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플레이션

“물가가 완만히 지속 상승하면 기업 이익은 증가한다. 기업은 남의 돈을 빌려 원료와 기계설비, 노동력을 산다. 그래서 만든 물건을 판 금액으로 물건을 만드는 동안 빌린 돈을 갚기 마련이다. 완만한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동안 상품을 만들어서 팔면 자동적으로 이익이 생기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완만한 물가상승은 대부분 기업 이익으로 직결된다.


인플레이션은 채무 가치를 떨어뜨인다. 오늘의 1,000원이 1년 후 불과 100원 가치로 축소된다면 돈을 빌리면 빌릴수록 유리해져 경제가 과도한 채무의존형으로 바뀌고 기업들은 외형확대 위주의 경영형태를 보이게 된다.


인플레이션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불확실성은 모든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이나 경제활동을 단기 관점에서 이루어지도록 한다. 자금을 빌려주는 측에서 미래 불확실성을 보상받기 위해 과도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하며, 사람들은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을 선호하게 되어 부동산 투기가 만연할 가능성이 커진다.


레닌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정부는 국민들 부의 상당 부분을 알지 못하게 그리고 눈치 채지 못하게 빼앗아 가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빼앗아 갈 뿐 아니라 자의적으로 탈취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빈곤해지는 반면 일부 사람들은 부유하게 된다. 인플레이션이 진행되어 화폐 가치를 저하시키는 것은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가장 사악하고 확실한 수단이다. 파괴하기 위해 경제법칙에 내재된 비밀스런 힘들이 모두 동원되지만 아무도 이를 간파할 수 없다.”


2. 디플레이션

“1930년대 루즈벨트 대통령은 경제학자 케인즈 자문을 받아 뉴딜정책으로 대공황을 극복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1937~1938년 경기후퇴(recession)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미국 경제가 ‘대공황’ 그늘에서 벗어난 것은 뉴딜정책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반발에 따른 ‘전쟁 특수’ 덕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이례적인 충격요법이 필요했을 만큼 대공황의 영향력은 컸다.


과거 영국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제1차 세계대전 채권, 이른바 ‘전쟁채권’을 사는 사람이 늘었다. 영국은 나라를 살리자는 애국심에 호소했고, ‘싸울 수 없다면 5%짜리 채권에 투자해 나라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광고 문구였다. 이는 만기가 없는 영구채권으로 3.5% 쿠폰금리를 제공하는데, 투자자들은 지금도 여전히 19억 파운드(29억 달러) 어치를 보유하고 있고 발행 이후 90년간 이자를 받고 있다. 미국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6년 루즈벨트 대통령 당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일종의 저축채권인 ‘전쟁채권’을 만들었다. 당시 역시 애국심에 호소하면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사실 미국과 유럽은 항상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데 노력을 집중한 결과 막상 디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수단이 부족하다. 2차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에게 가장 고질적인 경제문제는 인플레이션이었다. 이는 대부분 국가들이 금본위제를 폐지하면서 화폐공급 과다로 인한 인플레이션 발생이 더 현실적인 걱정거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일경제의 디플레이션은 일본과 같은 상황이 아니다. 독일에는 일본의 디플레 초기와 같은 자산 버블이 없었다. 독일 문제는 물가하락이 아니고 높은 임금비용과 높은 세금, 비싼 사회복지시스템, 경직된 노동시장 등의 구조적인 문제들이다. 따라서 독일은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저자는 독일이 경제를 구조개혁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독일 노동자의 높은 임금은 누구에게 나쁜 것일까? 사회복지시스템이 잘 되어있기에 세금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 누구에게 불리한 것일까? 퇴직수당이 많고 노동자를 함부로 해고할 수 없는 관련 규제들이 잘 정비되어 있기에 노동시장 경직성이 크다면 과연 누구에게 나쁜 일일까? 독일은 높은 임금과 훌륭한 복지시스템,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디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경제학자가 없을까? 분명 독일 사회는 자본주의 경제학 교과서와는 다른 지향점과 철학이 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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