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양자중력이론 개념은 간단하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우리가 존재하는 공간이 유동성 있는 거대한 연체동물과 같아서 압축될 수도 있고 비틀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한편 양자역학은 모든 종류의 장이 ‘양자(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랑 단위: 전자와 쿼크, 광자, 글루온, 중성미자, 힉스)로 이루어지고’ 미세한 과립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물리적 공간 역시 ‘양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양자는 공간을 채우고는 있지만 자갈 같은 물체가 아니라 기본적인 ‘장’에 상응한다. 예를 들어 광자가 전자기장의 양자인 것처럼 말이다. 이 입자들은 기본적으로 여기(excitation, 勵起) 상태에 있으며, 흐름이 있는 작은 파동이다.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신비로운 양자역학의 법칙에 따라 다시 나타난다. 이 묘한 양자역학 법칙 속에 존재하는 것들은 절대 안정적일 수 없다. 여기서는 하나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면 또 다른 상호작용으로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공간 중에서 원자가 없는 빈 영역을 관찰해보면 이러한 입자들이 무리를 형성한다. 그러니까 진짜 빈 공간, 완벽하게 빈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기본 입자들은 모두 하루살이 같은 짧은 삶을 불안해하며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또 파괴되고 있는 셈이다.

 

 

루프양자중력이론 핵심은 공간은 연속적이지 않으며 무한하게 나누어지지도 않지만 알갱이로, 즉 ‘공간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공간 원자 크기는 가장 작은 원자핵보다 수십, 수천억 배나 작은 아주 미세한 크기다.  ‘루프’ 즉 고리라고 부르는 이유는 모든 원자가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비슷한 것들과 ‘고리로 연결’되어 공간 흐름을 이어주는 관계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연속적이지 않은 공간이라는 개념에 따라, 사물과는 별개로 흐르는 기본적, 기초적인 ‘시간’에 대한 개념도 사라진다. 공간과 물질 입자를 설명하는 방정식들이 더 이상 ‘시간’ 변화를 수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시간 흐름은 세상 안에 있고, 세상 안에서 그리고 양자간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양자간 사건들이 곧 이 세상이고 그 자체가 시간의 원천이다.

 

 

루프양자중력 이론은 블랙홀을 설명하는 데 쓰인다. 별을 구성하던 물질이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 물질 자체 무게에 짓눌렸다가 우리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런데 어디로 사라진 걸까? 물질은 무한한 어느 한 지점에서 실제로 붕괴될 수 없다. 무한한 지점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간에 존재하는 것은 유한한 영역뿐이다. 자신 무게에 짓눌린 물질은 밀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양자역학이 반대 압력을 발생시킬 필요 없이, 스스로 무게를 상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른다. 이처럼 수명이 다한 별의 마지막 상태를 ‘플랑크의 별’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서는 시공간의 양자 파동에 의해 발생한 압력이 물질 무게 균형을 맞춘다.

 

 

만약 태양이 연소를 멈추고 블랙홀을 만든다면, 블랙홀 지름은 약 1.5킬로미터 정도가 될 것이다. 그 안에서 태양을 구성하던 모든 물질이 계속 가라앉아 결국 플랑크 별이 된다. 이때 태양 물질, 곧 플랑크의 별 물질 전체가 원자 하나의 공간 속에 응집된다. 이처럼 물질이 극단적인 상태가 되면 플랑크 별이 만들어진다.

 

 

플랑크 별은 안정적이지 않다. 일단 최대로 압축되면 튕겨 올라 다시 팽창하기 시작하고 블랙홀을 폭발 상태에 이르게 한다. 만약 블랙홀 안에서 플랑크 별을 관찰한다면 이 과정은 한 순간의 점프처럼 매우 빠르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블랙홀 외부에 있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아주 오랜 시간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블랙홀은 바깥에서 보면 매우 느린 속도로 도약하는 별이기 때문이다.

 

 

스티브 호킹은 양자역학을 이용해 블랙홀이 항상 뜨거운 상태라는 것을 증명했다. 블랙홀은 난로처럼 열을 방출한다. 블랙홀 열이 중력의 특성을 지닌 블랙홀에서 양자 효과를 발생시킨다. 열이 개별적인 ‘공간 양자’의 기본 입자, 곧 진동을 하면서 블랙홀 표면을 뜨겁게 만들어 블랙홀에 열을 발생시키는 ‘분자’인 것이다."

 

 

 

 

 


우주 이미지는 우리가 만든 사고 속에서 존재한다. 우리가 가진 한정된 수단을 동원해 재구성해서 파악한 모습과 실재 현실 사이에는 우리 무지를 비롯해 감각과 지식, 특별한 주체로서 경험하게 하는 조건 자체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과 장치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은 칸트가 상상한 것처럼 보편적이 않다. 유클리드 공간 특성과 뉴턴 역학까지 실재하는 것처럼 추론되는 모든 것이 왜곡된 것이다. 우리는 학습해서 얻는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개념 구조를 조금씩 바꾸는 것 뿐 이다. 우리가 만든 세상 이미지는 우리 안에, 우리가 갖고 있는 사고 공간 속에 살고 있으며, 그 이미지들이 우리가 속한 현실 세계를 어느 정도는 설명해준다. 그래서 이 세상을 조금 더 잘 설명하기 위해 그 이미지 흔적을 따라가보는 것이다. 이것이 과학이다.

아인슈타인은 중력도 전력처럼 일정한 범위, 곧 ‘장’이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눈치챘다. 다시 말해 전기장과 동일한 중력장이 존재하는 것이다. 게다가 중력장이 공간 속에서 확산된 것이 아니라 중력장 자체가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반상대성 이론의 개념이다.

초기 우주 전에는 어땠을까? 우주가 극도로 압축된 상황에 양자이론을 적용하면 빅뱅이 실제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이 세상은 현재 이전의 우주에서 만들어졌을 수 있다. 과거의 우주가 자체 무게 때문에 압축돼 아주 작은 공간 속에 짓눌리다가 결국 ‘재도약’을 한 후 다시 확장하기 시작해, 현재 우리 주위에서 관찰되는, 계속 확장하는 우주가 된 것이다. 빅뱅 순간, 우주가 호두 껍질만 한 공간 속에 압축되어 있을 때 진정한 양자중력의 왕국이 펼쳐진다. 공간과 시간이 모두 사라지고 세상이 수많은 가능성의 구름 속에 녹아들어 있는 순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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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7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9-04-18 20:34   좋아요 1 | URL
저도 그 사진 봤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알면 알수록 정말 대단한 분인 것 같습니다. 그 옛날 생각만으로 블랙홀 실재를 예언했으니까요.
요즘 양자역학 과학자들이 은근 아인슈타인을 까고 무시하는데, 제 짐작은 언젠가 결국 아인슈타인 주장이 옳았다고 결론 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