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8
헤르만 헤세 지음, 박병덕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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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부터 삶이 조금 힘들어서였는지 종교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예수, 석가모니 등 영적 지도자의 삶의 궤적에 관심이 생겼다고 할까? 이토록 의미 없는 삶에서 그들은 어떠한 의미를 찾아냈는지, 희로애락의 굴레를 어떻게 벗어던질 수 있었는지, 뭐 이런 것들이다.

그간 가톨릭 성경도 보고 그 해설서도 여러 권 사서 봤다. 불교 문헌들도 여러 권 사두긴 했으나 솔직히 완독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다만 침대 옆에 모셔 놓고 일말의 심신의 안정을 취했다랄까?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도 그런 과정에서 사 놓고 모셔둔 책이다. 당초 목적은 석가의 일대기를 가볍게 읽어봤으면 해서였는데, 다 읽고 보니 그 '싯다르타'가 아니었다.

여하튼 이 책 '싯다르타'는 소설이라기 보다 소설을 빙자한 헤르만 헤세의 불교 해석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 해석도 수긍할 만한 내용이 많지 않았다. 아마도 동양인의 정서를 공유하지 못해서인 것 같다. 문학으로서의 가치도 많이 떨어지는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사이비 교주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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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 그에게 삶의 의미를 묻다 -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대한 서울대 박찬국 교수의 명강의
박찬국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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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전에 사 두었던 책인데, 이제서야 먼지를 털게 되었다.

저자인 박찬국 교수는 '초인 수업'이라는 책을 시작으로 니체와 관련하여 내가 읽었던 여러 책의 저자이고, 그러한 책들이 대체로 내용도 좋았기에 이 책도 신간 발간과 동시에 사둔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기대가 컸기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져서인지 이 책은 그다지 흥미롭게 읽지 못했다. 해설서에 가까운 형식이다 보니 비슷한 말이 반복되고, 저자의 서술 능력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다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입문서로 어느 정도 유용한 가치는 있어 보인다.

이런 해설서 말고 오히려 주석을 많이 포함한 번역본을 내셨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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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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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즐거웠고, 따뜻했고, 뭉클했으며 탄식했다. 이토록 위대한 이야기꾼이 우리나라에 또 한 명 현존하고 있었고 그 사실을 여태 모르고 있었던 것에도 놀랐다. 장길산, 태백산맥, 돈키호테 이후로 이러한 몰입감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우리의 가슴 아픈 현대사를, 가족사를, 한 올의 이념이나 신파 없이 이처럼 짧은 이야기로 어떻게 더 잘 풀어낼 수 있겠는가. 근래 수년간 읽었던 책 중에 단연 압권이다. 작가의 아버지와 작가가 버텨온 삶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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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8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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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페미니스트 운동이 나라를 휩쓸더니 책, 영화 등 각종 문화 예술에 페미니즘이라는 이름 붙이기가 유행이 된 것 같다.
예술이란 보편성을 띠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는 것이 나의 편협한 신조인지라,
일단 이런 단어가 붙은 것들은 거들떠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다행히도 이 책은 작품 해설과 뒤 페이지에 그런 수식어가 붙어 있다는 사실을 다 읽을 때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 읽어보니 작품 해설처럼 페미니즘 문학으로 볼 구석은 전혀 없는 것 같다.
부엌에서 요리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고, 주인공이 여성이라고 다 페미니즘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가?
문학 평론이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사고를 필요로 하는 것인가?
이 책은 성장과 가족과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인생사가 그렇듯 요리는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견딜 만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수단에 다름 아니다.
읽는 내내 줄곧 따뜻함과 포근함을 느꼈는데, 작가가 동화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라는 설명을 보니 그럴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 때처럼, 읽고 나니 1mg 정도의 순수함을 되찾은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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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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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가까이 지내지 못한 지 꽤 오래된 탓에 이제는 두꺼운 책은 일단 겁이 조금 난다. 아이고 이렇게 타락하다니ㅠㅠ.
다행히(?) 안 읽고 쌓아둔 얇은 책이 여러 권 있어 독서 습관을 다시 되찾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 좋다.
사람이 어느 나이가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얼마나 딱 맞는 말인지 갈수록 깨닫고 있다.
뒤표지 작가의 사진을 보고 뭐랄까 개구쟁이, 낙천성을 떠올렸는데 책 내용, 글의 스타일이 기대와 완전히 부합했다.
일자 무식 어촌 청년이 네루다에게 편지를 배달하면서부터 시와 소녀를 사랑하게 되고,
자신에게 시를 가르쳐 준 네루다를 깊이 존경하게 되고.... 마치 영화 시네마 천국 같은 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작품 해설에 영화 일 포스티노라는 영화의 원작이라는 설명을 보니 책을 제대로 본 듯싶다.
소설의 배경이 어촌이고, 등장인물들도 너무 순박한지라 3개월 전까지 가까이 머물렀던 고향이 생각이 간절해졌다.
고향처럼, 영화 시네마 천국처럼, 생각하면 애잔해지고 더 그리워질 책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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