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바람이 내게로 불어왔다 - 고민정 아나운서와 조기영 시인의 시처럼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
고민정.조기영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1살, 한 남자를 만나 사랑을 했다.
그는 가난한 시인이었다.
그를 평생 시인으로 살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26살, 아나운서가 되었다.
세상을 움직이는 작지만 소중한 힘을 보태고 싶었다.
33살, 엄마가 되었다.
결혼하고 6년 만에 갖게 된 아이.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
세상을 보는 시선은 한층 더 넓고 깊어졌다.
그리고 39살,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여놓았다.
늘 깨어 있어라 말하는 남편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난 어디에 있었을까.”

 

인생에 대해 내가 알았던 것은 무엇인가.

신중하기 그지없는 삶을 살았던 내가.

이긴 적도, 패배한 적도 없이, 다만 인생이 흘러가는 대로

살지 않았던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중

 

 

바도는 끊임없이 바다의 질문을 던진다.

 

 

-17페이지

 

 

어딘가를 바라보게 되는 것은

마음이 그곳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23페이지

 

 

 

이윤을 추구해놓고 자기 최면이라도 하듯이

이건 연애야. 그래서 우린 결혼할 거야. 라고

다들 믿는 게 아닐까 싶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중에서

 

 

-24페이지

 

 

 

사랑 그대로의 사랑

예술 그대로의 예술

 

 

-40페이지

 

 

이름 묻힌 들풀로 살아도 좋다

터럭만큼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꿋꿋한 들풀로 살아도 좋다.

 

 

-둘풀 중에서

 

-46페이지

 

목숨이 제 목숨이 아니고

명예가 명예가 아닌 세상

이름 묻힌 들풀로 살아도 좋다

터럭만큼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꿋꿋한 들풀로 살아도 좋다.

 

 

 

밟아도 다시 일어서는

용서함의 뿌리로 살아도 좋다

낮에는 해 아래 수고하고

밤에는 별과 쉬며

외로워도 정녕 외롭지 않은 들풀이라야

나는 좋다

그래야 좋다

 

 

-50페이지

 

 

꽃을 담는 것은 바구니가 아니라 마음

 

 

-95페이지

 

 

오늘 아침에 제거된 두 아가씨는 오로지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됐어.

넌 살아야만 해.

 

 

-황산 중에서

 

시를 쓰던 어느 날 거짓말 한 번 있었습니다.

밥을 먹어야 하겠기에 돈을 벌러 나갔다가 주머니에 돈이 없어 같이 일했던

사람에게 급히 나오느라 지갑을 놓고 나왔으니 이천 원만 빌려달라 했습니다.

그 돈 빌려 집에 오는 길에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시를 쓰면 산다는 것은 중에서

 

 

인생에는 두 가지 비극이 있다.

하나는 욕망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욕망대로 하는 것이다.

 

 

-버나드 쇼

 

 

 

이제는 안다

꽃은 바람만으로

피는 것이 아니었음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수영 전집 2 - 산문 김수영 전집 2
김수영 지음, 이영준 엮음 / 민음사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흰옷

 

 

우리한테는 사실상 옷이 없다.

백의민족이라고 하지만 요즈음 흰옷을 입는 것은 시골의 농사꾼뿐이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소 팔러 들어오는 시골 사람들이 흰옷을 입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는데,

요즈음 서울 도심지서는 흰옷 입은 사람 구경은 돈을 내고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렇지만 서울의 근교, 아니 내가 사는 마포만 해도 아직은 나이먹은 밭쟁이 영감들이 흰 바지저고리에

마고자까지 입고 사고라져 가는 문턱에 하루 종일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의 주위에는 넝마도 못 걸치고 떨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지금 나를 태우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욕심, 욕심, 욕심.

 

 

4월이 오면

곰나루서 피 터진 동학(東學)의 함성.

광화문서 목 터진 4월의 승리여.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출렁이는 네 가슴만 남겨놓고,

갈아엎었으면

이 군스러운 부패와 향락의 불야성

갈아엎었으면

갈아엎은 한강 연안에다

보리를 뿌리면

비단처럼 물결칠, 아 푸른 보리밭

 

 

 

그러니까 저 첫번째 별은 너의 엄마별

그러니까 저 둘째번 별은 나의 엄마별

그러니까 저 셋째번 별은 나의 주의 별

 

 

 

자하문 고갯길에

아카시아 낙엽이

돗자리를 깔고

 

 

의좋은 부부라도 지나가면

좀 쉬었다 가란 듯이 ㅡ

 

 

인왕산도

얼룩진 눈물을 닦고

새 치마를 갈아입으니

앳된 얼굴이 참 예쁘고 곱네

 

 

일요일은

꼭 잠긴 창을

곧장 열라고 보챈다

 

 

 

여기는 뚝섬

지난여름의 상황들이

벗어 놓은 헌 옷같이

포플러 가지에 걸려 있다

조랑말 꽁무니에 매달려

인생은

낙일(落日)에 기울어지고

 

 

 

'진달래'와 고구마로

한 끼를 때우고

복권을 사 본다

 

 

가만히 울고 있는

파리한 그림자는

 

 

나와

또 누구인가.

 

 

실은 넌 이 세상 아무 데도 실재하지 않는다.

 

 

첫날에 길동무

만나기 쉬운가

가다가 만나서

길동무 돠지요

 

 

날 긇다 말아라

가장(家長)님만 님이랴

오다 가다 만나도

정 붙이면 님이지

 

 

화문석 돗자리

놋촉대 그늘엔

70년 고락(苦樂)을

다짐 둔 팔벼개

 

 

드나는 곁방의

미닫이 소리라

우리는 하룻밤

빌어 얻은 팔벼개

 

 

....................................................................

.........................................................................................

................................................................................................................

..................................................................................................................................

 

 

 

 

 

영남의 진주는

자라난 내 고향

돌아갈 고향은

우리 님의 팔벼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해, 여름 손님 (양장)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눈의 빛, 내 눈의 빛, 당신은 세상의 빛, 내 인생의 빛 같은 사람이에요.

내 눈의 빛 같은 사람이라는 말의 의미를 몰랐고 대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의아했지만 말도 안 되는 그런 표현에도 눈물이 나왔다.

그의 베개와 수영복에 눈물을 흘리고 싶었다. 그가 혀끝으로 닦아서 슬픔이 사라지게 만들어 줬으면 했다.
그가 내 발을 만진 이유가 이해되지 않았다.

추파를 던진 걸까?

아니면 다정한 포옹 마사지처럼 좋은 의도로 보내는 연대감이나 동지애의 표시일까?

더 이상 성관계를 맺지는 않지만 친구로 지내면서 가끔 영화를 보러 가는 연인 사이의 가벼운 쿡 찌르기 같은 걸까? 아니면 아직도 기억나는 그 말, 아무런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언제나 우리 사이에 감정이 남아 있을 거라는 뜻인가?

 

-111페이지

 

 

 

 

이렇게 행복한 건 처음이었다.

무엇도 잘못될 수 없고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고 있었다.

모든 문이 하나씩 다 활짝 열려서 세상이 그렇게 환해 보일 수 없었다.

빛이 나를 향해 똑바로 비추었다.

자전거로 좌회전을 하거나 우회전을 해도, 멀어지려고 해 봐도 빛은 무대의 배우를 비추듯 계속 나만 따라왔다.

나는 그를 원했지만 그 없이도 살 수 있었다.

둘 중 어느 쪽이라도 괜찮았다.

 

 

- 184페이지

 

 

 

 

고문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기다림의 이유가 뭐란 말인가?

올리버, 지금 누군가와 같이 있는 거라면 슬슬 집에 올 때가 되었잖아요.

아무것도 묻지 않을 테니까 제발 나를 기다리게 하지만 말아요.

 

 

-195페이지

 

 

 

 

다시 한번 연습해 보자.

만의 풍경. 완료.

소나무 향기. 완료.

역장의 오두막. 완료.

 

 

 

 

"네, 오늘 아침에요."

 

"슬프네."

 

"네, 조금요."

 

"Anche a me duloe(나도 슬프네)."

 

 

 

 

나는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가 올리버 이야기를 하거나 올리버를 화제에 올리는 걸 원치 않았다

 

 

 

-262~263페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수영 전집 1 - 시 김수영 전집 1
김수영 지음, 이영준 엮음 / 민음사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달리아가 움직이지 않게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무성하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돌아오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바람이 너를 마시기 전에

 

 

 

초봄의 뜰 안에

 

 

초봄의 뜰 안에 들어오면

서편으로 난 난간문 밖의 풍경은

모름지기

보이지 않고

 

 

황폐한 강변을

영혼보다도 더 새로운 해빙의 파편이

저 멀리

흐른다

 

 

보석 같은 아내와 아들은

화롯불을 피워 가며 병아리를 기르고

짓이긴 파 냄새가 술 취한

내 이마에 신약(神藥)처럼 생긋하다

 

 

흐린 하늘에 이는 바람은

어제가 다르고 오늘의 다른데

옷을 벗어 놓은 나의 정신은

늙은 바위에 앉은 이끼처럼 추워라

 

 

겨울이 지나간 밭고랑 사이에 남은

고독은 신의 무 재주와 사기라고

하여도 좋았다

 

 

 

 

 

부정한 마음아

 

 

밤이 밤의 창을 때리는구나

 

 

너는 이런 밤을 무수한 거부 속에 헛되이 보냈구나

 

 

또 지금 헛되이 보내고 있구나

 

 

하늘 아래 비치는 별이 아깝구나

 

 

사랑이여

 

 

무된 밤에는 무된 사람을 축복하자

 

 

 

싸리꽃 핀 벌판

 

 

 

피로는 도회뿐만 아니라 시골에도 있다

푸른 연못을 넘쳐흐르는 장마통의

싸리꽃 핀 벌판에서

나는 왜 이다지도 피로에 집착하고 있는가

기적 소리는 문명의 밑바닥을 가고

형이상학은 돈지갑처럼

나의 머리 위에서 떨어진다

 

 

 

사랑

 

 

 

어둠 속에서도 불빛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배웠다 너로 해서

 

 

 

그러나 너의 얼굴은

어둠에서 불빛으로 넘어가는

그 찰나에 꺼졌다 살아났다

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

 

 

 

번개처럼

번개처럼

금이 간 너의 얼굴은

 

 

 

 

 

심연은 나의 붓끝에서 퍼져 가고

나는 멀리 세계의 노예들을 바라본다

진개(塵芥)와 분뇨를 꽃으로 마구 바꿀 수 있는 나날

그러나 심연보다도 더 무서운 자기 상실에 꽃을 피우는 것은 산이고

 

 

 

나는 오늘도 누구에게든 얽매여 살아야 한다

 

 

 

돼지우리에 새가 날고

국화꽃은 밤이면 더한층 아름답게 이슬에 젖느데

올겨울에도 산 위의 초라한 나무들을 뿌리만 간신히 남기고 살살이

갈라 갈 동네 아이들.......

   손도 안 씻고

   쥐똥도 제멋대로 내버려 두고

   닭에는 발등을 물린 채

   나의 숙제는 미소이다

   밤과 낮을 건너서 도회의 저편에

   영영 저물어 사라져 버린 미소이다

 

 

허튼소리

 

 

 

조그마한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힘은 손톱 끝의

때나 다름없고

 

 

시간은 나의 뒤의

그림자이니까

 

 

거리에서는 고개

숙이고 걸음 걷고

 

 

집에 가면 말도

나지막한 소리로 걸어

 

 

그래도 정 허튼소리가

필요하거든

 

 

나는 대한민국에서는

제일이지만

 

 

이북에 가면야

꼬래비지요

 

 

꼬래비 '꼴찌'의 전라도 사투리

 

 

 

먼 곳에서부터

 

 

 

먼 곳에서부터

먼 곳으로

다시 몸이 아프다

 

 

조용한 봄에서부터

조용한 봄으로

다시 내 몸이 아프다

 

 

 

여자에게서부터

여자에게로

 

 

능금꽃으로부터

능금꽃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이 아프다

 

 

참음은

 

 

 

참음은 어제를 생각하게 하고

어제의 얼음을 생각하게 하고

새로 확장된 서울특별시 동남단 논두렁에

어는 막막한 얼음을 생각하게 하고

그리로 전근을 한 국민학교 선생을 생각하게 하고

그들이 돌아오는 길에 주막거리에서 쉬는 10분 동안의

지루한 정차를 생각하게 하고

그 주막거리의 이름이 말죽거리라는 것까지도

무료하게 생각하게 하고

 

 

 

기적(奇籍)을 기적으로 울리게 한다

죽은 기적을 산 기적으로 울리게 한다

 

 

 

 

 

신앙이 동하지 않는 건지 동하지 않는 게

신앙인지 모르겠다

 

 

나비야 우리 방으로 가자

어제를 시를 다시 쓰러 가자

 

 

 

절망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상허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상하지 않는다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무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빝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4-05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9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노보노의 인생상담 - 20만부 판매기념 특별판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김신회 옮김 / 놀(다산북스)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부리: 왜 지금 당장 해결해야 되는 거야? 지금 해결 안 해도 조만간 어떻게든 될지 모르잖아.
포로리: 다들 계속 고민하는 게 싫어서겠지.
보노보노: 왜 조만간 어떻게든 되는 걸까?
너부리: 자기 혼자 사는 게 아니니까.

 

-솔직해지지 못해요

 

 

너부리: 스스로 솔직하게 살고 싶다고?
포로리: 그래 그래.
너부리: 안 돼. 그렇게 살 수는 없어.
포로리: 너부리가 그래?
너부리: 남한테 신경 쓰느라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게 잘 안 되는 거야.

말 안 하면 될 거를 말해버려서 다들 날 싫어한다구.
포로리: 하지만 미움받아도 아무렇지 않잖아.
너부리: 응. 아무렇지도 않아.
보노보노: 어떻게 미움받는데도 아무렇지가 않아?
너부리: 아무리 미움 안 받으려고 해도 어차피 누군가는 미워하기 때문이야.

그럴 바에는 날 미워하는 녀석이 다가오지 못하게 해두는 게 속 편하지.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 못 하겠어요

 

 

보노보노: 야옹이 형은 자기 자신이 친구라고 했어.
포로리: 자기 자신이 친구라고?
보노보노: 응. 자기 자신이 자기를 가장 잘 알고 있고, 가장 잘 도와준대.
포로리: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이 가장 좋은 친구가 되는 걸까?
보노보노: 자기 자신이랑 엄청 이야기를 많이 하는 거 아닐까? 그렇게 되면 진짜 친구가 필요 없을지도 몰라.
포로리: 필요 없다면 필요 없는 대로 괜찮은 거 아닌가? 무리해서 만들 필요도 없고.
보노보노: 난 말야. 어른이 되면 가끔 만나러 가거나 만나러 와주는 친구가 있으면 될 것 같아.
포로리: 그러네. 꼭 같이 놀지 않아도.
보노보노: 친구란 꼭 필요한 게 아닐지도 몰라.

 

-친구 사귀는 법을 모르겠어요

 

 

보노보노: 내 생각엔, 이 사람이 모든 것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자기 스스로 의미를 만드는 수밖에 없을 거 같아.
포로리: 응응응. 누군가 만든 의미 말고.
보노보노: 스스로 의미를 만드는 거야.
포로리: 힘들겠네.
보노보노: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

 

-의미 있는 일이란 뭘까요?

 

 

포로리: 이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 다들 좋은 사람들이야. 좋은 사람들만 고민을 해.
보노보노: 그런가. 왜 좋은 사람들만 고민할까?
포로리: 그거야 좋은 사람이니까.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 아니면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해’ 하고 고민하잖아.

 

-남 잘되는 일에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해요

 

 

보노보노: 신이라. 포로리는 어떻게 생각해?

포로리: 없다고 생각하는데, 없다고 하면 설명 안 되는 일들이 너무 많긴 해.

보노보노: 그럼 있어?

포로리: 있다고 해도 설명 안 되는 일들이 너무 많아.

보노보노: 그럼 어느 쪽이야?

포로리: 으흠.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면 있다는 쪽.

보노보노: 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

포로리: 왜?

보노보노: 그러니까 나 있잖아, 스스로 나를 만든 게 아니니까.

포로리: 엄마가 만든 거잖아.

보노보노: 하지만 엄마도 분명 자기가 만든 게 아니라고 말 할 것 같아.

포로리: 아, 과연 그렇겠네. 분명 그렇게 말 안 할 거야.

자기가 낳았다고는 할지 몰라도.

보노보노: 응응. 어떻게 만드는지도 모르고

포로리: 그러게. 정말 수수께끼야. 만드는 법 같은 것도 모르는데 배 속에서 커지니까.

보노보노: 그렇지

포로리: 응

 

-신이 있긴 합니까?

 

 

 

 

"다들 그런 말을 듣고 싶은 거야.

'반드시 행복해져'라는 말."

 

 

 

보노보노: 남 잘되는 일에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한대.

포로리: 그렇게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닐 텐데.

보노보노: 각자 다르니까.

포로리: 이 세상에 남 잘되는 일을 기뻐하는 사람만 있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되었을 거야.

보노보노: 하지만 그래서 자책하게 된대.

포로리: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인 것 같은데.

보노보노: 기쁜 척할 수 있으면 좋겠다.

포로리: 맞아 맞아. 그럼 되는 거 아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다들 기쁜 척하는 것뿐이니까.

보노보노: 하지만 포로리, 전에 아빠랑 엄마랑 오랜만에 산책했다면서 좋아했었잖아. 그때 나도 기뻤는데.

포로리: 그거야 보노보노도 좋은 애니까. 이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 다들 좋은 사람들이야.

좋은 사람들만 고민을 해.

포로리: 그런가. 왜 좋은 사람들만 고민할까?

 

-남 잘되는 일에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