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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나무 ㅣ 생각하는 숲 18
김향이 글, 한병호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8월
평점 :
연리지
한두번은 들어봤을것이다.
나는 수목원에 갔을때 본 기억이 있다.
뿌리가 각각 따로 있는 나무인데 어쩌다 한몸이 되어버린 나무들.
우리는 그런 나무들을 연리지라 부른다.
주변에 심심찮게 있는 나무들이다.
하지만 연리지가 되기는 쉽지않을것이다.
이유가 어떻게 되었던간에 둘이던 것이 하나가 되기까지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을것이다.
여기 사랑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게된 연리지가 있다 왜 사랑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게되었는지 한번 살펴보자.
시공주니어의 [생각하는
숲 시리즈]는 내가 참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시공주니어 홈페이지의 소개를 잠시 살펴보면
깊이 있는 이야기로 생각의 폭을 넓혀 주는 책들의
숲.
단순한 줄거리에 삶의 이치와 보편적인 가치를 담아,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동화들을 모았습니다.
살아가며 한 번쯤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와 지혜가 개성
있는
작품 세계에 담겨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습니다.
라고 소개가 되어있다.
즐거움을 위한 책읽기가 아니라
책을 덮고도 뭔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 바로 생각하는 숲 시리즈인것 같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떨어진 한쪽, 큰
동그라미를 만나
꽃들에게 희망을
등...
이젠 고전이라고 할만한 책들이 가득하다.
내가 어렸을때 이책을 봤을때는 의미를 잘 몰랐다.
하지만 생각하는 숲 시리즈는 두고두고 곁에 두면서 보면, 볼때마다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해주는 생각해주는 숲 시리즈
그래서 새로운 책이 나오면 너무 반갑다.
시리즈 소개가 너무 길었다.
이번에 새로나온 시공주니어의
생각하는 숲 시리즈 18번째 사랑나무 를 한번 살펴보자.
페이지에 여백이 많이 느껴진다.
찬찬히 그림을 살펴볼 여유를 주는 이런 여유로운 책이 좋다.
나는 그림책의 그림들을 참 좋아하는데.
그림을 그린 한병호작가님은 동양화에 뿌리를 두고 작업을 하는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한다.
국제 안데르센 상 후보에도 오른신 실력있는 작가님이시다.
부드러운듯 하면서도 뭔가 힘이 느껴지는 그림에 눈이 호사를 누린다.
어느 수목원 작은 언덕에 곧게 자란 멋진 소나무가 있어요.
많은 이들이 멋지게 자란 소나무를 칭찬하고 자랑스럽게 여기죠.
그런데 어느날, 소나무에게 말을 거는 이가 있어요!
작디 작은 등나무 싹이예요.
소나무는 처음에 등나무를 잘 찾지도 못했지요.
작은 등나무가 신세를 좀 지어도 되는지 물어요.
큰 소나무가 보기에는 그 작은 등나무가 자신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못할것 같아서 그렇게 하라고 하죠.
그런데...
그 작은 등나무가 자라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소나무의 몸 여기저기를 휘감고 자라는 등나무.
갑갑해진 소나무가 소리를 지르고 떨어지라고 하지만 이제는 어쩔수가 없어요.
그 상황을 또 받아들이는 소나무.
소나무의 넓은 마음이 느껴지는 장면이죠.
어느날 등나무가 화사하게 피워낸 꽃들을 보면서 소나무는 기분이 좋아지기도 해요.
하지만 점점 자기몸을 죄여오는 등나무 때문에 소나무는 너무 힘이 들어요.
소나무가 힘들어하는것도 모르고, 등나무는 소나무를 미워하기 시작해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죠.
소나무 덕분에 이렇게 이쁜꽃까지 피워낸 등나무.
조금이라도 소나무를 배려했다면 자신의 몸을 조금 덜 키우면서 같이 살아갈수도 있었을텐데...
자꾸자꾸 등나무가 몸을 키우다보니 소나무는 너무 힘이 들어요.
그래도 등나무에게 싫은소리 한번 안한 소나무.
모두 자신이 받아들여야한다고 체념하는 소나무를 보면 마음이 아파요.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 우리의 부모님 같다는 생각도 하고 말이죠.
그러다 결국 소나무가 죽고 말아요.
소나무가 미웠던 등나무는 잘된일이라고 기뻐하죠.
그런데...
소나무가 없으면 등나무는
어떻게 되죠?
숲속의 다양한 동물들이 죽은 소나무의 온몸에 자리를 잡아요.
그렇게 온몸을 내어주는 소나무를 보면서 등나무는 자신의 오만을 반성하기 시작해요.
자신의 모든것을 지탱해주던 튼튼한 소나무였는데.
이제 모든것을 내려놓고 자연으로 돌아가려고 해요.
소나무가 쓰러지면 등나무는 어떻게 될까요?
소나무와 등나무를 보면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생각이 나는것은 왜일까요?
묵묵히 고통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서 소나무가 부모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왜 제목이 사랑나무일까요?
죽어가면서 소나무는 자신의 씨를 많이 퍼트렸어요.
그 중에 하나의 씨에서 작은 소나무가 자라게 되죠.
자신의 욕심으로 소나무가 죽은 것에 죄책감을 느낀 등나무는 이 작은 소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요.
그리고 잘 자랄수 있게 용기를 붇돋아주죠.
마지막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책을 펼쳐보시길 바래요.
마짐막 장을 펼치면 정말
가슴이 먹먹하답니다.
아마도 내가 아이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런것 같아요.
나의 부모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자랐고. 내 아이들에게 지금 사랑을 주고 있기에
이 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 닿는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아직 이런 깊은 감정을 이해하긴 힘든것 같아요.
겉으로 보이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있더라구요.
큰아이의 독서록이예요.
사랑나무를 읽고나서 생각그물도 만들어보고. 내용도 정리했는데.
단순하기 그지 없네요.
욕심을 부리던 등나무의 욕심을 줄여서 같이 잘 살아갔다면 좋았을것이라고 정리를 했어요.
맞아요.
이게 가장 정답이겠죠.
하지만 욕심을 부릴때는
자신이 욕심을 부린다는것을 알기가 힘들죠.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많은 이들이 같이 행복할수 있는데 말이예요.
2학년 울 둘째와는 연리지를 한번 그려보기로 했어요.
예전에 수목원에서 봤는데, 아이의 기억속에는 없더라구요.
그래서 인터넷도 찾아서 보여주고 했더니 두그루보다는 세그루가 연리지가된 나무를 그려보고 싶다고 하네요.
색이 좀 연하게 칠해졌어요.
세나무가 한몸이 되고. 그 나무위에서 신나게 놀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많은 동물들도 같이 말이죠.
그림이 너무 단순해서 좀 실망했지만.
아이들이 느끼는 그대로를 표현하는게 좋을것 같아서 개입은 안했어요.
같이 모여서 사는것이 더 즐겁고 행복하는 것을 잘 표현해준것 같아서 저는 만족해요.
자신이 원하는것을 조금 내려놓아야 다른 이들과 같이 살아갈수 있다는것을 배울수 있는
책이였던것 같앙요.
조금더 세월이 지나서 이 책을 다시본다면
지금 느꼈던것과는 다른 감정을 느낄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생각하는 숲 시리즈는 곁에 두고 자주 꺼내서 보고 싶은 책이랍니다.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