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 - 앤드루 숀 그리어 장편소설
앤드루 숀 그리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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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도의 퓰리처상을 거머쥔 작품 <레스>. 평소 수상작은 심오하고 어려운 문학이라는 편견이 더러 있었는데 책의 표지는 좀 더 산뜻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레스>의 등장인물인 '아서 레스'는 중년의 작가 게이다. 그의 오랜 연인이었던 프레디의 결혼소식을 듣고 심경이 복잡해진 그는 결혼식에 가지 않기 위해 그 동안 거절했던 각종 문학 행사의 참여를 결심한다. 멕시코,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모로코, 인도를 거쳐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일정은 온갖 흥미진진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50세 생일을 앞둔 그에게 펼쳐지는 일들과 그 상황 속에서 추억하는 옛 기억들은 교차하기도 하며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아서 레스'는 본인이 어릴 적에 '로버트'라는 천재시인의 중년 남성과 오랜 만남을 가져왔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가 중년 남성이 되었을 때에는 본인이 젊은 애인 '프레디'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는 알게 모르게 게이 연애의 유통기한은 짧다고 느낀 모양이다. 9년이란 시간동안 젊은 애인과의 만남을 가졌지만 '아서 레스'는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주곤 하였다. 그렇기에 떠난 이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서 레스'는 작가, 게이, 중년 등의 호칭이 붙어 있지만, 여느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는 겁이 많고 사람에게 의존하고 때론 도망친다. 어릴적 만났던 '로버트'라는 천재시인의 애인이란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이 타이틀은 사람들에게 '아서 레스'를 독립적인 인간으로서 마주하게 하지 못하는 장애물이다. 그렇게 유명한 작가도 아니고 나이를 먹어가는 것에 대한 반감도 분명한 그가 그럼에도 꿋꿋하게 살아가고 해프닝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보며 조금의 위로를 얻어보았다.

 

  영미문학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유머는 문화가 다른 곳에 나고 자란 나에게는 그다지 통하지 않았지만, '아서 레스'의 삶은 아마도 읽는 모두에게 통하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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