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유품정리

시어머니 유품정리
가키야 미우 지음, 강성욱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요즘 죽음에 관한 책을 자주 읽고 있다.

새해가 되었지만 묵직한 이 주제 ‘죽음’의 화두를 내내 생각하는 중이다.

그래서 이 책 ‘시어머니 유품정리’가 많이 궁금하던 참이었다.

유품정리는 죽음 이후에 남는 떠난 이의 흔적이니까.

내가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어쩐지 남편이 싫어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목이 ‘시어머니 유품정리’니까.

그래서 남편에게 말했다.

죽음의 흔적에 대해 생각하는 중이라서 찾아 읽는 거라고.

제목이 ‘친정어머니 유품정리’면 좀 나았으려나.

이야기는 화자인 모토코가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시어머니 다키가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시어머니 집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칠십 대 후반이 된 후에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단지에서 살았던 시어머니.

시어머니 집안에는 그야말로 시어머니의 흔적이 너무나 많이 묻어있었다.

짐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이야기는 모토코가 시어머니 유품을 정리하면서

시어머니의 흔적 속에서 이웃과 교류하며 정이 넘쳤던 그녀를 추적한다.

자제력 강하고 깔끔했던 친정엄마와 비교하며 이야기는 계속 나아가는데

사실은 죽음에 관한 어떤 묵상보다는

유품정리와 시어머니가 관계 맺고 사람들을 품었던 이야기를 내보이며

누구나 직면하는 ‘인생의 뒷정리’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시점이 흔들린 부분이었는데

이것은 번역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대와는 다른 부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에게 남겨줘야 할 유품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깊이있게 생각하게 된 책이었다.

미니멀한 삶에 대해서도,

내 자녀에게 남겨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며칠은 더 고민할 것 같다.

모토코가 자주 혼잣말로 허공에 외쳤던 말이 생각난다.

“어머니, 남은 사람의 입장도 생각해 봐요!”

이 글은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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