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와 도깨비 좋은 그림동화 5
고성원 그림, 이상 글 / 가교(가교출판)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천재작가 이상의 유일한 동화인 '황소와 도깨비'가 세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드디어 다 봤다. 다림에서 나온 큰 그림책과 보물창고에서 나온 작은 책, 그리고 가교에서 나온 이 책은 그 중간 크기에 해당한다.  

황소와 도깨비는 1937년 3월 5일자부터 9일까지 '매일신보'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그리고 이상은 4월에 사망했으니 죽기 40여일 전에 발표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의 참혹한 시대상에 비춰보면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로 없는 희망이라도 주려던 것이었나 생각된다. '도깨비 아니라 귀신이라도 불쌍하면 살려주어야 하는 법' 이라는 돌쇠의 말을 빌어 작가 이상이 하고 싶은 말이었던 듯하다. 우리 도깨비는 뿔이 두개라는데 이 책도 그에 맞게 뿔이 두개인 도깨비를 그렸다. 



동무 도깨비들과 사람이 사는 마을에 내려왔다가 개한테 물려 꼬리가 잘린 도깨비는 상처가 나을 때까지 두 달만 황소 뱃속에 들어가 있게 해달라고 사정한다. 맘씨 고운 돌쇠는 황소의 힘을 10배나 세게 해준다니 걱정스럽지만 허락한다. 두 달 동안 황소 뱃속에서 편히 먹고 지낸 도깨비는 살이 많이 쪄서 빠져나오니 못한다. 황소는 죽는다고 버둥거리고, 돌쇠는 갖은 방법을 다 써 보지만 도깨비를 나오게 할 수가 없다. 



밤새 지켜보느라 피곤해진 돌쇠가 하품을 하자 황소도 따라서 하품을 하고, 그틈에 도깨비란 놈은 잽싸게 빠져 나온다. 하하하~~~ 그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는데 황소를 고생시켰구나. 그래도 도깨비가 튀어나와 이젠 황소가 살게 됐구나~ 안도하며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 이상은 하품하는 돌쇠와 황소로 동화적인 묘미를 잘 살려냈다. 아이들도 하품을 따라 하며 즐거워했다.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고 있지만, 역시 착한 일을 한 사람은 복을 받는 게 당연하니까 크게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황소 뱃속에서 나온 도깨비는 황소의 힘을 100배나 세게 해줬으니, 이제 나무를 해다 파는 돌쇠는 부자 될 일만 남았다. 돌쇠가 부자 되어 나쁜 짓하거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았다는 후속편은 나오지 않을 듯... 아마도 돌쇠는 어여쁜 색시한테 장가들고 아들 딸 낳고 착한 일하며 잘 살았을거라고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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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9-01-19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도깨비에 원래 꼬리가 있던가요? (긁적)
하품할 때 튀어나온 모습을 보는 순간, 오공이가 떠올랐다는.ㅋ

순오기 2009-01-20 16:07   좋아요 0 | URL
도깨비가 뿔과 꼬리가 있는 건 아닌가요?
오공이~ ㅋㅋ

꿈꾸는섬 2009-01-19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이 책 저도 봤어요. 재미있지요. 저희 애들도 좋아하더라구요.

순오기 2009-01-20 16:07   좋아요 0 | URL
애들이 좋아하죠~~ 우리 도깨비 홧팅!!^^

마노아 2009-01-2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본 책은 어디 버전인가 막 가물가물이에요. ^^;;;

순오기 2009-01-20 16:06   좋아요 0 | URL
아마도 '다림'에서 나온 걸 봤을 듯...그게 제일 대중적이고 인기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