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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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 상처의 깊이와 넓이와 끔찍함을

 

 

 

 

그래서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에서 자신이 겪은 것과

비슷한 상처가 보이면 남보다 재빨리 알아챈다.

상처가 남긴 흉터를 알아보는 눈이 생긴다.

그리고 아파 봤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아프지 않게 할

수도 있다.

 

 

흔히들 말한다.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건 작은 사랑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사랑이 아닐까.

 

 

 

"나무에 대한 시를 쓰려면 먼저 눈을 감고 나무가 되어야지.

너의 전 생애가 나무처럼 흔들려야지..."

 

 

 

그리고 삼킨다.

그리움을 먹는다.

그렇게 허기를 달래고

그곳에서 마음도 달랜디.

 

 

그리움을 품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닿을 수 없는 인연을 향한 아쉬움, 하늘로 떠나보낸 부모와 자식에 대한 애틋한 마음,

결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향수 같은 것은 마음속에 깊게 박혀 있어서 제거할 방도가 없디.

 

 

 

채 아물지 않은 그리움은 가슴을 헤집고 돌아다니기 마련이다.

그러다 그리움의 활동 반경에 유독 커지는 날이면, 우린 한 줌 눈물을 닦아내며 일기장 같은 은밀한

공간에 문장을 적거나, 책 귀퉁이에 낙서를 끼적거린다.

그렇게라도 그리움을 쏟아내야 하기에.

그래야 견딜 수 있기에...

 

 

 

눈물은 눈에만 있는 게 아닌 듯하다.

눈물은 기억에도 있고, 또 마음에도 있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中

 

 

기다림은 무엇인가.

어쩌면 기다림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참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여행은 도시와 시간을 이어주는 일이다.

그러나 내게 가장 아름답고 철학적인 여행은 그렇게 머무는 사이 생겨나는 틈이다."

-폴 발레리

 

 

 

이름을 부르는 일은 숭고하다.

숭고하지 않은 이름은 없다.

 

 

 

인간은 얄팍한 면이 있어서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행복으로 종종 착각한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안도감이지 행복이 아니다.

얼마 못 가 증발하고 만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때 우린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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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17-12-27 18: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것. 정답입니다... 잘읽었습니다^^

후애(厚愛) 2018-01-02 19:11   좋아요 1 | URL
그쵸^^ 저도 저 글귀가 무척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무개 씨의 수상한 저녁
요안나 콘세이요 지음, 최지원 옮김 / 단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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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개도, 건물도 여느 마을과 다를 바 없는 어떤 마을에,

가까운 이웃과 가벼운 인사도 나누지 않는 어떤 마을에,

하늘은 대개 콘크리트 빛을 띠는 어떤 마을에,

비가 아주..... 자주 내리는 어떤 마을에

 

.....한 회색빛

남자가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굳이 무슨 관심이 필요하겠어요?

아무도 그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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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민음사 모던 클래식 75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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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같은 예술가들은 천성적으로 대책 없이 순진하지.

 

 

 

“아빠 말이 할아버지가 예전에 유명한 화가였대요. 하지만 그 일을 그만두셔야 했다면서요.”
“난 은퇴한 거란다, 이치로.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일에서 손을 떼게 돼 있어. 그건 당연한 거야. 그때가 되면 휴식이 필요하니까.”
“아빠 말이 할아버지가 그림을 그만둔 건 어쩔 수 없어서였대요. 우리나라가 전쟁에 졌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요.” -44~45

 

 

 

 

 

 

은퇴를 하게 되면 시간이 남아돌게 마련이다. 사실, 고된 노동과 성취에서 손을 놓았다는 사실에 느긋한 심정이 되어 자신의 기분에 따라 하루 종일 빈둥거릴 수 있다는 사실은 은퇴 생활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다.    -57

 

 

 

 

 

“화가들은 비참한 환경에서 가난하게 산다. 의지를 약하게 만들고 타락시키는 온갖 유혹이 들끓는 세상에 살고 있지. 내 말이 맞지 않소, 사치코?”
“지당하신 말씀이에요. 하지만 어쩌면 그런 함정을 피하면서 화가로서의 길을 걷는 사람들도 한둘쯤은 있지 않을까요.”    -64쪽

 

 

 

 

“사실 애석한 일입니다. 때때로 저는, 사죄의 의미로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아야 마땅한데 너무 비겁한 나머지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고귀한 행동은 저희 회장님 같은 이들이 떠맡는 거죠. 벌써 전쟁 중에 있던 자리로 복귀한 사람들도 많답니다. 그중에는 전범이나 다름없는 이들도 있고요. 정말 사죄해야 할 사람들은 그런 이들일 겁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네. 하지만 조국에 대한 충성으로 싸우고 일한 사람들을 전범이라고 부를 수는 없네. 요즘 그 표현이 너무 거리낌 없이 사용되고 있지 않나 싶네.”
“그렇지만 바로 이들이 조국을 잘못된 길로 이끈 당사자들입니다, 선생님. 그들이 마땅히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는 게 옳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비겁합니다. 그리고 나라 전체를 대표해서 그런 과오를 저지른 거라면 더할 나위 없이 비겁한 짓임에 분명하고요.”    -77~78

 

 

 

 

환하게 불 켜진 그 시절의 술집들과, 등불 아래 모여 어제의 그 젊은이들보다 어쩌면 더 활기차고 그만큼 유쾌하게 웃던 그 모든 사람을 이따금 떠올릴 때, 과거와 그 옛날의 이 지역에 대해 절실하게 향수를 느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도시가 어떻게 재건되는지를, 최근 몇 년 동안 얼마나 빨리 복구되는지를 지켜보니 순수한 기쁨이 차오른다. 우리나라가 과거에 어떤 잘못을 저질렀든 간에 이제 상황을 좀 더 낫게 만들어 나갈 또 하나의 기회를 얻은 것 같다. 저 젊은이들이 잘해내기만을 바랄 밖에.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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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스푼 - 이탈리아 요리의 바이블
파이돈 프레스 지음, 이용재 옮김 / 세미콜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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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 디자인.건축 출판사 에디토리알레 도무스(Editoriale Domus)가 1950년 처음으로 출간한 요리책 <일 쿠치아이오 다르젠토(Il cucchiaio d’rgento)>를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책은 출간 즉시한 번도 절판된 적 없이 60년 동안 계속해서 개정판을 내며 이탈리아에서 많은 신부가 원하는 결혼 선물이자 모든 가정의 부엌에 자리 잡은 상비서가 된 바 있다.

수백 가지 재료와 수천 가지 조리법이 버무려져 수만 종의 요리법으로 이루어진 현대 이탈리아 요리가 태어난다. 그러나 이 모든 이탈리아 요리의 핵심은 “신선하고 질 좋은 제철 재료.”, “재료의 가치를 살리는 적확하고 건강한 요리법.” 이라는 두 가지 원칙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 단순하지만 우아한 원칙에 따라 문화 유산이라 할 만한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핵심 요소를 설명하고, 이탈리아 각지에서 선정한 최고의 레시피 2,000가지를 현대인의 입맛과 상황에 맞춰 각 가정과 식당에서 조리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알라딘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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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터 Littor 2017.10.11 - 8호 릿터 Littor
릿터 편집부 지음 / 민음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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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밟기의 날들

 

 

 

 

 

 

너는 필경 소문 없는 사람인 것이다

황홀한 거품으로 미로의 옥수수 밭을 가꾸는

 

 

 

 

고원의 꽃들은 이제 창백한 달의 얼굴

 

 

 

 

차가운 침대 끝에서 나는 다시 나로 돌아오겠지

태연한 척 찢겨 가는 어린 이삭들을 세어 보겠지

 

 

 

 

처음이었겠지,

뱉어 놓은 말들마다 쌍발의 폭격기가 날아드는 지하의 날들은

 

 

 

 

내가 모르게 내가 사랑하던 사람

 

 

 

 

너무 일찍, 아니 너무 오래

침묵이 침묵을 견디지 못한다고 하여도

 

 

 

 

기다려 줘, 죽도록 저지르고 모두 용서받지 못할 때까지

 

 

 

 

이건 내가 간신히 나를 믿어 가기 시작했다는 말이어서

 

 

 

 

이 들켜 버린 마음만은 짓밟을 수가 없어서

 

 

 

 

-22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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