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6월에 마노아님께 생일선물로 받고도 못 읽어서 8월 중순에 읽었는데 리뷰는 이제야 쓴다.^^
딴지총수 김어준, 칼럼은 인터넷에서 몇 개 봤을 뿐이고 말은 많이 들었지만 책은 처음인데 상당히 매력적인 남자로 다가왔다. 사람들의 상담에 솔직하고 화끈하게 명쾌한 답을 제시해 유쾌한 공감의 쓰나미가 밀려 왔다.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고민하는 것으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김어준은 말한다, 그럴 시간 있으면 당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행복해지기 위한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으라고...옳은 말씀이다. 쓸데없이 고민하고 남의 시선에 신경쓰는 거, 자기 인생에 별 도움이 안된다. 내 인생은 100% 내 책임이다. 남 탓해봐야 돌아오는 건 실패한 낙오한 자기 삶의 그림자 뿐이다.  

김어준은 성장기에 '하지 마라'거나 '잔소리'를 듣지 않고 자랐다고 한다. 유치원을 하시는 어머니가 바빠서 철저하게 방목되어,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살아서 지금의 김어준이 되었다고 한다. 김어준의 어머니 정말 통 큰 분이다. 네 식구가 계란후라이를 한판씩 해서 먹었고, 과자나 콜라는 박스로 사왔으며 삼계탕은 찜통에 열댓 마리 삶아 식구들 먹고 친구들 불러 먹이고 저녁에 동네 순찰도는 방범들까지 불러서 먹였단다. 게다가 재수하고도 대학에 떨어져 화장실 문 잠그고 울고 있을 때, 문짝을 뜯고 들어왔다는 어머니 얘기에 쓰러졌다.ㅋㅋㅋ   

하여간 통 큰 어머니의 방목으로 별종 혹은 괴짜가 되었다는 얘기 같아서, 엄마인 나는 반성과 더불어 내 양육법을 살짝 후회했다. 오히려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자란 사람이 상상력과 창의성이 뛰어나다는 걸 나도 인정한다. 우리 애들도 어던 부분은 스스로 방목됐다고 말하지만 나도 한때 굉장한 잔소리여사였다. 하지만 아이들이 커 갈수록 한 발 뒤로 물러나니까 잔소리도 줄게 되었다. 사실은 간섭하기 귀찮아서 '니 인생은 니 책임'이라고 방목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 

이 책은 자신의 진로와 연애, 결혼 등 인생문제와 가족, 친구, 직장 관련 일까지 수많은 질문이 담겼다. 나와 똑같은 혹은 유사한 사례에 어떤 답을 들이밀었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시라. 이제는 인생문제를 어느 정도 통달했다는 지천명에도 재밌게 읽었고, 사이에 끼어든 김어준 본인의 얘기에 더 많이 공감했다. 젊은이들이라면 훨씬 더 재미를 느끼고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일독을 권한다. 우리 아이들도 뒤적여가며 공감하거나 뭐 이런 걸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질문하냐고 어이없어 하기도 했다. 스스로 문제해결력을 갖지 못한 마마보이라면 부모의 양육태도에 문제가 있었을 공산이 크지만 어쨋든 자기 인생에 어떤 선택을 하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건 확실하다.    

책표지에 있는 글이 이 책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인 듯하여 옮겨본다.
"삶을 장악하라, 남의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을 하라, '누군가의 무엇'이 아니라 '누군가'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다 행복하자고 이 지랄들 하는 거 아닌가, 건투를 빈다"

김어준씨 글도 잘 쓰고 솔직해서 좋은데 반점(,) 남발은 책읽기에 방해됐다. 꼭 들어가지 않아도 될 반점을 왜 그리 많이 썼는지 이 양반의 글쓰기 습관이라 짐작되지만, 이보다 더 많았는데 편집자가 나름대로 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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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남자 2009-09-13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펼친지 한 달은 된 것 같은데, 아직 다 읽지 못하고 가끔 읽고 있네요. 명쾌한 책이죠.^^

순오기 2009-09-14 09:25   좋아요 0 | URL
가끔 아무데나 펼쳐서 보기에 부담없죠~ 우리 나이쯤이면 사실 그런 책 안봐도 되고요.^^

마노아 2009-09-14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읽으면서 어찌나 시원시원하던지요. 진짜 밑줄 박박 긋고 싶었지 뭐예요. 북다트 잔뜩 꽂는 걸로 대신했지만요.^^

순오기 2009-09-15 09:34   좋아요 0 | URL
밑줄 긋고 싶으면 좍좍 그어야지요~ 진짜 시원하게 처방을 내리더군요.

꿈꾸는섬 2009-09-14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엄청 웃었어요. 재미있더라구요.^^ 정말 유쾌한 책이에요.

순오기 2009-09-15 09:34   좋아요 0 | URL
어떤 개그맨보다 더 재밌는 책이었어요~ 바람 피운 아줌마한테 추신까지 달아가며 날린 말은 압권이었고요.ㅋㅋ

꿈꾸는섬 2009-09-16 01:03   좋아요 0 | URL
그쵸~~보통의 사람들과는 확실히 다른 사람인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09-09-17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데로 하며 자란 아이들이 상상력과 창의성이 뛰어나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해야할 일이 있는데 안하고 있는 아이에게 잔소리를 안 할 수는 없더라구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