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운명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2
모리스 마테를링크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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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

요즘은 이 주제로 나온 책들이 많지만 아마 그 원조를 찾자면 치르치르와 미치루 남매가 행복을 준다는 새를 찾아 여행을 떠났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들의 집 새장에 있는 파랑새를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의 소설 '파랑새"일 것이다

아주 어릴 때 아마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파랑새들 단편적으로 본 것이 전부였다

내용이야 너무 유명해서 누구나 다 알고 있으니 굳이 책으로 읽어볼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책을 읽어보지 않았으니 저자가 누군지 이력은커녕 이름조차 알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몇 년 전에 도서관의 세계명작 코너에서 우연히 이 "파랑새"를 발견(?) 했고 그 당시 내용을 안다고 읽지 않았던 작품들의 원작을 읽고 있던 중이었기에 이 책도 읽어봤던 기억이 난다

한여름 주말 오후 도서관의 자료실 책상에 앉아서 읽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찾아 도서관으로 온 사람들을 보면서 도서관의 짱짱한 냉방이야말로 그 당시 그곳에 있던 모두의 "파랑새"라고 생각하며 혼자 웃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때 책을 읽으면서 '파랑새'라는 작품이 그냥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가 아니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이름도 낯선 파랑새의 저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단한 작가라는 사실에 잠시 호기심이 일었지만 그의 작품을 찾아서 읽어보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만나게 된 저자의 작품이 바로 이 "지혜와 운명"이다

처음 책 소개 글에서 저자의 이름을 읽으면서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데~~ 하고 머리를 굴렸지만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저자가 벨기에의 "셰익스피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지혜와 운명" 이라는 제목만 보고 운명을 이겨내는데 필요한 것이 지혜라는 거인가?  했었는데 책의 내용은 전혀 아니었다

저자가 생각하는 지혜는 내가 생각했던 지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서 조금은 의아했다

책 속에서 저자는 끊임없이 "사랑"을 강조한다

물른 이 "사랑" 또 내가 생각했던 "사랑"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런 류의 책들을 좋아하고 '쇼펜하우어", "명상록" 같은 책들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더욱 이 책을 기대했다


우연의 길목에서 당신과 마주치는 것은 당신 자신뿐입니다.

- p.34

불행을 극복한 사람의 영혼을 괴롭힐 수 있는 운명이란 없습니다.

- p.37

삶이란 고통 자체보다 그 고통을 받아들이는 방식 때문에 더 고통스러운 법입니다.

- p.81

운명이란 대개 좋지 않은 일을 통해 자신의 힘을 드러내지만, 정의로운 사람을 공격할 때는 선한 행동을 매개로 하여 뒤통수를 치기 일쑤입니다

- p.93  

사실 우리 삶에 모자란 것은 행복이 아니라 '행복의 깨달음' 입니다.

- p.102

세상사를 무시하거나 폄하함으로써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자기만족을 경계합시다.

- p.106

정작 어려운 것은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입니다.

- p.124

남과 비교해 특별할 것 없는 행복이라 해서 자신이 누리는 행복을 소홀히 여기지 말라는 뜻입니다.

- p.165


지혜란 행복의 기술을 터득하는 능력입니다.

- p.170 

생각에 얽매여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것보다 가끔은 생각에 반한 행동을 저지르는 것이 더 낫습니다. 적극적인 실수는 언제든 뜯어고칠 수 있습니다. 

- p.189

인생을 함께 해온 모든 것이 점차 아름다워짐을 느낄 때, 비로소 우리는 진실에 근접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p.191

책을 읽으면서 표시해둔 글귀들을 다시 읽고 옮겨 적으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차피 이런 책들이 해주는 조언이라는 것이 거기서 거기지~ 하는 생각을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세계적인 명사나 위인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은 그것들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저자만 다른 비슷한 내용의 책들을 반복해서 읽는다는 것은 그것들이 지금 내게 다시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글귀 중 하나처럼 자신을 버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와 더불어 삶을 살아가는 것은 행복한 순간도 있겠지만 고통과 역경의 순간들이 더 많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게다가 행복은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지만 불행은 그 상처 자국을 깊고 선명하게 남겨 두고두고 고통스럽게 만든다

지혜란 행복의 기술을 터득하는 능력~ 이라는 이 글이야말로 저자 이 책을 통해 들려주고 싶었던 주제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뜨려지는 거 같다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지혜롭게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지식" 과 "지혜" 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거 같다

저자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은둔생활을 했다고 한다

더불어 살아감을 강조하고 있는 그가 결국 찾아낸 자신의 파랑새는 은둔이었다는 것에 조금은 아이러니함을 느끼지만 말이다

      

[이 글은 arte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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