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아픈데, 왜 그대는 그렇게 아픈가요 - 시가 먹은 에세이
김준 지음 / 글길나루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저는 하늘이 좋아요.

푸른 하늘에서 잠기 멈춘 하얀 구름에 이름들 하나씩 적다 보면 보고픈 얼굴들 그려지고,

그리움들이 모여서 내린 빗방울 소리도 좋아요.

대나무 숲에서 이는 바람도 좋아요.

바람에 할머니가 보여요.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요.

몸에 젖은 비를 맞으며 함께 정다웠던 그 할머니의 체온이 느꼈어요.

차갑게 식어버린 서러운 눈물이 나만을 위한 그 지난날의 보고픔이 옵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그 하늘에서 자란 대나무가 숨을 내쉬고,

항상 그 자리에 오는 당신이란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서로를 위해

길을 걸었던 그 추억이

나만 혼자 남아버린

지난날의 기억이란 사랑으로도

충분히 보고픈 이곳에 어디에

당신이 계셨나요

제가 아픈 날에

당신은 어떨까요

떠나는 그 날에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그 마음 알까요

이별은 시간을 멈추게 하고

이렇게 지워져버린

웃지도 못하는 추억만 주니까요

 

생략....

 

 

 

 

비가 내리는 그 소리가 좋아요.

잠시 멈춘 그 거리에 제 눈물 감추어 주던 그 고마운 비가 내려요.

눈물이 늘 고여서 이렇게 울음소리를 내지 못해요.

움직이지도 못하던 그 슬픔들이 잠시 멀어져가요.

안녕이라는 말 이렇게 슬픈가요.

이렇게 슬픈가요.

자꾸 눈물이 나는데 왜 당신이란 말 힘든가요.

아직 이별이라는 말을 모르겠어요.

왜 슬픈지 그렇게 슬픈지 모르겠어요.

이런 슬픔을 눈에 고여서 흐르는 그 날 고맙게 비가 내렸어요.

봄에 내린 비에 슬픔이 묻어서 봄비가 슬픈가요.

 

 

생략....

 

 

 

하얀 꽃이 좋아요.

약속을 해봐요.

두렵지 않아요.

이 길을 눈에 고인 이 길이 너무 하얀 안개꽃이 좋아요.

고이다 뭉쳐버린 그리움을 먹어서 자꾸 지쳐 가는 시간이 되나요.

꿈속에서 보고도 기쁨보다 눈물이 되는지를 물어도 보내지 못하는 그 사랑 내 간절함이네요.

벚꽃이 좋아요.

그 잠시 내 기억으로 슬픔을 가려주는 그 하얀 꽃비가 내리네요.

이런 내 마음을 알아 줄까요.

보내주는 그 사랑에 감사해요.

너의 슬픔이란 말 나름 닮아서 눈물이 닮아서 왜 모르지 않아요.

내가 아는 사랑의 모습이 닮아서 간절하게 원하던 그 슬픈 이별이, 오늘 끝이라도 두려워지지 않아요.

그래서 꽃비가 내렸나요.

그래서 그리움이 내리나요.

자꾸 눈에 고이는 눈물이 슬프지요.

그래서 당신을 보내는 기억들이 하얀 그 하얀 눈물길 되었나요.

 

 

생략...

 

 

 

- 유년은 이렇게 슬품들이 고여만 간다. 이 글들은 어쩌면 내가 고이게 만든 그리움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숨기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어쩌면 글로 다시 눈물이 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눈물보다 더 짙게 배인 그리움이 엄마란 이름으로 보고프다.

어느 날 배운 누나란 말로 보고프다.

아버지란 내게 고인 사랑이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보여준다는 것은 늘 두렵다.

기대앉아 있는 가로수가 더욱 행복해 보이는 이유를.....

바로 그 시간이 함께 라는 말로도 충분하다.

같이 걸어간 두 손에 바라만 보는 하늘에, 벚꽃이 피었다.

이 길이 어느 기억에서 웃고 있을지를 묻고 싶었다.

 

 

-67~7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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