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오주석 지음 / 월간미술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2009년 여름 책따세 추천도서로 선정되어 우리 아이들도 읽으면 좋겠는데, 별 관심이 없는지 아직 안 봤다.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보다 작은 크기와 부피에 글밥도 적어 누구라도 읽기 쉽다. 우리 남편도 한국의 미 특강은 절반쯤 보다 말더니 이 책은 금세 다 읽었다. 그만큼 일반인이 우리 그림에 접근하기 쉬운 해설서라 보면 되겠다. 사진으로 한국의 미 특강과 책 크기나 두께가 비교 되려나~ ^^ 



2000년 4월 19일부터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글 21편과, 2003년 5월부터 북새통에 연재했던 글 6편을 더한 27편을 원고지 7매 분량으로 조선시대 우리 그림의 매력과 의미, 숨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 그림의 아름다움을 풀어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먼저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에서 만난 그림이지만, 같은 그림을 다시 보며 우리 그림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더 깊어졌음을 느낀다. 같은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어머니독서회 12월 토론도서로 선정했다. 부담없이 가볍게 이 책을 읽고, 우리 그림에 관심과 애정이 생긴다면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읽으면 더 좋겠다. ^^ 

먼저 그림을 보여주고 설명에 따라 부분을 떼어 보여 주는 편집이라 이해가 쉽고, 그림 뿐 아니라 화제까지 곁들여 조곤조곤 설명하시는 오주석 선생님까지 좋아진다. 온 국민이 다 알고 있을 김홍도의 '씨름'과 '송하맹호도'. 신윤복의 '월하정인도'와 '미인도'. 김정희의 '세한도'와 정선의 '금강전도'가 반가웠다. 책에 나오는 화가와 그림에 대한 설명은 아래 부분에 짧은 설명도 추가했다.





오주석 선생님의 우리 그림에 대한 진한 애정도 느낄 수 있지만, 글도 참 재미있게 잘 쓰셨다. 그림을 보고 설명을 읽으면, 마치 곁에서 들려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김홍도 그림을 모티브로 한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여러 편 읽어서, 그 스승 강세황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분에 대한 묘사가 잘 되어 조금은 풀렸다.^^ 

   
 

강세황의 <자화상>을 보고 있노라면 시나브로 미소가 피어오른다. <자화상>에서는 평복 두루마기에 오사모만 덜렁 썼으니, 이건 신사복에 운동모자를 쓴 것과 정반대지만 우습기는 매한가지다. 정조 때 예술계를 주름잡은 시서화 삼절 강세황, 저 유명한 김홍도의 스승이라는 분이 왜 이런 장난을 치셨을까? (53쪽)

알고 보니 글에도 장난꽃이 가득 피었다. 강세황, 이부은 3남 6년 남매 중에서도 부친이 64세에 얻는 막내로서 갖은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늦둥이였다.(54쪽)

 
   



이 책에서는 제한된 원고라 많은 이야기를 펼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짧고 간결해도 독자를 매료시킨다. 더 많은 이야기나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한국의 미 특강>을 보면 좋다. 강세황에 대한 이야기도 한국의 미 특강에서는 영.정조 두 임금이 벼슬하지 않은 강세황의 근황을 물을만큼 대단한 선비였음을 알 수 있다.^^  



위에 거론한 작품 외에도 김득신의 야묘도추도, 김수철의 하경산수도, 이정의 풍죽도, 김홍도의 황묘농접도, 장승업의 호취도, 강희안의 고사간수도 등, 우리 그림을 잘 모르는 문외한도 애정이 생겨날 만큼 재미있게 설명했다. 우리 것인데도 우리가 잘 모르는 게 어디 그림뿐이겠는가 마는, 그래도 이 책으로 조선시대 우리 그림에 대한 문맹은 살짝 벗어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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