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가로질러 - 밤, 잠, 꿈, 욕망, 어둠에 대하여
에른스트 페터 피셔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밤을 가로질러~ 이 제목부터가 눈길을 끈다.

밤, 잠, 꿈, 욕망에 대하여 라는 작은 제목도 어린 시절부터 흥미롭게 읽었었던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생각나게 한다.

저자 역시 당연히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일거라 짐작했는데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하고 생물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이라고 해서 더욱 의아했다.

과학사를 강의하는 교수님의 눈으로 바라보는 밤, 잠, 꿈, 욕망은 도대체 어떤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을지 더욱 궁금해지기도 한다.


밤의 시작은 역시나 기독교에서 등장하는 태초의 어둠인가보다

어둠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니 세계의 거의 모든 신화에서 밤은 악한 존재로 의인화하여 나타나니 그 또한 우연은 아닌가보다.

이 책은 밤과 어둠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는 것도 흥미롭지만 책의 곳곳에 실려있는 방을 주제로 한 명화들을 감사하는 재미로 괘 컸다

좋아하는 그림들을 이렇게 또 볼 수 있어 그것 또한 이 책을 보는 또 다른 재미인 거 같다


솔직히 책의 내용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초입 부분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어나갔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면 괘나 어려운 전문적인 이야기들이 등장해서 시간이 걸리기도 하니 다 읽는데는 흥미+끈기도 괘 필요한 책인 거 같다.

나 역시도 제목만 보고 밤에 대한 에세이 정도로만 생각하고 그저 편하게 읽을 생각이었지만 도서관 열람실에서 집중하고 읽으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앞부분을 다시 읽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었다


마크 트웨인이 언급했다던 "달의 어두운 면" 누구나 어두운 면이 있지만,  달처럼 어두운 면을 숨길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괘나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거 같았다.

독일어에서 경계와 한계를 뜻하는 단어는 같다는 것도 '우주는 경계는 없지만 한계는 있다'라는 글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거 같다

'경계- 넘어설 수 있는 제한선' 과 '한계- 넘어설 수 없는 제한선' 이 말해주는 것이 비단 우주에 한한 것만은 아닌 거 같아 지금 나를 둘러싼 답답함이 한계가 아닌 경계이기를 바라본다


서양 철학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의 첫머리에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감탄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생각해보면 이 책도 너무 유명해서 한 번도 전체를 다 읽어보지 않았음에도 꼭 다 읽어본 거 같은 착각에 빠져드는 거 같다.

검은 고양이의 작가로도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우가 우주의 역사를 주제로 강연을 했었다는 것도 그가 아인슈타인의 우주론에서 결정적인 역활을 할 이론을 제기한 것도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텔레비전의 글자 그대로의 뜻은 '멀기 보기' 혹은 '먼 광경' 이라고 하니 문득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그 이름에 알지 못했던 다른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왜 술자리의 대부분이 밤에 시작하는 지도 ㅎㅎ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 알코올을 특히 잘 소화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한다

인체가 알코올 분해 속도 중 최고에 달하는 시간이 오후 7시경이라고 하고 점심 식사 후의 졸린 시간은 통증 감각의 감소를 준다고하니 저자의 조언대로 치과치료를 받을 때 이용하면 좋은 정보인 거 같다.

또한 늦은 오후에 하는 운동이 근육 성장에도 좋다고하니 이것도 괘나 유용한 정보인 셈이다.

예전에는 밤새 앓다가 새벽에 운명을 달리하는 경우를 많이 들어서인지 그 시간을 불길하게 여겼지만 사실은 그것이 면역계의 바이오리듬 때문이라고 한다.

  

루시퍼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흥미진진한 거 같다.

천사장에서 악마의 우두머리가 된 인물~ 그의 이름이 빛을 의미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빛을 운반하는 자"라는 전체적인 의미는 처음 안 거 같다

저녁 8시에 시작되는 공연 시작 시간에 괘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으며 이것이 거리의 조명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이룬 결과라는 것도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잠자리에서 전자책은 피해야한다는 것도 그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해준다


수면의 단계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렘수면에서 '렘'의 의미가 빠른 눈 운동의 약자라고 한다

대부분의 강의나 강연 시간이 90분인 것은 사람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90분이기 때문이라고 하니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을 때 이점에 주의한다면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거 같다

수면제 등의 약물이 일으키는 수면은 자연적인 수면과 겉모습은 같아도 인체에 전혀 다른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고 한다

밤울 새웠다면 오전에 바로 잠들지 말고 오후까지 기다렸다가 잠드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누군가가 정말로 잠든 것인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손발과 몸통의 체온을 비교해서 그 체온이 같으면  잠든 것이고, 다르면 손발과 몸통의 체온이 다르다고 한다

동물들의 잠에서도 먹이를 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가 줄면 수면 시간도 줄어든다고하니 당연한 듯하면서도 신기했다

잠자기 전에 암기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인간이 수면 중에 하는 일중에 중요한 것이 기억을 굳히는 것이라고하니 이 이야기는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수면 중에 신체의 혈액 순환과 물질대사가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조절된다고하니 왜 수면이 건강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하는 것인지 다방면에서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의외의 지식들을 뜬금없이 많이 알게되기도 하는 거 같아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인 거 같아 이 저자가 쓴 또 다른 책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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