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뷰] <먼지깨비><구름빵> 등 마음씨앗 그림책 리뷰를 써 주세요~ 5분께 2만원 적립금을 드립니다!!
사자가 작아졌어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3
정성훈 지음 / 한솔수북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우리 창작그림책을 아끼고 사랑하지만 무조건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책은 별 다섯으로 모자랄만큼 후한 점수를 주고 싶었다. 그림과 내용은 물론 담고 있는 주제도 유아나 저학년 어린이에게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잘 만든 책이다. 오늘 수업은 각자 원하는 책으로 자유로운 독후활동을 했는데, 저학년 여자애들은 이 책을 많이 선택했다. 남자애들은 데이비드 위즈너의 '이상한 화요일'을 많이 골랐고, 서정적인 아이들은 따뜻하고 뭉클한 감동을 좋아했다.  

 

커다란 사자가 점심을 먹고 낮잠을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요렇게 작아져 버렸다. 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갑자기 모든 게 너무너무 커져버렸다. 나무도 풀숲도 들쥐도 개울도...사자는 개울물에 풍덩 빠져 버렸다. 그때 누군가 건져올린 동물이 있었으니 바로 사슴 가젤이었다. 



하지만 가젤은 작아진 사자를 보고, 어제 사자에게 잡아먹힌 엄마가 생각났다. 어제 엄마를 잃고 점심도 저녁도 굶으며 울었던 일이 떠올라,
"널 당장 다시 물에 빠트려 버려야겠어!"
그때 사자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잠깐! 그게 네 엄마였다고? 나는 그냥 점심을 먹으려고 잡았던 것뿐이야~난 너보다 훨씬 작아졌어. 물에 빠뜨린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내가 네 마음을 달래줄게. 어떻게 하면 될까?"

  

사자는 꽃도 주고 노래를 불러준다고 해도 필요없단다. 가젤의 뿔에 멋진 그림도 그려주고 털도 빗겨주고 심지어 발도 닦아 주겠다고 했지만... "다 소용없어, 우리 엄마를 돌려 줘!"



가젤은 엄마를 생각하자 너무 슬퍼서 가슴이 꾹 막히고 숨 쉬기도 힘들었다. 사자는 고개를 숙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 끝에 말했다. "그럼....... 날 먹어."



가젤은 사자의 말이 귓가를 맴돌고 머릿속에서 메아리 쳤지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니야, 이제 됐어. 아무것도 필요 없어.
 더구나 나는 풀만 먹는데 너를 어떻게 먹어?
 나도 엄마가 다시는 못 돌아온다는 걸 알아.
 그래서 슬픈 거야. 나는 죽을 때까지 엄마를 잊을 수 없으니까."

 
사자는 가젤이 한 말을 곰곰 생각해보니, 엄마를 못 본다면 정말 슬플 것 같았다.
"널 슬프게 해서 미안해."



사자는 오랫동안 가젤을 안아 주고 싶었다. 가젤을 위로 하고 안아주는 동안 사자는 점점 커져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가젤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고, 사자는 느릿느릿 집으로 돌아갔다. 들판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여전히 아름다웠다. 사자는 가젤이 구해줬을 때 고맙다는 말도 못했다는 게 떠올라 사슴을 쫒아갔다. 
"가젤! 아까 구해 줬는데 고맙단 말도 못했네!"
"괜찮아! 알았으니까 저리가!"

지금도 아프리카 들판에서는 가끔 사자가 가젤을 뒤쫒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사자가 고맙단 말을 하려는 것일까?^^  

이 책은 용서를 담고 있다. 가젤의 엄마를 잡아 먹은 사자가 사죄를 청하며 자신을 잡아 먹으라고 몸을 내놓는다. 죄를 지은 자가 진심으로 사죄할 때, 비로소 용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주제를 쉽고 친근감 있게 사자와 사슴의 관계로 이야기를 풀어낸 작가에게 감사한다. 아이들도 엄마를 잃은 슬픔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5.18이 떠올랐다. 수많은 시민을 죽이고 상하게 한 자들은 여전히 떵떵거리며 사죄하지 않는데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 혹시 작가가 그 일을 염두에 두고 창작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보았다. 오늘 초등생들이 한 독후활동 작품을 올려본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09-03-27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그림책이에요.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용서를 구해야
정말 용서가 되지요. 응어리는 다 어쩌고 입에 발린 용서조차도
하지 않는데요. 입에 발린 용서가 더 화나지만요.

순오기 2009-03-27 09:53   좋아요 0 | URL
괜찮았어요~ 진정한 사과는 먼저 인간이 되어야 나올 수 있겠죠.

마노아 2009-03-27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날 먹어'에서 왈칵!이에요. 정말 별 다섯으로는 부족할 책이에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순오기 2009-03-27 11:12   좋아요 0 | URL
그러죠~~ 날 먹으라고 할 때의 진정성이 느껴져요.
한솔수북 사진리뷰전 대상도서인데 중고샵에서 건졌어요.^^

bookJourney 2009-03-27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접시에 누운 사자, 가젤의 코에 매달려 용서를 구하는 사자의 모습이 너무나 가슴 뭉클하네요.

순오기 2009-03-27 23:59   좋아요 0 | URL
사죄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뭉클함이 있지요.

bookJourney 2009-03-29 14:06   좋아요 0 | URL
저 사자에게 반해서(^^), 알라딘에서 받은 적립금으로 냉큼 질렀어요. 요즘은 아이를 위해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저를 위해 사고 있는 듯해요. ^^;

희망찬샘 2009-03-29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책이네요.

순오기 2009-03-29 12:38   좋아요 0 | URL
예~ 좋았어요. 사진리뷰전 참여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