퐅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
이우일 지음 / 비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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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말은 언제 들어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내가 살고 있는 어떤 장소를 벗어나 아무도 연관된 것들이 없는 곳에 정착해서 살아간다는 것,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여행이 주는 의미는 크다는 생각을 해본다.

 

휴가를 맞아서 다녀오는 여행이 아닌 요즘 유행하고 있는 현지인들의 집을 빌린다든가, 아니면 일정기간 동안만이라도 내 집처럼 살아갈 수 있는 곳을 빌려서 정착생활을 해본다는 것은 짧은 여행이 주는 즐거움과는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의 제목인 퐅랜은 포틀랜드를 줄여서 부른 말이라고 한다.

책을 펼치면 낯익은 그림들을 볼 수 있는데 저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시드니]와 하가시노 게이고의 [꿈은 토리노를 달리고]라는 책에서 일러스트를 그렸던 작가다,

 

한국과도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살게 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시종 여유로운 감정을 받게 한다.

아등바등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닌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익숙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이 지역에 대한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인간은 자연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일까?

이곳의 날씨는 일 년 중 반 이상이 비가 내리는 탓에 웬만하면 비를 그냥 맞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아마도 서울에 있다면 산성비를 맞으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을 것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저자는 우산을 쓰는 것이 당연했지만 아내나 딸은 우산을 쓰지 않은 채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게 되자 저절로 자신마저도 그 환경에 적응하게 되더라는 글이 그곳의 분위기가 어떤지 대강 짐작을 하게 한다.

 

 워낙 땅이 넓은 곳인 미국이라지만 우리가 알고 있었던 미국의 한 도시를 연상시키는 모습들과는 다른 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는 포틀랜드는 현재 2년 정도 체류하고 있는 저자의 눈과 마음을 통해 우리들에게 잠시나마 바쁜 생활을 벗어나 여유를 가져보라고 권하는 듯하다.

 

차를 이용해 운전해서 가지 않아도 되는 곳, 자전거로도 얼마든지 생활을 만끽하며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든 자전거 도로의 완벽성, 마치 슬로시티를 연상시키고 공해의 문제는 상관없다는 식을 느끼게 해 주는 곳, 다양한 민족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미국의 특성상 음식만 해도 아시아에서 중동에 이르기까지, 특히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푸드트럭에 대한 지원을 정책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데서 관심을 끌게 한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자신들에게 맞는 도시형태를 갖추어 살아가고 있는 장소이자 그곳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으며 시간에 쫓기듯 생활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환상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도시, 바로 퐅랜이었다.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실생활에서 오는 짜증과 불안감, 미래를 생각할 때의 우울함이 느껴진다면 이곳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비앤비도 좋고 아니면 저자처럼 일정기간 오래 머물 것을 생각해 한 장소를 선택하고 그곳에서 적응하며 살아보는 것, 여행 중에서도 나를 돌아보고 느껴볼 수 는 긴 여행으로써는 아주 만족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더불어서 저자가 아주 부럽다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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