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 (리커버)
마츠나가 노부후미 지음, 이수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 집은 자매 둘이어서 집에 어린 남자아이가 있어본 적이 없다. 그런 내가 아들을 낳아 키우게 되었다. 직업상 여러 남자아이들을 봐왔지만 여자아이들보다 집중력이 부족하고 활동적이어서 다루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제 아들을 낳고 보니 어떻게 훈육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요즘은 아들 하나면 금메달, 둘이면 은메달, 셋이면 '목매달' 정도로 아들 키우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은가.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이라는 제목은 그래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책을 쓴 마츠나가 노부후미는 일본 최고의 교육설계자이자 '기적의 과외선생님'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가 본 남자아이들의 생태가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57년생인 그가 말하는 교육법이 요즘 아이들에게 적용이 될까 하는 걱정도 조금은 있었다. 그러나 어쨌든, 나보다는 '남자아이'를 다루는 법에 정통하지 않을까 싶어 책을 열었다. 내가 처음 본 말은 내 아들의 '고추'의 힘을 살려라. 참 강렬한 시작이다. '고추'의 힘이라니, 남녀 평등 시대에 맞지 않는 발언이 아닌가 싶어서 읽어보았는데, 그런 의미는 아닌 것 같다.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에 비해 활동적이고 산만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고추의 힘'이라고 표현한 것 같다. 놀기 좋아하고, 재미있는 것을 찾아다니고, 산만한 아들의 기질을 죽이지 말고 살려주란다. 어렸을 때 잘 노는 아이가 커서 공부도 잘 하는 거란다. 물론 이 책에서 말하는 '노는' 것은 자연을 마음껏 활보하며 몸을 움직이고 뛰노는 것을 말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만 하는 요즘 남자아이들의 '노는' 방법을 생각하면 잘 놀게 하는 것도 쉬울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어릴 때 잘 놀게 해주어야 한다는 점은 어느 정도 납득이 갔다.

 

아들 가진 엄마들은 목소리가 커진다는 말을 듣는데, 이 책에서는 절대 호통을 치지 말란다. 그래서는 아이가 알아듣지를 못한단다. 남자아이들은 머리로 이해해야만 말을 듣는다고, 논리적으로 알아듣게 잘 설명을 해주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사실 엄마들에게 이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여자아이들과 다르게 한가득 장난기를 담고 사고만 치는 아들들에게 화내지 않고 차가움으로 대하기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어찌 간단하겠는가. 하지만 아들들은 그래야만 말을 듣는다니, 화를 가라앉히고 차가워지는 연습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이를 100퍼센트 믿지 말라는 말, 이 말도 다른 육아서들과는 상반되는 이야기라 의아하면서도 공감이 갔다. 내가 만난 아이들은 대부분 거짓말을 잘 했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선생님에게 혼날까 봐,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아이들을 많이 보아온 나로서는 무조건 내 자식을 믿어주라는 육아서들에 공감하기 어려웠는데, 이 책에서는 아이가 책임지는 방법을 아는 어른으로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 엄마가 항상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이 갔다.

 

엄마라서, 여자라서 잘 몰랐던 '아들'의 생리를 파악하고 앞으로의 훈육방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아들을 잘 키울 자신은 아직 없지만, 이정표도 없이 그냥 방황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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