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란돌린 어린이 성교육 시리즈 3
아네트 블라이 그림, 카트린 마이어 글, 허수경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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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문기사 보셨나요? 음란물을 보고 자란 10대 청소년이 모방 성범죄를 저질렀고, 자녀에게 성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은 부모에게 '성교육 잘못한 죄'로 8,300만원 배상판결을 내렸습니다. 주변에서 성폭력이 발생해도 내 아이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며 무심하게 방치하다간 큰일 납니다. 특히 아들 키우는 분들, 성폭력 피해자가 딸들이라는 이유로 자기 일이 아닌 것처럼 생각했다면 이참에 크게 반성해야 됩니다. 성폭력은 가해 행위를 예방하는 일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기에, 아들을 잘 가르치고 관리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 책은 아주 슬프지만 우리에게도 일어나는 일입니다. 서구 사회의 재혼 가족 형태가 우리에게도 흔한 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되지만 또한 일어나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쉬쉬할게 아니라 확실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성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는 누구라도 될 수 있기에 내 몸을 내가 지켜야 합니다.

아이들은 조금 이상한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면 저희들끼리 '변태'라는 말을 잘 합니다. 하지만 진짜 변태가 어떤 건지는 잘 모릅니다. 이제는 무엇이든 정확히 알려줘야 합니다. 이 책을 읽어주고 수업할 때, 처음에는 막 웃던 아이들이 곧 심각하고 숙연한 자세로 임했습니다. 성폭력 피해는 나이를 불문하고 일어나기에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너무나 리얼한 그림이라 민망하지만 자세히 보여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자녀를 키우는 부모가 꼭 봐야할 책으로 추천합니다.

여기 아무에게도 말 못할 고민으로 슬퍼하는 일곱 살 브리트가 있습니다. 엄마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슬픔을 동물인형 란돌린에게만 털어놉니다. 그러나 현실에선 동물인형 란돌린이 말하는 마법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브리트의 아픔을 아는 란돌린은 처음에는 그냥 슬펐지만 점차 분노의 감정으로 나쁜 아저씨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브리트에게 소리칩니다.
"정말 나빠,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절대 안 돼! 누구도 너에게 그래서는 안 돼!"
도대체 나쁜 아저씨는 누구이며 브리트에게 어떤 짓을 저지른 걸까요?
아저씨는 엄마의 남자친구였으며 브리트를 예뻐했고 브리트도 처음에는 아저씨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함께 살게 되었고, 아저씨와 브리트에겐 똑같은 비밀이 생겼습니다. 아저씨는 비밀을 지키라고 겁을 주었고, 브리트는 혼자였으니 아무도 도와줄 수 없었습니다. 이런 그림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야 합니다. 우리 부모님이 결혼하고 몸으로 사랑을 나눠 우리가 태어났다는 걸 알려주고, 아저씨는 브리트 엄마랑 사랑을 나눠야지 브리트한테 해서는 안된다는 걸 말해줘야 합니다. 우리가 수영복으로 가리는 부분은 아기의 씨를 담은 소중한 곳이기에 누구에게도 보여주거나 만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려줘야 합니다. 바로 이런 사람이 '변태'라는 걸 확실히 알려줘야 합니다. 아이들은 이 부분을 읽어주고 설명할 때에 모두 숨을 죽였습니다. 아이들도 책을 통해 위기와 긴장을 느끼고 슬픔과 분노를 경험했습니다.



누군가 내 몸을 만지고 내가 싫어하는 짓을 할때는 "싫어요. 안 돼요!" 소리치고 도망쳐야 합니다. 아이들이 내 몸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지도가 필요합니다. 나를 함부로 하려는 사람은 나쁜 아저씨 뿐 아니라, 아주 잘 아는 오빠나 삼촌, 그 누구도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합니다. 다행히 브리트는 란돌린의 말을 듣고 이웃에 사는 프레리히 아줌마에게 털어놓고 도움을 받았습니다. 브리트의 슬픔과 고통은 브리트의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하고,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벌받게 해야 합니다. 브리트는 아줌마의 품에 안겨 엉엉 울었고 아줌마는 꼭 안아 주었습니다.



이런 일은 내 자녀뿐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위험이 있는지 알려주고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또한 살면서 누구에게도 이런 나쁜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분명히 가르쳐야 합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꼭 아이에게 읽히고 보여줘야 하는 책입니다. 소중한 우리의 자녀들을 성폭행에서 지키려면, 성폭행을 저지르지 않도록 가르치는 일도 중요합니다.

*어린이 성폭력에 대한 그림책 '내 몸은 내가 지켜요, 싫다고 말해요, 이럴 땐 싫다고 말해요' 등도 같이 보면 좋은 듯합니다.

난 싫다고 말해요이럴 땐 싫다고 말해요!안녕히 다녀왔습니다내 몸은 나의 것학교에 갈 때 꼭꼭 약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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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12-15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리뷰만으로도 울컥 거려요, 순오기님. 저도 이 책을 봐야겠어요. 불끈!

순오기 2008-12-17 23:35   좋아요 0 | URL
성폭행이 무차별적으로 일어나는 사회~ 정말 슬퍼요.ㅜㅜ

마노아 2008-12-15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 공감이에요. 많은 교육이 부재상태지만 특히나 성교육은 굉장히 다급하다고 여겨져요. 올바른 교육이 선생되어야 하지요.

순오기 2008-12-17 23:36   좋아요 0 | URL
올바른 성교육~ 선행돼야지요.
부모의 역할도 아주 아주 중요해요.

노이에자이트 2008-12-16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 성폭행의 가해자 상당수가 우리나라의 경우는 나이든 남자입니다.

순오기 2008-12-17 23:3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철부지도 아니고 뭔 짓인지...

꿈꾸는섬 2008-12-20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몸은 내가 지켜요는 봤었는데 이 책도 꼭 아이들과 함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희망찬샘 2008-12-20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성폭력 주제로 책읽기를 하는데... 필요한 주제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