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2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13
알베르 카뮈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 생각뿔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기 위해 페스트로 인해 고립된 오랑을 탈출하고자 하는 랑베르가 리외가 운영하는 자원 보건대에 참여의사를 밝힌 장면에서 끝이 난 이후 서둘러 2권을 들여다 보았다. 전염병이 마을을 잠식하는 모습은 자연재해와도 같지만, 끊임없이 여진이 찾아와 남은 이들마저 숨죽이며 두려움을 떨게하는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모습이었다.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이 그렇듯이 오랑이란 도시에서도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없는 물자에 없는 인력 속에서도 의지를 가지고 현실을 헤쳐나가고자 하는 인물들과(여기에는 베르나르 리외가 해당될 듯 하다.) 전염병을 차단하고자 서신교환도 금지될 정도의 봉쇄가 된 이 곳에서 부를 축적하는 암거래자들, 이방인으로서 암울한 기운이 가득한 도시에서 떠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까지 다양한 인간의 군상들이 전염병이 잠식한 도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끝내 페스트는 도시를 떠나지만, 그것이 남은 상처는 갈기갈기 구현되어 쉬이 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고 알베르 카뮈는 전쟁이 앗아간 평화란 표현으로 페스트가 떠난 후 오랑을 표현했다. 마치 전지적작가시점처럼 쓰여진 <페스트>는 책의 말미에 화자가 베르나르 리외임을 밝히고 있다. <페스트>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대 시대상황과 함께 작가의 세계관을 연관지어 생각해봐야 한다. 소설의 배경인 오랑은 실제 알제리 북서구에 위치한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오랑이 당연히 프랑스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반해, 알제리가 독립하기 전 프랑스인들이 알제리를 식민지가 아닌 본인들의 영토로 인지했는데, 알베르 카뮈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반면,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를 집필하면서 사회를 뒤흔드는 어떤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을 보여주는데, 이는 개개인의 노력이 아닌 공동체의 협력이다. <페스트>에 등장하는 자원 보건대 역시 연대의식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인간은 언제나 어리석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고 그것은 함께 해나가야함을 잘 보여주고 있음이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