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티, 나의 키티 동화 보물창고 33
빌 월리스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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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개를 키우고 싶어했다.
촌에서 자란 나는 어려서 가축을 키우며 살았지만 개를 좋아하지 않았다.
어릴 때, 마을 어른들이 나무에 개를 묶어두고 잡았던 걸 어렴풋이 본 기억 때문에 싫어하게 된 것 같다.
이런 기억도 일종의 '트라우마'가 아닐까. 
 
우리 아이들이 개를 키워보면, 개와 친밀감을 쌓고 무조건 개를 무서워하지는 않겠구나 싶어 개 키우는 걸 허락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에게 개를 키우게 했던 경험이 아주 잘한 일이라는 걸 새삼 확인했고,
어릴 적 개에게 물렸던 사고로 개를 무서워하는 소년 리키에게 공감했다. 


리키는 어릴 때 개에게 물려 온 몸을 예순세 바늘이나 꿰매고
광견병에 걸리지 않도록 커다란 바늘로 열두 번이나 주사를 맞아야 했던 끔찍한 기억에 개를 무서워 한다.
누구나 두려움 하나쯤 갖고 있다지만 리키는 그 정도가 아주 심했다.

하지만, 두려움은 스스로 극복해야 될 대상이다.
리키는 오클라호마 시골집에 찾아 든 떠돌이 개가 굶주려 죽어가는 걸 보면서도 모른 척했지만
차마 굶어 죽는 걸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먹이를 주고 몸을 만지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엄마가 도둑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부르던 '키티'는 떠돌이 개의 이름이 되고,
리키와 키티는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된다.  
둘의 우정은 점점 깊어가고, 찡한 감동을 불러온다.

리키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도전에, 아는 척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는 아빠가 멋지다. 
어느날 고모 가족이 사고를 당하고 아버지는 고모 곁에 있어주기 위해 농장을 비운다.
리키는 엄마와 농장 일을 돌보며 새끼를 낳은 암소를 찾아나섰다가, 버려진 개들의 공격을 받는다.
키티는 암소를 보호하기 위해 들개들과 사투를 벌이고, 리키는 두려움에 도망치다 다친다.
정신이 든 리키는 키티에게 돌아와 몽둥이로 들개를 공격한다.
리키와 키티는 심한 부상을 당했지만, 찾아나선 엄마의 도움으로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
의사와 수의사가 와서 둘은 꿰매고 치료를 받고 회복된다.

마을에서 리키와 키티는 유명한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정유회사 트럭에서 쏟아져 내린 파이프에 키티가 깔려 죽는다.
리키는 키티가 죽자 마음이 텅 비어버렸고, 어떤 대상에 더 이상 마음을 주지 않는다. 
키티를 키우며 개에 대한 두려움을 비로소 극복했는데, 또 다시 아픔을 겪데 된 키티가 가엾다.
행복은 왜 그렇게 짧기만 할까...

그러던 어느 날, 또 다시 찾아든 유기견에 마음이 끌린 리키는 냉장고에서 먹이를 들고 나온다.
참 다행이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리키와 유기견의 만남은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고 빌어본다. 
사람과 동물 사이의 우정과 믿음으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어느 날 예고없이 닥치는 죽음을 경험하며 성큼 성장해가는 진정한 용기에 대해서도 생각케 된다.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생명체에 애정을 쏟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 좋다.
사랑도 받아 봐야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동물을 키워 본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공감도가 높을 거 같다. 
특히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독자라면, 리키처럼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하라 용기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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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스와 수호천사 읽기의 즐거움 2
수산나 타마로 지음, 우테 크라우제 그림, 유혜자 옮김 / 개암나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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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수산나 타마로' 사진을 보면 소년 같은 해맑은 얼굴이지만 1957년생으로 쉰다섯의 적지 않은 나이다. 2008년 여름 <마법의 원 http://blog.aladin.co.kr/714960143/2241028 >으로 만난 작가라 반가움에 덥썩 책을 샀는데, 리뷰쓰기는 늦었다.  

<토비아스와 수호천사>는 마치 이탈리아판 <아홉살 인생>같은 책이다. 위기철 작가가 경험한 인생이야기를 아홉 살 여민이를 통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수산나 타마로도 열 살 마르티나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어리지만 이미 철들어 버린 아홉 살 인생의 여민이처럼, 우리의 주인공 마르티나도 늘 싸우기만 하는 엄마 아빠 때문에 일찍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다.  


엄마와 아빠는 결혼을 일찍 했다. 엄마는 대학교에 들어가 공부할 꿈어 부풀어 있었고, 아빠는 오토바이 선수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의 꿈이 둘이 영원히 같이 살고 싶은 꿈으로 바뀌면서 미래의 계획들이 모두 취소됐다.  
거실 소파 옆 탁자에 엄마, 아빠가 결혼할 때 찍은 사진이 있다. 엄마는 여왕처럼 보이고, 아빠는 멋진 호텔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두 사람의 눈은 요정이 작은 별을 뿌려 놓고 가기라도한 것처럼 반짝거린다.(17쪽)   

서로 사랑해서 눈빛이 반짝이던 엄마 아빠는 마치 누군가 스위치를 내린 것처럼 더 이상 눈빛이 반짝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마르티나의 엄마 아빠만 그런 게 아니라, 나를 비롯한 보통의 부부들도 눈빛을 반짝이는 시간이 오래 가지 않으니 참 인생의 아이러니다.ㅋㅋ 마르티나는 엄마 아빠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기 자루를 물고 가던 황새가 주소를 착각하고 잘못 내려놓았을 거라 생각한다. 원래  엄마 아빠는 정원이 딸린 멋진 집에서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행복하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할아버지가 자주 하던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희망도 함께 살아 있다"는 말씀처럼, 사는 것을 희망이라고 생각하면 그래도 기분이 좋아진다.  


마르티나는 할아버지의 개 '토비아스'가 되어 잡기 놀이를 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 하지만 아빠와 엄마는 그런 모습에 질색을 한다. 할아버지가 마르티나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며 떼어 놓고 싶어하는 아빠, 마르티나가 왜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에 대답하지 않고 딴 생각에 빠져 있는지 눈높이 대화를 하지 않는 엄마는 마르티나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  말하지 않고도 마음으로 통하는 할아버지처럼, 마르티나는 말하지 않고 주변의 모든 것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 밤나무는 운명을 선택할 수 없지만, 자기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마르티나는 집을 나간 엄마 아빠를 기다리지 않고 용감하게 집을 떠난다. 


할아버지는 왜 갑자기 마르티나를 보러 오지 않는지 궁금하고 걱정된다. 마르티나는 집을 나와 춥고 배고픔을 경험하지만 겁내지는 않는다. 추위를 피하려 쓰레기통에 들어갔다가 잃어버린 물건들을 찾아 모아두는 트롤라 부인의 성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아토스(토끼인형)과 마음을 나누며 위로를 얻는다. 하지만 마르티나를 잡으로 온 복지사의 손을 피해 도망치고... 날개가 달린 수호천사를 만나게 된다. 세상에 있는 사람들 숫자만큼 많은 천사가 움직이고 있지만,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천사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마르티나는 천사의 도움으로 인간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된다.
 

"너의 부모님은 그동안 너무 불행해서 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잘 모르고 살았어. 나쁜 사람들은 아니고, 너를 사랑하면서 그것을 너한테 잘 보여 주지 못한 것 뿐이야. 
행복이 바로 앞에 있어도 그것을 잡으려고 손을 뻦지 않아. 행복을 식인종보다도 더 무서워하지."(127쪽) 


마르티나는 가출로 무엇을 깨달았고, 엄마 아빠는 어떤 것을 발견했을까......
수호천사는 인생을 결정해 주지는 않는다. 하느님이 섞어 놓은 카드를 손에 쥐었을 때, 저 카드를 버리고, 이 카드를 버리라고 말해 줄 수 있을 뿐이다. 내 인생의 수호천사는 어떤 카드를 버리고 어떤 카드를 선택하게 할까?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늘 내곁에 함께 있는 수호천사를 상상하는 것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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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7-29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눈에 보이지 않아도 수호천사가 제 곁에 있다고 상상하면 어쩐지 안심이 되어버릴거 같아요.
좀 더 과감하게 하고싶은 일로 돌진할 수 있고. 사실 그런 긍정적 생각이 더 운을 가져올지 모르겠어요..

언니, 즐거운 주말되세요!

순오기 2011-07-29 11:51   좋아요 0 | URL
우리의 수호천사를 믿어요~ ^^
 
속 좁은 아빠 푸른숲 어린이 문학 23
김남중 지음,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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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인생 단면을 보는 것처럼 여러가지로 감정이입이 된 작품이다. 
딱 요렇게 한 줄 썼는데, 고1 막내가 돌아와서 잠시 밀쳐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 어제 이 책 제목 보면서 그저 그런 뻔한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빨려들어가 단숨에 읽었어. 현주 아빠가 우리 아빠랑 겹쳐져서 제대로 감정이입이 됐달까? 사람이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얼마나 다른지 실감했어." 
"흐흐~ 너도 그랬냐? 엄마도 완전 감정이입했잖아. 술고래 현주 아빠 정대면씨처럼 아빠가 술 먹고 주사를 부리지는 않지만 '에라 모르겠다, 술이나 먹자'는 소통부재의 아빠를 보는 것 자체가 지옥이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 
"그래, 아빠 술 마시면 엄만 엄청 싫어했지."
"특히 아빠가 보해 대(大)ㅅ병을 식탁 옆에 세워두는 걸 끔찍히 싫어했지. 자식은 본대로 배운대로 한다고... 엄마는 술병이 안보이게 장식장에 넣고, 아빠는 술병을 꺼내서 마시고 또 식탁 옆에 세워두고.... 그거 때문에도 진짜 많이 싸웠다. 아빠는 엄마가 안 키웠으니까 책임질 수 없지만, 너희는 엄마가 키우니까 술 먹는 거 보고 자라는 거 정말 싫었어. 술 먹는 대물림을 너희대에서 끝내고 싶었거든." 
"맞아, 엄마. 그런데 현주 아빠의 술버릇을 고치려던 작전이 진짜 위암을 발견한 것처럼, 우리 아빠도 어딘가 고장나 있는 거 아닌가 겁난다."
"엄마도 그래......  그런데, 엄마는 아빠 뱃속까지 다 본 여자다.ㅋㅋㅋ"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세 살때, 아빠가 맹장수술을 해서 너랑 둘이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는데, 갑자기 엄마를 들어오라는 거야."
"왜?"
"맹장수술 하려고 배를 열었는데, 게실염이라고 대장 돌기에 염증이 있어 그냥 두면 암이 될 수도 있다며 잘라내야 한대. 그러면서 뱃속을 보여주더라. 그땐 아빠가 잘못될까 봐 이 남자만 살려주면 뭐든 다 할 거 같았는데. 그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참 많이도 싸우며 살았다.ㅋㅋㅋ"
"그런 일이 있었어? 난 몰랐네...."
"넌, 어려서 생각나지 않겠지만....  엄마가 완전 경직돼서 수술실에서 나왔을 때 네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엄마 기도하자!" 그러는데, 아~ 이건 애가 하는 말이 아니구나 싶더라. 위암수술하는 아빠를 살려달라고 기도한 현주처럼, 너도 엄마에게 힘을 주던 보석같은 아이었어."
"아~ 내가 그랬다는 걸 왜 이제 말해? 그리고 '보석같은 아이였어'라니 왜, 과거형이야? 내가 지금은 보석이 아니란 말이지?"
"예전에 이 얘기 여러번 했는데,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거야. 언니는 엄마가 이 얘기하면, 머리끝이 쭈볏~ 전율이 인다고 했어. 엄마도 그렇고... 흐흐흐, 넌 지금도 여전히 엄마에게 빛나는 보석이야. 네가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지, 정말 사는 맛이 안 났을거야."
"아~ 그렇구나. 난, 정말 잘해야겠어. 다시 정록의 자리를 찾아야지. 금욜부터 기말시험인데 공부도 열심히 하고...... " 
"우리, 아빠가 술먹는 얘기하다 아주 바람직한 결론이 나왔네.ㅋㅋㅋ."   

 여기까지 우리 모녀 한밤의 생생 토크다.^^

"양심보다 돈! 사랑보다 돈! 사람보다 돈! 돈이면 다 되는 이 더러운 세상! 정말 싫다! 정말 싫어!"
 귀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저 혀 꼬인 소리가 정말 싫다. 정문 슈퍼 앞 인도에 내놓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남자가 보였다. 와이셔츠 자락이 허리띠 위로 다 빠져나온 배불뚝이 아저씨. 아빠였다. (10~11쪽) 

술만 마시면, 세상 고통을 다 짊어진 듯 허세 부리는 우리들의 아버지다. 현주는 온 동네 구경거리가 되는 아빠가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현주 아빠 배불뚝이 아저씨의 모습까지 닮은, 내 남편과 헤어지는 것이 최선의 행복이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 논술 과외를 하는 현주 엄마 진정란 씨 모습에 내가 겹쳐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현주 엄마처럼 남편을 달래고 어르며 다독거리지 못한다. 아내들은 남편을 '큰애기'라 생각한다는데, 내 남편은 하마만큼 커서 '큰애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말을 내 딸들에게 종종 했었다.^^ 날마다 술먹는 남편에게 진저리치는 현주엄마에게 1차 감정이입이 됐다.   

 

하루가 멀다 하고 먹어 댄 술 때문에 위암수술을 받은 현주 아빠와, 어린 나이에 암이 재발돼 항암치료를 받지만 씩씩한 척 현주 남친을 자처하는 선우가 안쓰러웠다. 암으로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와, 여섯 차례의 항암치료로 머리칼이 다 빠지고 음식을 먹지 못하던 시어머니, 위암수술로 젓가락처럼 빼빼 마른 큰동서 모습이 떠올라 2차 감정이입이 됐다. 

특히 수술 후 괄약근 조절이 안돼 어린 딸 앞에서 바지에 똥을 묻히고 아내만 찾는 현주 아빠는, 환자복에 실례를 하고 며느리에게 씻김을 받으며 한없이 무너지던 시어머니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 우리 어머님은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걸 정말 못견뎌 하셨다. 가족이란 남에게 보이지 못할 온갖 치부를 공유하면서, 서로 힘이 되고 응원하며 든든한 뿌리가 되어주는 것이다.  

 

 "최선을 다한다고 다 이기는 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야 이길 희망이 있는 거야. 너희들, 잘 봐 두어라. 아빠가 어떻게 싸우는지, 어떻게 이기는지, 혹시 지더라도 어떻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지 말이야. 새 목표가 생겼어. 그게 너희한테 보여 줄 수 있는 전부라도 괜찮아. 어떻게든 난 멋진 아빠로 기억되고 싶어."(140쪽)  

"너희가 내 뿌리야. 아빠는 그걸 깜빡 잊고 있었어. 이제는 절대 잊지 않을게. 고맙다, 얘들아. 나도 너희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 줄게."(160쪽)

스무 살의 아들을 어둠 속에서 바라보던 아버지, 먼저 말하지 못하고 아들이 불러주기를 기다렸을 아버지. 친해지거나 화해할 기회조차 없어진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들들이 아버지를 기억하며 울지 않게 해주고 싶다는 작가의 마음에도 감정이입이 된 독서였다. 일정 부분 작가의 체험이 녹아 들어 독자들도 공감하지 않을까.... 

지난 주말, 아버님은 여든 셋의 생신을 맞으며, 7년 전 앞서가신 어머니가 곁에 없음을 많이 아쉬워 하셨다. 살아계실 땐 다정하게 대해주지 않은 양반이 혼자 7년을 보내고 어머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생겼나 싶어 짠했다. 부부 사이든 부모 자식간이든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해~ "라는 대중가요 노랫말은 진리다.^^


'어린이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고, 동화가 그런 어린이를 자라게 하며, 우리가 관심을 가지면 전쟁, 폭력, 배고픔, 차별, 가난, 질병을 대부분 없앨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세상 모든 것이 동화가 될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가족 사진이 정겹다. 미모가 돋보이는 엄마와 한 눈을 찡끗한 작가 아빠, 팬티를 둘러 쓴 익살스런 아들 둘, 아이들 어릴 때 이런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재밌겠다.ㅋㅋ  

*165쪽 아래에서 8째줄~ 그 그렇고 ==>그건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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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30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6-30 21:56   좋아요 0 | URL
쌩유~^^

수퍼남매맘 2011-07-01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리뷰를 보니 이 책이 무지 읽고 싶어지네요. 전혀 부부싸움 안 하실 것 같았는데...

순오기 2011-07-01 20:59   좋아요 0 | URL
어우~ 말도 마세요, 우린 정말 끔찍히도 많이 싸웠어요~ 오죽하면 이혼하려고 서류 다 만들고 법원까지 갔겠어요.ㅋㅋ 하지만, 이 책은 정말 재밌어요, 꼭 읽어보세요. 내 리뷰에는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현주의 자칭 남친 선우와 현주 이야기는 아이들도 좋아할 거에요.^^

2011-07-02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7-04 00:51   좋아요 0 | URL
님 서재에 답글과 문자로 확인하셨죠.^^

희망찬샘 2011-07-03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남중님의 작품이군요. 기대가 되는걸요.

순오기 2011-07-04 00:51   좋아요 0 | URL
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숨은 친구 찾기 사계절 아동문고 79
최유정 지음, 홍정선 그림 / 사계절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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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독서회에서 최유정 작가 초청강연을 하기 전에 읽으려고 구입했는데, 결국 강연이 끝나고서야 읽게 되었다.  

자녀가 어떤 친구와 어울리는지 관심을 기울이는 건 부모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한다. 나를 비롯한 보통의 부모들은 자녀가 공부를 잘 하거나 범생이로 분류되는 아이와 어울리면 좋아하고, 문제아로 거론되는 아이와 어울리면 싫어한다. 예부터 유유상종이라고, 어울리는 친구를 보고 그 사람을 판단했다. 초등6학년 딸과 고딩 아들을 둔 작가도 보통의 엄마들과 다르지 않아, 그런 속내를 자녀들 앞에서 드러냈다가 얼굴이 빨개졌다고 고백한다. 아이를 문제아나 모범생으로 편 가르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볼 줄 아는 어른이 필요한 시대지만, 독자들이 공감하고 감동하게 작가의 의도를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는 센스도 필요하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6학년 과학영재 우혁이와 같은 반 친구들을 지켜보는 은호의 시선과 진술로 끌어가는 동화다. 성적은 안 좋아도 활달한 기찬이는 자신을 상대해주지 않는 우혁이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축구 신동 빈이를 좋아하고 이해하는 세은이, 그런 세은이에게 호감을 가진 은호가 질투심을 느낀다. 다섯 아이를 중심으로 축구와 우정, 의리와 가정환경, 풋풋한 첫사랑의 설레임도 묘사된다. 6학년 3반에서 벌어지는 도난사고는 범인을 알 수 없어 결국 학교 차원의 문제로 커진다.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을 둘씩 상담실로 부르고, 아이들은 누가 의심스러운지 적어내라는 어이없는 주문을 받는다. 도난사고의 범인은 아이들에 의해 밝혀지는데 범인을 알게 된 아이들의 대처방식이 너무 어른스러워, 요즘 애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애늙은이 같은 동화 속 아이들에 비해, 우혁이 엄마의 처사는 나를 비롯한 요즘 엄마들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라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우혁이 엄마가 우혁이더라 바보 멍청이 같은 자식이라고 했어. 그렇게 공을 들였는데 전교 일등을 빼앗겼다면서 창피하다고. 그러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우는 우혁이더러 집에도 들어오지 말라고. 나가 죽으라고 그러지 뭐야."(160쪽)  

엄마라면 그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엄마는 단지 일등 못했다는 이유로 자식을 내쫗으면 안 되는 거라고, 늘 자식 옆에 있어 줘야 하고, 늘 자식을 위로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162쪽)

솔직히 입으로 뱉어내진 않았을지라도, 아이의 성적이 떨어졌을 때 이런 생각 안 해본 엄마가 얼마나 될까? 작가도 자녀한테 "성적 형편없이 떨어지면 넌 죽는다!"라고 터프하게 말한다지만, 물론 그만큼 열심을 내라는 뜻이라는 건 아이도 알고 우리도 안다.^^ 


공부만 잘하면 인성은 신경쓰지 않는 부모와 일등만 요구하는 성적위주의 교육정책은 아이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도시의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풍경은 좀체 보기 어렵다. 축구를 즐기는 명수와 빈이 등 은호반 아이들처럼 축구로 우정을 쌓으며 멋진 추억을 나누는 학창시절을 줄 수는 없는지...   


일등만 요구하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버림받을거라는 두려움에 도둑질을 하게 되는 건 동화 속 이야기로 끝나지는 않는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사례는 이미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만큼 요즘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병이 깊다는 반증이다. 도벽을 가진 아이가 밝혀지고 학교를 뛰쳐 나가지만, 소아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는 따뜻한 결말은 마음이 놓였다. 예상을 비켜가지 않은 진행에 신선함이나 놀라운 반전을 기대한 독자를 충족시키기엔 살짝 아쉽지만, 숨은 친구의 가치를 찾아내 우정을 지속하는 아이들은 제목처럼 멋지다. 

 

*광주에 사는 작가라서 아이들 학교독서회를 하실까? 25쪽에 '어머니독서회'가 나와서 반가웠어요.  

*80쪽에 '주사 아저씨'가 나오는데, 나 어릴 땐 '주사 아저씨'라 불렀지만 요즘은 기능직도 '선생님'으로 호칭한지 오래다. 우리 큰딸이 졸업하던 2001년에도 아이들 앨범에 행정실 기능직도 '선생님'이라 써 있다. 아이들이야 기능직 아저씨를 직접 만날 일도 별로 없어 신경쓰지 않고 지내지만.   

*90쪽에 '4교시가 끝났다'라고 했는데, 당번인 기찬이가 은호와 같이 급식실로 우유를 받으러 갔다(93쪽)는 말은 좀 이상하다. 우유 저온저장고가 따로 설치되어 있어 급식실로 유유를 받으러 가지 않고 2교시 끝나고 먹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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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6-2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님의 예리한 지적 작가님도 아실까요?
전교 일등을 빼앗겼다고 나가 죽으라고 했다니 음...그런 아이들이 큰일나는거죠.
요즘 전 맘을 비우고, 무조건 잘했다고 합니다. 끙~~~

순오기 2011-06-30 22:53   좋아요 0 | URL
예리한 지적은 애정이라는 걸 아실까...^^
자식 공부에 올인하는 부모는 맘을 비우기 쉽지 않죠~~~ ㅠㅠ

2011-06-29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6-30 22:55   좋아요 0 | URL
정말 우혁이 엄마처럼 말하는 부모가 그 동네에도 있군요.ㅜㅜ
그러는 그 엄마는 학교 다닐때 얼마나 공부를 잘 했는지, 자식들이 확인해봐야 해요.
공부를 잘하는 애들은 조금 떨어지면 그걸 못 견뎌하고...

마녀고양이 2011-06-29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요, 어제 명품 좋아하고 다이어트 약 지어먹고 좋은 유치원이나 학원 보내는 여인 둘 앞에서
살짝 주눅이 들었다는거 아니겠어요? 음, 마음은 ㅉㅉㅉ 이러는데, 말은 조심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집에 돌아와, 기분이 추욱~~~~~~~ ㅠㅠ

순오기 2011-06-30 22:56   좋아요 0 | URL
명품이 뭔지도 모르는 나는 차라리 속이 편하죠.ㅋㅋ
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세상이니까~~~~ 주눅 들거 없어요.^^

2011-07-03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4 0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특별한 손님 베틀북 그림책 70
앤서니 브라운 그림, 애널레나 매커피 글, 허은미 옮김 / 베틀북 / 200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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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혼가정이 늘어가는 현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던 가족이 만나서 새로운 가족이 되려면 많은 갈등을 겪게 된다. 
그러한 감정의 변화와 우여곡절을 앤서니 브라운의 재밌는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사실은 심각한 상황인데도 앤서니 브라운이 숨겨 둔 그림 속 비밀을 발견하는 재미에 신나는 이야기처럼 생각된다. 

아빠와 둘이 사는 케이티는 아빠랑 함께 있는 시간이 좋다. 이 책에서도 둘의 다정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엄마의 역할까지 혼자서 하는 아빠는 케이티를 학교에 보내고 요일마다 다른 샌드위치를 싸 주신다.
케이티는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엄마를 보러 간다. 그때도 아빠는 케이티의 물건을 잘 챙겨 주신다.
하지만, 어느 날 아빠가 새 친구인 메리 아줌마를 집으로 데려 오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케이티는 아빠와 달리 요일마다 정해진 샌드위치를 제멋대로 바꿔 싸주는 메리 아줌마와 심한 장난질만 하는 션이 싫었다.
바닷가에 놀러 갈 때도 너무나 많은 물건을 가져가는 아줌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특별한 손님인 메리 아줌마와 션과 함께 지내는 게 넌더리가 나고, 아빠를 나누어 갖는 것도 싫었다. 

 

어느 날, 메이 아줌마와 션은 자기들의 집으로 돌아갔고, 케이티는 다시 아빠와 단 둘이 살게 되어 좋았다.
케이티와 아빠는 다시 예전의 익숙한 생활로 돌아갔지만, 무언가 잃어버린 것처럼 허전했다.
잃어버린 게 무얼까? 케이티는 곰곰 생각했지만 알 수 없었다. 

 

케이티는 자기가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 깨닫고, 아빠와 같이 메리 아줌마 집에 찾아 갔다.
션을 위해 놀라운 선물도 준비했고... 

앤서니 브라운은 그림의 곳곳에 비밀을 숨겨 놓았다.
이 책을 보면서 숨은 그림찾기를 해야 그림을 보는 맛이 제대로 살아난다. 
메리 아줌마 집과 정원에 숨겨진 것을 찾아내면서 케이티도 메리 아줌마랑 션과 한 가족이 될까? 

부부의 이혼으로 가족 해체의 위기에 처한 현대사회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주는 책이다.
부모와 떨어져 사는 아이를 위로하며, 새로운 가족을 받아 들이기까지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가족이 된다는 건 서로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공존하는 것이다.
케이티가 메리 아줌마와 션의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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