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봉을 찾아라!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작은도서관 32
김선정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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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한 <최기봉을 찾아라>는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확실하게 잡았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숙제나 일기를 검사하면서 팡팡 찍어주는 '도장'을 소재로 독특한 캐릭터의 주인공을 잘 그려냈다. 도장을 훔쳐간 범인이 누굴까 추적하는 긴장감과 호기심도 충족시킨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생각했다. 졸업 30년이 되던 해, 나이 마흔이 넘은 중년들이 초등시절 추억을 찾아 동창회를 시작했다. 유일하게 6학년까지 반이 바뀌지 않고 남녀 합반이었던 우리반은 동창회를 해도 재밌다. 5.6학년 연달아 담임했던 선생님을 찾아 반창회도 가졌고, 선생님이 교장으로 취임할 때는 전국에서 모인 친구들과 축하도 했는데 올 2월에 정년퇴임이다. 초등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면서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나한테는 엄청난 사건이었는데도 선생님이나 친구들은 전혀 기억하지 못했고, 반대로 친구들과 선생님이 기억하는 걸 나는 까맣게 잊고 있는 것들도 있었다.

특별히 선생님께 주목받거나 사랑받지 못했던 친구들은 선생님에 대한 추억이 별로 없었고, 선생님이 우리를 위해 해준 게 뭐가 있냐고 투덜대기도 했다. 그 친구들에겐 우리 담임선생님도 이 책의 최기봉 선생님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반면 어려운 형편이라 중학교 진학이 어려웠던 친구들은, 부모님을 찾아와 끝까지 설득했던 선생님을 고맙게 기억하고 있었다. 선생님은 교편생활 첫 졸업생이었던 우리와 띠동갑으로 이제 같이 늙어가는 때론 친구같은 관계다. 선생님을 다시 만난 10년동안 선생님과 함께 했던 서울, 수원, 부산에서의 만남은 또 다른 추억이 되었다.

         

15년 전에 가르쳤던 제자가 보내준 도장 선물을 받은 최기봉 선생님은 기분이 좋았다. 인주를 묻히지 않아도 만 번이나 찍을 수 있는 도장이라 선생님은 신이 났다. 공부 열심히 하고 착한 아이에게는 엄지를 치켜든 최기봉 도장을, 공부 제대로 안 하고 말썽만 피우는 녀석들 울보 최기봉 도장을 찍어줄거라고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선생님의 기쁨도 잠시, 도장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사라진 도장은 시도 때도 없이 깨끗한 학교 담장이나 화장실에 나타나 최기봉 도장을 팡팡 찍어 놓았고, 더욱 거침없이 교장선생님의 결재칸이나 학교장 이름이 들어갈 상장에도 찍혀 있었다. 헐~
 

교장선생님께 불려가 꾸중을 들은 최기봉 선생님은, 날마다 청소 벌을 받는 공포의 두식이(형식이와 현식이)를 의심하지만 물증이 없다. 두식이는 인간세탁기라는 공주리를 의심한다. 최기봉 선생님은 세 아이들을 도장 특공대로 임명하고, 도장 찍힌 곳을 발견하는 즉시 알려주고 도장을 가져간 범인이 누구인지 수사하라고 말한다. 그 일은 도장을 찾을 때까지 계속된다.

     

최기봉 선생님은 도장 특공대로 임명된 두식이와 공주리의 가정환경과 그 아이들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걸 발견한다. 선생님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소위 문제아라 부르며 소외시킨 아이들에 대한 선생님들의 잘못을 은밀하게 부각시킨다. 아이를 사랑하는 교사가 아니라 직업인일 뿐인 선생님을 종종 만났을 어린이나 학부모가 동감할 대목이다. 아니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선생님이라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 선생님이란 직업에 충실하지 않은 그냥 그런 선생님에 대한 고발이라고도 생각된다. 이 책을 읽는 선생님은 좀 뜨끔하지 않을까....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담임 선생님 이름을 썼다는 2반 아이들을 맡은 유보라 선생님. 두식이들이 최기봉 선생님께 벌을 받거나 야단을 맞는 걸 싫어하는 학교의 최기사 아저씨. 최기봉 선생님을 싫어하는 교장선생님까지 도장을 훔쳐간 범인으로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은 자꾸 늘어난다.   

최기봉 선생님이 받은 두번째 편지는 15년 간 숨어 있던 진실을 알려준다. 과연 이 편지는 누가 보냈고, 도장을 훔쳐간 범인은 누구인가? 책을 두 번이나 읽었는데도 눈물이 났다. 정말 사랑을 받은 사람만이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걸까...... 문제의 어린이는 없고 오직 문제의 부모가 있었다, 라고 이해되는 최기봉 선생님의 성장기 상처는 문제의 선생님을 만들어낸 근원이었다.

"난, 따뜻한 정을 받아본 적이 없다. 남에게 정을 주는 법도 몰랐어. 난 너희가 나에게 다가오는 게 무서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아무것도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사람이 되려고 했지. 있는 듯 없는 듯한 사람. 좋지도 싫지도 않은 사람. 아무 영향도 안 주는 사람. 기억에 남지 않고 그냥 스쳐 지나가 버리는 사람 말이야. 그렇게 사는 게 가장 편하고 좋았거든." (79쪽) 

처음부터 복선이 깔려 있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주르르 눈물 흘리게 되었으니,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은 동화책이다. 선생님들은 자신이 어떤 교사인지 돌아보게 하고, 아이들은 재미와 더불어 선생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거 같다.  

도장 특공대를 하면서 선생님께 떡볶이도 얻어 먹고, 선생님 심부름도 하면서 친해진 두식이, 인간세탁기로 청소를 도맡아 하면서도 그림자같은 존재였던 공주리는 부분별 일등 상을 받았다. 누구도 사랑할 줄 몰랐던 최기봉 선생님이 비로소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깨달았으니 도장을 선물한 제자의 바람이 이루어진 따뜻한 마무리까지 흡족하다.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진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은 행복하다. 아직 아이들을 사랑하지 못하는 선생님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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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1-10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학교 2학년이 읽어도 좋을까요? 제가 먼저 읽고 조카한테 넘길라구요~ ^^

순오기 2011-01-10 21:48   좋아요 0 | URL
2학년 정도면 읽을 수 있어요. 학교 아이들도 재밌어했어요.^^

행복희망꿈 2011-01-10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으면서 저희 초등학교시절이 떠올랐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간에 끈끈한정을 좋은추억으로 가득채우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순오기 2011-01-10 21:49   좋아요 0 | URL
우리가 겪은 초등학교 시절이 당연히 생각나지요?^^
지금 초등학교 아이들도 훗날 나이 먹어서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선생님과 만났으면 좋겠어요.

라로 2011-01-11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책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니.....그저 부럽습니다.

순오기 2011-01-11 02:48   좋아요 0 | URL
나비님도 재미와 감동을 주는 페이퍼 잘 쓰잖아요~~ 추천을 마구 부르는 글 말에요.^^

책가방 2011-01-11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하기전에는 선생님을 찾지 말라던 말씀에 가슴이 아렸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자극을 주려고 그러셨겠지만.... 그 말씀 때문에 그 선생님이 더 기억에 남았답니다.
떠올릴 때마다 가슴은 아리지만요....

순오기 2011-01-12 22:05   좋아요 0 | URL
정말 그런 말 들으면, 진의를 알아도 선생님을 찾아 뵙기는 어려울 거 같아요.ㅜㅜ

마녀고양이 2011-01-11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말씀대로 재미와 감동이 함께하는 책 같아요.
솔직히.. 언니 리뷰만 봐도, 참 좋네요. 크크.

순오기 2011-01-12 22:09   좋아요 0 | URL
동화에서 이런 감동 받기도 흔치 않아요.^^

같은하늘 2011-01-13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이 책 재미날것 같아 찜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모든 책을 다 구입할 수는 없어 도서관을 애용하려구요.^^
제가 읽으면 옛 추억도 생각날것 같아 꼭 보고싶네요.

순오기 2011-01-14 22:11   좋아요 0 | URL
도서관을 이용하면 확실히 책을 덜 사게 되죠.ㅋㅋ
 
도서관 길고양이 - 제8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미래의 고전 21
김현욱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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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제 6회 푸른문학상 수상 단편집이었던 <조태백 탈출사건>을 읽고, '일곱 가지 단편 샐러드'라는 제목으로 리뷰를 썼었다. 2009년 푸른문학상 수상작은 읽지 못했고, 2010년 푸른문학상 수상작인 <도서관 길고양이>를 읽고 같은 제목의 리뷰를 써야 될 거 같았다. 오늘 무등산 아래 사찰음식전문점 수자타(부처님께 최초로 공양을 올린 처녀)에서 신선한 샐러드를 맘껏 먹었는데, 이 단편집도 신선하고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해마다 여러 출판사에서 '00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광고와 더불어 나오는 새 책을 덥석 물었다가 실망한 적이 종종 있었는데, 이 동화집은 453편의 응모작 가운데 문장력, 서사 구성 능력과 같은 기본적인 자질은 물론이고 발상의 새로움, 형식의 독특함, 사건 전개의 흡인력, 캐릭터의 생명력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심사해서 뽑아낸 일곱 편이라는 심사평에 믿음이 갔다. 

첫 번째 <겨드랑이 속 날개>는 가슴을 찡하게 울렸다.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힌 욱삼이가 쓴 아버지의 '가래 끓는 소리'는 날마다 가래소리를 들으며 무심했던 아버지에 대한 연민을 갖게 한다. 독백으로 표현되는 욱삼이의 속마음은 귀가 아닌 마음의 소리를 들을 줄 아이로 그려진다. 당연한 걸 노래하는 시, 좋은 시는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걸 알게 하는 선생님의 가르침과 결 고운 아이들의 마음이 읽힌다.    

두 번째 <일곱 발, 열아홉 발>은 쓰레기통을 자기 동 가까이 놓지 않으려는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에, 아이들까지 덩달아 학원 차를 자기 동 가까이 멈추게 하려는 해프닝을 벌인다. 양보와 타협을 모르는 어른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아이들 때문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른과 아이의 문제를 나란히 놓아 비교되게 한 구성이 돋보였다. 

세 번째 표제작인 <도서관 길고양이>는 역시 표제작으로 뽑힐 만했다.^^ 책읽기를 싫어하는 다미와 도서관 사서인 엄마와의 신경전이 재밌게 그려졌다. 무조건 '책 읽어!' 윽박지르지 않고 언젠가는 책에 관심을 갖게 될 거라는 엄마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다. 일주일 간 도서관에 엄마와 같이 출퇴근하게 된 다미는 살짝 열어둔 창문으로 누군가 들어왔었다는 걸 알고, 마치 탐정이 된 것처럼 범인 찾기에 몰두한다. 과연 고양이가 도서관에 몰래 들어와 청구번호 808.9ㅊ 의 '미르와 얼음 마녀'를 읽은 것일까? 추리형식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주제를 잘 드러낸 수작이다.  

네 번째 <대장이 되고 싶어>는 미소를 머금게 한 작품이다. 아이의 순수한 동심을 맛볼 수 있어 즐거웠다. 대장이 되고 싶은 오빠 종유와 공주놀이만 하고 싶은 지유가 마지막에 찾아낸 보물은 정말 공감 백배였다. 하하하~ 그 보물이 무언지 궁금하다고?ㅋㅋ  

다섯 번째 <엘리베이터 괴물>은 두려움과 공포심을 갖는 영민이의 마음을 알아주거나 공감해주지 않는 엄마가 내 모습은 아닌가 뜨끔했다. 아이의 감정에 먼저 공감해주지 않고 남들과 다르다고 왕따시키거나 행동 발달 장애아로 만들어 버리는 건 아닌가, 독자를 살짝 반성케 한다. 엘리베이터 타는 걸 무서워하는 영민이가 귀찮은 준호는 영민이의 도움을 받은 후, 영민이 감정에 공감해주며 엘리베이터 괴물을 물리치게 도와 준다. 어른이 개입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해결해서 좋았다. 

여섯 번째 <슬픔을 대하는 자세>는 갑자기 세상을 뜬 아버지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누나 정민이와, 그런다고 아버지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라며 제법 철들게 행동하는 동생 정우를 통해 제목 그대로 슬픔을 대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어린 동생이 더 어른스럽고 인생을 통달한 것 같아서 오히려 가슴이 짠하다.  

마지막 작품인 <하늘에 세수하고 싶어>는 편의점 미스 박 아줌마와 친구처럼 지내던 민주가, 그녀를 새엄마로 받아 들이기까지의 심리적 갈등을 그렸다. 재혼 가정에 흔히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하늘에 세수하고 싶다'는 한 줄 시에 잘 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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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비밀과 거짓말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0
김진영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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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도벽을 소재로 비밀과 거짓말에 감춰진 '진실'에 대한 이야기다.
도벽은 단순한 절도가 아닌 '습관적으로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위'로, 소질적인 것과 환경적인 요인으로 나뉘는데 책 속에 나오는 도벽은 두 가지 다 해당된다. 성장기에 부모님 몰래 용돈을 슬쩍했던 경험은 많이들 있지 않을까? 나 역시 어려운 살림을 꾸리는 엄마에게 손내밀기 죄송해서 엄마의 전대에서 슬쩍 했던 적이 있다. 이런 기억은 잊고 살다가 어느 날 불쑥 튀어 나오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이미 지난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겐 이런 가책을 갖지 않도록 슬쩍 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생각하지만, 이미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열네 살 장하리는 이름과 걸맞지 않게 장하지 않은 도둑질로 붙잡혀 망신도 당하고, 들킬까봐 마음을 졸이기도 한다. 우연히 누군가 화장실에 놓아 둔 음악시디를 보고, 좋아하는 친구에게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순간 잘못된 선택을 한다. 그걸 눈치 챈 같은 반 예주에게 꼼짝 못하고 그녀의 도벽에 동참한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어정쩡한 나이 열네 살이 매순간 올바른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는 순전히 자신이 감당해야 될 몫이다. 요즘 아이들은 남의 물건을 슬쩍하는 걸 '뽀린다'고 하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이런 현상도 진지한 토론이 필요할 대목이다. 


하리의 도둑질도 비밀과 거짓말을 낳게 되지만, 하리를 괴롭히는 비밀과 거짓말은 엄마의 도벽이다. 열네 살 딸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엄마의 도벽을 알고 있는데, 정작 엄마는 하리가 알고 있다는 걸 모른채 일하는 식당에서 계속 훔친다. 엄마의 도벽은 어디서 생겨났을까? 하리는 엄마의 고백을 듣기 전까진 이해할 수 없었고, 도둑의 딸이라는 사실만이 부끄럽고 괴롭다. 모녀의 비밀과 거짓말 속에 감춰진 '진실'이 드러나는 클라이막스는 가슴 아프다.

 

'자신의 행동을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내가 한 행동이 들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 사람들은 그 순간 작은 비밀을 만든다. 그때는 양심이 발바닥을 빠져나와 땅속으로 들어가 버린 뒤다.'(72쪽)  


작가는 '범의귀'라는 꽃에 독자의 시선을 잡아 이야기를 펼쳐간다. 우리가 흔히 바위취로 아는 식물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것이다. 우리집 화단에도 한두 뿌리 심은 것이 지천으로 퍼져 5월이면 꽃대를 피워 올린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왜 '범의 귀'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알아채기 어럽다. ^^ 


   

두 개의 꽃잎만 기형적으로 큰 것인지 아니면 세 개의 꽃잎이 기형적으로 작은 것인지 볼수록 알 수 없다. 내가 도둑질을 하다가 엄마한테 들킨 건지, 아니면 엄마 때문에 도둑질을 하다가 들킨 건지. 희한한 꽃 범의귀. 이 꽃처럼 내 머리도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그럴수록 내 눈에는 범의 귀가 나를 향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난 다 알고 있어. 어쨋든 넌 도둑질을 했어! 너에게 도둑의 피가 흐른다고.'(76쪽)  


따뜻한 사랑을 받은 기억이 없는 친절하지 못한 아버지, 생활전선에 서는 일이 벅차 딸에게 관심을 갖지 못하는 엄마는 하리에게 상처가 된다. 에픽하이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에 마음을 열었던 성민이의 이중성에 실망하고,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사람취급도 하지 않는 담임선생님께 분노하는 평범한 여학생이다.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던 하리가 선생님의 부당한 편애를 당당하게 지적하는 건 청소년들이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낄 명장면이다.  

 
열네 살의 비밀과 거짓말을 풀어낼 출구가 필요했던 장하리는, 잘못을 고치려는 아빠 엄마의 노력으로 행복한 가족으로 자리 잡는다. 도벽이라는 가볍지 않은 소재로 진실을 깨닫고 진정한 자아찾기라는 울림을 준다.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바꿔가면서 범의귀를 새롭게 발견하는 플롯은 돋보이지만, 지극히 모범적인 결말은 작가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큰 것은 아니었나 싶어 아쉬웠다.  

어른들은 우리 중학생을 보고 덜 자란 것 같아 불안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한다. 어쩌면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아직 우리가 다 자란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이전에 난 꽃잎이 두 개인 범의귀가 불안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꽃의 꽃잎 크기가 모두 같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범의귀 자체로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문제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를 불안하게만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처럼.(153쪽) 

 
교육학자들은 "문제아는 없고 문제의 부모가 있을 뿐"이라고 말하는데, 나도 동감한다. 아이들을 보면 그 부모가 보이고, 반대로 부모를 보면 아이가 보인다. 가정교육은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하는 것을 본대로 배운대로 하기 때문이다. 장하리의 문제는 엄마의 문제였고, 결국 엄마의 상처가 치료되어야 하리의 상처도 낫는 것이었다. 자식에게 의도적으로 상처를 입히는 부모는 없겠지만, 무심히 한 말 하나 행동 하나에도 아이들은 상처받을 수 있는 약한 존재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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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2-21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쉽지 않은 소재인걸요.
저도 한번 찾아 읽어보고 싶어요.

순오기 2010-12-21 19:08   좋아요 0 | URL
쉽지 않은 소재를 잘 엮어냈어요.
예~ 중학생 아드님과 같이 봐도 좋을 책이에요.

마녀고양이 2010-12-21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일단 범의 귀라는 꽃 너무 이쁜데요.
사막 여우 귀처럼 뽈록 나온 꽃잎 두개가 너무 독특하고 맘에 들어요. 혹시
제게 선물하실 일 있으시면, '범의 귀'로 부탁드려요... 큭큭. (농담이예요, 아시죠?)

습관적 도벽 말이예요, 그건 애정 결핍의 결과물일지도 모른대요.
부모의 무관심으로 인해 자기를 좀 바로 잡아달라는 무의식일 수도 있구요, 또는
부모에게 받지 못 한 것을 다른 것으로 충족하고 싶은, 그리고 자기 것을 되찾고 싶은 욕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럴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고나니 도벽증 아이들이 안 됐더라구요. ㅠ

순오기 2010-12-21 19:10   좋아요 0 | URL
하하~ 우리집 화단에 지천으로 났는데, 가까이 살면 한뿌리 가져다 심어도 좋으련만...

아이들 도벽이나 기타 등등의 문제도 결국은 사랑받고 싶은 몸짓으로 이해하면 되겠지요.
 
12/10(금) 광주대, 유은실 작가 강연회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창비아동문고 219
유은실 지음, 권사우 그림 / 창비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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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에 올인할 수 있다는 건 독자가 누리는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에 필이 꽃힌 사랑스런 주인공 '비읍'이는 유은실 작가의 분신일거라 생각된다. 그러니까 유은실 작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행복한 독자였고, 존경하는 린드그렌 선생님께 헌정해도 될 동화를 쓴 행복한 작가이기도 하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을 챕터 제목으로 주인공 '비읍'이와 린드그렌 작품을 엮어가는 방식이 신선하다. 린드그렌의 작품을 못 읽은 독자라도 이 책을 읽기에 어려움은 없다. 비읍이의 삶에 깊숙이 개입한 린드그렌 작품 이야기와, 린드그렌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를 읽으면 저절로 이해가 된다. 하지만 거론된 작품을 모두 읽은 독자라면 훨씬 더 공감하며 감정이입이 될 거 같다. 아쉽게도 나는 '말괄량이 삐삐'와 '미오 나의 미오' 밖에 못 읽었지만, 당연히 나머지 책도 찾아 읽으리라 다짐을 했다.  

책 속에 나오는 린드그렌 작품은 '내 이름은 삐삐롱스타킹, 꼬마 백만장자 삐삐,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에밀은 사고뭉치, 개구쟁이 미셸, 펠레의 가출, 산적의 딸 로냐, 미오 나의 미오, 사자왕 형제의 모험, 엄지소년 닐스'까지 10권이다. 그리고 현덕 선생님의 '나비를 잡는 아버지'가 소개되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 ㄱ.ㄴ.ㄷ.ㄹ.ㅁ까지만 알고 학교에 가서야 ㅂ을 알게 된 날부터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는 아빠는,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준 딸의 이름을 '비읍'이라 지었다. 하하~ 덕분에 비읍이는 학교에서 이름 때문에 놀림을 자주 받아, 다섯 살에 하늘나라로 떠난 무책임한 아빠에게 불만이 많다.  

책을 읽지 않는 엄마와 단 둘이 사는 비읍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준 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선생님이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들려준 영화 삐삐 이야기가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란 책이라는 걸 알고 도서관으로 달렸다. 긴 양말을 짝짝이로 신고 커다란 말을 번쩍 들어 올리는 여자 아이, 하늘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보고 있을 엄마에게 "엄마, 내 걱정은 마세요. 난 잘하고 있으니까"라고 소리치는 삐삐 이야기는 세상에서 제일 재밌고 슬픈 이야기였다. 

'삐삐로타 델리카테사 윈도셰이드 맥크렐민트 에프레임즈 도우터 롱스타킹'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아이에게 홀딱 빠져, 자전거를 사려고 모으던 돈으로 삐삐책을 샀다. 비읍이는 스웨덴 말을 배워 린드그렌 책을 몽땅 한국말로 옮기는 게 꿈이 되었고, 스웨덴으로 가서 린드그렌 선생님을 만나려고 돈을 모은다. 린드그렌 선생님 책을 사기 위해 헌책방에 갔다가, 린드그렌 선생님의 열혈팬인 '그러게 언니'도 만난다. 그러게 언니는 비읍이 말을 중간에 끊지 않고 잘 들어주고, 린드그렌 선생님 책을 가슴으로 읽으면 '인간에 대한 진정한 예의'가 무엇인지도 알게 해준다. 그러게 언니는 비읍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따뜻한 친구였고, 좋은 말을 들려주는 멘토였다. 그러게 언니를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하는 듯했다.^^

늘 잔소리를 하고 말대꾸를 한다고 혼내는 엄마는 언제나 속 재료를 바꿔서 부드러운 달걀말이를 해주지만, 비읍이의 말을 잘 들어주지는 않는다. TV드라마를 좋아하고 책을 전혀 안보는 엄마는 비읍이에게 다정한 말을 하지도 않는다. 치과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대출금을 갚느라 늘 피곤한 엄마지만, 비읍이는 엄마를 린드그렌 책벌레로 만들 야무진 희망도 갖고 있다. 

헌책방에서 린드그렌 책을 사들인 비읍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 때문에 가출하려던 비읍이, 일기를 재밌게 잘 썼지만 날마다 린드그렌 이야기만 쓰는 건 문제라고 지적한 선생님, 잘 쓴 작품으로 뽑힌 비읍이의 글에 린드그렌 선생님이 쓴 문단을 인용했음을 밝히지 못한게 부끄러워서 저녁밥을 굶는 것으로 자신에게 벌주는 아이, 착한 아이에게만 선물을 준다고 거짓을 지어낸 어른들의 잘못을 성토하는 비읍이, 가슴 속 구슬이 깨져가면서 단단한 진짜배기 구슬만 남는다는 걸 아는 비읍이는 4학년이지만, 어느새 '인간에 대한 진정한 예의'가 무엇인지 깨달은 아이가 되어 간다.  

2001년 4월 6일에 작품으로 만난 린드그렌 선생님이 비읍이가 돈을 모아 스웨던으로 날아가 만나기 전, 2002년 1월 28일에 세상을 떠났다는 걸 알고 베개랑 이불을 흠뻑 적시며 울었지만, 스웨덴에 가서 선생님을 만나겠다는 구슬을 깰 줄 아는 아이였다. <내 이름은 삐삐롱스타킹> 책을 겨우 다섯 장 읽고 잠이 든 엄마에게도 "세 살 버릇은 여든까지만 가니까, 혹시 여든한 살이 되면 엄마도 졸지 않고 책을 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랑스런 아이다.^^  


유은실 작가가 비읍이 만했을 때, 월간지 <뿌리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을 묶어서 침대로 만들어 준 부모님께 감사하며, 린드그렌 선생님께 너무 늦은 팬레터를 쓰게 된 아쉬움을 적은 글쓴이의 말도 잔잔하지만 뭉클한 감동이다. 나도 <뿌리 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을 몇 권 갖고 있어 그 가치를 아니까 작가의 말에 공감했고, 권사우님의 삽화도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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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12-09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정말 재미나게 봤어요. 오기언니의 글을 읽다보니 다시 웃음이 지어져요.^^

순오기 2010-12-09 02:20   좋아요 0 | URL
공감^^

2010-12-09 0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12-09 02:20   좋아요 0 | URL
수정했어요, 감사~ ^^

양철나무꾼 2010-12-09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삐삐 롱스타킹 이 아니고,삐삐롱 스타킹이군요.
저도 어릴 때 이거 엄청 좋아했어요.

이젠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을 읽어봐야 겠는걸요~^^

순오기 2010-12-09 03:07   좋아요 0 | URL
아~ 아니요, 삐삐 롱스타킹이 맞아요.
내가 띄어쓰기를 잘못해서 한곳은 삐삐롱 스타킹, 한곳은 삐삐 롱스타킹이라고 돼 있었네요.
수정했어요~ 삐삐 롱스타킹으로요.^^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읽어보세요~ 후회하지 않을거에요.^^

섬사이 2010-12-09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너무 좋아하는 책이에요.
저는 이 책 때문에 유은실이라는 작가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순오기 님 리뷰로 다시 만나니 무척 반가워요. ^^

순오기 2010-12-09 11:54   좋아요 0 | URL
유은실 작가를 좋아하는 알라디너가 많군요.^^
역시 작가는 작품으로 말해야 될 듯~

마노아 2010-12-09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리뷰만 읽어도 막 짠해서 코끝이 찡해요. 삐삐를 부르는 따르릉 소리~ 노래만 알고 책은 보지 못했어요. 린드그렌 선생님도 만나고, 유은실 작가의 오마쥬도 같이 경험해야겠어요.^^

순오기 2010-12-09 19:17   좋아요 0 | URL
삐삐노래도 책 속에 나와요~ 흥얼흥얼 따라 부르게 되는 부작용도 동반하죠.^^

비로그인 2010-12-09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우리동네 미자씨> 좋아해요. 이 책도 아이와 같이 꼭 봐야겠군요! 기말고사도 한자시험도 끝나서 안그래도 딸래미는 독서 삼매경이에요.. ㅎㅎ

순오기 2010-12-10 02:46   좋아요 0 | URL
우리동네 미자씨는 어제 읽고 리뷰 썼어요. 이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어요.
기말시험도 한자시험도 끝낸 아이는 독서삼매경이라 행복하겠네요~ ^^

마녀고양이 2010-12-10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린드그렌 이라는 이름이 너무 낯익었는데..
맞아요, 오기 언니, 어릴 때 저도 꼭 비읍이처럼 저분에게 폭 빠져있었어요.
페이퍼를 읽으며 그때 생각이 나서 빙그레 웃게 되네요.

언니, 좋은 주말되셔여~

순오기 2010-12-10 12:58   좋아요 0 | URL
오호~ 비읍이처럼 린드그렌 작가에게 빠졌었다니 행복한 유년기였네요.
좋은 주말~~~ 누려야지요!^^

희망찬샘 2011-02-14 0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고 작가를 만나는 아이들, 삐삐의 정식 이름을 줄줄이 외우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랑 행복하게 살고 있는 저! 우리 반 많은 친구들은 린드그렌 선생님의 책을 사랑하면서 이 책을 즐겨 읽습니다. 이 책 저 또한 정말 좋아하는 책이에요.

순오기 2011-02-14 16:58   좋아요 0 | URL
삐삐의 이름을 줄줄이 외우는 아이들이랑 사는 님이 부러워요~
우리 애들도 삐삐를 읽으며 자랐고, 저는 유은실 작가를 만났지요~ ^^
 
만화로 배우는 한국 근현대사 : 개항기 만화로 배우는 한국 근현대사
역사문제연구소 지음, 안형모 그림, 이이화 감수 / 대교출판 / 2010년 11월
품절


역사란 단순히 지나간 과거의 사실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사회는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이 만들어 온 결과물이다.
역사를 토대로 오늘을 사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배우는 것이다.
이 책은 역사를 배우는 초등 고학년들이 보면 좋을 만화다.
대개의 어린이들이 역사를 어렵게 생각하는데, 만화는 접하기에 좋은 형식이다.
1권 개항기, 2권 일제강점기에 이어 앞으로 나올 3권도 기대된다.
만화로 배우는 한국 근현대사를 읽으면,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에도 도움이 되겠다.

역사문제연구소가 새로운 교과 과정에 맞춘 역사 만화를 만들었고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님이 감수하셨으니 그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간다.

어른인 내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실제 어린 독자들의 반응이 중요하다.
책상 위에 올려 두었더니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대뜸 집어 들고 짬짬이 읽었다.

목차를 보면 개항기 조선 역사에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이 일목요연하다.
열강들의 압력으로 개항할 수밖에 없었던 1,800년대 말 조선의 변화가 한 눈에 보인다.
세도정치, 개화파,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농민전쟁, 갑오개혁, 아관파천

본격적인 만화가 시작되기 전 역사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연표와 간략한 설명이 나온다.
단순히 암기하는 게 아니라 앞뒤를 헤아려 사건의 전후를 알 수 있어 좋다.

개인적으로 만화적 재미를 위해 역사를 희화시키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아이들은 만화적 재미를 충족시키는 캐릭터에 낄낄거렸다.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타임캡슐 열어보기> 코너를 두고 집중 탐구할 수 있도록 보충 설명을 실었다.

개항기 조선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흥선대원군의 공과도 다루고.

고종은 대한제국이라 명명했지만 힘없는 조선은 열강의 각축장이 되고 말았다.
중국, 일본, 러시아, 영국, 독일...

백성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져 결국 동학혁명이 일어난다.

만화라고 대충 훑고 지나는 게 아니라
꼼꼼한 설명으로 제대로 된 역사공부를 하게 한다.

고종은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중립을 선언했지만, 이미 기울어진 운명이었으니...

본문 만화가 끝나면 역사를 보는 눈을 키우기 위한
<역사 속 뒷마당>에는 세 개의 부록으로 역사 공부의 깊이를 더한다.

첫번째 부록은 '인물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역사 이야기'
우리가 익히 아는 정약용, 신윤복, 홍경래,최제우, 흥선대원군, 박규수, 최익현, 김옥균, 민영익, 전봉준, 김개남, 최시형, 김홍집, 박영효, 유길준, 유인석, 명성황후, 고종까지 18명의 역사 인물이 자신과 관련된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번째 부록은 '한눈으로 정리된 사건 이야기'
통상 수교 거부 정책, 강화도 조약,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 농민 전쟁, 갑오개혁, 을미사변, 을미개혁, 을미의병, 아관파천, 둑립협회 등 육하원칙에 의거한 사건 전모와 결과와 영향까지 조명했다.

세번째 부록은 '한 걸음 더 다가서서 살펴보는 생활 이야기'
1860~1900년 새로운 생활 풍경, 서울의 살아 있는 근대 건축물, 근대의 새로운 소식통 신문을 담았다.

한국 근현대사가 남긴 과제를 풀어 가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해야 할 숙제니까
역사가 주는 교훈을 잊지 말자!!

세번째 사진의 주인공 4학년 *상이가 책을 읽고 마인드맵으로 간단히 정리해서 칭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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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2-02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칭찬해 줘야 하는 거예요?저 원고지의 마인드맵을 그려낸 친구를 칭찬해줘야 하는 거예요?
저,국사 세계사가 부족한데...제가 봐도 재밌겠어요~^^

순오기 2011-01-07 20:46   좋아요 0 | URL
둘 다 칭찬해주세요~~~~ ^^
국사나 세계사를 잘 알려면 책을 많이 보는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희망찬샘 2010-12-08 0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리뷰를 써야 하는데 사실 고민 중이거든요. 잘 쓰고 싶은데, 제겐 그닥~ 사실 저는 순오기님과 달리 만화라면 낄낄거리는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지식 전달은 되는 것 같은데, 만화라는 그릇에 담은 역할을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가... 하고 생각 해 보게 하더라구요. 책 안 읽는 아이들에게 그래도 만화나마 읽으라는 뜻인데, 그 아이들이 과연 이 만화를 즐길 것인가? 하는 의문이 아주 많이 들었어요. 순오기님 리뷰 보고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제대로 보고 제대로 쓰도록 저도 준비해야겠어요.

순오기 2011-01-07 20:50   좋아요 0 | URL
오~ 물론 만화는 재밌어야죠. 하지만 역사를 너무 희화적으로 그려내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재미도 있고 제대로 된 역사공부도 하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쉽지는 않을 거에요.
그러니까 더 많이 연구하고 아이들 반응도 살피고...그런 노력이 필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