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날엔 샴페인을
정지현 지음 / 그여자가웃는다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왠지 모르게 잭 서명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샴페인 하면 축배의 음료라는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슬픈 날엔 소주지 왠 샴페인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슬픈 날엔 샴페인을 말하는 저자의 의도가 조금은 이해가 가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차피 기분 좋은 날엔 소주든 맥주든 다 달게만 느껴질 것이니 다 축배가 될 것이지만 슬픈 날은 그렇지 않아도 인생이 고되고 쓴 날에 굳이 술까지 쓴 술을 마실 필요는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샴페인이라고 하면 뭔가 특별한 술일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샴페인도 포도로 만든 와인의 일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와인을 부자들이나 즐기는 특별한 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마시는 경우는 잘 없는 거 같다

요즘은 칠레산 같은 중저가의 와인들이 마트에서도 쉽게 살 수 있어 그나마 많이 대중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와인은 어렵고 고상한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거 같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내내 강조한다

와인은 그저 포도로 만든 과일주일뿐이라고~

"샤토~" 어쩌고가 붙는 고가의 프랑스제 와인은 그 와인을 만든 역사와 장인의 자긍심 같은 것이 있으니 조금은 고급스럽게 마셔주는 것이 좋겠지만 그래봐야 어차피 마시며 취하는 술의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거 같다

지금까지 와인하면 너무 어렵게만 생각했고 안주로도 근사한 치즈만 생각했기에 선뜻 와인병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았었다


와인의 생산은 고대 로마에서 시작되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와인이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현재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도 잘 알 수 있었다

와인의 생산지는 이제 저자가 살고 있는 미국의 나파벨리를 비롯해 칠레나 호주, 중국, 일본까지 포도가 자라는 나라들은 대부분 각자의 나라에 맞는 와인을 생각하고 그 수준 또한 상당히 높다고 한다

심지어 유럽의 주요 와인 콘테스트에서 미국의 나파벨리 와인들은 프랑스의 유서 깊은 와인들을 이겼다고 하고, 일본이나 중국의 와인도 맛이나 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언젠가 들었던 샴페인의 왕인 "동 페리뇽"  예전에 들은 기억으론 한 병에 백만원을 호가하는 이 고급 샴페인의 이름이 3백년 전에 살았던 베네틱트 수도원의 수도사로 거의 맹인이었던 그가 만든 술이라고 한다

중국 역사에서 처음 와인을 마신 사람은 서태후라고 하니 그녀는 쇄국정책을 펼치면서 자신만은 서구의 좋은 것들을 누렸구나 싶다

단순하게 와인 애호가의 에세이정도일거라 생각했는데 이 한 권의 책으로 와인의 역사와 종류, 와인과 그 원료가 되는 포도에 관련된 많은 지식들과 그 와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알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