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따먹기 법칙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4학년 1학년 국어교과서 국어 4-1(가) 수록도서 작은도서관 33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3월
구판절판


2010년 제8회 푸른문학상에 빛나는 '지우개 따먹기 법칙'은 좋은 동화다.
아이들 놀이에 심오한 인생의 교훈을 어렵지 않게 잘 접목시켰기 때문이다.
손가락으로 지우개를 튕겨 상대의 지우개를 책상 아래로 떨어뜨리면 이기는
단순한 놀이지만 '지우개 따먹기 법칙'엔 인생의 법칙이 잘 녹아들었다.

각 챕터의 제목이 바로 지우개 따먹기 법칙이다.
차례에 나온 지우개 따먹기 법칙은 1부터 10까지 순서대로 나오지 않는다.
우여곡절 많은 우리네 인생사도 정해진 순서 없이 찾아 오듯
지우개 따먹기 놀이도 상황에 따라 적용되는 법칙에 순서 같은 건 없다.

우리의 주인공 지우개 따먹기 대장 김상보의 프로필이다.
꼬질꼬질 때 묻은 얼굴에 구린내를 풍기는 입,
아무 때나 콧구멍을 후비고 팬티에 똥까지 싸는 아이다.
하지만 지우개 따먹기는 누구에게도 지지않는다.
그야말로 '지우개 따먹기 달인'이다.

실과 바늘은 동화의 세계에서도 예외없이 적용되는 법칙이다.
왕따 당하기 딱 좋은 상보지만, 짝꿍은 착한어린이표 홍미를 만났다.
홍미 엄마는 향기를 만드는 조향사라 홍미는 무슨 향인지 척척 알아낸다.
개구장이 상보는 그런 홍미를 냄새맡기 귀신이라 부른다.
홍미는 엄마의 도움으로 향기에 마음을 담아 생일선물로 맞춤향수도 만든다.

홍미의 맞춤향수를 받을 아이는,
왕자처럼 잘 생기고 무엇이나 일등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준혁이다.
하지만 준혁이가 못하는 건 딱 하나, 지우개 따먹기다.
상보와 붙어서 번번히 지는 게 약이 오른 준혁이는 제멋대로다.
한 마디로 예의없고 지우개 따먹기 법칙 같은 건 알지도 못한다.

지우개 따먹기 법칙은
납작한 지우개는 피하고, 가벼운 지우개를 사용하고, 상대방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
꼭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고, 한 가지만 생각하지 말며, 집중해야 한다.

지우개 따먹기를 할 때 상대는 내 친구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하고,
지우개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더라도 미리 겁먹지 말아야 한다.
준혁이는 승부욕에 불타서 '지우개 크기가 비슷해야 한다'는 법칙을 무시한다.
과연 준혁이의 맘모스 지우개에 눌린 쬐그만 지우개로 이번에도 이길 수 있을까?

상보에겐 엄마가 없지만, 인생의 교훈 같은 지우개 따먹기 법칙을 전수해 준 아빠가 있다.
야생화 관찰하러 간 날, 소풍간 줄 알고 손수 김밥을 싸들고 달려오는 아빠다.
비록 멸치똥을 제대로 빼지 않고 싼 김밥이었지만...^^

주인공 상보의 지우개와 내가 모아 둔 지우개를 비교해 봤다.
나도 상보랑 한판 붙어 지우개 따먹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스멀거린다.ㅋㅋ

지우개 따먹기 놀이라는 흔한 소재지만 캐릭터를 살린 아이들을 내세워
친구와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하는 건 최고의 미덕이다.
한 면이나 전면에 펼쳐진 디테일한 삽화도 이 책의 장점이다.

지난 주 초등 3학년 *경이에게 이 책을 빌려주었더니,
오늘은 수업을 하기 전에 지우개 따먹기 놀이부터 하자고 덤빈다.
마침 나도 하고 싶던 참이라 못 이기는 척 두어 번 응해주었다.
스코어는 2대 2, 지우개 따먹기는 세대를 초월해 즐길 수 있는 놀이다.ㅋㅋ

누구나 한가지는 잘 하는 게 있지만, 또 누구든 한가지라도 잘 못하는 게 있다.
무엇이나 잘해서 절대 지고는 못사는 준혁이가 상보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아이들 세계에도 예외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상보는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고 깔끔하지도 않은 아이지만
아빠 생일에 미역국도 끓일 줄 알고,
친구 뿐 아니라 지우개 입장도 생각할 줄 아는 멋진 녀석임에 틀림없다.
공부 잘하는 아이만 최고로 쳐주는 교실 풍경이 아니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키워내는 것도 우리 교육이 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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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3-3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외갈 시간이라 일단 올리고 추가 수정해야 할 듯...

머큐리 2011-03-31 16:15   좋아요 0 | URL
과외도 하세요...??

순오기 2011-03-31 20:51   좋아요 0 | URL
일주일에 한번 목욜만 초.중생과 놀아요~ ^^

마노아 2011-03-31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지우개가 많아요. 제 책상에는 지우개가 두 개 있었는데 조카가 쪼개 버려서 세 개가 되어버렸어요. 제 지우개는 가벼운 편이에요. 상보처럼 가끔 써주고 대화도 나누고 그래야겠어요.^^ㅎㅎㅎ

순오기 2011-03-31 20:53   좋아요 0 | URL
교실에 굴러다니는 걸 모아 두면 아이들이 자기거라고 찾아가기도 하고
없는 아이들에겐 맘에 드는 걸 골라 가라고 내주고 남는 것들만 내차지가 되어요.ㅋㅋ
지우개랑 대화도 나누고, 지우개 입장도 생각할 줄 아는 상보는 참 멋진 녀석이지요.^^

잘잘라 2011-03-31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우개 따먹기는 둘이 해야 한다, 납작한 지우개는 피한다, 지우개 크기는 비슷해야 한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요^ ^

순오기 2011-03-31 20:53   좋아요 1 | URL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면~~~~~~ 해결책은 동화를 읽어보는 것 뿐이지요.^^

양철나무꾼 2011-04-0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저도 이 책 함 읽어봐야 겠어요.
저는 필기구랑 메모지, 작은 수첩, 포스트 잇 따위에 은근 목숨 걸거든요.
예쁜 지우개도 있지만 잘 안지워지고, 소프트 점보 지우개가 잘 지워지는 것도 알지요~^^

순오기 2011-04-01 08:48   좋아요 0 | URL
이 책 꽤 괜찮은 동화예요, 어른이 봐도 재밌게 읽고 지우개 따먹기 놀이를 하고 싶어진다는...ㅋㅋ
오호~ 필기구 메모지 작은수첩 포스트 잇 따위에 은근 목숨을 건다니...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어요.^^
예쁜 것들 보면 모아뒀다 양철댁 만나면 드려야 할까 보다. ^.~

섬사이 2011-04-01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9기 신간평가단 주목신간 도서로 올려놓았는데,
순오기님은 벌써 읽고 리뷰까지 쓰셨네요.
올망졸망 모여있는 지우개들이 참 정겨워요.

순오기 2011-04-01 20:48   좋아요 0 | URL
읽기는 2월 21일에 읽었는데 책을 아이들 빌려주느라 리뷰 쓰기가 늦었어요.
이 책 실망하지 않을 거에요.^^

꿈꾸는섬 2011-04-01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재밌겠네요. 아이들도 참 좋아하겠어요.^^

순오기 2011-04-02 20:21   좋아요 0 | URL
초등생들이 아주 좋아했어요.^^

희망찬샘 2011-04-12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치넘치는 리뷴데요. 지우개 모아둔 통에, 지우개 따먹기 하는 아이 사진까지! 저도 이 책 재미있게 읽었는데... 끝마무리를 아직 다 못 읽고 두고 말았네요. 얼른 읽고 리뷰 써야겠어요. 푸른책들에서 미워하겠어요. 책만 받고 리뷰를 쓰지 않아서 말이지요.

순오기 2011-04-12 08:17   좋아요 0 | URL
이 책을 받았을때부터 내가 모아 둔 지우개를 써 먹어야지 했어요.ㅋㅋ
포토리뷰를 노렸건만 미역국 먹었어요.
푸른책들에 미안함은 내가 한 술 더 뜬다는~~~~~ㅜㅜ
 
기적의 받아쓰기 세트 - 전4권 - 7세~초등 4학년 기적의 받아쓰기
최영환 지음 / 길벗스쿨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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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엄마들은 긴장한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는지 엄마가 다니는지 구별이 안될만큼 올인하는 엄마도 종종 본다.
학교 초 적응기간이 끝나면 엄마들은 받아쓰기 준비를 서두르게 된다.
우리말은 어떤 건 소리나는 대로 쓰고, 어떤 건 받침으로 들어가야 해서 헷갈린다.
어른들도 딱히 설명하기 어려운 난해한 낱말도 제법 된다.

이 책은 아이들보다 부모에게 더 좋은 받아쓰기 해설서로 손색없는 책이다.
4권으로 나누어진 16장 40단계의 과정을 거치면 그야말로 기적의 받아쓰기 달인이 될 거 같다.
1권 4장의 구성은 '소리나는 대로 적기, 받침 있는 글자, 어려운 모음, 어려운 모음과 쉬운 받침'으로 구성되었고, 2권은 '연음법칙, 된소리 되기' 3권은 '거친소리 도기, 음절의 끝소리, 자음동화, 틀리기 쉬운 것들' 4권은 '사이시옷, 겹받침 쓰기, 음운첨가, 외워야 할 것들'로 구성되었다.

초등 교과서를 집필한 최영환 교수가 우리말의 원리와 아이의 언어 습득 과정을 분석하여 만든 특별한 받아쓰기 책이다. 최영환 교수와 함께 만들어 낸 선생님들 모두 인연있는 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반갑다.^^

머리말에서는 '받아쓰기는 왜 하는가? 받아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말 받아쓰기를 못하는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잘 불러 주면 잘 받아쓸 수 있다고 하니, 초등생과 부모들은 희망을 가질진저...^^

표준국어대사전에 제시된 '받아쓰기'의 개념은 '남이 하는 말이나 읽는 글을 들으면서 그대로 옮겨 씀. 또는 그런 일'을 말한다.
찻째는 귀로 듣는 과정이고, 둘째는 글로 옮기는 과정이다. 귀로 듣는 과정에서 소리를 구별해서 들어야지, 소리를 구별하지 못하면 잘 쓸 수가 없다. 받아쓰기의 기초목표는 '남이 하는 말이나 읽는 글'을 옮겨 적는 것이지만, 최종 목표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그것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더 나아가 받아쓰기 능력이 있는 사람은 말소리와 문자의 대응관계를 잘 알기 때문에 외운 것을 기억해 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낱말이나 문장이라도 제대로 받아 쓸 수 있어야 한다.

4권 16장 40단계의 체계로 구성된 이 책은, 1권은 소리와 문자가 일치하는 것, 2권~4권은 소리와 문자가 일치하지 않는 것을 담았다.누군가 꼭 불러줘야 받아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잋 개은 그런 편견을 깨고 학습자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단, 부모나 교사가 확인하기 위해 받아쓰기를 하도록 구성되었다.
기초 연습(핵심요소 파악과 준비 학습), 낱말 연습1(글자 보고 옮겨 쓰기), 낱말 연습하기2(틀린 글자 찾아 고치기), 낱말 받아쓰기1.2(소리와 문자의 대응연습), 어구와 문장 연습하기1(어구와 문장을 보고 옮겨쓰기) 어구와 문장 연습하기2(어구와 문장 속에서 틀린 글자 찾아 고치기) 어구와 문장 받아쓰기 1.2(어구와 문장 속에서 적용 연습)

제1단계 '소리나는 대로 적어요1'는 학습 목표가 제시되고, 그것을 어떻게 공부하는지,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 설명하고, 단계별 연습하기로 되어 있다. 40단계 모두 같은 원리로 되어 있다.

낱말이나 어구와 문장 연습도 여러 형태로 되어 있다.
틀린 글자 찾아내기, 맞는 글자 찾아내기, 소리와 글자가 다른 것 구별하기로 확인할 수 있다.

어른들도 헷갈리는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은 따로 적어 놓았다.
'해님'을 '햇님'으로 쓰는 사람은 정말 많다.ㅠ

1학년 *진이는 혼자서 공부하고 확인과정에서 엄마가 불러주는 걸 듣고 쓴다.
기적의 받아쓰기 덕분에 글씨도 반듯하게 쓰고, 글자를 알게 되었다고 엄마가 자랑했다.^^

2권의 15단계, 어려운 받침이 뒷글자로 넘어가서 소리나요~
학습목표와 공부할 내용, 유의점을 짚어주고 실제 연습하기가 나온다.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받아쓰기를 틀리는 경우가 많은데, 띄어쓰기도 지키도록 표시가 되어 있다. 띄어쓰기도 어려서부터 습관이 되어야 한다. 우리 큰딸도 초등 1학년 때 띄어쓰기가 제대로 안돼서 20점을 받은 적이 있었다. 선생님에 따라 띄어쓰기에 관대하거나 깐깐하게 따지는 선생님도 있지만, 바른 습관을 위해선 깐깐하게 따지는 선생님에게 배운 아이들이 유리하다.

띄어쓰기도 완벽한 *진이의 점수는 150점!!^^

기적의 받아쓰기는 학부모용 해답지가 분철되어 있다.
아이 혼자 공부할 때는 책 뒤에 꽂힌 학부모용을 빼놓을 수 있어 좋다.

학부모용 교재에는 정답이 표시되어 있다.
혹시 아이의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없다면 미리 보기는 필수다.^^

현재 고3인 아들녀석이 유치원생이던 1999년 10월에 썼던 받아쓰기 공책이다.
우리 애들 어릴 땐 '기적의 받아쓰기'가 없었으니 기적이 일어나지 않은 듯.^^
불러주는 글자를 잘못 들었는지 80점이다.
삼남매가 어린 시절에 썼던 공책과 일기장을 보관해 둬서, 이렇게 찾아보면 새록새록 즐겁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직전 2000년 2월엔 받아쓰기 달인이 되어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받아쓰기 하던 꼬마가 커서 지금은 수능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지만, 나중에 이 공책들을 보여주면 한바탕 껄껄 웃을 거 같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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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3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3-23 17:21   좋아요 0 | URL
흐흐~ 새벽에 사진만 올리고 졸려서 그냥 잤어요.
다시 내용 정리를 해야지요~~~^^

양철나무꾼 2011-03-24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가져다가 공부 해야 겠는걸요.
제가 바로 '햇님'이라고 읽는 위인이거든여~^^

순오기 2011-03-30 20:11   좋아요 0 | URL
많은 사람들이 '햇님'이라고 쓰지요~ 나도 예전에 그랬어요.^^
 
난 사람을 잘 그려요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2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2월
절판


아이들에게 환영받았던 <난 동물을 잘 그려요> 시리즈 도서다.
<난 사람을 잘 그려요>는 이미 동물을 그려본 아이들이 더 좋아했다.^^
이벤트 기간이라 책을 구매하면 스케치북이 딸려 와 즉석에서 그리기 연습을 할 수 있다.
특히 그리기에 자신없는 아이들과 부모님께도 유익한 책이다.

해마다 우리집에 김장김치를 제공하는 이웃집
1학년 와일드보이와 3학년 도도공주에게 선물했는데 정말 좋아했다.

열다섯 가지나 되는 사람의 모습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책과 똑같이 그릴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즐기면서 그리는 게 중요하고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 창의성도 쑥쑥 자라날테니까.^^

아이들은 사람 그리는 걸 좋아했다.
자기 활동을 끝낸 아이들만 따라 그릴 수 있는 특권을 주었더니 경쟁이 치열했다.^^

모든 그림은 동그라미에서 시작된다.
그리는 과정이 단계별로 번호가 붙어 있어 따라 그리기 좋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우주인도 번호를 따라 그리면 어렵지 않다.

날개 달린 천사는 여섯 번의 공정을 거치면 완성된다.
여자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그림이다.
해린이는 스케치북 한 가득 천사를 그려놓고 뿌듯해했고
뒷장에 나온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을 그리는 일에도 열심이었다.

머리스타일과 포즈나 입은 옷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한다.
남자 아이들이 즐겨 그린 일하는 사람과 카우보이, 거인과 해적은 배경도 멋지다.


이 책의 장점은 그림을 그리는 것도 배우지만 사람이 하는 일과 직업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스쿠버 다이버, 김연아 때문에 잘 알게 된 피겨스케이팅
겨울에 즐기는 스키도 좋아하고, 낙하산 부대원을 부러워하는 녀석들도 많았다

4학년 찬혁이는 그림을 좋아해서 등장하는 것들을 모두 그리고 싶어했다.
학교에서 그리다 집에 갈 시간이 되면 빌려가고 싶어해서
하루에 두명씩 <난 사람을 잘 그려요>와 <난 동물을 잘 그려요>를 빌려주었다.
다음에 빌려 갈 차례를 줄줄이 기다리는 아이들과 엄마한테 사달라고 한다는 아이도 있다.

아시안컵 축구 한.일전을 치룬 다음날에 아이들은 축구하는 그림도 많이 그렸다.

동그라미에서 조금 변화를 주면 완전히 사람이 달라진다.
아이들은 몸이 없고 얼굴만 나온 얼굴표정을 제일 만만히 여겼고,
말과 기수를 그리기가 제일 어렵다고 했다.

자신이 그린 말과 기수를 보며 내심 뿌듯해하는 아이들 표정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웠다.

엄마와 아빠도 아이와 함께 그리기 연습을 하면 좋다.
아이가 뭔가 그려달라고 할 때나, 이야기를 들려줄 때 쓱쓱싹싹 그려서 하면
엄마 아빠는 뭐든지 잘한다고 믿는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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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1-01-29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보관함에 담아야겠어요. ^^

순오기 2011-01-30 15:58   좋아요 0 | URL
그리기 좋아하는 슬이에겐 맞춤일 듯 싶네요.^^

희망찬샘 2011-01-30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정말 좋아 할 책이네요. 우리 아이들도 어쩔 줄 몰라하겠어요.

순오기 2011-01-30 15:58   좋아요 0 | URL
희망이랑 찬이도 좋아할거에요.^^
 
노래기야, 춤춰라! 동화는 내 친구 61
채인선 지음, 김은정 그림 / 논장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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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선 작가의 저학년을 위한 동화로, "다리가 둘밖에 안 되어 끈기를 배우는 데 더 노력해야 하는 인간의 아이들에게"주는 책이다. 곱게 자란 요즘 아이들은 조금만 힘들어도 노력하지 않고 쉽게 포기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런 아이들을 위한 작가의 애정이 느껴지는 깜찍 발랄한 이야기다.  

'천개의발'이라는 이름을 가진 노래기가 주인공이다. 요새 아이들이 노래기를 알까? 노래기를 보기는 했을까... 촌에서 자란 나도 노래기 발이 몇 개인지 정확히는 모른다. 아무리 발이 많기로 천 개나 될까? 하지만 다리가 몇 개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책에서는 노래기 다리를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나오지만...^^

천 개의 다리로 잘 걷던 노래기가 어느 화창한 봄날에 산책을 나갔다. 수많은 발을 가진 노래기에게 잘 걷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는 박새들. 방향을 틀 때는 힘들겠다며 다리가 엉킬 수도 있겠다는 말을 들은 노래기는, 정말 어떻게 걸었는지 걷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허둥대다가 천개의 발이 엉켜버리는 비상사태가 발생했으니 이를 어쩌나?ㅜㅜ  

     

아이들도 평상시에 잘 하던 일을 누군가 흉보거나 야단치면,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당황하게 된다. 노래기도 우리 아이들처럼 허둥대고 당황하다 발이 엉켜 버렸다. 의기소침한 노래기는 엉키고 꼬인 천개의 다리를 풀어가려면 엄청난 끈기와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고, 엄마가 만들어 준 이끼떡을 먹으며 힘을 내는데... 세상엔 놀리거나 흉보는 녀석들만 있는 건 아니다. 엉킨 다리를 풀다가 늙어 죽은 노래기는 없다며 용기를 주는 거미는 좋은 친구다.^^

   

인내와 끈기를 가진 노래기는 엉킨 다리 풀기에 성공했는지, 정말 노래기의 다리는 몇 개인지 궁금하다면...끝까지 읽어보자.^^
엉킨 다리는 풀었지만 다시 걷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노래기는, 그렇게 되더라도 여전히 사랑해 주실거냐고 엄마에게 편지를 썼다. 걷기에 자신이 없어진 노래기는 외출하지도 않고 실의에 빠졌는데, 이번에도 역시 거미 친구가 용기를 북돋아 준다. 드디어 천개의발은 '중요한 것은 계속해야 되고, 아무리 어려운 일도 계속해서 하다 보면 끝이 난다'는 걸 알게 된다.

   

밤낮으로 걷기 연습을 하다가 잔물결 원리를 발견한 노래기, 놀려대던 박새 친구들은 천개의발을 위해 멋진 이벤트를 준비한다. 수많은 발을 움직여 멋지게 걷고 춤출 수 있게 된 '천개의발'은, 끈기와 인내로 발견한 잔물결 원리를 친구들에게 전하기 위해 책을 썼다니 정말 멋지다!^^ 어떤 일이 있어도 변치 않는 엄마의 자식 사랑과 좋은 친구에 대해서 생각케 하는 주제도 훌륭하다. 

   

힘든 일도 끈기와 인내로 해낼 수 있는 친구라면, 노래기의 춤과 노래를 즐길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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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1-23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나온지 꽤 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제가 착각하고 있었나봐요.
작가가 이 책에 대해 직접 얘기하는 것을 들은 적 있어요. 어린이책은 어린이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 책을 예로 들었지요. 어떤 것 하나를 배우기 위해서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었대요.

순오기 2011-01-23 18:17   좋아요 0 | URL
채인선 작가님 강의를 직접 들었군요~ ^^
작가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 듣기 좋은 동화예요.

같은하늘 2011-01-23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주에 우리아이에게 이 책을 빌려주었는데, 반납날짜가 되어서 저는 못 읽었네요.^^
독서록에 보니 "무엇이든 끈기를 갖고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가르쳐주는것 같다"라고 쓴걸보니 제대로 읽은거 맞지요?

순오기 2011-01-23 18:18   좋아요 0 | URL
아드님의 독서내공이 주제 파악을 확실하게 했군요.^^
 
짜장면 더 주세요! - 중국집 요리사 일과 사람 1
이혜란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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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짜장면이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끔은 이런 실없는 상상을 해본다. 우후~ ^^
짜장면 값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우리나라에 짜장면이 없다는 상상만큼 끔찍한 일도 없을 것이다. 

주부들이 밥하기 싫을 때, 가장 만만한 음식이 짜장면이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손쉽게 불러주는 음식도 짜장면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급식을 하게 되면서 동네 짜장면집들은 울상을 지었다. 우리동네 짜장면집도 매출급락으로 문 닫은 곳이 서너 곳이나 된다. 그리고 아파트 앞 길가에서 부식 좌판을 벌인 아주머니도 있다. 급식으로 돈을 버는 납품업체도 있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가정 경제를 꾸리기 곤란할만큼 치명적이다. 이것도 일종의 나비효과가 아닐런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짜장면,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짜장면을 만드는 아저씨가, 일과 직업 시리즈 첫번째 주인공이다.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공존하는 세상이다. 귀하고 천한 직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입과 비례하여 직업의 귀천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짜장면을 무지무지 좋아하는 아이가 이 다음에 짜장면을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 하면 그 부모는 좋다고 할까? 어쩌면 짜장면을 만드는 사람이 아닌 짜장면 집을 운영하는 사장이 되겠다 하면 좋다고 하지 않을까? 요즘은 요리사 혹은 셰프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지만, 서민 음식으로 등급이 매겨진 짜장면을 만드는 직업에 낮은 점수를 준다면, 우리 스스로 직업에 귀천을 그어놓고 있는 건 아닌가? 일과 사람 시리즈를 보면서 직업의 다양성을 생각해 보았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해주는 수많은 직업 때문에 오늘도 불편하지 않은 하루를 지냈음을 감사하며.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자장면'이라 써야 맞지만, 오랜 세월 우리 입에 붙은대로 '짜장면'이라 쓴 제목이 친근하다. 
중국집 주방장이라 부르는 짜장면 아저씨는 이혜란 작가의 아버지를 모델로 했다. 이 책을 쓰고 그린 이혜란은 바로 '신흥반점' 딸이었다. 그러니까 책 속의 강희는 작가 이혜란이고, 엄마 아빠 동생은 그의 가족이다. 신흥반점에서 짜장면과 함께 살아온 작가의 애정이 진하게 배어 있으니, 누가 이보다 더 짜장면 아저씨에 애정할 수 있겠는가?



'짜장면이 최고야!' 소리치고 싶은 어린이, '짜장면 없으면 난 못살아!' 투정하고 싶은 매니아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짜장면의 세계로 풍덩 빠져보자. 무언가 가르쳐주고 싶은 사계절 정신이 배어있는 만화책이다.

표지를 들추면 짜장면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짠~하고 펼쳐진다.
뒤에는 완성된 중국음식을 한가득 차려 놓아 꿀꺽~ 침을 삼키게 된다. 편집자의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풀어가기 전에 짜장양념을 만드는 리얼한 소리들이 압권이다.
그것도 글자 크기를 다르게 리듬감을 살려준 센스도 훌륭하고! "쓰읍!" 소리만 들어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ㅋㅋ 

 

다음엔 짜장면보다 훨씬 비싼 탕수육도 등장한다.^^
입가에 시커먼 짜장을 묻히고 탕수육에 열중하는 아이들~ 바로 우리 아이들 모습이 아니던가?ㅋㅋ
짜장면은 보통 때에도 먹을 수 있지만, 탕수육은 특별한 날에 추가하는 음식이다.
얼마 전 아버님과 큰형님집이 이사하던 날, 우린 짜장면과 탕수육을 대자로 시켜 포식했었다.^^





짜장면과 중국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싱싱한 재료가 필수다. 새벽시장에서 장보는 아빠의 단골가게는, 신흥반점의 단골 손님이기도 하다. 아빠는 싱싱한 재료를 써야 음식 맛이 난다고, 척보면 맛있는 재료인지 아닌지 다 아는 진정한 달인이다. 싱싱한 채소, 살아 있는 해산물, 탱탱한 고기는 바로 중국음식점의 음식 맛을 결정하는 재료다.





주문이 들어오면 빨리 요리할 수 있도록, 직접 장봐온 재료들은 엄마와 같이 씻고 다듬어 알맞은 모양으로 썰고 다져 놓는다. 그리고 몇 가지는 배달을 시키기도 한다. 짜장면을 배달하기도 하지만, 그 짜장면을 만들 재료를 배달받기도 한다니 재밌다. 신흥반점 주방을 샅샅이 구경할 수 있는 리얼한 그림이다. 강희도 엄마 아빠를 도와 열심히 일하고, 동생은 아직 어려서 거들지는 못한다. 알고 보면 사실 그때가 좋은 것이다.ㅋㅋ 
 



두둥~ 20년 손맛, 강희 아빠의 짜장 양념 만들기! 세상에 이보다 더 맛있는 짜장은 없다!!

 

밀가루 반죽으로 국수 가락 뽑기의 진정한 달인 등극이다!
신흥반점 주인과 손님들은 따뜻한 인간미를 물씬 풍기고, 곳곳에 등장한 강희를 찾아보는 것도 이 책을 보는 재미다.^^
부모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는 아이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아빠를 자랑스러워 하는 강희의 표정도 사랑스럽다.   




"뭐 먹고 싶어? 삼선볶음밥? 사천짜장? 난자완스? 깐쇼새우? 무엇이든 주문해. 우리 아빠가 다 만들어 줄거야."
아름도 어려운 중국음식을 자신있게 말하는 강희를, 아이들은 엄청 부러워했다. 우리 아빠도 짜장면 집 하면 좋겠다는 아이들도 있었을 듯.^^ 




중국음식은 3.3.3. 법칙이 적용된다. 신흥반점 짜장면도 3.3.3이다. 3분 국수 뽑고, 3분 요리하고, 3분 안에 배달 끝!
요리도 하고 배달도 하는 아빠는 오토바이 타고 3분 거리면 어디든 간다. 국수는 3분이 넘으면 불어서 맛이 없으니까, 3분 안에 배달해야 가장 맛나게 먹을 수 있단다. 신흥반점 아저씨 화이팅~~ ^^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은 사람들은 젓가락 껍질과 비닐 등 빈그릇에 쓰레기까지 얹어서 내놓는다.
빈그릇을 걷어 온 짜장면 집에선 산처럼 쌓인 그릇들을 반짝반짝 닦아내는 엄마는 설거지의 달인이다. 
자기 가족이 먹은 그릇만 설거지 하는 것도 싫을 때가 있는데, 짜장면집에서 설거지 하기 싫다고 미뤄둘 수도 없겠다.




드르렁 푸~ 드르렁 푸~ 푸푸 아빠의 별명은 누웠다 3초! 등만 닿으면 잠드는 고단한 아빠, 우리네 생활인의 모습이다.



인생의 주름이 모두 드러난 아빠의 손. ..... 가슴이 뜨겁게 뭉클하는 장면이다. 
이만하믄 잘 살았다,고 말하는 아름다운 아빠의 손!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이 손을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짜장면집 아저씨의 고단한 하루가 끝나고, 들려주는 짜장면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왜 그 일을 하고 싶은지 직업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눠보는 것도 좋겠다.

 

오로지 성적으로 한 줄 세우는 우리 교육현실에서 다양한 직업 세계를 제대로 가르쳐줄까?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처럼 다양한 직업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는데, 이런 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어린이, 청소년, 부모 모두에게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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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2-21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만하믄 잘 살았다,고 말하는 아름다운 아빠의 손!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이 손을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뭉클해서 눈물 나려고 했어요~^^

참 좋다 싶었는데,사계절 '일과사람'시리즈군요.

순오기 2011-01-07 20:39   좋아요 0 | URL
그러죠~ 이 책 보면서 뭉클하는 감동으로 눈시울이 촉촉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