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비치
레이철 요더 지음, 고유경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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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하던 직장생활과 결혼,  출산을 겪으면서 두 살배기 아이와 독박육아라고 표현해도 될 듯한 환경에 처한 여성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엄마라는 자리에 있는 분들에겐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남편의 직업상 출장일이 잦고 자신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아이에게 올인하며 지내는 엄마란 자리, 그녀는 모성이란 이름으로 아이가 자신에게 매달리고 그 아이를 사랑하지만 집 안에서의 삶은 직장생활을  하던 그 시대의 자신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런 자신의 내면에 어느 순간부터 느끼기 시작한 신체의 변화, 털이 나기 시작하고 혹이 나오는 모습에서 흡사 '개'를  떠올리게 하면서 그녀는 어느 순간 진짜 '나이트 비치'가 되어 잠시나마 자유에 대한 해방감을 느낀다. (카프카적 변신!)

 



소설은 같은 선에서 출발한 남편과 자신의 위치가 어느 순간 출산이란 이름으로 명명된 고통스러운 체험을 마치고 자신의 이름이 아닌 새로운 이름인 '엄마'란 자리에 있게 되면서 겪는 나 자신과의 싸움과 사회에서 받아들이는 자신의 위치에 대한 위축감들이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면서 자조적인 농담으로 들려준다.




정작 자신의 자리는 정체되어 있는데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에게 자신의 육아에 대한 지침과 도움 요청들을 하지 않았던 이유에는 가장이란 이름으로 실제 가정생활의 경제력을 담당하고 있다는  이름이 있었고 점차   환경 매너리즘에서 빠진 자신의 경력단절은 그녀를 더욱 몰아가며  동물의 강인한 이빨을 숨긴 채 점차 강한 분노력을 폭발한다.








과거와는 달리 워킹맘이란 이름이 낯설지 않은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  삶의 한 단면을 들여다보듯 이어지는 내용은 삶에 지친 여성 스스로가 억눌린 야성의 분노와 본연의 자신으로 돌아가길 희망한 과정 속에서 사랑과 결혼, 출산, 그리고 자신의 능력이 더 이상 빛을 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우화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여성이 갖고 있는 '모성'이란 주제를 현실에 기반한 부조리한 사회제도에 대한 비침과 어머니란 존재가 지닌 힘에 의해 스스로 여성이란 한 사람의 주체자로서 갖는 딜레마를 밤이면 개로 변할 수밖에 없는 '나이트 비치'란 것으로 형상화해 그린 점이 인상 깊었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나만의 시간도 필요한 엄마란 존재, 그런 엄마들이 겪는 좌절들을 작가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그린 작품이라 그런지 더욱 실감 나게 다가온 작품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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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더스 오브 힘
콜린 후버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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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로맨스 소설의 작가를 꼽으라면 콜린 후버다.



국내에 출간된 소설들을 읽어본 독자라면 그의 전매특허인 로맨스 감성과 에로티시즘을 넘나드는 필력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실제 소설 속의 상황들이 비현실적인 것이  아닌 누구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부분들을 그려낸 점이 공감을 산다.



유년시절부터 엄마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면서 성장한 케나 로완이 남자 친구 스코티를 태운 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그 일은 스코티의 죽음으로 결국 과실치사죄로 5년을 복역한다.



복역 이후 그녀의 인생에 오직 단 하나 목표는 감옥에서 출산한 이후 양육권을 스코티의 부모에게 넘긴 채  얼굴조차 모르는 딸 디엠을 만나기 위한 것-



이후 디엠과 스코티의 부모가 살고 있는 가까운 지역에 자리 잡은 그녀 앞에 또 다른 운명의 남자를 만났으니 바로 스코티의 절친인 렛저 워드다.



우연히 들른 술집 주인인 그와의 만남은 디엠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날 선 감정선이 자리 잡은 가운데  점차 서로에게 빠지게 되는 설정은  서로의 시선으로 교차되면서 그려지는 구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고 그 실수를 통해 반복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 인생이라고 하지만 케나가 겪은 상실감과 후회, 죄책감, 고독, 그 밖에 아들을 잃거나 친구를 잃은 사람들이 상실의 아픔을 이겨나가면서 살아가는 모습들이 서로의 위치에서 생각하고 바라본 진행은 누가 이기적이거나 나쁘다고 할 수 없는 저마다의 사정이 설득력을 지닌다.




저자의 특징인 인간관계에서 어떤 선을 긋고 그에 따른 행동과 말을 하고자 하지만 결국 진심 어린 감정 앞에서는 과거의 아픔들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에게 용서와 화해를 할 수밖에 없는 긍정의 시선으로 그려나간 점은 이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겉으로 보인 사건에만 치중해 그 사람을 단죄하고 판단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사실 겪어보지 않은 입장에서 소설 속 등장인물들에 이입돼 그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한계는 있겠지만 이 소설 속에서 두 남녀가 느끼는 사랑이란 감정은 정말 불가항력적이란 것을 느끼게 한다.




로맨스 장인답게 모든 감정선들을 담아낸 작품, 저자의 작품을 신작을 기대한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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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 정전
오가와 사토시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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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별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의 SF 6편의 단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시간과 공간의 관한 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 구성장치와 함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해 상상력과 그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선 '만약'이란 가정이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이 된다면 기존의 역사를 인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에 이르기까지 매력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다케무라 리도 마술사가 스스로 타임머신 마술을 선보인 뒤에 자취를 감추어버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첫 번째 작품 '마술사'는 그의 딸인 리도가 아버지 마술에 감춰진 비밀을 풀고 스스로 아버지와 똑같은 행보를 보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단편이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유산인 경주마에 얽힌 발자취를 더듬어 올라가는 여정을 그린 '한줄기 빛', 과거는 바꿀 수 있어도 미래는 바꾸지 못한다는 말로 진정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오펜하임의 이야기, 이밖에도 음악으로 소통하고 음악이 하나의 화폐이자 재산으로 통용되는 일족을 찾아 아버지가 남긴 음악에 관한 의미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인 '무지카 문다나', 오토바이를 타고 마지막 불량배 차림으로 나서는 편집장 이야기, 마지막 책 제목인 '거짓과 정전'이란 작품까지  시간여행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동선을 함께 여행하게 된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무지카 문다나], [ 거짓과 정전]이다.



작은 섬에서 독자적인 삶을 이루고 살아가는 루테아족을 찾아 아버지의 음악과 연관된 부분들을 찾고자 하는 주인공의 여행은 우주를 뜻하는 다이가란 말이 함축하고 있는 그들의 삶의 태도와 시간의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의미를 담아낸 듯 한 작품이라 기억에 남는다.



또한 인류의 역사에서 공산주에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거짓과 정전]은 숨 막힐 듯 그린 소련 내 모스크바 CIA 직원과 소련의 전자전파 연구소 직원 간의 첩보작전을 통해 만약 과거의 그 시대로 돌아가 이미 발생한 역사를 막을 수 있다면 오늘날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를 공상하며 그려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정말로 인간이 '시간'을 다스릴 수 있다면 과거의 불편한 역사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궁금한 점들을 다시 물어볼 수 있겠다는 희망 아닌 희망처럼 다가온 소설집으로 매 작품들마다 독특한 세계관을 보임으로써 일본문학  SF장르를 읽어보고 싶은 독자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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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마치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7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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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중에 고전, 결혼과 한 인간의 주체로서 당시 시대상을 엿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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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마치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6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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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중에 고전, 결혼과 한 인간의 주체로서 당시 시대상을 엿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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