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체 (반양장) -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64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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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인데, 만화가 최규석이 표지를 그려서 자칭 '최규석 큰누나'인 내겐 더 의미가 있다. 하하~ 


박지리 작가는 85년생으로 소설이 뭔지도 모르고 재미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조세희 원작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모티브로, 난장이 아버지를 둔 일란성 쌍둥이 합과 체의 이야기다. 동생 체는 '체 게바라' 사진을 붙여두고 형이라 부른다. "체 형 잘자~ 체 형, 학교 갔다 올게" 마음 속에 '체' 형님을 모시고 나름의 혁명을 꿈꾸는 고등학교 1학년이다. 이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둘이 한몸을 이룬 <합체>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중학교 3학년 1학기 국어책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철거당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중3인 막내는 <합체>를 읽고서 <난쏘공>이 보고 싶다며 읽었다. 엄마인 나는 <합체>를 보고 제대로 된 <체 게바라 평전>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난쏘공>에게 바치는 오마주, 혹은 <체 게바라>에게 존경을 보내는 젊은 작가가 풀어낸 합체가 청소년의 성장통을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가 컸다.


키가 작아서 체육선생에게 들들 볶이는 합과 체 형제는 체육시간이 괴롭기만 하다. 합은 공부를 잘하고 체는 공부엔 별 관심이 없다. 난쏘공이라고 놀리는 구병진과 대판 싸움을 벌인 체는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한다. 마을 약수터에서 뱀에 물린 노인(자칭 계도사)의 응급처지로 생명의 은인이 된 체는, 그가 키크는 비기를 알려준대로 합을 꼬드겨 계룡산 형제동굴로 33일의 수련을 떠났다. 키만 클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는 합과 체, 그들 형제에게 키 크기는 절대절명의 지상과제였다.

도사님이 알려준대로 하루 세번의 수련을 쌓으며 24일이 지났다. 마음에 의심이 들지만 꿋꿋이 버티는 형제의 수련에 응원을 보내며 빠져들게 된다. 우연히 라디오 방송에서 계도사가 거짓말쟁이 치매노인이라는 걸 듣게 된 형제는, 미련없이 수련을 걷어치우고 동굴을 나온다. 아~ 눈물겨운 허망함이라니....... 

뭔가 대단한 혁명이 일어날거라고 믿었던, 조금의 의심도 없이 키 커지기 프로젝트를 믿었던 체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개학해서 맞은 체육시간 농구게임에서 합체는 놀라운 투지와 순발력으로 결정골을 넣었다. 친구들은 합체를 연호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동안의 수련으로 형제는 몰라보게 튼튼하고 건강한 열일곱 고등학생으로, 춘추복을 칠부로 고쳐 입었다고 교문에서 걸릴만큼 키가 쑤욱 자라났다.  

하하~ 청소년 성장소설답게, 성장의 통과의례를 밝고 긍정적으로 마무리되는 합체가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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