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도둑 놈! 놈! 놈! 읽기의 즐거움 6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유혜자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독일 청소년 문학상과 안데르센 상, 린드그렌 상을 수상한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는 절대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다.
'오이 대왕'과 '여름방학 불청객'이란 청소년 소설로 만난 이 작가는, 내가 그의 팬이 되는 걸 망설이지 않게 했다.

 

<우체국 도둑 놈! 놈! 놈!>은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방법부터 참신하다. 개구장이 소년들의 모임 무퍼파의 대장인 무퍼 마이어와 페리 무핑거, 실종된 열 살 소녀 이본카의 친구로 사건 해결의 단서를 제공하는 리제 슈무퍼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다. 물론 이본카 피본카와 리제의 쌍둥이 할머니 캐릭터와 활약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이 책은 줄글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만화적인 삽화로 간단명료하게 정리한 센스가 돋보인다. 어린이 독자들은 그래서 더 열광할 듯.^^

 

 

하루를 재미있게 보내려는 개구쟁이 무퍼파에게는 늘 새로운 사건이 필요하다. 더구나 녀석들은 호기심이 넘치고 가만히 있으면 몸이 근질거리는 열한 살 소년들이다. 대장 노릇을 하는 무퍼 마이어와 페리 무핑거에게 재미있는 사건을 물어오지 않으면 대장으로 섬기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하하하~ 이런 깜찍한 개구쟁이들!!

 

새로운 사건을 찾느라 신문을 뒤적이던 무퍼 마이어와 페리 무핑거의 눈에 반짝 띈 사건은 바로 열 살 소녀의 행방불명!!

자~ 개구쟁이 무퍼파가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탐정놀이에 빠진 녀석들에게 누가 어떤 도움을 주는지 지켜보자.

콧수염 오토, 뚱보 오토, 삐딱이 오토라 불리는 세 명의 우체국 도둑 놈놈놈은 돈을 훔치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지, 무퍼파 아이들과 어른들이 합세한 한판 승부는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보다는 '저렇게 허술한 도둑들이 있어?' 살짝 깔보면서 탐정놀이에 동참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무퍼파 아이들의 수사에 아는대로 제보하고 도움을 주는 어른들도 썩 괜찮아 보인다. 특히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은 무엇이나 다 아는 척척박사 쌍둥이 할머니와 납치된 이본카의 활약도 놀랍고 이본카를 돌보는 키티는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ㅋㅋㅋ

 

"이제 이본카를 찾았고, 우체국 돈까지 돌려주게 되었구나."

"하지만 도둑들은 도망갔잖아요. 그 사람들은 도둑들이니까 감옥에 가야 해요!"

"어젯밤에 우리 집 체리나무의 체리들은 누군가 다 훔쳐 갔어. 손해가 컷지. 누가 우유 가게의 간판도 떼어 갔더라. 그런 것도 다 도둑질이야. 또 하수구 구멍도 막히게 했고. 아주 나쁜 짓이지. 그리고 티네만 씨의 집 창고에 무단침입까지 하더구나!"

"하지만 그건 상황이 달라요! 우린 아직 애들이잖아요."

"그래 맞아, 그런데 말이야. 우리들은 나이가 아주 많아. 우리처럼 나이가 많으면 오토 같은 사람들도 아이로밖에 안 보인단다." (142~143에서 발췌 인용)

 

이본카와 돈만 찾고 우체국 도둑 세 명의 오토를 놓아 준 쌍둥이 할머니에게 불만을 터뜨리는 무퍼파 아이들, 과연 쌍둥이 할머니는 우체국 도둑 놈놈놈이 당신들 눈에는 어린아이라고 그냥 용서하고 도망치게 했을까? 또 이웃에게 피해를 준 무퍼파 아이들의 행동도 도둑질과 같은 것이라고 벌을 받게 했을까?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해답을 알게 되는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작가의 솜씨로 빚어낸 탐정놀이는 매력적이다. ㅋㅋㅋ

 

 

 

140쪽, 위에서 여섯 째 줄 오타~ 뚱보 오토가 몸을 숙여 권총'에'=>'을' 집어 들고 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고의 대단한 심부름 - 서울시교육청, 고래가숨쉬는도서관, 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 2013 전북교육청 선정 학교종이 땡땡땡 1
이소 미유키 글, 쓰치다 요시하루 그림, 류화선 옮김 / 천개의바람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부모들이 자녀들을 과잉보호하며 온실 속에서 키운다는 비판도 있지만,

세상이 점점 험악해지고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자녀를 강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 마음과는 달리 과잉보호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아이를 키워야 하는 부모와  뭔가 혼자 해보고 싶은 어린이들에게 환영받을 동화다.

'나도 혼자 할 수 있어!' 자립심이 강한 아이나

혼자서 뭔가 하기엔 자신이 없는 어린이에게도 힘이 될 동화다.

동화 속 주인공은 고릴라지만 어린이로 대체해도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될 것이다. ^^

 

고릴라 마을에선 어린 고릴라들이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을 만큼 자라면 혼자 심부름을 다녀오게 하는 규칙이 있다.

우리의 주인공 우고의 홀로서기는 이렇게 첫 심부름으로 시작된다.

우고는 사랑하는 할머니께 맛있는 사과를 가져다 드리고 싶어 멀리 사는 할머니댁을 찾아 간다.

첫 심부름을 멀리 보내는 엄마가 불안한 마음을 떨치고 어린 우고를 믿고 허락하는 것도 대단하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며칠간 먹을 음식을 싸들고 심부름을 나선다.

숲 속에서 매일 밤 잠들기 전에 할머니께 드릴 사과 다섯 알을 정성스럽게 닦는 우고의 마음이 예쁘다.

일주일이 지나자 할머니가 사는 뾰족산이 보이기 시작했고,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하지만 첫 심부름은 그리 만만하고 순탄하지는 않았다.

우고는 폭풍우를 피해 허겁지겁 숲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길을 잃었다.

자, 우고 앞에 닥친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

독자들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우고를 지켜볼 수 밖에...

 

  

 

동물들의 세계나 사람의 세상이나 혼자 사는 곳은 아니다.

서로 서로 도우며 어려움을 헤쳐나가 첫 심부름을 완수하는 우고를 기대해도 좋다.

숲 속에서 우고와 함께 어려움을 해결해나가는 친구는 누구일까?

 

생김새는 서로 다르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숲 속 친구들이 멋지다.

왕따와 학교 폭력으로 시끄러운 우리들 세상이 걱정스럽지만

우고와 따콩이처럼 서로 달라도 조심스럽게 진심으로 다가서면 친구가 될 수 있다.

 

  

 

우고는 첫 심부름을 해내면서 많은 걸 깨달았겠지요.^^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어요!

'혼자라도 용기있게 도전하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서로 도우면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어요!'

' 함께 사는 세상은 아름다워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퍼남매맘 2012-02-03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아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군요.

순오기 2012-02-03 20:23   좋아요 0 | URL
아들 뿐 아니라 딸들에게도 이런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우리 딸은 어디 있을까]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우리 딸은 어디 있을까? 그림책은 내 친구 31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11월
장바구니담기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그 이름만으로도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보장하는 작가다.
이 그림책에서는 더 진화한 상상의 무한도전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의 삶과 깊은 인생 철학을 특별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자녀를 키운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인데 신선하게 다가왔다.
한땀 한땀 정성껏 바느질한 천의 앞면과 뒤면을 모두 보여주다니 놀라워라.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작가의 역량에 감탄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단순히 바느질한 천의 앞뒤를 보여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앞면에 드러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숨겨진 뒷 모습은 참신한 충격이었다.
'와우~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

바느질 천의 앞뒤 모습의 완벽한 변신에도 놀랐지만, 작가의 딸 이야기라서 더 놀랍다.
휠체어를 탄 장애의 딸 이야기를 담담하지만 정성을 다해 보여주는 작가의 고백은 뭉클한 감동이다.

딸의 모습을 껍데기 속으로 숨는 달팽이로 비유한 그 의미를 생각해보면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인간의 나약함, 혹은 부끄러움을 은유하는 듯...

인간의 양면성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시킨 동물들은 어린독자의 눈높이에서 쉽게 이해된다.
새처럼 즐겁다가 물개처럼 슬프고
토끼처럼 얌전하가다 악어처럼 거칠고
미어캣처럼 조심스럽다가 나무늘보처럼 태평스럽기고
물고기처럼 조용하다가 수탉처럼 시끄럽고

거북이처럼 느리다가 캥거루처럼 날쌔고
가끔은 사자처럼 으르렁거리지만 아기 양처럼 순하고

하마처럼 서툴기도 하지만 다람쥐처럼 잘하기도 하고

코끼리처럼 힘차다가

아기 고양이처럼 여리기도 하다는 작가의 딸을 알 것 같다.

보여지는 앞면에서 숨어 있는 뒷면의 동물을 상상해 맞추는 건 이 책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다음엔 어떤 동물이 등장할지 상상의 날개를 펼쳐 우리의 딸과 아들의 모습도 그려보자.

여기에 사용된 천은 폴란드 전역의 서유럽에서 온 헌 옷을 파는 가게들에서 사 모은 것으로, 누군가가 어디선가 썼던 물건들이 섬세한 손바느질로 새롭게 탄생되었다. 그것을 사용했던 사람들의 경험과 에너지가 깃들어 있는 천에, 완벽하지 않은 바느질과 삐뚤빼뚤한 실 자국과 매듭의 뒤면도 보여준다. 사람의 본성은 완벽하지 않고 어떤 일이나 마무리는 힘들지만, 우리 모두 남들에게 보여 주는 앞면도 지니고 있다고... 이 책은 내게 참 많은 생각을 준 아름다운 책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2-01-27 0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내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아름다운 책이다.
댓글이 하나도 없어서 내가 쓰는 댓글.^^

마녀고양이 2012-01-28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이거 퀼트처럼 한거죠... 아 가지고 싶다! 진짜 가지고 싶다!
장바구니로 일단 넣고 고민해봐야지... 끙~

순오기 2012-01-30 00:57   좋아요 0 | URL
이거 퀴트와 자수를 이용한 멋진 작품이죠.^^
 
동이의 신기한 카메라 - 믿음이야기 성경창작동화 10
이병승 지음, 장인옥 그림 / 강같은평화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2년 새해 첫번째로 읽은 동화인데, 특별한 작가 소개 '유년기 남들이 잘 안 다니는 길을 골라 다녔다고 합니다. 늘 '심심해'를 외치며 신나고 재미있는 일을 찾았고, 혼자만의 상상과 현실을 넘나들었습니다'라는 글이 반짝 눈에 띄었다. 우리 막내도 어릴 때 '엄마, 심심해'를 외치며 상상놀이를 즐겼는데 '그렇다면 작가가 될 소양을 갖고 태어났구나!'까지 생각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

 

 

꿈은, 그렇게 될 거라고 믿고 힘쓰면 이룰 수 있다. 나도 어린시절부터 수없이 많은 것들을 꿈꾸었지만, 정작 그렇게 될 거라고 굳게 믿었던 건 많지 않았다. 어떤 꿈은 돈이 많아야 되는 거라고 낙담했거나, 소질과 능력이 딸려서 어려울거라고 지레 포기했던 것도 있다. 그건 내가 꿈꾸던 것들을 스스로 믿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아주 오랜 후, 나이가 들어서야 깨달았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도 그런 경향이 보인다. 자기 스스로 꿈꾸는 거에 대한 믿음이 없는지 과연 그렇게 될까, 반신반의하며 그다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나와 우리 아이들도 자기 스스로에게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종교의 힘이든 의지의 결과든 믿음은 꿈꾸는 것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2학년인 동이는 사진작가를 꿈꾸며, 좋은 카메라를 갖고 싶어한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며 아마존이나 아프리카 정글을 누비며 사진 찍는 이들이 멋져 보이고 부러웠는데, 아빠의 대답은 언제나 "안 돼!"였다. 하아~ 한때 나도 꿈꾸었고, 우리 아들도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했기에 어린 동이에게 감정이입이 됐다. 카메라가 갖고 싶은 동이는 어떻게 했을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카메라를 손에 넣기 위해 동이가 선택한 건, 권장할 순 없지만 충분히 그럴수도 있다고 공감이 됐다. 물론 일을 저지를 땐, 뒷일을 생각도 못하지만...  카메라를 손에 넣은 동이는 가슴이 콩닥거려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며, 정글이 아닌 마을 골목을 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카메라가 있으면 제일 먼저 찍고 싶었던 악어가 아닌 비둘기를 찍고, 참새와 개미, 고양이도 찍는다. 수백장의 사진을 찍어대며 동이는 평소엔 깨닫지 못했던 세심한 관찰력을 발견하게 된다.

 

  

  

 

 

마음 속 비밀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친구는 어린이에게도 필요하다. 빨강 떡볶이집 할머니와 기찬이의 비밀을 알게 된 동이는, 기찬이에게 자기 비밀을 털어 놓는다. 사진작가가 될 때까지 비밀로 해 달라며... 20년 후 사진 작가가 못되면 어떡하나 불안해하는 동이에게 "넌 꼭 사진작가가 될거야. 난 믿어!"라고 응원해주는 기찬이는 참 좋은 친구다.^^

 

 

동이의 꿈과 욕심과 불안한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잘 풀어냈다. 카메라로 세상을 보고 자기 마음도 볼 줄 아는 동이가 사랑스럽다. 글자도 큼지막해서 읽기 좋고 삽화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끌만하다. 빨강 떡볶이집 할머니와 휴대폰 가게 아저씨는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겠다. 특히 자녀가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동이 아빠가 잘 보여준다. 요즘 시끄러운 학교 폭력문제, 자식의 잘못을 사죄하기보다 되려 큰소리치는 가해자 부모를 보면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자식의 잘못된 행동에도 무조건 옹호하는 건 올바른 자식 사랑이 아니다.

 

믿음은 자기가 꿈꾸는 것 뿐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세상과 어른들에 대해서도 필요하다.

 

 

 

29쪽에

'고개를 들어 전깃줄 위에 앉아 있는 참새들도 찍었어요. 참새들은 참 신기하게 다 함께 움직였지요. 날면 같이 날고, 앉으면 같이 앉았어요.' 라고 써 있는데, 여기서 호기심과 궁금증이 발동했다. 우리집 뜰 나무에도 참새들이 깃들어 날 밝기 전부터 엄청 시끄럽게 하는데, 전깃줄에 앉아 있는 참새는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참새들이 몰려다니는 건 집단으로 움직이는 특성상 이해가 되는데, 제비처럼 전깃줄에 앉는지는 모르겠다. 작가님은 전깃줄에 앉은 참새를 진짜 보셨는지, 아니면 그럴거라 상상한 건지....^^


 

=>이 글을 작가님이 바로 보시고 댓글을 주셨네요.  혹시 나처럼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작가님 답변을 덧붙입니다.^^'

마지막에 참새와 전기줄 언급하신 부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어? 내가 틀렸나?
레오날드 코헨의 노래 '전선 위의 참새' 멜 깁슨 주연의 영화 '전선 위의 참새' 그리고 늘 창문 밖으로 보곤 하던 전선 위의 참새! 그런데 그게 제비였나? 싶어 기억을 더듬다가 급히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http://jjycolor.khan.kr/646

이 링크를 열어 보시면 궁금증이 풀리실 거예요.
휴, - 참새 맞아요. ^^


댓글(7)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2012-01-08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기를 어떻게 장만해서 찍었는지, 사진 수백 장은 어떻게 찍었는지 여러모로 참 궁금하네요.
디지털이라면 컴퓨터가 있어야 할 테고
필름이라면 돈이 있어야 할 텐데 ^^;;;

다른 어느 새보다
참새만큼은, 또 도시에 사는 다른 작은 새들도
웬만해서는 전깃줄에는 거의 안 앉지 싶어요.
왜냐하면 너무 눈에 잘 뜨이는 곳이거든요.

나뭇가지 끝에는 아주 기똥차게 잘 앉고,
참새는 수풀에 사람하고 제법 떨어진 데에만 앉곤 한다고 느끼는데,
어쩌면 골목길 나즈막한 전깃줄에 앉았을는지 모르지만,
순오기 님 말씀처럼 잘 안 믿기는 그림이네요 @.@

순오기 2012-01-09 06:21   좋아요 0 | URL
헤헤~ 고런 걸 다 공개하면 책읽을 필요가 없으니까 아껴뒀어요.^^

주의깊게 보지 않았어 그랬는지, 아직까지 전깃줄에 앉은 참새는 못봤는데..
아래 작가님이 알려주신 사이트로 들어가보니 전깃줄에 줄줄이 앉은 참새들 사진이 많으네요.^^
님도 여기로 가보시어요~ http://jjycolor.khan.kr/646

2012-01-09 0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1-09 06:24   좋아요 0 | URL
아하~ 영화 '전선 위의 참새'는 저도 본 영화인데, 미처 생각하지 못했네요.
일러주신 주소 클릭해보니 전깃줄에 줄줄이 앉은 참새 사진이 한가득이네요.
앞으로 우리동네에서도 전깃줄에 앉은 참새를 볼 수 있는지 주의깊게 살피겠습니다.^^

본문에 제가 쓴 글에 작가님 답변을 추가해도 되겠죠!

2012-01-11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8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1-09 06:24   좋아요 0 | URL
후후~ 쌓인 책이 많아서 하루만 생각해보고 댓글 남길게요.
 
고은 동시집 차령이 뽀뽀 - 국영문판 바우솔 동시집 1
고은 지음, 이억배 그림,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바우솔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동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의 동시집이다.

우리말과 영문으로 번역된 시 33편이 실렸다.

 

 

 

나는 동시를 좋아해서 동시집을 제법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유감스럽게도 고은 선생님의 동시는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 시집은 이억배 선생님 그림이 너무 이뻐서 솔직히 시보다는 그림이 더 눈에 들어왔다.

독자들 대부분이 그렇지 않았을까, 요렇게 이쁜데 그림이 더 눈에 들어오는 건 당연하지 않냐고.... ^^

 

 

 

전면에 펼쳐진 그림 뿐 아니라, 한쪽에 가만히 그려진 삽화도 시선을 잡아 끌기는 마찬가지다.

 

   

 

그림을 너무 잘 그리는 화가, 그림으로 너무 유명한 화가 때문에 시가 묻혀버렸다면, 고은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첫 느낌은 그랬다. 그래서 처음엔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로 자꾸 자꾸 시집을 넘겼고, 그 다음에 두 번, 세 번 거듭 읽으며 그림보다 시에 더 관심과 애정을 쏟은 특별한 시집이 되었다. ^^

 

차령이 아빠 고은 시인은 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을 그리며, 독자에게도 차령이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이와 함께 학교가는 길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특히 옛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음을 알 수 있다. 아이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아빠를 둔 차령이는 참 행복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누구나 아이를 키우며 경험했을 그 행복했던 순간, 아빠와 딸의 알콩달콩 애틋한 사랑에 감전되는 기분이었다.

 

학교 갈 때

 

아침에 부랴부랴

학교 가는데

책가방 메고

도시락 들고

학교 가는데

문터 고개 학교 가는데

 

가게 앞까지 함께 가는 아빠한테

옛날이야기

호랑이 담배 먹던

옛이야기

두 개나 세 개 들려 주면

아빠는

그래?

그래?

그래?

하고 내 친구 되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내 친구 되네. (58쪽)

고은 선생님 부부는 정말 아이에게 이렇게 답했을까? 보통은 네가 제일 좋다고 답하지 않나? 나는 그랬던 거 같은데... ^^

어른이 거짓말하는 것보다 아이가 깜찍한 거짓말을 하는게 더 나을려나, 아무튼 차령이는 엄마 아빠에게 사랑스런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깜찍한 꼬마였다.ㅋㅋ

거짓말

 

"아빠는 이 세상에서 누가 좋아?"
"그거야 엄마 다음 차령이겠지."

 

"엄마는 이 세상에서 누가 누가 제일 좋아?"

 

"그거야 아빠가 제일이고

다음이 차령이지."

 

차령이가 아빠더러

"아빠, 엄마는 차령이가 제일 좋고

그 다음이 아빠래."

 

차령이가 엄마더러

"엄마, 아빠는 차령이가 제일 좋고

엄마가 둘째래 히히."   (36쪽)

아빠가 차령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고, 차령이가 아빠를 무한 사랑하는 것도 감지된다. 여기 수록된 시들은 은유라든가 시적 비유로 감싸 놓은 시가 없어,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표제작이 된 차령이 뽀뽀와 사랑이 뭐냐고 묻는 차령이 말처럼...

 

차령이 뽀뽀

 

아직도 쌀쌀한 날 들길 가면서

아빠가 춥겠다

차령이 춥겠다 하자

차령이 갑자기

아빠 뺨에 뽀뽀한 뒤

이렇게 뽀뽀하면

체온이 손으로 발로 뻗어 나가

더워지지요

 

아빠가 웃으며

야 야 이제는 춥지 않구나 (50쪽)

 

 

사랑

 

사랑이 뭐냐고 네가 물었지

책 속에서

사랑이는 말 보고

사랑이 뭐냐고 네가 물었디

 

아가 사랑이란

이렇게 함께 걸어가는 거란다

멀리 떠나가면

보고 싶은 것

그것이 사랑이란다

아프면

어디 아파?

어디 아파?

걱정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란다

아이 사람 참 좋아

 

네가 말했지

사랑 좋아 참 좋아  (17쪽)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많이 가르치려 드는 요즘 부모들은, 과연 아이와 얼마나 눈높이를 맞추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생각을 나눌까? 오로지 성적을 위해서 지식을 쑤셔 넣으려고만 들지,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고 정서를 나누는 일에는 소홀한 것 같다. 우격다짐으로 지식을 집어 넣는다고 아이의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고, 더구나 아이의 공부가 인간이 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공부 잘하고 잘났다는 사람 중에도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별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지 않은가? 아이가 부모에게 충분히 존중받고 사랑받았다면 쓰러지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고, 바른 마음 바른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리라 생각한다.

 

새 발자국

 

눈 위에

새 발자구

너 혼자구나

한 줄 더 기다랗게

만들어 줄게

나란히 가는 길

만들어 줄게 (66쪽)

 

 

토끼 생각

 

겨울방학 함박눈

학교 생각나요

교실 뒤 사육장

토끼 생각나요

엄마랑 새끼랑

무얼 먹고 있을까

겨울이면 빈 가지뿐

아카시 이파리도 없는데

무얼 먹고 있을가

초희랑 가람이랑

풀 뜯어다 먹였는데

철망 사이 주둥이

장나치며 먹였는데

(68쪽)

 

지식보다는 지혜를, 경쟁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임을 알게 하는 것은 부모와 선생님, 어른들의 몫일 것이다.

이이주 선생님처럼 '이놈들아 땅하고만 놀지 말고 하늘하고도 놀아라' 큰소리로 말해주는 어른이 되어야 하리라.

 

 

 

 

우리말 시가 끝나고 다음에 나오는 영문 시를 우리말로 다시 번역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고딩 막내는 영문 시를 보더니 우리말 시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며,, 우리말의 느낌을 외국어로 표현하는 건 정말 어렵겠단다.

빨간 가름끈이 있어 영문을 우리말로 다시 번역해보고, 앞에 우리말 시와 비교해볼 때 좋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퍼남매맘 2012-01-02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은 님의 아름다운 시와 이억배 님의 아름다운 글에 한동안 말문을 잃을 수밖에 없던 동시집이었는데 아직 리뷰를 못 쓰고 있네요. 대신 순오기님의 리뷰에 추천을 답니다. 사진도 정말 잘 찍으셨어요.

순오기 2012-01-02 16:31   좋아요 0 | URL
정말 그림이 더 빛나는 시집이었죠.^^
밤에 찍으면 불빛이 반사돼서 이리저리 기울여서 반사가 안되게 찍느라 애를 좀 먹긴 하죠.ㅋㅋ

단발머리 2012-01-06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예뻐요. 백화점에서 이 책 봤는데, 비밀로 싸놓았더라구요. 딸애한테 추천했으나, 거절 당했습니다. ㅎㅎ

순오기 2012-01-14 11:22   좋아요 0 | URL
비밀? 아하~ 비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