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이동 - 관계·제도·플랫폼을 넘어, 누구를 믿을 것인가
레이첼 보츠먼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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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이동~

책의 서명을 보고 한참이나 생각했던 거 같다.

신뢰가 이동한다니, 책을 읽으면서 이 이동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서론에서 왠 결혼식 이야기가 등장하나 의아했지만 이내 저자의 결혼식 날이 바로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갔던 미국발 경제 위기가 일어난 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티브이며 뉴스며 그렇게 떠들어대던 원인에 실패한 금융제도를 들었지만 진짜 원인은 제도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인간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는 거 같다.

'무모한 위험 추구와 탐욕, 무능과 어리석음, 책임감과 총체적인 윤리의식 부재가 원인'

생각해보면 저자가 나열한 이 실패 원인들은 그해 일어난 사태뿐만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의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지금까지의 신뢰는 어쩌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즉 개인과 개인 사이의 신뢰나 또는 브랜드라는 이름하에 이루어진 개인과 기업 간의 신뢰였지만 어느 순간인가 신뢰는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되고 있다.

그 분산된 신뢰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분산되었고 그것들을 관리하는 대기업이나 국가에 의해 이용당하기도 한다.

특히 중국의 국민신용평가 시스템은 알면 알수록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현실 버전인 거 같고, 앞으로 중국의 정부가 어떻게 이 시스템으로 국민들을 하나하나 통제할까 생각하면 무섭기도 하고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도 생각하게 되는 거 같았다.

다크넷을 사용한 마약거래상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에는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소개로 만나 길에서 사는 마약보다 질도 좋고 고객의 평가에도 신경을 쓴다고 하니 마약상도 별로 없는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을'의 입장인 장사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버의 기사가 사람들 여러 명 죽인 사건에서는 우버 경영인의 무책임한 발언에 어이가 없기도 했다.

시스템을 믿은 결과가 이런 걸까? 하는 의구심과 저자의 어머니를 속인 베이비시터의 이야기를 읽으면 결국 시스템도, 사람도 100% 신뢰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뒤편에 등장하는 새로운 화폐로 등장한 비트코인의 이야기는 이제 전혀 낯설지가 않았지만 그 시작이 '사토시'라는 일본인이라는 것도 그 정체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것도 괘 신비스럽게 느껴진다.

정부도 은행도 관여하지 않은 화폐가 등장하고 그 화폐로 처음 구매한 것이 마약이 아닌 피자 두 판이었다는 이야기는 괘 재밌었다.

블록체인 시장에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론 체계를 이해하기도 힘든 이런 일을 실제로 해내고 어마어마한 부를 챙긴 그들의 능력이 멋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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