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맥주 여행

유럽 맥주 여행 - 맥주에 취한 세계사
백경학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8월

맥주 하면 독일만 생각했었다

유럽 맥주 여행이라는 책의 제목에 문득 예전에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 여행이라는 책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 책에서도 자주 등장했던 아일랜드는 이 책 맥주 여행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위스키뿐만 아니라 맥주까지 와인을 제외한다면 서양 술의 고향은 아마 아일랜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른 독일인이라면 절대로 동감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는 유럽 맥주 여행이니 지금 마트에서 팔고 있는 세계의 다양한 맥주에 대한 이야기만을 생각했었는데 읽을수록 맥주의 역사와 세계의 역사가 이렇게 연관이 깊었구나 싶어 신기하기도 했다

한 여름밤 시원하게 마시는 맥주 한 잔~

주로 일본의 맥주 광고에서 자주 보던 장면이라 특히 샤워 후에 마시는 시원한 캔 맥주 한 캔이 로망처럼 느껴지던 그 광고는 괘 시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

하지만 맥주의 시작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고 서민을 위한 저렴한 술도 아니었던 거 같다

고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는 맥주로 목욕을 했다고 하고 취하는 것이 하나의 특권이었으며 맥주가 화폐의 역할도 했다고 하니, 뒷부분에 나오는 로마제국도 맥주를 군인들의 월급으로 주기도 했다고 하니 맥주를 월급으로 받은 군인들의 월급날이 어떤 분위기였을지는 상상이 된다

문득 취하는 것이 특권이라는 말에 대한민국의 다양한 범죄자들도 이 특권을 제대로 누리고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기네스북의 기네스가 "흑맥주" 로 유명한 맥주회사 '기네스'에서 나왔다는 것도 재밌었다

독일에서는 맥주에 보리와 홉, 물외엔 어떤 것도 섞지 못하는 법이 있다고 하는데 이것을 이미 고대 함무라비왕이 했다고 한다

특히 맥주에 이물질을 넣어 파는 자에게 주는 형벌이 술통에 넣고 죽을 때까지 맥주를 들이붓는 것이었다니 현대에 먹는 음식으로 장난치는 범죄자들에게 해봄직한 형벌인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들이 만든 불량식품을 죽을 때까지 먹이는 형벌에 처한다면 아마도 불량식품을 만드는 것은 어지간해서는 아예 시도하지 못할 거 같다

지금은 중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은 칭다오 맥주의 이야기는 이유도 모른 채 자신들이 살던 마을에서 쫓겨나고 그것도 부족해서 침략자들이 살 공간을 짓기 위해 고통을 당했던 사람들의 아픈 역사가 있었다고 한다

히틀러는 자신은 마시지 않았지만 맥줏집에서 연설을 하며 자신의 지지를 넓혀갔다고 하고 베토벤이나 슈베르트에 관한 맥주 이야기도 재밌었다

괴테의 시에 나오는 구절 "책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지만, 맥주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영원한 것은 맥주뿐!"  ㅎㅎ

고지식하고 딱딱하기만 했을 거 같은 괴테가 이렇게 맥주를 좋아했고 자신의 시에까지 등장시켰다고 하니 의외였지만, 그 역시도 맥주를 통해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