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 - 노르웨이에서 만난 절규의 화가 클래식 클라우드 8
유성혜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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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으로 얼굴을 부여잡고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흡사 해골같은 이 그림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바로 뭉크의 <절규>이다. 강렬한 색채와 굴곡, 기괴한 모습은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의 감정을 옅보는 것만 같다. "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게 아니라 본 것을 그린다." 이런 말을 남긴 뭉크는 당시 눈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를 캔버스에 담으려는 사실주의적 화법이 지배적이었던 시대에 무모한 실험정신이라며 본질이 없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뭉크가 습작으로 전람회에 출품한 <아픈아이>는 그림 표면을 균질하지 않은 붓질과 색감, 불명확한 형태와 윤곽으로 완성했다. 이는 폐결핵으로 죽은 누이 소피아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눈물에 젖은 속눈썹을 통해 느낀 것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라 한다. 뭉크의 이런 시도는 꽤 낯선 것이었지만 미술을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오히려 감정적 호소로 짙게 다가왔다.

노르웨이 작가인 뭉크의 작품은 국토면적의 5%만이 허락된 척박하고 극단적인 자연환경 속에서 생존해 온 노르웨이만의 민족적 기질을 갖고 있다고 하여 '국민 화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많은 예술가들이 그러했듯이 뭉크 역시 자라온 환경이 녹록치는 않았다. 5살때 어머니를 폐결핵으로 떠나보내고 이후에 누이 소피아까지 폐결핵으로 보내야만 했다. 군의관이었던 아버지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종교에 자신을 의탁하게 되는데 자녀들에게 매우 보수적이고 엄격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심신이 건강하지 못했던 뭉크는 갖은 정신병도 견뎌내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그의 기질 및 가정환경이 그림에도 표현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사실 그 동안 미술작품을 넋놓고 바라보거나 심지어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감성을 도통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대학생 때 프랑스 여행 중에 루브르박물관을 간 적이 있었는데 미술을 알지 못하는 까막눈이었는데도 그림이 주는 강렬함에 매료되었었다. 어두운 채색의 그 그림은 사다리를 타고 그렸을 법한 크기와 역동적인 사람들의 모습까지 한 편의 뮤지컬을 관람하는 듯한 생생함을 가져다주었다. 그 뒤로 미술에 관심이 생겨 몇몇의 작가와 작품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그 역사적 배경이 또 다른 감동을 전해주었다. 클래식클라우드에서 펴낸 8번째 거장 뭉크의 생애 역시 그의 그림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절규>의 절도사건, 뭉크의 연애 스캔들 등의 일화는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앉은자리에서 함께하는 거장과의 세계여행,

비록 간접적이긴하나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만나는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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