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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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프레드릭 베크만 장편소설

 

곰들이 사는 마을이란 베어타운은 9개월의 긴 겨울을 가지고 있고 그런 추운 환경에 적합한 스키는 혹한 자연환경에 사람들을 결속하고 신체를 단련시키는 베어타운 사람들의 유일한 스포츠다. 상부 리그에서 활약하는 하키단, 잘릴 일 없는 직장을 다니며 활기를 띠었던 풍요로웠던 과거의 마을과 달리 줄어드는 일자리와 정리해고로 쇠락해져 가는 마을에 일어난 성폭행사건은 마을에 상처와 침몰을 가속화한다.

 

 

전편 [베어타운]을 읽지 않아서 이야기의 흐름 파악이 어려울까 우려했는데 블로그의 글쓰기로 대중적 호평을 얻어 작가로 활동하는 분이라 글의 호흡이 짧고 가독이 편하다. 그리고 초반 읽으면서 베어타운의 마을 주민과 하키클럽의 분열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600페이라는 매우 두꺼운 소설이지만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쭉쭉 나간다.

피 냄새를 맡고 불을 지르며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리샤르드 테오는 오늘 한국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들의 모습과 많이 겹쳐지기도 한다. 헌신과 신뢰보다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과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다음 선거에 재선되려고 한다. 베어타운과 헤드의 지역감정의 불똥을 만드는 댓글을 달고 인맥과 뒷거래의 달인인 직업정치가다. 우리와 우리가 아닌 상대를 만들어 이익을 만들어 추구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는 말처럼 정치인 테오는 쉽게 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간파하여 달콤하고 섬세하게 파괴한다. 그러나 그런 테오조차 조카에게 매일 동화를 들려주는 누군가에겐 따뜻한 사람이다.

 우리라는 정서적 유대와 신뢰는 서로를 연결시키고, 비전을 공유하고 협력하게 하는 결속력이자 본질적 가치가 된다.-마을 공동체란 무엇인가?- 인용

스포츠는 스포츠라고 중얼거리지만 오직 승자만이 살아남는 승자독식의 비정한 시스템에서 우리란 우리가 내포된 이상적인 의미가 아닌 집단광기로 변질하며 우리와 당신들의 구분도 절대적이지 않다. 선하지만 실수 할 수 있고 악하지만 선할 수 있는 다층적인 존재인 인간을 둘로 쪼개수 없다.

서로 미워하도록 부추기는 건 워낙 쉽다. 그래서 사랑을 절대 이해할 수 없는거다. 증오가 워낙 간단하기 때문에 항상 이길 수 밖에 없다. 불공평한 싸움이다 ?본문 593

인간관계에서 잘못한 사람을 미워하는 방법이 가장 쉽다. 가해자라고 생각해도 한 번 더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내 문제가 아니면 더욱 가혹한 심판자가 되어 배척한다.

배크만은 이야기 시작과 결말에 작가의 분명한 의도를 강하게 표현한다. 은유와 상징을 사용하지 않고 직설적이라 자칫 훈계로 들릴 법도 한데 꼰대처럼 설교하지 않는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작품에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고 이미 출간된 책들도 꼭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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