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양장)
로버트 뉴튼 펙 지음, 김옥수 옮김, 고성원 그림 / 사계절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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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사계절출판사의 1318문고로 책따세 추천도서였다.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우수 청소년 도서로, 우리나라에선 1994년 1월에 초판이 나왔으니 15년이나 줄곧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이다. 중학생 이상의 자녀가 있다면 필독서로 꼽아도 후회하지 않을 책이다. 우리 애들도 재미와 감동으로 책을 읽었고, 다음 편인 '하늘 어딘가에 우리 집을 묻던 날'도 보고 싶어해 즉시 구입했다. 청소년들을 위한 성장소설로 책따세가 추천하는 책은 사거나 읽고서 후회한 적이 없다. 중1 막내의 독후감으로 청소년의 감상을 엿보기 하자.

로버트 펙의 성장 이야기     -중학교 1학년 선민경-

처음 제목을 보고는 그다지 재미없는 책일 거라고 생각했다.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는 날이 뭐가 어쨌다는 말인가. 하지만 이 얘기는 한 시골 소년인 로버트가 점점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이야기로, 작가 로버트 뉴턴 펙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어느 날 로버트는 집에 오던 중 이웃인 테너 아저씨의 소가 새끼를 낳는 걸 도와주고는 아기 돼지 ‘핑키’를 얻게 된다. 핑키가 얼마나 예쁜 돼지였냐면, ‘코와 귀가 분홍색이고 발가락에도 분홍색 점 두어 개가 있는’ 새끼돼지였다. 이 설명을 보고 정말 새끼돼지 한 마리가 가지고 싶어졌다. 돼지는 새끼일 때 진짜 너무 예쁜 것 같다.

로버트는 핑키를 받고 감격 받는다. 처음으로, 완전히 자신의 것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을 가졌기 때문이다. 난 그 장면을 보고 좀 신기했다. ‘자기 것’이 생겼다고 이렇게 좋아하다니,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쉽게 상상이 안 갔다. 핑키를 받은 후로 로버트는 어디든 핑키와 함께 다녔다. 핑키에게 우리도 지어주고, 러틀랜드 박람회에 핑키도 데리고 가서 파란 리본을 받는다. 어린 소년은 이렇게 해서 점점 더 어른이 되어 간다. 나는 이런 성장물이 좋다. 내가 그의 일생을 바라보면서 그와 함께 살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 핑키는 이웃 테너 아저씨네 수퇘지와 교미를 하지만, 씨를 받지 못한다. 결국 돼지잡이가 직업인 아빠는 핑키를 도살한다. 로버트도 핑키를 도살하는 걸 도운다. 살아 숨쉬던 핑키는 순식간에 내장이 꺼내지고 피를 흘리며 죽어 갔다. 그건 더 이상 핑키가 아니었다. 어디서나 손쉽게 볼 수 있는 돼지고기에 불과했다. 소중한 것을 잃는 것도, 어른이 되기 위해 겪어야 하는 성장통일까? 그러기엔 로버트가 너무 불쌍했다. 

그러나 로버트에게 또 다시 슬픔이 찾아온다. 아버지가 병에 걸려 돌아가신 것이다. 난 로버트가 어떻게 대처할지 조마조마 했지만, 로버트는 의외로 담담하게 대처한다. 장례 절차를 준비하고, 장례식을 치르고... 아버지가 죽은 날이 바로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이었다. 참 아이러니 하다. 아버지가 죽어서 도살장의 사람들이 아버지 장례에 오느라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은 것이다.

 

이제 아무것도 몰라도 됐던 소년시절은 끝나고, 아버지를 대신해 어른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로버트가 너무 일찍 어른이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분명 힘든 일도 많겠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들의 도움으로 로버트는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파이팅!

2편이 궁금하다~~~'하늘 어딘가에 우리집을 묻던 날'이라니~ 집이 없어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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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8-14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이 2편도 있어요?
2편의 제목을 보니 해피엔딩이 아닐 것 같아요 ...

순오기 2008-08-14 01:18   좋아요 0 | URL
민경이랑 성주는 2편도 읽었는데 엄마는 아직이에요.ㅜㅜ
 
똥벼락 사계절 그림책
김회경 글, 조혜란 그림 / 사계절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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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에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똥'얘기다. 똥벼락은 그 중에도 아이들이 신나서 읽는 책이다. 왜 좋은지 물어보면 똥벼락을 내려 김부자를 혼내주는 게 후련하단다. ㅋㅋㅋ 아이들이 혼내주고 싶은 어른들에게 그렇게 하고 싶은 건 아닐까?^^ 그렇다면 독후감에도 아이들의 생각이 묻어나야 한다. 우리들이 써야 했던 모범적인 독후감은 이제 그만~~ 솔직한 초딩들의 생각이 어떤지 구경하자.

욕심쟁이는 벌 줘야 해       -2학년    임호영-

내가 산도깨비라면 김부자에게 모든 똥을 먹일 거다. 그 다음 방망이로 머리를 때리고 사라질 거다. 그 다음, 그 다음, 그 다음 날에도 계속 할 거다. 그래서 버릇을 단단히 고칠 거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되면 머리 위에 이 세상 모든 똥을 올릴 거다. 그래서 똥을 떨어뜨린 숫자 대로 곤장을 때릴 거다. 그것도 아주아주아주 세게. 그래서 아예 앉지도 못하게 만들 거다. 그 다음엔 불쌍해서 돈을 50만냥을 줄 거다.

호영이는 독특한 발상을 많이 하는 개구쟁이 녀석이다. 수업 중에는 종종 이상한 소리를 잘 내서 방해하지만 개그맨 뺨치는 녀석의 표정-눈동자를 중앙으로 모으기-엔 절대 화를 낼 수 없다. 가끔은 스을쩍 다가와 찐한 포옹으로 애정을 표현하는지라 미워할 수없는 녀석이다. 녀석의 평소 행동으로 보면 독후감에 쓴대로 김부자에게 이렇게 하고도 남을 녀석이라 짐작된다. 선생님이나 부모들은 아이에게 모범답안(?) 같은 글을 요구하지 말자. 주제를 잘 못 알면 어떻고 올바른 교훈을 얻지 못한들 어떠리. 아이가 옛이야기 한 편으로 즐겁고 신났으면, 그래서 책을 좋아하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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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8-08-1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책을 읽고 어쩜 저보다 그 느낌을 잘 쓰는지~

순오기 2008-08-13 07:05   좋아요 0 | URL
어린이의 솔직한 순수함은 어른이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인거 같아요.^^

프레이야 2008-08-12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잘 썼네요. 솔직한 글이 좋은거죠.

순오기 2008-08-13 07:05   좋아요 0 | URL
이녀석이 어제 쓴 글도 나를 즐겁게 했어요. 솔직한 2탄은 위에 있어요.ㅎㅎㅎ
 
잔디숲 속의 이쁜이 1 이원수 문학 시리즈 6
이원수 지음 / 웅진주니어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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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이원수, 방정환, 이주홍... 등 대가들의 창작동화가 주류였는데, 요즘은 젊은 작가들의 창작동화가 많이 나와서 밀리는 느낌이다. 아이들도 예전 동화보다는 최신동화에 정서적인 교감을 할 거라 생각들지만, 옛것을 무시하고는 튼튼한 토대를 세울 수 없기에 부모들이 스을적 권해주는 센스도 필요한 것 같다.

이원수선생님은 우리 아동문학을 민족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린 분이라 할 수 있다. 초등저학년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당시로는 파격적인 환타지였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개미들을 주인공으로 인간사를 담아내어 생각할거리를 많이 제공한다. 요즘 광고처럼 모두가 '예'할때 '아니오' 할 뿐 아니라, 뭔가 변화를 원한다면 용기를 내어 도전해야하지 않을까?

우리집엔 6월쯤, 장마철로 기억되는데 개미들이 나와서 난리를 친다. 음~ 위생상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얘들도 짝짓기 비행을 위해 꾸역꾸역 나오는 걸 막을수가 없다. 처음엔 질색하고 이것 때문에 이사 가야겠다 악다구니도 썼지만, 이제 10년이 넘어가니 한식구로 생각하고 며칠간 북새통을 떨어도 눈감아준다. ^^ 이 책의 주인공이 개미라서 곧 겪게 될 북새통이 떠올랐다.ㅠㅠ

잔디숲속의 이쁜이 개미를 깜찍하고 귀엽게 잘 그려낸 3학년 이현주의 작품을 감상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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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5-24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날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요즘 올라오는 사진들은 사이즈가 좀 작네요. 클릭하면 오히려 더 작아져요.

순오기 2008-05-24 12:5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클릭하니까 더 작아지네요~
마노아님은 이미 찬사의 날개를 갖고 있어요.^^

희망찬샘 2008-05-25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솜씨가 좋은데요. 지도하신 분 덕분이겠지요?^^

순오기 2008-05-25 12:12   좋아요 0 | URL
여기에 작품이 올라오는 애들은 적어도 1년 이상 만나는 아이들이죠. 현주는 2년 했고요. 스스로 잘 하는데 조금은 가르침이 도움되겠죠!^^
 
<독서논술>닭싸움을 시키는게 나쁘다
쌈닭 국시꼬랭이 동네 6
이춘희 지음, 강동훈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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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싸움을 시골 출신들은 잘 알지만, 도시 아이들은 사진이나 TV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시골에서도 요즘은 이런 놀이를 할 여가도 없는 듯하다. 사라져가는 우리 것들을 알게 하려면 열심히 책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언어세상의 국시꼬랭이시리즈 '자투리문화를 찾아서'는 훌륭한 기획이다. 그중에서 쌈닭은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책이다. 대리만족을 하는 걸까? ^^ 마인드맵으로 정리를 잘해서 한눈에 내용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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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5-24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때 인문지리학 교수님이 마인드맵을 자주 하셨는데 늘 신기했어요. 공책 한바닥 다 쓰는 것도 재밌었구요^^

순오기 2008-05-24 12:51   좋아요 0 | URL
내가 설명할때나 줄거리 정리할 때 마인드맵을 자주 했더니, 이젠 제법 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부모의 희망콩-우리 아이 어떻게 자라면 좋을까
콩형제 이야기 우리나라 그림동화 1
정채봉 지음, 김병종 그림 / 대교출판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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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독후감을 쓰는 것보다 다른 형식의 독후활동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그림으로 표현하는 걸 가장 좋아한다. 콩나물이 되거나 콩나무가 된 콩형제 이야기를 만화로 꾸몄다. (4학년 배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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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5-24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그림이 사랑스럽고 귀여워요.^^
제가 고등학생일때 정채봉 작가의 <모래알 한가운데>라는 책을 읽었는데 감성이 깨끗하고 아름다우신 작가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그 분의 많은 책들이 지금까지 우리 아이들에게 꿈과 사랑을 전해주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순오기 2008-05-24 15:47   좋아요 0 | URL
정채봉님의 작품은 아이 어른없이 다 감동을 받는 것 같아요. 작가 본인의 삶이 어머니를 여윈 아픔으로 살았기에 더 따뜻한 감동을 담아내겠죠.

bookJourney 2008-05-25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귀여워요~~
그런데, 왜 울 아들녀석은 이런 활동을 하라고 하면 싫어할까요? --;

순오기 2008-05-25 07:45   좋아요 0 | URL
우리 애들도 좋아하지 않아요. 평상시엔 독후활동 거의 안하고, 방학때만 독서록을 쓰게 하니까 숙제라서 했다지요.ㅎㅎ
그래도 많이 읽으면 내공이 쌓이는 것 확실하니까~ 열심히 읽으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