랑 많이 닮았을것 같아요.(사진으로만 뵈었지만^^;;)
그러나 저는 '기본은 넷!'이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ㅋㅋ(저 어릴때 사진 구도가 생각나서요^^)

순오기 2011-11-02 14:17   좋아요 0 | URL
우리 막내 어릴 때 사진 보면 정말 귀여워요~ 제 언니가 정말 이뻐했어요.ㅋㅋ
우리애들 셋 다 일곱살에 안경 썼어요~ ㅜㅜ
저도 한때는 둘 둘 해서 넷이라야 모든 촌수가 성립한다고 주장했지만, 서른 여섯에 막내를 낳고나니 힘 딸려서 셋으로 마감했어요.ㅋㅋㅋ

마녀고양이 2011-11-02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이쁘당........... 특히 중간에 있는 사진이!
훈훈해요!

순오기 2011-11-03 10:55   좋아요 0 | URL
우리 막내가 어릴 때 많이 귀여웠지요~~~ ㅋㅋㅋ
 
여자아이의 왕국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창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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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잠자리 날개처럼 섬세하고, 꽃을 피우기 위한 준비과정인 여자의 '그날'에 대한 이야기다.
빨강으로 상징되는 그날과 잠자리 날개의 섬세함이 딱 맞아 우리집에서 찍은 꽃무릇 사진으로 시작하고 마친다.^^

여자아이들의 통과의례를 '왕국'으로 설정하고 환상적인 그림으로 보여준다.
내가 37년 전에 치뤘던 '그날'의 경험보다
우리 딸들이 맞이했던 그날의 축하파티와 실반지를 건넸던 기억이 뻐근하게 떠오른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초경을 맞은 여자 아이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 풀어간다.
최대한 색채를 절제하고 바탕에 여러가지 꽃문양을 넣어 복잡한 심경을 표현한 듯하다.

생리대를 건네는 엄마의 손, 손끝의 빨강 매니큐어가 상징적이다.
'이날부터 여자아이는 자기 왕국의 주인이 된다'
매달 빠짐없이 치뤄내야 할 그날을 '왕국'으로 명명하다니
역시 상상력이 뛰어난 이보나씨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딱딱하고 불편한 왕좌, 무거운 왕관은 머리를 누르고
저주받은 개구리가 된 공주처럼 못생긴 나를 발견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 왕국에서 여자아이는
세찬 강줄기와 아무렇게나 떨어지는 폭포와 폭발하는 화산을 만난다.
강줄기와 폭포와 화산이란 낱말에서 그날 몸으로 느끼는 감각과 감정 변화가 감지된다.
그 왕국의 강줄기와 폭포와 폭발하는 화산은 여자만 느낄 수 있으리라.

독사과를 먹은 공주처럼 아프고, 유리산 꼭대기에 갇힌 공주처럼 외롭고
높은 탑에 갇혀 마법에 걸린 공주처럼 졸립기도 하다.
세계 명작의 공주를 등장시켜 그날을 겪는 '왕국'의 공주를 이야기한다.

은유와 상징으로 불편하고 괴로운 그날의 상황이 절절하게 그려진다.
차갑게 얼어붙은 심장, 깨진 얼음 조각에 베인 손가락의 상처와 빨간 피
자기가 아이인지 눈의 여왕같은 어른인지 종잡을 수 없다.
'내 마음 나도 몰라' 갈팡질팡하며 여자는 그날을 겪어내야 한다.

제일 마음에 든 장면이다.
속옷을 입는 뒤태에서 여자아이의 손길과 마음결까지 감지된다.
그때가 되면, 완두콩 한 알에도 신경이 곤두선다는 표현은 머리끝이 쭈뼛했다.
완두콩으로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여자의 그날을 상징하다니, 놀랍다!!

왕국의 주인이 되고 싶지도 않지만, 결코 그 왕국에서 도망갈 수도 없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 여자아이는 왕국을 다스리는 법을 알게 된다.
왕관과 베일을 쓰는 법, 불편한 왕좌에 부드러운 방석을 놓는 법도 익힌다.
발에 맞지 않던 큰 구두가 꼭 맞는 것처럼 몸도 마음도 편안해진다.

조각조각 보여주는 그림에서 새로운 의미를 깨닫고
자기 왕국의 모든 것을 다스릴 수 있는 진정한 여왕이 된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오래전에 초경을 치뤄서 그 불편함과 두려움을 망각했을 엄마들과
화성남자로 금성여자를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아빠를 비롯한 남자들이 보면
여자의 그날을 잘 이해하지 않을까?^^
여자의 감정이 얼마나 섬세하고 복잡한지, 그날을 맞는 여자의 심리를 알아주기에 좋을 책이다.

물론 초경을 맞게 될 또래나 이미 과정을 겪은 여자아이들의 필독서로도 추천한다.

이 책을 여러번 보고 또 봤더니 무심코 지났던 표지 그림의 의미가 새삼 다가왔다.
이보나씨는 폴란드보다 한국에서 더 유명하다고 우리나라 독자와의 만남에서 말했다는데
이 분의 그림책을 보면 볼수록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고 읊었던 미당 서정주의 국화꽃이 아니라도 좋다.^^
오히려 절집 마당이나 뒷산에서 숨죽여 피어나는 꽃무릇처럼
사랑하는 이를 만나 생명을 잉태할 그날을 준비하는 여자의 고통을 이해한다면, 위대한 그녀들을 축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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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1-09-28 0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이책보면서 참 고운 책이다라고 생각했는데바로 올리셨네요,

순오기 2011-09-29 00:35   좋아요 0 | URL
딸이 있는 집은 꼭 소장해야 될 책이 아닐까 싶은...
보고 또 보게 되는 책이네요.^^

세실 2011-09-28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보나 작가의 책이 이런 느낌이군요. 잔잔하지만, 메시지가 있는 구성이 맘에 드네요~~
베리베리님 서재에서 그녀의 글 읽었어요.
친구가 근무하고 있는 제천에도 강연회가 열리는데 가보고 싶네요.
우리나라에 온걸 미리 알았으면 우리도서관에도 강연회 추진하는건데 아쉽다~~~

순오기 2011-09-29 00:36   좋아요 0 | URL
이보나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된 다른 책과 이건 분위기가 달라요.
좀더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배경에 깔아 논 문양들도 참 좋아요.
외국 작가들이 한국 왔을 때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으면 좋은 일이죠~

잘잘라 2011-09-28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한창 꽃무릇이 필 때예요. 실은 시험 끝나고 꽃무릇 보러 고창 선운사 가려고했는데 어찌 어찌 선운사는 다음으로 미루고 남해 다녀왔지요. 가보고 싶은 곳으로 남해를 꼽고 계시다고 했는데 만약 남해를 가실거면 꼭 가족과 함께 하셔요. 남해는 풍경 여행 휴식 여행 보다는 체험 여행으로 가야 좋을 것 같아요.^^;; 그냥 제 짧은 소감이예요. ^^;;;;;

아 참, 그림이 참 아련해요. 눈여겨뒀다가 조카에게 선물해야겠어요.

순오기 2011-09-29 00:39   좋아요 0 | URL
꽃무릇이 가득한 사찰들이 좀 있죠~ 선운사, 영광 불갑사, 용천사~ 등등
남해는 조용히 돌아보고 싶었는데, 가족 체험으로 좋은 곳이라니...
가족과 동행하려면 힘들어서 나혼자 훌쩍 가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조카는 고모덕에 좋은 책을 많이 접하니 복받은 녀석이군요!^^

프레이야 2011-09-28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나 아름답고 배려깊은 그림책이 있군요.
담아갑니다. 색감도 참 곱고 내용은 더 사랑스럽네요.
작은딸 보여줘야겠어요.^^

순오기 2011-09-29 00:40   좋아요 0 | URL
배려깊다는 표현이 딱 맞는 책이어요.
작은딸 뿐 아니라 큰딸이나 엄마도 같이 보세요~ ^^

소나무집 2011-09-29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딸이랑 함께 볼게요. ^^

순오기 2011-09-29 16:02   좋아요 0 | URL
엄마랑 딸이랑 같이 보고 아빠랑 아들도 보게 하세요.^^

책가방 2011-09-30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1딸아이가 지난달에 처음으로 "그날" 을 경험했답니다.
또래보다 늦은 편이라 당황하지도 않더라구요..^^
이론도 풍부한 편이고, 경험도 했지만... "그날"에 <귀찮음>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 듯..
그림책을 좋아하는 엄마 덕분에 이 책을 보게 될 내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하게될 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순오기 2011-09-30 03:26   좋아요 0 | URL
따님의 '그날'을 멋지게 축하해주셨나요?^^
어쩌면 '그날'을 귀찮고 불편한 날 이상의 의미를 찾기는 한동안 어렵겠지요.

같은하늘 2011-10-01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책 정말 좋아해요.
이 책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여자아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줄 책이네요.
허나 저희집에는 필요가 없으니...쩝...^^;;

순오기 2011-10-03 01:24   좋아요 0 | URL
사내아이들도 여자의 '그날'을 이해하려면 봐둬야죠.
도서관에 신청하시면 될 듯...

희망찬샘 2011-10-0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풍의 느낌을 보고 혹시? 했는데 역시 그녀의 작품이네요.

순오기 2011-10-08 12:24   좋아요 0 | URL
역시 이보나~~~~ ^^
 
스미레 할머니의 비밀 꼬맹이 마음 42
우에가키 아유코 글.그림, 서하나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1년 5월
구판절판


내 미래의 모습처럼 퉁퉁한 스미레 할머니는
개콘의 김병만도 울고 갈 바느질의 달인이래요.^^
순오기뿐 아니라 웃을수록 작아지는 호호할머니도 닮은 거 같죠.

할머니와의 추억을 갖고 있는 어린이가 얼마나 될까요?
더구나 바느질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본 어린이는 몇이나 되고...

스미레 할머니의 반짓고리에 담긴 자잘한 바느질 도구들~
앞으로 바느질하는 풍경은 그림책이나 TV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빨간색 바탕에 호기심을 부추기는 제목 <스미레 할머니의 비밀>이 뭘까요?

스미레 할머니 방은 그야말로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군요.
고양이를 좋아하는 일본인답게 스미레 할머니 방에도
살아있는 고양이 뿐 아니라 고양이 모습의 물건들이 아주 많아요.

할머니가 페이지가 접히는 가운데에 있어 얼굴이 접혀요.ㅜㅜ
오른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접히지 않고 잘 보일텐데 편집이 아쉽네요.

아~ 스미레 할머니는 눈이 어두워 바늘에 실을 꿰기가 어렵다네요.
집 앞을 지나는 사람에게 부탁해 실을 꿰는 할머니.
아~ 나도 올해부터 바늘에 실 꿰기가 어려워
스미레 할머니에게 동병상련을 느낍니다.ㅜㅜ

비오는 날은 집 앞을 지나는 사람이 별로 없어 큰일이네요.
하염없이 비는 내리고...

다행히 창밖에 개구리 가족이 있어 실을 꿰어줬어요.
개구리의 등장은 아이들이 좋아할 동화적 환타지가가 분명하지요.^^

개구리들은 할머니께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부탁했는데, 무슨 일일까요?

이런~ 개구리의 수련잎 침대가 찢어졌군요.
할머니는 손녀의 비옷 조각으로 물고기 모양을 오려 수련잎에 덧대어 줬어요.
할머니 솜씨도 좋지만 물고기 무늬로 덧댄 디자인 감각도 훌륭하지요.^^

할머니는 날개가 찢어져 울고 있는 나비에게도
"쉽지, 한번 고쳐 보자꾸나."
하더니 비단 레이스로 날개를 만들어 주었어요.
할머니 손길만 닿으면 완전히 쓰모 있는 것으로 변신하네요.

둥지가 바람에 날아가 떨어졌다고 허둥지둥 도움을 청해온 직박구리
할머니는 또 흔쾌히 직박구리를 따라갑니다.

완전히 부서진 둥지를 쉽게 고쳐주는 스미레 할머니
실과 천 조각을 모두 꺼내 알록달록 예쁜 둥지로 고쳐줬어요.
할머니는 무엇이나 척척 고치는 만능 솜씨꾼이네요.^^

하하~ 둥지가 바람에 날려 떨어지지 않도록 나무 기둥에 실로 칭칭 붙들어 맸군요.
어미새는 둥지 속에 행복한 알을 세 개나 낳았어요.
지그시 눈을 감은 어미새의 뿌듯하고 고마움이 깃든 표정 보이죠?^^
개구리도 나비도 축하해주었고요.

아뿔싸~~~~~
새 둥지에 실을 칭칭 동여맸더니 실이 다 떨어져버렸어요.
손녀의 원피스를 완성해야 하는데...
나비와 개구리가 찾아낸 실은 아주 짧은 것 뿐이네요.ㅜㅜ

하지만 걱정은 NO!
세상은 서로 돕고 사는 아름다운 곳이니까요.
직박구리가 좋은 방법을 생각해냈는데 눈치 챘나요?^^

할머니는 개구리에게 실을 꿰어 달라고 부탁해
한 땀 한 땀 장인의 손길로 정성을 다해 수를 놓았어요.

짜잔~~~~~~ 어때요?
손녀가 원피스를 입고 빙글 돌았더니 수를 놓은 실이 반짝반짝 빛났어요.
마치 빗방울이 튀어 오르는 것처럼...
원피스에 수놓인 개구리와 나비, 새둥지의 직박구리와 거미도 보이네요.
이 친구들이 왜 손녀의 원피스에 있는지 우리는 알지요.^^

스미레 할머니의 은빛 실은 누가 가져왔을까요?

'쉿, 비밀이야~~~'
개구리와 나비와 직박구리는 할머니의 수신호를 보았어요.
물론 줄을 타고 내려온 거미도 알지만
"쉿~~~~~ 비밀이에요!"^^

스미레 할머니 같은 반짓고리는 혼수로 해왔지만
아이들 키우며 장난감이란 또 다른 용도로 한몸을 바쳤고...
두번째로 장만한 건 00은행 마크가 찍힌 기념품.ㅋㅋ
검은색 실 위에 선명하게 실꿰는 도구가 보이죠?
실 꿰어 줄 우리 아이들 없을 땐, 바로 고녀석이 일등공신입니다.^^

젊은 엄마들,
스미레 할머니처럼 눈 어두워지기 전에 바느질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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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1-09-01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 아이의 파랑 원피스가 눈을 확 사로잡네요.

순오기 2011-09-01 11:29   좋아요 0 | URL
파랑 원피스가 참 이쁘죠~~ ^^

bookJourney 2011-09-01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이에게 보여주면 좋아할 그림책이에요. 할머니께 읽어드리라고 해야겠어요. ^^

순오기 2011-09-02 07:37   좋아요 0 | URL
오~ 할머니가 읽어주는게 아니고, 아이가 할머니께 읽어드리는 거였네요.^^
슬이가 할머니께 읽어주는 모습 떠올려봅니다~~~~~~

숲노래 2011-09-03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바느질과 뜨개질을 잘 배워서 물려받을 수 있도록 순오기 님도 힘써 주셔요~

순오기 2011-09-05 02:19   좋아요 0 | URL
다행이 요즘은 남녀 구별없이 학교에서 바느질도 뜨개질도 배우고 수행평가도 하더라고요.^^
저는 바느질 뜨개질 다 좋아하는데... 실제로 많이 하지는 못하고 살아요.ㅜㅜ

같은하늘 2011-09-05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너무나 예쁜책이예요.
도미노서평단 신청할때 날짜를 놓쳐서 안타까웠는데...^^

순오기 2011-09-05 02:19   좋아요 0 | URL
도미노서평단 선정방식이 좋아요. 이 책은 정말 탐났어요~ ^^
 
고 녀석 맛있겠다 - 별하나 그림책 4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1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백승인 옮김 / 달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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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노라면 한때 공룡에 올인하는 시기를 겪게 된다.
우리 삼남매도 아들, 딸 구별없이 공룡에 빠져들었는데
그래서 공룡 책도 많이 사들였고, 공룡 전시회는 빠지지 않고 관람했었다.

공룡 장난감도 수없이 사들여 질리도록 갖고 놀았는데
포토리뷰를 쓰기 위해 먼지를 뒤집어 쓴 아이들 장난감 통을 찾았다.
12간지 만화 '꾸러기 수비대'와 크고 작은 공룡과 온갖 동물들
브라키오사우르스와 스피노사우르스가 보인다.
특히 아들녀석이 즐겨 놀았던 말캉한 촉감의 공룡은 어디로 갔을까?
녀석의 책상 서랍에 잠들어 있을지도...

대물림 하려고 보관중인 놀이감에 공룡도 끼어 있다.

미야니시 타츠야 <고 녀석 맛있겠다>는
무서운 티라노사우르스를 무장해제시킨 사랑스런 안킬로사우르스의 찡한 감동스토리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열광할 그림책이 틀림없다.

굵은 선에 화려한 색감으로 단순화 시킨 미야니시 타츠야 그림의 특징이 살아있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화산이 쾅쾅쾅 지진이 우를우릉우릉 하던 그때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듯
등딱지가 뾰족뾰족한 갑옷을 입고 눈을 꼭 감은 채 아기 안킬로사우르스가 태어났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엄마 아빠는 보이지 않는다.

캬우웅~~~~~
무서운 소리와 커다란 그림자의 정체는 뭘까?

"헤헤헤~ 고 녀석 맛있겠다"
군침을 흘리며 아기 안킬로사우르스를 한 입에 삼키려는 티라노사우르스다!!

"아빠! 슬펐어요. 무서웠어요?"
왈카닥 다리에 매달린 안킬로사우르스~~
"어떻게 내가 네 아빠라는 거냐?"
"내 이름을 불러주었잖아요. 내 이름을 알고 있으니까 우리 아빠지!"

하하~ 군침 흘리며 '고녀석 맛있겠다'고 한 말을 제 이름을 불러준 것으로 알았구나!OTL

크하하하~~~~~ 하루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아기 공룡 되시겠다.ㅋㅋ
저를 잡아 먹으려는 무서운 티라노사우르스 앞에서
태연하게 우적우적 풀을 뜯어먹는 아기 공룡
"많이많이 먹고 얼른 아빠처럼 되고 싶어요!"
"나, 나처럼 되고 싶다고......?"

하하하~~~~
아빠를 닮고 싶다는 말에 완정 무장해제 당한 티라노사우르스도 보기 좋다!

"흐흐흐~ 맛있겠다."
눈을 번뜩이며 커다란 입을 쩍 벌려 덥석 잡아 먹으려는 키란타이사우르스에게
"어! 저 아저씨도 나를 알고 있네."
라는 철부지 안킬로사우르스를 어쩌면 좋아.ㅜㅜ

철부지 '고녀석 맛있겠다'를 지키기 위해
티라노사우르스는 키란타이사우르스와 대격돌~
꼬리를 휘둘러 키란타이사우르스를 휙 날려버렸다.
저를 지키기 위해 대판 싸움이 벌어진 것도 모르고
맛있겠다는 배부르게 풀을 뜯어 먹고 잠이 들었다.
졸지에 아빠가 된 티라노사우르스는 잠든 아기를 또 지킬 수밖에...

"허허, 나같이 되고 싶다고......"
아빠 티라노는 등허리에 난 상처보다 마음이 더 욱신욱신 쑤시는 밤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를 보듬고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헤아렸을까?

반짝이는 별들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밤!

우루릉 쾅~~~
티라노는 화산이 터지는 소리에 잠을 깼는데 '맛있겠다'가 보이지 않는다.
혹시 키란타이사우르스에게 잡아 먹힌 건 아닐까?

걱정스런 티라노사우르스의 눈에
빨간 열매를 등에 짊어지고 오는 안킬로사우르스가 보였다.
"아빠, 이것 먹어 보세요.
아빠는 풀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내가 저기 산에 가서 따 왔어요. 잘했지요?"
"어, 어쩌자고 그렇게 멀리까지 간 거니! 위험하잖아!"
티라노사우르스는 화가 나서 소리치고

"자, 잘못했어요. 아빠가 기뻐하실 줄 알고... 정말 잘못했어요."
"오냐, 오냐, 알았다. 이제 그만 울어라......"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르스는 안킬로사우르스의 사랑에 감동받아
빨간 열매 한 알을 입에 쏙 집어넣었고~
다음 날부터 맛있겠다는 아빠를 위해 아침마다 빨간 열매를 따러 갔다.

아빠가 된 티라노사우르스는 맛있겠다에게
박치기와 꼬리를 쓰는 법, 울부짖는 법 등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맛있겠다는 얼른 아빠처럼 되고 싶어 열심히 배웠다.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어 헤어져야 할 시간
하지만, 맛있겠다는 아빠랑 헤어지기 싫었다.
아빠차럼 되고, 언제까지나 아빠랑 같이 살고 싶었다.

티라노사우르스는 저 산까지 누가 빨리 달리나 내기를 해서
맛있겠다가 이기면 함께 있어 주겠다 약속을 했다.
맛있겠다는 눈물을 훔치고 꼭 이겨서 아빠하고 함께 살리라
힘차게 산을 향해 달렸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에 보이는 빨갛고 뾰족뾰족한 것은 무얼까?

아~~~~~~ 안킬로사우스와 똑같이 생겼다.

잠시 안킬로사우르스의 아빠가 되었던 티라노사우르스는
"잘 가라, 맛있겠다야...."
작별하고 빨간 열매를 먹었다.

아빠를 닮고 싶은 아이들,
언제나 아빠와 힘께 살고 싶은 아이들 마음에 촉촉하게 젖어드는
가슴 찡한 티라노사우르스와 안킬로사우스의 사랑이야기!


'고 녀석 맛있겠다'는 아니지만
사랑을 듬뿍 담아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엄마 아빠와 같이 공룡 공부도 하고 싶어요~~~ ^^

안킬로사우르스와 티라노사우르스를 검색해보는 건 기본,
티란타이사우르스는 네이버 검색에 안 나온다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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