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딱 좋은 고독 매일 읽는 철학 2
예저우 지음, 이영주 옮김 / 오렌지연필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쇼펜하우어는 워낙 유명한 철학자라 이름 정도는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다만, 철학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성이 심리적으로 낮기 때문에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를 수 있다. 나 역시 철학에 관심은 있지만 제대로 공부를 해본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쇼펜하우어를 직접적으로 접한 것은 처음이었다. 사실 <쇼펜하우어, 딱 좋은 고독>은 쇼펜하우어가 주장한 이야기를 풀어쓴 자기계발서적, 성공학서적에 가깝다. 쇼펜하우어를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철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일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충족이유율의 네 겹의 뿌리에 관하여> 등 쇼펜하우어가 직접 집필한 논문들이 등장한다. 집필한 글들은 글을 쓴 당시에는 대우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한다. 쇼펜하우어는 한참 사랑을 받으며 커야 할 어린시절, 아버지의 자살과 어머니와의 단절을 경험하며 고독하게 살아왔다. 그는 그 과정에서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다. 쇼펜하우어는 '삶은 고통과 비참함 그 자체이며, 모든 생명의 본질을 다 고통'이라고 보았다. 그런 그의 사상을 비관적이라고 치부해버릴수도 있지만, 실제 인간의 삶을 대조해봤을 때 매우 깊은 성찰이란 생각도 든다.

근본적으로 '인간의 삶은,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고통스러워지고 욕망이 충족되면 무료해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인간은 고통과 고난을 절대 피할 수 없으니 그것을 직면해야된다'는 쇼펜하우어의 주장은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면서도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나의 삶에 작은 위안이 되기도 했다. 그의 여러 주장 중 가장 공감이 갔던 것은 '사물 자체는 절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람들이 사물에 대한 자신의 견해에 영향을 받을 뿐이다.'라는 말이었다. 개인의 행복이 환경에 의한 결과라고 생각했던 내게 개인의 행복은 그 사람에게 내재된 소질과 관련이 있다는 말은 그간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했다. 같은 상황을 맞닥뜨리더라도 사람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다르듯이 즐거움이나 내면의 고통은 그 사람의 감정과 의욕, 생각이 빚어낸 산물이라고 생각하니 일순간 마음이 울렁거렸다.

대학시절 "철학이 밥먹여주냐?"란 질문에 "응! 밥먹여준다!"라고 당당하게 대답하던 선배의 얼굴이 떠오른다. 철학과가 통폐합되고 있는 이 시대에 그 선배의 자신만만한 표정이 모순되듯 떠오르지만, 나는 당시 그 선배가 많이 멋있었다. 사실 나는 예나지금이나 "응 밥먹여줘"라고 선뜻 대답하지 못하지만 길을 잃은 누군가에게 빛이 되어주는 것이 철학이라고 그래서 사람이 살아있는한 철학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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