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 문장
김규회 지음 / 끌리는책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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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의 첫 문장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작가들은 첫 문장을 쓰기 위해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때로는 며칠이고 첫 문장을 두고 고민하기도 한다고 한다.

비록 글쓰기에 아마추어인 나도 첫 문장을 어떻게 써야하나 고민이 될 때가 많음을 생각해보면 첫 문장에 대한 고뇌가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소설의 첫 문장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며 독자들을 흔들어놓는다.

때로는 첫 문장으로 소설의 전체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도 해주며, 때로는 참을 수 없는 궁금증으로 독자들의 밤잠을 설치게도 한다.

이렇게 울림을 주었던 첫 문장들을 엮어 하나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바로 <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 문장>이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꽃피는 숲에 저녁노을이 비치어, 구름처럼 부풀어오른 섬들은 바다에 결박된 사슬을 풀고 어두워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가는 듯 싶었다. p19


김 훈 님의 <칼의 노래>의 첫 문장으로 <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 문장>은 시작된다.

한 강님의 <채식주의자>도 있고, 얼마전 <종의 기원>을 쓴 정유정님의 <7년의 밤>도 있고, 박완서님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도, 박범신님의 <은교>, 조세희님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등 제목만 들어도 알 법한 소설들의 첫 문장들이 담겨 있다.

<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 문장>들과 함께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 작가의 프로필도 담겨있고 그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서의 첫 문장들도 실려있다.


<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 문장>의 저자는 문학 전공자가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첫 문장에 대한 문학적 해석은 볼 수 없다. 때문에 첫 문장에 대한 느낌과 해석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 된다.

읽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감동을 다시끔 떠올려 볼 수도 있고, 새로이 읽어보고픈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차들은 밤에만 와서 섰다. 자디잔 자갈이 깔린 그 주차장으로 차들은 밤이면 쥐처럼 모여들었다. p 131


학창시절 좋아했던 한수산님의 <타인의 얼굴>의 첫 문장이다.

그시절 한수산님의 어떤 소설을 읽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거리지만 한수산님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설렘이다.

한수산님 작품의 첫 문장을 대하면서 언제가 기회가 되면 다시 한수산님의 작품을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황석영님의 <장길산>, 조정래님의 <태백산맥>, 현진건님의 <운수 좋은 날>까지..

한국 소설의 대표적인 작품들의 첫 문장을 그대로 전달하여 주고 있는 <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 문장>.

첫 문장으로 소설의 모든 것을 느낄 수는 없겠지만 작가들의 인고끝에 탄생된 첫 문장..

그 설렘과 느낌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리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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