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 - 대안학교를 꿈꾸는 학부모, 학생들을 위한 졸업생 15인의 리얼 보고서
김한성 외 14인 지음 / 글담출판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대안학교를 졸업한 15명의 20대 젊은이들이 대안학교를 다니게 된 계기부터 학창시절과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담은 책이다. 15명의 저자들이 나온 대안학교는 산청간디학교, 양업고등학교,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한빛고등학교, 이우공등학교, 두레자연학교, 화랑고등학교, 금산간디학교, 세인고등학교, 동명고등학교까지 10개다. 수록된 10개의 대안학교 중 내가 아는 학교부터 찾아 읽었다.   

세인고등학교는 설립자인 원동연 박사(5차원 전면학습법 저자)가 계획을 세울 때부터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다. 원동연 박사에게 5차원 전면학습법을 배웠는데, 세인고등학교의 교육이념도 5차원 학습법에서 강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졸업생 박민희 군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바리스타가 되어 자신의 꿈을 한발씩 이뤄가고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동명고 졸업생인 정병창군은 조직폭력단에 소속된 싸움꾼으로 소년원에도 갔었지만, 부모조차 포기한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고 이끌어 준 선생님들에 감동받아 정신을 차렸다. 폭력에 쓰던 태권도를 지도자가 되어 세계무대에 나가기 위해 준비 중이다. 굴곡진 인생에서 얻은 교훈이 있는데, 안타까운 건 '실패'가 아니라 '실패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금산 간디학교 졸업생 지정훈 군은, 꽉 막힌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거짓말하고 부모님과 갈등을 많이 겪었는데, 시골 중학교에서 초등6년의 스트레스를 다 날릴 정도였다고. 그후 부모님의 적극권유로 간디학교를 가게 됐고, 베이스기타와의 만남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변화해가는 부모님을 보면서 유연성을 갖게 됐고, 진정한 대안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교육의 현장에서 자라난 1세대 15명이 저마다 다른 꿈을 찾아 나가는 모습이 흐뭇했다. 우리의 교육상황에서 작은 교육실험실이 된 대안교육의 성패,는 대안교육을 받은 졸업생들의 삶에 달려 있다. 15명 졸업생들만을 본다면 대안교육의 결과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한 제도권 학교의 욕심 때문에 많은 부분이 희생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대안학교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이 책을 읽으면 대안학교가 '문제아'들이 가는 학교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졸업생들 모두 일반고와 다른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입시보다는 동아리활동과 자연 체험활동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어떻게 살 것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 인생고민을 많이 했고, 목표가 정해지면 최선의 노력을 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특히 선생님들의 관심과 사랑에 감동하고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이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었던 대안학교에 우리 아이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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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05-25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친한 언니가 초등 6학년인 아이를 내년에 대안학교에 보낼까 생각중이라는데... 획일적인 교육제도 아래서는 아이가 진정 원하는것을 할 수 없다는게 이유인데 전 아직 잘 모르겠더라구요. -.-;;;

순오기 2010-05-26 00:33   좋아요 0 | URL
나도 이 책 읽으면서 막내를 대안학교 보낼까~~~ 생각해봤어요.^^
우린 기숙학교 보낼 형편이 안돼서도 못 보내겠지만.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위대한 개츠비 (반양장) - 완역본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강미경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었다. 영화에서는 늙은이로 태어난 아들을 보고 놀란 부모가 남의 집앞에 버려서, 그 댁에서 유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았는데.... 조금 다르게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단편소설이 미처 담아내지 못한 것을 영화가 너무 훌륭하게 잘 표현한 것 같다. 어쩌면 번역의 문제인지도 모르지만...

일흔 살의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한 남자의 독톡한 삶으로 인생과 사랑, 청춘의 덧없음을 그려낸 작품이다. 1860년대는 병원에서 출산하지 않고 집에서 출산하는 게 상식적인 일이었지만, 젊은 로저 부부는 남들보다 50년이나 앞서 첫 아이를 병원에서 낳았다. 남북 전쟁 전의 볼트모어에서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위치였고, 귀족사회에 편입할 만한 신분이었다. 로저는 아들을 낳으면 예일대학에 보낼 꿈을 꾸는 아버지였다. 

하지만 부모의 기대와는 다르게 아들은 일흔 살 모습으로 태어났고, 놀란 의사는 괴물을 보듯 앞으로 두번 다시 그 집 식구들과 보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사람 인심이란게 참 무섭구나.ㅜㅜ 

그래도 벤자민은 아버지의 아들로 살 수 있었고, 1880년에는 스무 살이 되었다. 하지만 외모는 쉰 살이 된 아버지 로저 버튼과 친구처럼 보였다. 벤자민은 힐데가르드 모크리프 양과 춤을 추었고, '서른 살의 남자와 결혼해서 그를 돌보기 보다는 쉰 살의 남자와 결혼해서 자신을 돌보게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 그녀와 마침내 결혼한다.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나는 지금 가장 로맨틱한 나이를 살고 있는거다.^^   

"로맨틱한 나 이예요. 쉰 살이라는 나이는 그래요. 스물다섯 살은 너무 밝히고, 서른 살은 과로에 지쳐 있고, 마흔 살은 시가 하나를 다 피워야 할 만큼 긴 사연을 가진 나이죠. 예순 살은... , 예순 살은 일흔에 너무 가까운 나이예요. 쉰 살이 가장 로맨틱한 나이인 것 같아요. 저는 쉰 살의 남자가 좋아요."(34쪽)

벤자민은 아버지의 철물점 사업을 두 배로 번창시켰고, 아내 힐데가르드는 서른 다섯이 되고 아들 로스코는 열네 살이 되었다. 벤자민은 점점 젊어졌고 아내는 늙어갔다. 그 누구도 벤자민의 다른 시간을 이해하고 받아주지 않았다. 아내와 아들까지도... 벤자민은 성장기에 하지 못했던 하버드와 예비학교에 다니고 손자와 같이 유치원에도 다닌다. 그리고 아기가 되어 유모의 돌봄을 받다가 마침내 세상을 떠나는 운명...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벤자민처럼 거꾸로 가는 시간을 사는 것도 쉽지 않겠다. 작가의 상상력과 세상을 조롱하는 유머와 풍자는 강력하게 묘사되진 않았지만 느낌으로 이해된다. 내 인생의 시간이 거꾸로 간다면... 어떤 삶을 살아나갈지 상상해보는 것은 덤이다.

벤자민 버튼 이야기는 55쪽으로 끝나고, 뒤에는 장편 '위대한 개츠비'가 나오지만 김영하의 번역으로 읽어보려고 이 책으론 안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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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5-18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절대 거꾸로 가는 시간을 살고 싶지 않을거 같아요..
너무 슬플거 같아서, 영화도 책도 손을 못 대겠어요.
타인과 다르다는 거... 어떤 점에서는 너무 무서워요. ^^

순오기 2010-05-19 05:54   좋아요 0 | URL
거꾸로 살아간다는 건 물론 힘들겠지만... 한번 경험해보고 싶어요.^^

오월의바람 2010-05-19 0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권으로 두 권을 읽는 책인가봐요. 표지가 인상적이네요. 스무살이 된 아들과 쉰 살이 된 아버지. 그리고 점차 크로스되는 삶.겉모습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텐데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마나 독특했을지 상상이 가요. 다 늙어서 유치원에 가고 유모의 돌봄을 받게 된다면......인생이 모래시계모양처럼 반복되는 것 같아요.어차피 나이가 들면 아이처럼 보살핌을 받게 되잖아요. 책을 읽어보고 싶네요

순오기 2010-05-19 09:02   좋아요 0 | URL
청소년이 보기 좋을 책이라 좀 짧게 줄여진 게 아닐까 싶었는데... 읽기엔 부담없지요.^^ 외형은 벤자민처럼 반대는 아니어도 인생이란 어차피 늙어서 어린아이가 되는 건 맞는 거 같아요.
 
난 빨강 창비청소년문학 27
박성우 지음 / 창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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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시집으로 중고딩들의 정서와 심리를 잘 풀어냈다. 오직 공부만이 살길이라고 성적 위주의 입시교육에 닥달 당하는 고단한 청소년들, 그래서 짠한 마음에 가끔 눈시울이 젖지만 금세 푸하하~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시집이다.  

청소년기의 특징답게 성에 대한 호기심이 여과없이 노출되기도 하고, 그네들만의 유희와 몸짓들이 까발려지기도 한다. 하지만 시인은 어른들이 몰라준다고 너무 오래 삐치지도 말고 너무 일찍 철들지도 말라고 당부한다. 맞다 정말~ 그런 시기가 지나버리면 결국 어른이 되는 거니까, 그냥 천천히 청소년기를 즐기면 좋겠다. 초록으로 가는 연두이거나 톡톡 튀는 빨강, 같은 청소년들이 이 시집을 읽으며 공감도 하고 말이지.   

엄마인 내가 봐도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공감을 팍팍 느끼는 시들이 수두룩하다. 이래서 난 박성우 시인이랑 코드가 맞아서 좋다.^^ 

 

사춘기인가?  

요샌, 아무 말도 하기 싫다 

엄마랑 아빠가 뭘 물어와도
대답은커녕 그냥 짜증부터 난다
이게 사춘기인가? 

엄마 말이 안 들리니? 들려요
너 요새 무슨 일 있지?
없어요
너 요새 누구랑 노니? 그냥 놀아요
너 요새 무슨 생각하니?
아무 생각 안 해요
쉬는 날 식구들끼리 놀러 갈까?
싫어요
너 요새 진짜 왜 그래?
뭐가요
엄마랑 말하기 싫어?
고개만 끄덕끄덕
대충대충 설렁설렁 대답하고는
내 방으로 휙 들어가 버린다
제발 신경 끄고 내버려 두라고
신경질을 내기도 한다 
엄마든 아빠든 다 귀찮아서
방문도 틱 잠가버린다 

넌 안 그러니?
   

 

-엄마 아빠도 이런 시기를 거쳐 왔건만, 왜 아이들 마음을 몰라주는 걸까?ㅋㅋㅋ 그냥 꼬치꼬치 캐묻지 말고 내버려 두는 아량도 필요하겠다. 어제 막내 중학교에서 체육대회를 해 잠시 보고 왔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요즘 애들을 실컷 보고 왔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봐줘야 할 것 같다.

심부름 

누나는 고 삼이다 
반에서 일이 등 하는 고 삼이다 

그런 누나가 뜬금없이
만두가 먹고 싶다고 해서,
뒤에서 오 등 정도 하는 내가
밤늦게 만두 심부름을 갔다 

너무 늦어서 이 골목 저 골목
문 닫지않은 만두 집을 찾아 헤매다가
큰 사거리 근처까지 나가서 겨우 샀다 

만두가 식을까 봐 뛰어서 집으로 갔다 

심부름 가서 딴짓하다 늦게 왔다고
엄마한테 잔소리를 잔뜩 들었다 

난 뒤에서 오 등이니까,
말대꾸할 힘도 없어서 그냥 잤다 

 
-아~ 맘이 싸해지는 시다. 개콘에서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대놓고 타박하지만, 사실은 우리 스스로 이미 세뇌돼버려 가정에서도 이런 횡포를 부린다. 에휴!ㅜㅜ  

 

1318 다이어트 

밥은 하루 세 끼 꼬박꼬박 챙겨 먹고
잠들기 전까지도 간식을 챙겨 먹는 대신, 

엄마 아빠와 선생님의 잔소리를
다이어트 약처럼 하루도 안 빼먹고 꼬박꼬박 잘 먹어! 

잘 먹고 있지? 

*유의 사항: 눈치를 많이 봐야 효과가 좋음
                 간혹, 부작용으로 더 찔 수도 있음
  

 

같은 동네 사는 완상이 오빠가 서울대에 합격한 뒤로, 완상 오빠 얘기만 하는 엄마 때문에... 완상이 오빠네가 이사를 가든지 우리 집이 이사를 가든지 하면 좋겠다,는 서울대. 알람이 울리면 아침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책가방 메고 학교에 가서 기계처럼 이어지는 공부 공부... 집으로 돌아와 종일 가동한 기계를 점검하니 고장 난 기계처럼 껌뻑껌뻑 꺼진다는 공부 기계. 선생님아 학생아 이젠 제발, 나도 좀 쉬자고 호소하는 학교가 우리에게. 성적, 복장, 태도, 뭐가 어때서요라는 말까지맘에 안 들어도 그냥 좀 놔둬요 소리치는 시. 우리 청소년들의 안쓰러운 현실에 공감하면서도 마음이 심란하다.  그래도 출렁출렁으로 작은 위로 받으면 안될꺼나. 

 

출렁출렁 

  이러다 지각하겠다 싶을 때, 있는 힘껏 길을 잡아당기면 출렁출렁, 학교가 우리 집 앞으로 온다 

  춥고 배고파 죽겠다 싶을 때, 있는 힘껏 길을 잡아당기면 출렁출렁, 저녁을 차린 우리 집이 버스 정류장 앞으로 온다 

  갑자기 니가 보고 싶을 때, 있는 힘껏 길을 잡아당기면 출렁출렁, 그리운 니가 내게 안겨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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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5-15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왜 이 글을 못 읽었는지 모르겠어요.
아,, 시들이 참 좋네요. 어른이 쓴 시가 아니고 중고등학생의 시를
이렇게 묶어놓으면 더 공감될거 같아요...

순오기 2010-05-15 19:28   좋아요 0 | URL
학생들이 쓴 시라면 더 리얼할지도...

hnine 2010-05-15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런 시를 쓸 수 있었으면...아직도 내 일 처럼 공감이 팍팍 되는데 말이어요. 제목은 많이 보았는데 저는 소설인줄 알았어요. 꼭 읽어볼래요.

순오기 2010-05-15 19:32   좋아요 0 | URL
창비시선이 아니라 청소년문학 시리즈에 넣었더군요.
저기 표지의 빨강에 '박성우 청소년시집'이라고 써 있어요.^^

같은하늘 2010-05-15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이리도 아이들의 잘도 표현했는지... 글쓰는 분들은 정말 대단해요.
나중에 아이에게도 보여주면 좋겠어요.

순오기 2010-05-15 19:33   좋아요 0 | URL
글쟁이들이 써 놓을 걸 보면 정말 기막하게 잘 표현했지요.
마치 내 마음을 들여다 본 것처럼...^^

프레이야 2010-05-15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아이들을 위한 동시집은 여럿 있지만
1318을 위한 시집은 전 처음이에요.
솔직한 마음이 담긴 것 같아 좋으네요. 이런 시집 필요할 것 같아요.^^

순오기 2010-05-15 19:34   좋아요 0 | URL
맞아요, 동시집은 많은데~ 청소년을 위한 시집은 못 본 거 같아요.
하긴 요즘 청소년들이 시집을 볼 짬도 없이 몰아세우고 있으니...ㅜㅜ

희망찬샘 2010-05-18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부름~ 콱 박히네요. 시집을 사서 막 읽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순오기 2010-05-21 01:09   좋아요 0 | URL
심부름~ 대체로 부모들이 저런 경향이 있지요.ㅜㅜ
 
1318 미술여행 청소년의 책 디딤돌 21
김종수 지음 / 동녘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아들 고등학교 추천도서 목록에 들어 있어 보게 됐다. 내가 음악보다는 미술에 소양이 조금 더 있는 편이라 그림을 보는 건 좋아한다. 아이들 키울때도 성장 눈높이에 맞춰 미술에 관련된 책들은 제법 사줬다. 이 책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읽었는데, 정말 읽기가 만만찮다. 작은 글자가 빽빽하기도 하지만 미술이란 무엇인지 장황한 설명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막내는 들춰만 보더니 안보겠다고 설레설레 흔들었다. 아무리 좋은 책도 독자가 외면한다면 무용지물이다. 편집을 좀 더 널널하게 했으면 간간이 그림이 들어 있어 충분히 호감을 가질만한 책인데, 조금 아쉽다.ㅜㅜ   
 

1부는 미술공부의 목적과 미술이란 무엇이고, 미술이 되기 위한 요건, 미술의 종류를 설명했다.  미술 요건은 점,선,면이라고 배웠던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미술을 공부하는 목적은 결국 사람과 자연이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을 알기 위해서란다.  

2부는 미술 역사의 이해로, 미술이 언제부터 시작되고 왜 미술을 표현하게 됐는지 설명한다, 알타미라 동굴벽화와 라스코 벽화부터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 인간은 공간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벗어나 지속적인 삶을 위해 미술을 표현하기 시작했을 거라는 것이다. 그리고 토기를 만들어 사용하면서 미적 요구를 갖게 되었고, 그리스와 로마시대를 거치면서 미술의 황금기를 맞게 된다. 단순한 벽화에서 형체가 있는 조각과 석조 건축물의 발달로 뛰어난 미술품들이 필연적으로 나오게 된다. 활발한 종교활동과 더불어 성당의 벽화등 대작들이 등장한다. 서양미술이 기독교와 왕실을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동양미술은 불교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이루며 발전했다. 중국과 일본이나 우리나라가 서로 다른 미술세계를 보인 것은 형성 배경과 자연환경이 다른 만큼 요구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자원>이라는 동양그림 미술교본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3부는 아름다움을 알고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한다. 즉, 대상을 정확히 그려야 잘 그린 그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라는 것. 어려서는 각자 자유롭게 그리다가 점점 똑같은 그림을 그리는 건, 상상력을 제한하고 획일화된 우리 교육 문제로 결국 미술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린다. 미술에서 고정관념의 틀을 깨뜨린 화가는 고흐다. 물론 당대 사람들은 고흐를 알아주지 않았지만 동생 테호는 형을 인정하고 후원했다. 지금은 고흐의 그림이 수백억에 거래될만큼 세계적인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현대는 그림의 소재나 재료 형식,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창의성 시대다. 무제한의 상상력으로 맘껏 표현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4부는 미술 감상에 대한 이야기다. 현대사회는 미술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술은 보는 것도 그리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한다. 작품 감상은 구체적 형태를 찾기보다는 전체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중요하다는 것, 작가가 대상을 주관적으로 표현했다면, 감상자도 주관적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한다. 결국 내가 본대로 느낀대로가 가장 좋은 감상법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도 자주 가서 열린 마음으로 미술품을 감상하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면 좋겠다는 옳은 말씀으로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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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우리말 달인 건방진 우리말 달인 시리즈 1
엄민용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제목처럼 정말 건방지다. 속된 말로 건방이 하늘을 찌른다고 할까?^^ 요즘엔 교실에서 수업을 해도 경어를 쓰는 선생님이 많은데, 자칭 우리말 달인이라는 저자 '우달이'는 재미를 위해서 완전히 반말로 깐다. 뭐 그래서 기분이 상할 정도는 아니지만, 소위 제대로 된 우리말을 알려준다면서 독자를 향해 무차별 반말을 한다는 건, 우리말은 잘 알지 몰라도 바른 사용은 아닌 거 같아 좀 씁쓸하다. 그래도 삽화도 있고 읽는 재미는 있으니까 별점은 넷이다.  



바른 우리 말과 글을 쓰기 위해서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필자인 엄민용씨는 언론사에서 20여년 간 우리말과 씨름하며 얻은 경험과 지식으로, 잘못된 우리말을 바로잡기 위해 책을 썼다고 한다. 나도 제법 우리말을 안다고 자처했는데, 읽어보니 의외로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발견돼 부끄러웠다. 더욱 놀라운 것은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오류가 엄청 많다는 것, 워워~ 이럴수가!!    

저자는 우리 말글을 잘못 쓰는 이유를  
첫째는 단어(표준어, 한자어, 일본말)의 문제,
둘째는 말법(맞춤법, 문법)의 문제,
셋째는 표기법(띄어쓰기, 외래어 표기)의 문제로 진단한다. 따라서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1부에서 단어 실력, 2부에서는 말법, 3부에서는 표기법을 설명한다.  

내가 잘못 알고 썼던 말 중에 '옷깃을 여미다'는  '옷깃을 세우다'로 해야 맞는 말이다. 또한 ' 칠칠맞다'도 나쁜 뜻이 아니고 좋은 뜻이며, 나쁜 의미로 쓸때는 '칠칠찮다'로 써야 한다. '날씨가 꾸물거리다'는 '날씨가 끄물대다'로 써야 한다는 걸 알았다. 

우리말의 70%가 한자말이라 한자를 알아야 우리말의 바른 쓰임을 알 수 있다는 말엔 공감한다. 한자를 몰라서 우리말을 잘못 쓰는 말이 아주 많다. 나도 '평양감사도 제 싫으면 못한다'는 말을 썼는데 '양'감사가 아니라 평'안'감사'라는 걸 알았다. 감사는 도 관찰사이니 마땅히 평안도의 감사였는데... 사사받다가 아니라 '사사하다', 사열받다가 아니라 '사열하다', 전수 받다가 아니라 전수하다, 접수받다가 아니라 접수하다 등 무심코 쓰는 말에 틀린 게 많다.  

또한 일본말의 찌꺼기를 그대로 쓰거나 변형된 말을 쓰는 경우도 많다. 기라성보다는 '내로라하는', '민비시해'(시해弑害란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신하가 왕을 죽이는 것)을 뜻하므로 ' 황후살해'로, 해방은 광복으로, 사바사바는 아부로, 쇼부는 승부나 흥정으로. 내가 자주 쓰는 '만땅'이란 말은 '탱크가 가득 차다'라는 뜻의 만(滿) 탱크(tank)가 일본식 표기로 변한 것이라니 앞으론 쓰지 말아야 겠다.   


내가 지금까지 본 바로는 알라디너들이 많이 틀리는 것 중 하나는 '않다'와 '안하다'의 구분을 잘못하는 것이다. 어떤 분은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않한다'로 쓰는데 이건 아니잖아요.ㅜㅜ이 책에서도 설명하지만 앞에 '~지'가 있으면 ' ~ 하지 않고, ~ 먹지 않고, ~ 울지 않고, ~ 가지 않고'를 쓰고, 바로 앞에 '~지'가 없으면 '~ 않으면 안 된다, 공부가 안된다'라고 쓴다.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알라디너들이 많이 틀리는 말 중에 '금세'를 '금새'라고 쓰는 분이 많다. 2002년에 나온 민음사 '호밀밭의 파수꾼'에는 매번 '금새'라고 나와서 엄청 짜증났는데, 2004년에 나온 같은 책을 확인해보니 '금세'로 고쳐졌다.^^ 밤을 '새우고'를 '세우고'를 쓴 글도 봤고, '되어'와 '돼'를 잘못 쓰는 것도 봤지만, 몰라서 틀렸다기보다는 무심코 써서 틀렸을 거라는 생각으로 그냥 넘어간다.

알라딘에 올린 글 중에 틀린 말이 있으면 친절하게 알려 준 글샘님께 감사하고,^^ 우리말을 바르게 쓰기 위해 우리 모두 한 번은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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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5-12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좋은 책이네요^^

순오기 2010-05-13 01:27   좋아요 0 | URL
한번은 볼만하죠.
카스피님은 '읍'니다로 쓰시는 듯...^^

마녀고양이 2010-05-1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이거 제가 읽어야 할 책이네요. 철자가 영 가물거리는게ㅡ 어려워여~

순오기 2010-05-13 01:27   좋아요 0 | URL
님뿐 아니라 우리 모두 읽어야 할 책이지요.^^

blanca 2010-05-12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근에야 한 알라디너분한테 예요와 이에요를 교정받았답니다.^^;; 영어를 앞세울게 아니라 우리말을 제대로 쓰고 말하는 법부터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이런 책에 관심이 참 많은데 순오기님 혹시 우리말 제대로 쓰기에 관련된 가장 좋았던 책 추천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제가 맞춤법과 뛰어쓰기에 너무 취약하답니다.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순오기 2010-05-13 18:42   좋아요 0 | URL
예요,와 이에요, 이 책에도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어요.^^
우리말 교육을 잘해야 결국 영어도 잘한다고 믿는 1인, 여기 있어요.
음~ 이런 책은 아이들 책으로 여러 권 봐서, 일반인이 보기엔 이 책이 좋을 거 같은데요~ 뒤에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나오거든요.
글샘님이 전공이시니 우리말 관련 책도 잘 아실듯합니다.^^

꿈꾸는섬 2010-05-12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제목부터 재밌네요.ㅎㅎ

순오기 2010-05-13 10:50   좋아요 0 | URL
무조건 반말로 까니까 정말 건방지거든요.^^

소나무집 2010-05-13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리숙한이 잘못된 말이었다니... 쭈꾸미도... 평양감사도...

순오기 2010-05-13 10:5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우리가 잘못 알고 쓰는 것도~ 꽤 나오더라고요.

같은하늘 2010-05-13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잘못 쓰고 있는말이 정말 많군요. ㅜㅜ
우리말 정말 어려워요~~~^^

순오기 2010-05-14 02:04   좋아요 0 | URL
이 책 보면 잘못 알고 쓰는 말이 꽤~~~~~~~~~~~ 되지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