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녀가 웃는다
정연연 지음 / 시공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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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그냥

여자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여자는 화장을 한다.

잡티를 감추기 위해, 예쁘게 보이기 위해,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약점을 감추고 치장을 하면서 여자는 점점 원래의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

세상이 만들어놓은 잣대에 맞추어 세상의 기대치를 충족시켜가면서.  

 

 

 

여자는 사랑을 한다.

그녀를 울고 웃게 하는 것, 그녀를 아름답게 하는 것, 그녀에게 상처 주는 것까지.

그녀는 타인과 사물, 자유를 사랑한다.

그리고 스스로 만든 철창 속에서 그것들을 바라본다.

 

 

-5페이지

 

 

 

 

 

 

 

 

 

 

 

 

 

 

 

 

 

 

 

 

 

 

 

 

: 동화

 

 

 

많은 여자들이 동화 속 백마 탄 왕자님을 꿈꾸지요.

그런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일이에요.

 

 

그런데, 잠깐. 우리가 사는 곳은 동화 속이 아니라

현실이란 걸 잊은 건 아니겠죠?

 

-12페이지

 

: 여자의 이상형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 출신에, 연봉은 8,000만 원 이상, 키는 180은 넘어야 하고, 잘생기진 않아도 훈훈한 외모에, 서울에 자기 이름으로 된 서른네 평짜리 아파트가 있고, 차는 좀 작아도 외제차를 모는 남자면 괜찮을 거 같아."

 

 

당신의 의견은 잘 들었어요.

그것이 당신 인생의 가치관이라 면 존중할께요.

 

 

 

하지만 왜 남자의 조건이

당신의 가치관이 되는 거죠?

 

-26페이지

 

: 남자의 이상형

 

 

 

"어리고, 예쁜 여자. 구체적으로 말하면, 섹시하면서도 귀여운 외모에, 화장기 없이 수수하고, 칼 대지 않은 얼굴.

뭐, 거기다 경제력도 있고 내조 잘하면서 착한 여자면 금상첨화지."

 

 

조건 참 까다롭지요? 저런 여자가 존재하긴 할까요?

그런데 말이죠.

재미있는 건, 여자도 이상형에 대해 같은 함정에 빠진다는 거예요.

 

 

그냥 변함없이 진심으로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면 충분하지 않나요?

 

-27페이지

 

얼굴 가리고 세상의 가면을 벗고

만났을 때

 

 

 

너는 나를 알아볼 수 있을까?

너는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얼굴도 이 가면들도 모두 나를 설면하긴 하지만

           겉만 보지 말고 속도 봐줬으면 해.

 

 

-30~31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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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5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15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광적선 개도적선 2015-05-16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치관 에대해서 논의

후애(厚愛) 2015-05-17 13:06   좋아요 0 | URL
^^
잘 지내시죠?
즐겁고 행복한 주말 오후되세요.^^

보광적선 개도적선 2015-05-17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믿음이 있어 늘 행복합니다 현재 연기 와 일심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후애(厚愛) 2015-05-18 14:34   좋아요 0 | URL
`믿음이 있어 늘 행복합니다` 이 댓글이 마음에 와 닿네요.^^
저도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 주 되세요.^^

보광적선 개도적선 2015-05-1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녹색 과 독서 정말 좋은 한주 가 될거 같습니다

후애(厚愛) 2015-05-18 19:05   좋아요 0 | URL
네^^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창비시선 387
문태준 지음 / 창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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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터운 스웨터

 

 

엄마는 엄마가 입던 스웨터를 풀어 누나와 내가 입을 옷을 짜네 나는 실패에 실을 감는 것을 보았네

나는 실패에서 실을 풀어내는 것을 보았네

엄마의 스웨터는 얼마나 크고 두터운지 풀어도 풀어도 그 끝이 없네

엄마는 엄마가 입던 스웨터를 풀어 누나와 나의 옷을 여러날에 걸쳐 짜네

봄까지 엄마는 엄마의 가슴을 헐어 누나와 나의 따뜻한 가슴을 짜네

 

-24페이지 

 

조춘(早春)

 

 

그대여, 하얀 눈뭉치를 창가 접시 위에 올려놓고 눈뭉치가

물이 되어 드러눕는 것을 보았습니다

 

 

  눈뭉치는 하얗게 몸을 부수었습니다 스스로 부수면서 반쯤 허물어진 얼굴을 들어 마지막으로 나를 보았습니다

내게 웅얼웅얼 무어라 말을 했으나 풀어져버렸습니다

나를 가엾게 바라보던 눈초리도 이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한접시 물로 돌아간 그대를 껴안고 울었습니다

이제 내겐 의지할 곳이 아무 데도 없습니다

눈뭉치이며 물의 유골인 나와도 이제 헤어지려 합니다

-25페이지

 

 

시월

 

 

 

수풀은 매일매일 말라가요

풀벌레 소리도 야위어가요

나뭇잎은 물들어요

마지막 매미는 나무 아래에 떨어져요

나는 그것을 주워들어요

이별은 부서져요

속울음을 울어요

빛의 반지를 벗어놓고서 내가 잡고 있었던 그러나 가늘고

차가워진 당신의 손가락과 비켜간 어제

 

-27페이지

 

 

외길

 

 

 

빛살은 잦바듬하게 기울어요

풀벌레 소리는 낙엽에 덮여요

해는 땅에 떨어져 옷고름을 풀어요

마지막 남은 열매인 고독은 가지 끝에 매달려 있어요

창백한 내 볼에선 당신 냄새가 나요

나는 오늘도 당신을 넘어가요

외길에는 가젤 같은 코스모스 앓는 갈가마귀 당신은 나를 단호하고 냉담한

액자 속에 넣지만 내 생각은 달라요

당신은 아직도 내게 홀로넘쳐요

달빛은 푸른 숄을 외길의 어깨에 둘어져요

이 외길 아니었다면 밤이 이처럼 거대하다는 걸 알지 못했을 거예요

 

-28페이지

 

화초들을 위탁함

 

 

 

아파트 주민들이 베란다에 있던 화초들을 들고 바깥으로 나오네

화초들의 양육을 볕과 비와 바람에게 맡기네

화초들은 꽃도 없이 이미 잎마저 시들시들하네

벽과 지붕이 필요 없는 자연은 그녀의 탄력 있는 눈으로 처진 화초들을 바라보네

이제 화초들은 산꽃처럼 길러질 것이네

그녀는 의사처럼 화초들의 체온을 떨어뜨리고 박동을 고르게 하겠지

그녀는 바람의 심령술로 혼절한 영혼들을 흔들어 깨우겠지

딸의 곁에서 간호하는 어머니처럼 그녀는 아픈 자연들을 돌보겠지

오늘은 가랑비가 고루고루 내리네

내일은 볕이 잔모래처럼 쌓이겠지

 

-33페이지

 

뻐꾸기 소리는 산신각처럼 앉아서

 

 

 

뻐꾸기의 발음대로 읽고 적는 초여름

이처럼 초여름 가까이에 뻐꾸기는 떠서

밭둑에도 풀이 계속 자라는 무덤길에도 깊은 계곡에도

뻐꾸기의 솥 같은 발음

뻐꾸기의 돌확 샅은 발음

한낮의 소리 없는 눈웃음 위에도

오동나무 넓고 푸른 잎사귀에도 산동백에도

높은 산마루에도 바위에도

뻐꾸기 소리는 산신각처럼 앉아서

 

-40페이지

 

소낙비

 

 

 

 

나무그늘과 나무그늘

비탈과 비탈

옥수수밭과 옥수수밭

사이를

뛰는 비

너럭바위와 흐르는 시내

두 갈래의 갈림길

그 사이

하얀 얼굴 위에

뿌리는 비

열꽃처럼 돋아오는 비

이쪽

저편에

아픈 혼의 흙냄새

아픈 혼의 풀냄새

 

 

소낙비 젖어 후줄근한 고양이 어슬렁대며 산에 가네

이불 들고 다니는 행려처럼 여름낮은 가네

 

-41페이지

 

외딴집

 

 

 

 

이 수풀은 새소리 하나 일지 않습니다

누군가 이 수술에서 새의 둥지를 다 훔쳐가버렸습니다

빈 그릇으로 자루에서 쌀을 퍼 덜어냅니다

물을 떠 온 후 내에 가서 아직 눈이 소복이 덮인 흰 돌과 물의 흐르는 발목을 보고 돌아옵니다

나의 폐는 폐옥이지만 미미하게 새날의 냄새가 있습니다

제게 빛은 넘칩니다

넘치는 빛에 갓 생겨난 근심이 비치다 사라집니다

 

-44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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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창비시선 387
문태준 지음 / 창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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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잘 익은 오렌지가 떨어져 있네

붉고 새콤한 자두가 떨어져 있네

자줏빛 아이리스 꽃이 활짝 피어 있네

나는 곤충으로 변해 설탕을 탐하고 싶네

누가 이걸 발견하랴,

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태양이 몸을 굽힌, 미지근한 어스름도 때마침 좋네

누가 이걸, 또 자신을 주우랴,

몸을 굽혀 균형을 맞추지 않는다면

 

-10페이지

 

 

 

 

 

 

아침을 기리는 노래




시간은 꼭 같은 개수의 과일을 나누어주시네
햇볕,입술 같은 꽃, 바람 같은 새, 풀잎 같은 잠을



나는 매일 아침 샘에 가 한통의 물을 길어오네
물의 평화와 물의 음악과 물의 미소와 물의 맑음을



내 앞에는 오늘 내가 고를 수 있는 물건들이 있네
갈림길과 건널목, 1월 혹은 3월 혹은 9월 혹은 눈송이,
첫번째, 분수의 광장, 거울
그리고 당신



당신이라는 만남
당신이라는 귀
당신이라는 열쇠

누구에게라도 미리 묻지 않는다면




나는 스케치북에 새를 그리고 있네
나는 긴 나뭇가지를 그려넣어 새를 앉히고 싶네
수다스런 덤불을 스케치북 속으로 옮겨 심고 싶네
그러나 새는 훨씬 활동적이어서 높은 하늘을 더 사랑할지 모르지
새의 의중을 물어보기로 했네
새의 답변을 기다려보기로 했네
나는 새의 언어로 새에게 자세히 물어
새의 뜻대로 배경을 만들어가기로 했네
새에게 미리 묻지 않는다면
새는 완성된 그림을 바꿔달라고
스케치북 속에서 첫울음을 울기 시작하겠지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당신은 나조차 알아보지 못하네
요를 깔고 아주 아겨붕ㄴ 이불을 덮고 있네
한층의 재가 당신의 몸을 덮은 듯하네
눈도 입도 코도 가늘어지고 작아지고 낮아졌네
당신은 아무런 표정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네
서리가 빛에 차차 마르듯이 숨결이 마르고 있네
당신은 평범해지고 희미해지네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의 몸이 된 당신을 보네
오래 잊지 말자는 말은 못하겠네
당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네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을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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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나니총총 2015-05-09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좋은글귀 들 많이 보고 갑니다.
이런 사랑방이 있는줄 몰랐어요.
다녀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종종 이곳 사랑방에 좋은글 보러 다녀갈게요.~~^^

후애(厚愛) 2015-05-10 11:3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 서재에 방문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꾸벅
좋은 시집을 선물로 받아서 올렸는데 이리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댓글 남겨서 주셔서 참 좋고 행복하네요.^^
편안한 주말되세요~^^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1
박광수 엮음.그림 / 걷는나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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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엄니는 작년 초 당신이 가장 사랑한다던

막내아들인 나마저도 기억에서 지워 버리셨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치매가 엄니의 모든 기억을 앗아가 버렸다.

엄니에게 내가 누구냐고 물으면 엄니는 아무런 대답 없이 먼 곳만을 응시하신다.

가끔 내게 어떤 말씀을 하시지만 알아들을 수 없는 말뿐이다.

치매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드라마틱하지 않다.

 

 

엄니가 치매라는 병에 걸리며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의 이름과 가족의 이름을 기억에서 지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것들마저 잊기 시작하셨다.

머리 감는 일, 이 닦는 일, 숟가락을 쥐는 법,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는 법 등등......

치매가 발병하고부터 엄니는 하루 종일 거실의 소파에 누워 꼼짝하지 않으셨다.

하루 이틀 사흘 그런 날이 계속되자 말리려고 햇볕에 내 놓은

멸치처럼 엄니의 몸에서는 수분이 점점 사라져 갔고 몸무게도 많이 줄었다.

어느 저녁 늦은 시간에 엄니를 안방의 이부자리로 아버지와 함께

옮겨 눕히는데 오랫동안 참아 왔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엄니의 몸이 너무 가볍기도 했지만

건강하실 때 지금처럼 자주 안아 드리지 못했다는 늦은 후회가

가슴을 복받치게 만들었다.

정말이지 나는 엄니의 속을 무던히도 태운 사고뭉치 아들이었다.

그런 아들을 엄니는 늘 따뜻하게 안아 주셨다.

사고를 쳐서 아부지한테 흠씬 두드려 맞을 때도 엄니는 늘 내 편이셨고

나로 인해 엄니는 늘 죄인이셨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나 때문에 엄니의 속이 까맣게 타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체했다.

엄니를 내 못된 삶의 방패막이로 사용했고, 철없는 막내아들은 엄니한테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

그때 진심으로 엄니한테 미안하다고 말할 걸,

이렇게 못되고 몸난 자식 키워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할 걸,

나는 결국 그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치고 말았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면 그만큼 후회하는 것도 많아진다.

후회하고 바꾸고 싶지만 제때 전하지 못한 말은 갈 곳이 없다.

생각하면 할수록 그저 가슴만 아플 뿐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는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기에 아부지한테 말했다.

"아부지 정말 죄송했어요!"

그리고 나 때문에 늘 속 끓이는 아내에게 말한다.

"나랑 살아 줘서 고마워."

어릴 때의 나를 꼭 닮은 사고뭉치 아들에게도 말한다.

"아빠가 너를 사랑하는 거 알지?"

무뚝뚝한 아부지는 겸연쩍은 표정을 지어 보이고,

아내는 "으이그~" 하지만 입은 옷고 있다.

아들은 "나도 아빠 사랑해" 라고 말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세상을 살고 계시는 엄니에게도

"엄니, 아들이 엄니를 많이 사랑해요."

라고 말하고 안아 드리면 엄니는 내 말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신다.

 

 

그러고 보니 참 다행이다.

참 못할 짓 많이 하고 살았는데

그런 나를 떠나지 않고 내 옆에 남아 준 사람들에게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어서 말이다.

 

 

 

 

내 곁에 있는 당신,

정말 고맙습니다.

 

-170~173페이지

 

 

 

내가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그저 당신이 당신이어서이기도 하지만
당신 곁에서 내가
또 다른 나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내 삶의 목재로
헛간이 아니라 신전을 짓도록 도와주고,
내가 날마다 하는 일을 비난하지 않고
노래가 되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어떤 신보다도
나를 더욱 선하게 만들었고
어떠한 운면보다도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손도 대지 않고 말 한마디 없이
기적도 옶이 당신은 이 모든 것을 해냈습니다.
당신이 자기 자신에게 충실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런 것이
참된 친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로리 크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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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04-29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슴 아프네요

후애(厚愛) 2015-04-30 12:56   좋아요 0 | URL
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네요.

서니데이 2015-04-29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이... 인 줄 알고 깜짝놀랐어요. 막내아들이... 라는 것을 보고, 아니구나 했습니다. ^^

후애(厚愛) 2015-04-30 12:59   좋아요 0 | URL
작가분의 이야기인 것 같아요.^^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 2015년 제1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김근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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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어떤 내용일까?

무척 궁금했어요.

정말 정말 궁금한 건 무조건 봐야해서 구매를 했지요.^^

읽다가 14~15페이지에서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여기서부터 내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갈수록 더욱 궁금해졌거든요.

정말 할아버지가 미친걸까?

노망이 든 것일까?

정말 할아버지 말씀대로 호순이를 잡아먹은 오리가 있는걸까?

끝까지 읽어보면 알겠지 하면서 끝까지 읽었는데...

모르겠어요..

궁금증을 풀어주겠지 기대를 너무 했었나봅니다.

근데 전 할아버지를 믿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책... 정말 재밌게 읽은 책이였습니다.

마음에 무척 드는 책이에요.^^

'여자'와 '남자' 그리고 '꼬마' 이 세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흐뭇해요.

참 착한 사람들이구나..

앞으로 오리를 보게 된다면 이 책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아....... 그보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도대체 제가 무슨 일을 해야 되는 건지요?"
노인이 불쑥 카메라를 집더니 내게 내밀었다.
"이걸 들고 매일 아침 불광천에 나가면 되는 일이오."
나는 엉겹결에 카메라를 받아 들었다.
"나가서는요?"
"오리들을 찍으시오."
"오리, 말입니까?"
"그렇소, 오리. 다른 건 필요 없고 오로지 오리만 되도록 선명하게
얼굴을 똑똑히 알아볼 수 있도록."
순간 불광천에서 보았던 여자가 떠올랐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러고는요?"
"저녁에 나한테 사진을 갖다 주면, 사진을 보고 찾는 건 내가 할 거요."
"뭘 찾고 계시는데요?"
"우리 호순일 잡아먹은 놈."
"......예?"
내가 얼빠진 표정을 짓자 노인이 탁자 위에 흐트러져 있는 고양이 사진들 중 한 장을 집어 들었다.
"내가 기르던 고양이, 이 호순이를 잡아먹은 오리 놈을 찾고 말 거요."

- 14~1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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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4-10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본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좋아하겠네요.
제목부터 참 특이해서요.ㅋㅋ

후애(厚愛) 2015-04-15 12:51   좋아요 0 | URL
이 책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저도 제목 때문에 읽게 되었는데 정말 즐겁게 재밌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