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라는 헛소리 - 욕심이 만들어낸 괴물, 유사과학 과학이라는 헛소리 1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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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야기가 있다. 밤에 선풍기 틀어 놓고 자면 산소가 부족해져서 결국 죽고 만드는 선풍기 괴담. 하지만 괴담이나 미신 정도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이 사실이라 믿고 있었기에 밤에 타이머를 맞춰 놓고 자거나 방문을 열어 놓고 자는등 귀찮아도 죽지 않기 위해 꼭 그렇게 했더랬다. 하지만 알고보니 전혀 사실무근의 이야기라는 것은 어른이 되고서야 알았다. 더운 여름 타이머로 꺼진 선풍기를 다시 틀기 위해 새벽에 몇번씩 일어나던 수고로움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것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그것이 과학적 사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우린 과학에 대한 배신감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은 과학이 아닌 ‘유사과학’이다. 과학이라는 탈을 쓴 미신이나 속설을 일반 사람들이 과학적 잣대를 들이대며 그 사실을 파헤치기엔 역부족이다. 그렇기에 언론이나 책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유사과학을 그저 믿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속이고 기만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런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선 나 스스로가 똑똑해질 필요도 있지만, 과학이라는 분야의 전문가가 조목조목 팩트체크를 해준다면 훨씬 더 쉽게 구분해 낼 수 있을것이란 생각이 든다. 



유사과학이 만들어지고 퍼지는 것은 개인 문제라기보다는 사회 문제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선풍기 사망설’처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속설이라든가, 개인의 주관적 경험에 의한 유사과학도 있습니다만 문제가 되는 이론이나 주장은 주로 과학을 모르는 개인들보다는 다른 누군가가 고의로 퍼트린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과학저술가이자 커뮤니케이터다. 과학과 과학을 만들어낸 역사, 그리고 사회에 대한 이야기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있다. 저자는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누군가 고의적으로 만들고 유표하는 유사과학으로부터 속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수많은 정보속에서 이젠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전문 과학기술인이 해야 할 몫이 있다. 유사과학을 주장하는 것을 그냥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코웃음치고 넘길 게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잘못 알려진 것에 대해 정확한 비판을 하고, 이를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일부 양심을 팔아먹은 과학자와 기업, 그리고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이들이 과학의 이름을 빌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쓰레기 과학의 주장이 언론을 타기 아주 쉽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자신의 연구를 발표하는 척 언론에 홍보를 합니다. 기업들은 이들 과학자들에게 돈을 대고, 학술발표를 후원하고, 학회지를 발간하게 합니다. 정치인들은 이 과학자들의 주장을 근거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장에서 논란을 증폭시킵니다. 언론의 입장에서야 흔히 말하는 대로 기사 ‘거리’가 되는 것이지요. 



이 책에는 많은 유사과학의 사례가 담겨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선풍기괴담부터 MSG 논란, 부모님 세대라면 한번쯤 구매하고자 했을법한 게르마늄 팔찌, 한때 커피 광고에서 줄기차게 나오던 카세인나트륨등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부터 지진 발생전에 생긴다는 지진운이나 백신과 의료괴담, 천연물질과 화학합성물의 차이나 동성애나 단일민족과 같은 혐오의 이야기까지 우리가 상식이라고 믿었던 것들의 오류와 좋은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공포 마케팅의 일종이기도 하며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철저히 검증되지 않은채 우리들에게 사실인 것처럼 퍼져버렸다는 것을 저자는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체계적으로 반박한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과학의 탈을 쓰고 대중을 속이는 일은 철저히 파헤쳐져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기전엔 좋은 것이라고, 그래서 더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그렇게 좋다는 것들을 사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MSG만해도 특히 아이들이 있으니 더욱 쓰지 않으려 노력했고 훨씬 더 좋다는 대체품을 쓰거나 MSG가 들어있지 않은 건강한 식품이라며 몇배의 값을 지불해가며 구매하곤 했다. 하지만 MSG가 소금 섭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의한 위 손상도 일부 막아준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그럼에도 우리 가족들이 먹을 음식에는 나쁜 것을 넣고 싶지 않다는 심리를 이용한 MSG 혐오 마케팅으로 이익을 취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비난받아야 할 일이다. 어렵고 복잡한 공식이나 과학용어를 앞세워 일반 사람들에게 공포를 조장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과학자의 태도일까. 과학이란 우리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고 이로운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알아내기 위해 이루어져야할 학문임에도 그것을 교묘하게 이용해 돈벌이에 급급한 과학자들이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지만 우리로썬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분별해내기 어렵기만 하다. 일반적인 과학 지식만으론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진실만을 찾아내어 수용하는 것은 힘들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 책과 같이 전문가의 입장에서 우리와 가장 밀접한 유사과학의 사례에대해 조목조목 따져보고 잘못된 이론을 거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그것을 익히고 올바른 정보를 걸러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습하고 의심할 수 있게 해주는 기본적인 윤리의식을 가진 바른 과학자들의 조언이 필요하다. 어떠한 명제도 그냥 믿지 말 것, 모든 명제에 대해 회의적 시선을 거두지 말 것, 언제나 반증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조금 머리 아프고 귀찮을지라도 나를 속이려드는 유사과학의 덫에 걸리지 않기위해서는 그정도의 수고로움은 필요하지 않을까. 



어떠한 과학자 사회도 이런 기본적인 윤리를 저버린 이들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습니다. 실패를 견뎌내지 못하면 과학자가 될 수 없는 것이지요. 아마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엄밀함을 저버리고 대중을 속이며 쉽고 편한 길로 가려 한다면 누구나 추방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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